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혁은 하연에게 의자를 끌어주었다.“어디가 달라?”식탁 위의 죽은 김이 모락모락했다. 하연은 숟가락을 들고 생각했다.“오빠는 황 비서를 많이 믿어요. 두 사람 사이에 합이 맞아요.”상혁은 바로 화제를 돌렸다.“너와 정태훈처럼.”“그것도 아니에요. 우린.”하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상혁은 반찬을 집어주었다.“빨리 먹고 자.”“깨어나면 오빠는 또 가야겠네요.”“아쉬워?”농담이지만 하연의 귀끝이 붉어졌다.“널 잠들지 못하게 하려고 돌아온 게 아니야. 말 들어.”하연은 아메리카노와 빵을 먹는 것이 익숙했다. 갑자기 따뜻한 죽을 먹자 만족스럽지 않았다. 실내가 덥고 죽도 뜨거워 상혁은 재킷을 벗어 단단한 근육을 들어냈다. 손가락으로 식탁을 두드렸다.“그 후 주현빈이 주진을 집으로 데려갔다고 들었어.”하연은 놀랐다.“어떻게 알았어요?”“평소 뉴스를 자주 봐.”“그런 셈이죠. 사모님께서 받아들였으니까요.”하연은 주진이 물에 빠진 것이 떠오르자 머뭇거렸다.“상혁 오빠, 이 아이가 무사하게 클 것 같아요?”상혁은 눈을 내리깔고 하연의 팔에 비치는 햇살을 바라보았다.“주씨 가문의 두 아들 중 큰아들은 여자가 많지만 아직도 자식이 없어. 주현빈도 아직까지 자식이 없어. 두 세대가 화목하게 지내고 있네.”“이제 주현빈이 갑자기 사생아를 데려왔어. 이익에 많이 영향되고 있어. 무사할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고난을 겪을 것이야.”하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주진이 물에 빠진 것도 이유가 있을 것이다. 상혁은 갑자기 하연을 바라보았다.“왜 갑자기 그걸 물어?”하연은 놀랐다. 하지만 끝까지 물에 빠진 일은 말하지 않았다. 그러면 서준의 얘기가 나와야하고 해명하기 귀찮았다. 하연은 고개를 흔들었다.“오빠, 낮에 할 일 있어요?”“FL에 다네와야해, 점심에 돌아올 거야.”하연은 기분이 좋아졌다.“기다릴게.” 아침 식사를 마치고 상혁은 떠났다. 하연은 밖에서 엔진 소리가 울리는 것을 듣고 위층에 올라가려던 중 피뜩 보았다. 갑자기 소파에
하연은 또박또박 말했다. 상혁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미소가 사라지는 것을 보았다.“뭐?”하연은 사진 한 무더기를 상혁의 몸에 던지며 화를 냈다.“제가 주진의 생일 연회에 갔다고 말하지 않았는데, 제 사진이 있네요. 뭘 먹었는지, 뭘 했는지, 누구랑 있었는지 다 알면서 아무말도 하지 않았네요.”“부상혁, 무슨 뜻이에요?”하연은 믿을 수없어 두려움과 공포고 가득찼다. 상혁은 눈을 내리깔고 흩어져있는 사진들을 보았다. 모두 하연이 생일 연회에 참가한 사진이었다. 그중 제일 많은 게 서준과 함께 있는 사진이다. 각도가 이상하여 너무 애매해 보였다. 옆으로 보자 연지의 가방이 보여 상혁은 모든 것을 깨달았다. 상혁은 몸을 숙여 사진을 주었다.“일부러 감시한 게 아니야. 한서준을 감시하는데, 너와 마주쳐서 사진이 찍힌 거야.”하연은 이해하지 못했다.“왜 한서준에게 사람을 붙혀요?”“JJ 그룹이 사고가 나도록 꾸몄고, 모든 게 널 가리키고 있어. 내가 당연히 지켜봐야하지 않아?”상혁은 잠잠하게 말하며 잘못을 지적하지 못했다. “네가 대처할 수 없다면 내가 바로 도와줄 수 있어.”하연은 상혁의 눈빛을 바라보았다. 믿고 싶었지만 왠지 모르게 계속 의심이 들었다.“나한테 솔직히 말할 수 있었어요.”“너와 한서준 사이에 금이 있어. 만나서 옷도 사주고, 수습도 해줄 수 있는데, 내가 알려주면 네가 받아드릴 수 있어?”상혁은 사진을 잡고 하연의 맞은편에 앉았다. 말투에는 참고 있었던 곤난함이 느껴졌다.“저.”하연은 무의식적으로 설명하고 싶었다.“저도 방법 없어요. 계속 집착하고 있잖아요.”상혁은 웃었다.“하연아, 결혼한 지 몇 년이 자나서 모두 내려놓았다고 했지만, 옛사랑을 생각하면 흔들린 적이 없었어?”“당연히 없었죠?”상혁은 갑자기 다가와 하연을 구석에 몰며 가까이 있었다.“한서준이 뭐가 좋아?”“아니요.”하연은 도망갈 길이 없어 고개를 기울려 상혁의 숨결을 느꼈다.“예전에 말이야.”‘예전에?’하연은 몇 년 전 콜롬비아에서 서준
하연은 어렵게 진정이 되었다. 가슴을 막으며 상혁을 밀어냈다.“먼저 방에 돌아갈게요. 가요.”품이 공허해졌고 상혁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무의식적으로 하연을 잡았다.“좋아해.”하연은 멈칫했다. 이런 날이 있을 거라고 상상했었다. 상상 속에서 하연의 대답은 나도 좋아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 말이 나오지 않았다.“왜 귀국한 거예요?”똑똑한 하연은 바로 중점을 잡았다.“무서웠어. 너와 한서준이 다시 만날까 봐.”“아니.”하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상혁은 말을 끊었다.“그럴 확률이 적다는 걸 알아. 하지만 예전으로 다시 돌아갈까 봐 무서웠어. 그 당시도 마찬가지야. 내가 잠시 떠났는데, 넌 한서준 곁에 갔어.”상혁의 말투는 우울했다. 하연도 가슴이 찔린 듯 아파났다. 하연은 손을 내밀었다.“진정해요.”하연은 손을 뿌리치며 재빨리 계단을 올라가 계단에서 사라졌다. 연지는 하연의 집 밖에서 기다렸다. 차창으로 상혁이 안에서 나오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최하연 씨와 식사를 하지 않아요?”상혁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손에 있는 가방을 연지에게 던졌다. 연지는 가방을 받았다.“이, 이건 제가 두고 온 거예요. 죄송해요.”상혁은 가만히 서서 담배에 불을 붙이며 빨아들였다.“난 여자를 때리지 않아. 해명해.”연지의 다리에 힘이 풀렸다.“깜빡했어요. 일부러 그런게 아니에요.”상혁은 말을 하지 않고 담배만 피웠다. 연기 속으로 연지를 보았다.“날 얼마동안 따랐지?”“졸업한 후부터 대표님을 따라서, 5년 되었어요.”“가정 형편이 좋지 않았던 거로 기억하는데.”“네, 대표님의 지원 덕분이에요. 아니면 유학할 기외도 없었고, DL에 입사할 기회도 없었을 거예요.”상혁은 딴생각을 하고 있었다.“넌 나에게 충성해야 해.”“절대 다른 마음이 없어요!”“일부러 사진을 하연 집에 놓은 건, 뭘 알려주고 싶었어?”연지의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며 고개를 숙였다.“정말 일부러 두고 간 것이 아니에요. B시에 자주 머물지 않아 일이 많아서 깜빡했
가흔이 B시에 돌아오자마자 술 한 잔 하자고 불려가 조금 피곤했다.“안색이 안 좋네, 무슨 일이야?”바에서 하연은 손에 술을 들고 반쯤 마셨다.“미안해, 여흔과 예나가 바빠서 널 부를 수 박에 없었어.”하연은 취했다.“왜 그런 말을 해, 내가 남이야?”가흔은 말을 하며 자신에게 술을 부었고 진지하게 한 모금 마셨다.“아직 말을 안했어. 무슨 일이야?”하연의 얼굴이 우울해 보였다.“상혁 오빠 돌아왔어.”“좋은 일이네, 기분이 안 좋아?”“나한테 고백했어.”가흔은 충격을 받아 사레가 들렸다. 한참동안 기침을 하고서야 진정되었다.“고백? 언제, 어디서, 어떡해?”가흔은 흥분했다. 하연은 머리를 만지며 짜증을 내며 간단히 설명했다. 가흔이 화를 낼 줄 알았지만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웃음이 조금 무섭네.”가흔은 하연의 술을 뺏었다.“달콤하네, 설렜어.”하연은 화가 나서 웃었다.“미쳤어?”“생각해 봐, 부상혁이 왜 돌아오겠어. 너와 한서준이 같이 있는 걸 보고 참지 못했겠지. 신경 쓰이고 질투한 것만으로도 너에 대한 마음을 설명할 수 없어?”가흔은 잠시 생각했다.“부상혁을 안 좋아해?”하연은 고개를 흔들었다.“안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너무 서두르는 것 같아. 많은 일들을 파악하지 못했는데 너무 갑작스러워.”그것도 그런 상황에서 발생했다.“감정은 그런 거야. 모두 계획대로 가면 무슨 감정이야. 일과 뭐가 달라?”일리가 있었닥.“그럼 너와 우리 둘째 오빠는 누가 먼저 고백했어?”그 말을 듣자 가흔은 고개를 들고 하늘을 바라보았다.“뭐라고? 시끄러워서 잘 안 들려.”하연은 화가 나서 가흔을 때렸다. 가흔도 웃으며 장난을 쳤다. 멀리서 갑자기 소리가 들려왔다.“여신님!”눈을 뜨고 보자 오랜만에 만나는 운석이었다. 손에 술을 들고 있는 걸 보니 옆에 바에서 온 것이다. 뒤에서 태현 등 사람들도 있었다. 하연의 웃음이 사라졌다.“나오기전 기도했었어야 했네요. 왜 여기에 있어요?”운석은 혀를 차며 앉았다.“여신님,
“아직 결정되지 않았어. 말하면 안 돼.”비밀로 하자 하연의 머리속에 한 인물이 스쳐지나가며 웃었다.‘설마 그 아가씨가 혹시 선유야?’계속 장난을 치자 반쯤 친구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하연은 답답하여 조금 앉아 있다가 나가려고 하자 운석이 말렸다.“투자은행이 정신이 없어요. 저도 술 마실 시간이 있는데 DS가 그렇게 바빠요? 잠시도 앉을 수 없네요.”“밤을 새서 잠을 자야겠어요.”태현도 말렸다.“하연 씨가 사장님인데, 언제 자면 안 돼요. 자, 술 마시고 가요.”하연은 눈썹을 찌푸렸다.“저한테 술을 권하는 거예요?”“그런 뜻이 아니에요.”운석은 하연을 의자로 밀며 애매하게 눈을 깜빡 거렸다.“오랜만에 만났는데 같이 이야기를 나누어요.”동시에 클럽 앞에 검은색 폴르쉐가 매끄럽게 정차했다. 2분 후, 스포츠카 H9도 멈추었다. 연지가 먼저 내리고 차문을 열었다.“최하연 씨가 안에 있어요.”상혁은 대답을 하며 골드 카드를 보여주며 들어갔다.“무슨 얘기를 하고 있어?”맑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리자 사람들은 쳐다보았다. 그러자 서준이 의자를 뒤로 당겨 앉은채 표정이 편해보였다. 하연도 깜짝 놀라 가흔과 눈을 마주쳤다. 운석은 피하지 않았다.“널 기다리기 너무 어렵네.”하연에게 마음이 없어 서준과 하연이 잘 되길 바랐다. 운석은 하연을 보자마자 서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곧 오겠다고 하더니 결국 반시간이 걸렸다. 서준은 숨기지 않고 말했다.“차가 막혔어.”하연은 심호흡을 하며 가흔을 잡고 일어섰다.“정말 가봐야해요. 너무 졸려요.”운석과 태현은 말렸다.“가지 마요. 가지 마요. 오랜만에 만났는데 얘기 좀 해요.”말을 하며 가흔을 밖으로 끌고 나갔다.“우린 먼저 돌아다녀요.”가흔은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아, 저기!”바에는 서준과 하연만 남았다. 서준은 문앞에 앉아 길을 반쯤 막았다. 하연의 피곤한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해외 고객은 내가 해결해 줄 수 있어.”하연은 눈썹을 찌푸리며 서준을 내리보았다. 레이저 빛이
서준과 하연이 동시에 눈을 들자 상혁을 보았다. 검은 색 코드를 입고 엄숙하게 있었다. 조명이 화려한 와인바에 있자 더욱 훤칠해 보였다. 하연은 무의식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상혁 오빠, 왜 왔어요?”상혁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서준의 시선속에서 말했다.“한 대표님, 길을 막았네요.”서준의 긴 다리가 옆으로 뻗어 상혁의 길을 막았다. 바로 다리를 걷지 않았다. 서준의 카리스마도 상혁 못지 않았다.“여긴 부 대표님이 갈 길이 아니에요. 막아도 괜찮아요.”두 훌륭한 남자가 상대하니 전혀 승부가 보이지 않았고,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여긴 제가 갈 길이 아니었지만, 제가 원하는 사람이 여기에 있어 가야 해요.”뜻이 확실했다. 서준은 눈썹을 찌푸렸다.“원하는 사람이 부 대표님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잖아요.”이 말을 듣자 상혁은 웃으며 하연을 바라보았다.“여기 있을 거야, 아니면 나와 같이 갈 거야?”하연의 머리가 찌릿했다. 기억속에서 상혁은 이런 장소에 자주 오지 않았다. 항상 품위있고 자기 관리가 철저하여 이런 곳에 오지 않는다. 하연은 가방을 찾고 나가려 하자 서준에게 잡히고 서준도 천천히 일어섰다.“원하지 않는데 강요하세요?”하연은 멈추었다. 상혁과 이런 일이 생겨 기분이 이상했다. 상혁의 시선은 계속 하연에게 있었다.“한 대표님도 하연이 원하지 않으면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알고 있네요. 그럼 주현빈 집에서 왜 하연과 우연한 만남을 만들어요? 곤란한 게 안 보여요?”하연은 눈을 들자 서준의 힘이 풀리는 걸 느꼈다.“네가 말했어?”‘이미 모든 말을 할 사이가 되었어?’하연은 대답하지 않았다. 상혁이 사람을 붙혀서 안 것이라고 할 수 없었다. 그러자 상혁은 하연의 손을 잡고 곁으로 당기며 하연의 턱을 올렸다.“얼마 마셨어?”매우 친밀해 보였다. 하연은 상혁의 손을 치웠다.“반 병, 가흔도 있어요.”“3시간 후, 비행기가 떠나. 여기에 있고 싶으면 나도 강요하지 않아.”하연은 눈을 치켜올렸다. 눈가가 촉촉하며 원망하
서준의 눈빛이 점차 위험해졌다. 한참 제자리에 서며 전화를 걸었다.“부상혁이 언제 왔어, 왜 아무도 나한테 알려주지 않았어!”...바깥 날씨가 추웠다. 하연이 문 앞에 서서 입김이 났다. 얼굴 반쯤을 스카프에 묻혀 있고 불쌍하게 눈만 드러냈다. 상혁은 하연의 곁에 다가갔다.“왜 차에 타지 않아?”하연은 화를 냈다.“저도 차 있어요.”상혁은 하연을 바며 손을 잡고 따뜻하게 해주었다.“어젯밤부터 지금까지 자지도 못했어. 체면을 봐줄래? 화내지 마.”하연은 더욱 화가 났다.“덕분에 저도 자지 않았어요!”상혁은 웃었다.“고생시켰네, 미안해. 내 탓이야.”상혁의 피부가 원래도 하얀데 검은 코트에 의해 더욱 창백해 보이며 병약한 모습에 하연의 마음이 약해졌다.“여기 있는 거 어떻게 알았어요?”상혁은 기다리고 있는 연지를 바라보았다.“공식전인 업무 외에 네 행방은 매우 고정되어 알아내기 쉬워.”하연은 상혁을 찼다.“모두 손바닥에 있어요? 부 대표님이 저한테까지 수작을 부리네요.”상혁은 아파서 소리를 냈다. 하연은 순간 당황했다.“아파요? 죄송해요, 저.”하연은 상혁의 눈빛에 빠졌다.“여전히 날 아끼네.”하연은 상혁의 손을 뿌리치고 앞으로 갔다. 정말 화가 났다.“상대하기 귀찮아요!”상혁은 가볍게 웃으며 따라갔다.“오늘 한 말들은 진심이야. 방식이 틀리긴 했지만 거짓말이 아니야.”“한서준이 한씨 그룹의 고객을 조건으로 제 용서를 빌었어요.”상혁은 눈썹을 찌푸렸다. 하연은 두로 가며 상혁을 바라보았다.“하지만 오빠는요?”“설렜어?”“아니요. 하지만 오늘 기운석을 만났어요. 요즘 좋아하는 사람에게 구애하고 있다네요. 승마장도 주고 여자가 좋아하는 산업에 투자도 하며 구애하고 있어요.”하연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졌다.“부 대표님, 제가 좋다면서 이렇게 해요? 아무것도 없어요?”상혁은 손을 바라보았다. 확실히 아무도 없었다. 상혁은 씁쓸하게 말했다.“대학원을 졸업한 때 기억나?”하연은 놀랐다. 그래에 하연은 상혁과 졸업
하연은 얼굴을 들고 입김을 불자 시야의 일부가 가려졌다. 한참 후 하연이 물었다.“왜 알려주지 않았어요.”“그때 네가 한서준 아니면 결혼하지 않겠다고 했어.”하연은 눈을 감고 깨달았다.“그래서 그 후 오빠의 아무런 소식도 듣지 못했네요.”“네가 결혼한 날, DL에 들어가서 일에 집중하겠다고 아버지와 약속했어. 2년이 지난 후 이사회에 들어가서 9명의 이사 중의 한 명이 되었어.”연지는 차를 몰고 거리를 유지하며 그들을 따랐다. 차의 헤드라이트가 오랜 세월처럼 추위 속에서 서로 마주보고 있는 두 사람을 비추었다.“일 때문에 많이 힘들었어. 그보다 아쉬움이 더욱 컸어. 네가 이혼한 걸 듣고 모든 것을 버리고 B시와서 FL 그룹을 성립했어. 그 핑계로 널 자주 보고 싶었어.”“네가 한씨 가문에서 잘지내지 못했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너무 아팠어, 하연아.”상혁의 목소리는 슬픔에 잠겨 있었고, 하연의 가슴도 깨질 것 같았다. 몇년 동안 상혁은 희망 없는 기대를 품고 어떻게 지냈는지 상상이 안 된다. 하연은 급했다.“저, 죄송해요.”“나한테 미안한 일을 하지 않았어. 넌 그저 네 마음을 따랐을 뿐이야.”상혁은 다시 하연의 손을 잡았다.“네가 다시 한서준을 선택한다고 해도 난 널 존중해. 네가 상처를 받으면 내 곁으로 물러서도 널 지적하지 않고 지켜줄 거야.”하연은 머리를 힘껏 흔들며 눈시울을 붉혔다.“아니요, 상혁 오빠. 다시는, 다시는 한서준을 선택하지 ㅇ낳아요.”상혁은 놀랐다. 하연을 바로 품에 안고 힘껏 안았다.“다시는 널 놓치지 않을 거야. 하연아, 사랑해. 오랜동안 사랑했고, 앞으로도 오랫동안 사랑할 거야.”어렸을 때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평생... 하연은 기분이 이상했다. 너무 일찍 설렌 것 같았지만, 오래전 부터 상혁이가 자신을 사랑한 걸 상상도 못 했다.“부상혁, 난 예전에 유치하고 많은 일들을 잘 몰랐어요. 이제야 좋아하는 마음을 알게 되었어요. 늦지 않았어요?”상혁은 가볍게 말했다.“늦지 않았어. 딱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