이미 월말이 되었지만 성동 부동산의 시공이 점점 느려지고 있어 모연은 조바심이 났고 전에 현장 검사를 갔을 때도 발견된 수상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쇼핑을 마친 뒤 모연은 집으로 돌아갔는데 집 안에 차량 한 대가 서 있었다. 그녀가 문을 열고 들어가니 건장한 한 남자의 뒷모습이 보였다. “양재성? 당신이 왜 여기 있어?” 양재성이라 불리는 남자는 몸을 돌리자마자 모연 앞에 무릎을 꿇었다. “사장님, 살려주세요!” 이에 모연은 순간 당황했다. 5분 뒤, 그녀는 테이블 위의 모든 물건들을 쓸어버렸고 노발대발하며 말했다.“이건 정부의 사업이야. 어떻게 감히 그 자금에 손을 댈 생각을 했어? 죽고 싶은 거야?” 양재성은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그렇게 많이 움직일 생각은 없었는데 점점 빚이 쌓이다 보니 어쩔 수가 없었어요.” 모연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고 식은땀이 흘렀다. “아직 얼마나 남았어?” “절반...” 양재성이 우물쭈물하며 대답했다. “절반도 안 남았습니다.” “너 정말!” 모연은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내며 말했다. “지금 당장 경찰에 신고할 거야. 당신 잡아가라고 말이지.” “아뇨, 임 사장님! 절 잡아간다고 해도 이미 돈을 회수할 수 없어요. 제발요!” 양재성은 그녀의 다리를 붙잡은 채 처참하기 그지없는 어조로 말했다. “이제 책임을 묻게 되면 저뿐만 아니라 임 사장님도 책임을 져야 할 겁니다!” 순간 모연은 그대로 동작을 멈추었고 소파에 털썩 주저 앉았다. “공사를 예정된 시일 내에 완성하지 못하면 우린 다 끝장이야!” 모연은 절반이 넘는 자금인 1400~1600억을 메꿀 방법이 도저히 생각나지 않았다. 양재성은 모연의 바지 가랑이를 꽉 잡고 있었고 눈에는 탐욕이 가득 찬 채 말했다. “전 임 사장님께 이 상황을 대처할 방법을 제시해 드리러 온 겁니다.” “그게 뭔데?” 그런데 이때 문 밖에서 차량이 멈추는 소리가 들려왔고 모연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창가로 가보니 서준이 차였다
“알았어요, 확인되면 고민해 볼게.”모연은 돌아섰다. 하지만 서준은 서두르지 않고 다시 한번 화장실을 바라보았다.“써도 돼?”“쥐가 있다고 했잖아, 서준 도련님은 쓰지 않는 게 좋을 거야.”“혜주야, 쥐가 있든 없든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쥐를 제때에 치우는 거야.”서준은 최대한 자비로운 태도로 말을 하고는 뒤돌아 차를 몰고 떠났다. 차가 점점 멀어지는 소리를 듣자 모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식은땀이 몸에 달라붙어 매우 불편한 것 같았다.“나와.”양재성도 땀에 흠뻑 젖은 채 화장실에서 나와 다시 한번 무릎을 꿇었다.“제발 살려주세요.”모연은 갑자기 다리를 내밀며 양재성을 차버렸다.“안 들려? 한서준까지 네 일을 알았어. 내가 숨겨주고 싶어도 때가 되면 계좌에 돈이 없어서 숨길 수 없어!”“숨길 수 있어요! 할 수 있어요!”양재성 은 빨리 말했다.“저한테 방법이 있어요.”모연은 의심했다.“무슨 방법?”양재성 은 침을 삼키며 모연의 몸을 기울이라는 신호를 주었다. 가까이 오자 몇 마디 속삭였다. 그 말을 듣자 모연의 표정이 변했다.“미쳤어?”“방법 없어요. 전에도 혼란의 틈을 탄 적이 있어요. 별일이 없었어요. 게다가 부동산도. 사실 다 그래요.”이달 초 주씨 가문 도련님의 생일날 주씨 가문의 사람이 가득했다. 리무진이 거리에서 줄을 지었고, 축하하러 온 손님들 모두 귀족 가문 사람들이다. 전희진이 아들을 인정하겠다는 걸 모든 사람이 알고 있다. 그럼 미래도 아들에게 맡길 거라는 것이다. 그래서 대충 할 수 없다. 하연은 특별히 두툼한 선물을 준비하며, 눈에 잘 띄지 않는 옷을 입었다. 하지만 전희진은 하연이 일부러 눈에 띄게 했다.“하연아, 이리 와.”하연은 기태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가서 사람을 대접해라는 신호를 보냈고, 하연은 전희진을 따라 떠났다.“아이가 여덟 번째 생일을 맞아 특별히 극단을 초대하여 집에서 하고 있어. 사람들은 모두 거기에 갔어. 난 지루한 것 같아. 차라리 차를 마시고 게임하는 게 좋을
“그냥 보기만 할게요. 놀지는 않아요.”여자들의 모임은 항상 그렇다. 하연은 오른쪽에 앉아 진지 해 보이지만 사실 머리를 쓰지 않았다. 라운드가 끝나기 전에 방의 문이 열렸다. 주현빈이 먼저 들어와서 전희진에게 물었다.“이겼어?”전희진은 피식 웃었다.“너무 일찍 와서 아직 결과를 보지 못했어.”하연은 멍해졌다. 주현빈 뒤에 있는 서준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고, 서준도 마찬가지로 하연을 쳐다보았다. 목표는 명확했다. 왼쪽에 앉은 전희진도 보았다.“한 대표님 아니에요? 젊었지만 대단하신 분께서 우리 여자들이 노는 걸 봐도 되요? 너무 부끄럽네요.”서준은 재킷의 단추를 풀고 옆에 걸치며 하연의 곁에 앉았다.“사모님의 카드로 부끄러워하시면 안 돼죠. 너무 좋은 거잖아요.”전희진은 기뻐했다. 잘생긴 훌륭한 남자에게 칭찬을 받는 걸 싫어할 사람은 없다. 하연은 입술을 오물거렸다.“한 대표님께서 놀고 싶으시면 제가 자리를 내줄게요. 제가 마침...”말이 끝나기도 전에 서준의 손이 하연의 어깨에 놓고 눌렀다. “전 구경만 하면 되요.”하연은 서준을 노려보았다.‘놀기 싫으면서 왜 와, 날 상대하는 거야!’전희진은 그 모습을 보며 카드를 던졌다.“평소 한 대표님을 만나기 어려운데, 오늘은 한가하시나 보네요. 어렵네요. 혹시 어느 가문 아가씨에게 마음이 있어서 소개해 달라고 하고 싶어요?”하연은 불똥이 튈까 봐 몸이 굳어졌다. 그러나 서준의 말이 예상치 못했다.“최하연 씨가 긴장을 많이 하시네요. 사모님께서 저에게 질문하는데 왜 두려워해요?”순간 여러 테이블의 시선이 하연에게 쏠렸다. 하연은 억지로 참았다.“바람이 통하는 곳에 앉아서 추워서 그래요.”하준은 하연 손에 있는 카드를 한 장 버렸다.“카드를 내는 걸 잊었군요.”순간 사람들의 시선이 모호해졌다. 하연은 가시방석에 앉은 것 같았다. 하연의 일대일로 싸우는 모습이 유명해져 사람들이 하연에 대한 인상은 DS의 최 사장님, 아가씨이지, 서준의 전처가 아니다. 그래서 두 사람이 같이 있어서
하연과 서준은 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려보니 무대 쪽에 일이 생긴 것 같았고,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하연은 깜짝 놀랐다. 서준과 눈이 마주치자 두 사람은 그쪽으로 달려갔다.“도련님이 물에 빠졌어요, 도련님이 물에 빠졌어요!”가정부들의 놀란 외침이 울려 퍼졌다. 방 안에서 진행되던 게임판도 흩어지며 주현빈과 전희진이 동시에 달려 나왔다.“무슨 일이에요?”서준은 가정부를 잡고 물었다.“방금 도련님께서 호숫가에서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고 있었어요. 제가 한눈 판 사이에 떨어졌어요!”주진이 물에 빠져 허우적거렸다.“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서준은 눈을 부릅뜨며 바로 뛰어 내려갔다. 하연이 말릴 틈도 없었다. 서준은 수영을 할 줄 안다. 하지만 호수의 깊이를 몰라 사고가 있을 수도 있다.“한서준!”서준이 최선을 다해 주진을 향해 헤염치더니 주진의 손을 잡고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괜찮아, 아저씨가 있어.”주진은 숨을 헐떡였다. 주현빈의 마음이 급했다.“빨리!”다행히 수면 위와 멀지 않아 서준이 바로 구할 수 있었다. 가정부는 바로 수건을 가져와 주진에게 둘러주었고, 주현빈이 주진을 품에 안았다.“괜찮아?”“의사, 빨리 의사를 불러와!”전희진의 안색이 창백했다.“고마워요, 한 대표님.”서준은 맨팔로 있어 근육이 선명했다. 추운 겨울에도 전혀 떨지 않고 매우 유혹적이었다.“괜찮아요. 아드님이 괜찮은지 먼저 확인하세요.”주현빈은 아이를 안고 실내로 달려갔고, 전희숙도 서둘러 따랐다. 가정부가 서준에게 수건을 주었다. 하연이 다가왔다.“그렇게 깊은 곳에 뛰어들어?”서준은 수건으로 머리를 닦았다.“내가 나 몰라라 하는 사람이 아니야.”하연은 입술을 오물거렸다. 다른 의미로 서준은 확실히 좋은 남자이다. 그렇지 않으면 몇년 동안 서준에게 빠지지 않았을 것이다.“들어가자, 밖에 추워.”서준은 피뜩 보았다.“또 계속 고맙다고만 하겠지. 그런 게 익숙하지 않아. 먼저 가고 싶어.”하연은 이해했다.“그럼 차에 들어가자.
하연은 짜증이 났다.“행동하기 전에 내 의견을 물어봤었어? 하서준, 넌 여느 때처럼 자만심에 차 있어. 너의 소위 선의는 필요없어.”“응, 인정해. 이 일은 내 탓이야.”서준은 이어서 말했다.“그래서 사과하러 왔어. 날 용서했으면 좋겠어.”주씨 가문 생일 연회에 참석한 것도 하연 때문에 온 것이다.“생각해 봤는데, 우린 아무 사이도 아니야. 사업가 사이에 이익 문제가 있는 건 정상이야. 네가 한 일은 네 일이야. 내가 널 비난할 자격이 없어. 그래서 네가 사과할 필요도 없어.”하연은 차분하게 선을 넘지 않게 말했다. 서준은 눈썹을 찌푸리며 가슴이 내려앉았다.“하연아.”“하서준, 네가 JJ를 무시하고, 내 안목을 무시하는 걸 알아. 하지만 너도 주현빈에게 은혜를 베푸려고 뛰어내려서 주진을 구했잖아?”하연은 그저 아이러니했다. 서준은 말을 하지 않았다. 이건 사실이었다.“다음부터는 고상한 척하지 마. 역겨워.”말을 마치자 하연은 문을 열고 차에서 내리려 했다. 그러자 서준은 하연을 잡았다.“그럼 부상혁은? 나랑 비하면 부상혁이 더 고상한 척하고 있어.”상혁의 얘기가 나오자 하연은 손을 뿌리치려 했다.“네가 무슨 자격으로 부상혁 얘기를 해?”서준은 하연을 꼭 잡고 또박또박 말했다.“여러 번 국내외를 오가는 건 공무 때문에 아니야. 부상까지 입었어. 알고 있어? 너한테 솔직하게 말했어? 그게 고상한 척 아니야?”하연이 확실히 모르는 것 같았다. 하연은 더욱 황당한 것 같았다.“그건 우리 사이의 일이야. 네가 뭔데, 네가 무슨 자격으로 말해!”우리라는 말이 서준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그건 그들의 사이에 이미 자기의 개인 공간이 있다는 것이다.“둘이 사귀는구나.”서준은 말했다. 하연은 인정하고 싶었지만, 상혁과 아직 그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아니.”하연은 서준의 손을 뿌리쳤다.“그건 너와 상관 없어.”말을 마친 후 하연은 문을 닫고 차를 찾으러 갔다. 서준은 백미러에 비친 결연한 하연의 모습을 보자 안색이 어두워졌다. 얼
상혁은 잠시 머뭇거렸다. 하연은 여전히 말하려는 마음이 없어 포기했다.[B 시 온도가 떨어졌어. 옷 많이 입고 다녀.]하연은 무의식적으로 오늘 입은 옷을 보았다. 확실히 얇았다. 방금 서준과 밖에 있을 때 은근히 추웠다. 하연은 신경 쓰지 않고 기분을 풀었다.“상혁 오빠, 해외에 있는데도 B시 일기 예보를 보네요.”[누군가가 말을 안 들어서, 신경 쓸 게 많아.]하연은 고개를 숙여 웃었다. 순간 나쁜 기분이 사라졌다.“오늘 바빠요?”상혁은 회의실에서 기다리고 있는 이사들을 보았다. 모두 상혁의 통화가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안 바빠.]“다행이네요.”차는 이미 DS 아래 도착했다. 하연은 차에서 내렸다. 말하기도 전에 멀지 않은 곳에서 기다리고 있는 진미화를 보았다.“하지만 저는 이제 바빠지기 시작할 거예요. 상혁 오빠, 저녁에 다시 전화할게요.”상혁에게 대답할 시간도 주지 않고 하연은 전화를 끊었다. 황연지가 곁에서 상혁의 안색이 좋지 않다는 걸 눈치 챘다.“회의가 3시간동안 진행되고 있어요, 아니면 이만 할까요?”상혁은 핸드폰을 치웠다.“계속해. 그리고 대신 처리해 줄 일이 있어.”한편 하연은 다가가서 진미화를 맞이했다.“무슨 일이에요?”진미화의 손에 서류를 들고 있었다.“사장님, 안색이 안 좋아요.”“괜찮아요, 말하세요.”진미화는 하연의 뒤를 따르며 설명했다.“JJ와 해외 이커머스 구축이 문제 생겼어요. 주로 고객들이 신뢰가 없어요. 누구도 도박을 원하지 않아서 한동안 정체가 있었어요.”처음에는 모든 것이 어려운 법이다. 이 모든 것이 예상되어 하연은 심호흡을 했다.“DS의 해외 고객을 연락해 볼게요. 함께할 의향이 있는지 확인해야겠어요.”이때 엘리베이터에서 호현욱이 나왔다. 호현욱은 웃었다.“최 사장님, 방금 다녀오셨어요? 쯧, 안색이 안 좋네요. 보양식을 많이 드셔야겠어요.”하연은 웃는 듯 마는 듯했다.“호 이사님과 비교할 수 없죠. 좋은 일이 있으세요?”“그건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일어날 일들은
하연은 믿을 수 없다는 듯 한 걸음 물러서서 입을 가렸다.“상혁 오빠? 언제 왔어요?”상혁은 차 문을 열고 하연을 타라고 했다.“3시에 도착했는데, 방해할 수 없었어.”하연은 시간을 보았다. 지금 여덟 시이다. 긴 비행 시간을 제외하면 다섯 시간 동안 이곳에서 기다린 셈이었다.하연은 차에 타고 마음이 아파 상혁의 얼굴을 만졌다.“무슨 일이 있어요? 왜 갑자기 왔어요?”상혁은 하연의 손을 잡고 바라보았다.“차를 돌려주러 왔어.”하연은 상혁을 때렸다.“거짓말하지 마세요.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상혁은 입꼬리를 올렸다.“FI 그룹에 일시적인 문제가 생겨서 처리하러 왔어.”하연은 의심을 했다. 하지만 상혁은 이미 시동을 걸었다.“집에 가?”하연은 가볍게 대답했다. 아침 출근 시간이라 도로는 차들로 가득했다. 상혁은 안전하게 운전했다. 얼굴 반쪽이 햇빛을 받아 상혁이 어떤 감정인지 알 수 없었다. 물론 하연의 집으로 돌아갔다. 상혁은 차를 주차장으로 몰랐아.“주인에게 물건을 돌려주는 거야.”하연은 답답했다. 집에 들어가기 전에 멈춰 서서 진지하게 물었다.“오빠가 떠난 후 fl를 지켜봐라고 시켰어요. 대표가 직접 와서 해결해야할 큰일이 있다고 들은 적이 없어요.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하연은 걱정했다. 상혁은 웃으며 하연의 머리카락을 정리했다.“능력이 좋네, 내 것을 지켜봐?”하연은 말을 하지 않았다.“정말 일이 생겼으면, 네 사람이 어떻게 알겠어?”상혁은 하연의 손을 잡고 방 문 지문 장금 해제를 만져 문을 열었다.“걱정 마, 해결할 수 있어.”하연은 상혁의 손을 잡았다.“이렇게 다니면 힘들잖아요. 몸이 걱정되요. 철로 만든 것도 아닌데.”상혁의 시선은 맞잡은 두 손에 떨어지자 입꼬리를 올렸다. 하연은 순간 얼굴을 붉혔다. 손을 바로 풀며 모호한 분위기가 물려왔다.“아침은 뭐 먹고 싶어?”“이모님은 할 거예요.”“너한테 물어보는 거야.”“죽 먹고 싶어요. 위를 챙겨야죠.”사실 하연은 아침으로 커피와 빵을 먹는다.
이 각도에서 보면 상혁은 전혀 웃음기가 없었다. 얼굴에 먹구름에 덮인 것처럼 사람을 놀라게 했다. 하연은 똑바로 섰다.“왜요?”상혁은 하연을 잠시 바라보며 무슨 말을 할 지 몰랐다. 잠시후에야 느슨하게 말했다.“부엌 연기가 커. 먼저 나가 있어.”하연은 상혁이 갑자기 이렇게 말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몇일 있어요?”“오늘 새벽에 가.”DL에 사람이 부족하면 안 되었다. 하루 반이 최대 한계이다.“그렇게 급해요?”하연은 다가갔다.“그럼 안 나갈래요. 오빠와 같이 할게요.”그런 집착에 상혁의 우울한 기분에 금이 가며 입꼬리를 올렸다.“어떻게 아가씨를 직접 요리하게 할 수 있겠어.”“내가 할래요.”하연은 바로 들어가며 토마토를 씼었다. 상혁은 어쩔 수 없어 앞으로 다가가 하연의 소매를 걷어 올렸다.“옷 젖히지 마.”상혁은 칼질을 잘했다. 칼을 사용할 때 동작이 빨랐다. 하연은 토마토 바구니를 들고 상혁이 고기를 자르는 것을 보며 먹었다.“계속 먹으면 없어.”상혁은 말했다. 하연은 그제야 바구니에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알고 어색해서 웃었다.“엄청 달아요. 먹을래요?”상혁은 고개를 흔들었다. 하연이 밤을 새서 안색이 조금 창백했다. 입가의 붉은 주스가 강한 대조를 이루어 부상혁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하연은 다가갔다.“먹어봐요, 정말 달아요.”토마토는 상혁의 입에 건네지자 상혁은 무의식적으로 피했다. 하연은 제대로 서지 못해 상혁의 품에 넘어졌다. 순간 상혁의 숨결이 느껴졌다. 토마토는 딸에 떨어졌다. 하연은 깜짝 놀라 고개를 들자 상혁의 눈빛에 빠져 가슴이 두근거렸다.“저...”상혁은 힘을 주며 뜨거운 눈빛으로 하연을 바라보았다.“토마토를 안 좋아하지만 지금은 먹어보고싶네.”하연의 몸이 뻣뻣해지며 가슴이 쿵쾅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눈앞에 상혁이 다가오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빨간 입술이 거의 닿을 것 같았다. 바로 이때 목소리가 들려왔다.“부 대표님.”소리가 갑자기 멈추었다. 연지였다. 연지는 제자리에 서서 놀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