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의 모든 챕터: 챕터 261 - 챕터 270

1206 챕터

제261화

진서준은 경비원과 함께 주차장에 도착했고 경비원은 진서준의 마이바흐가 갇혀 있는 걸 발견했다.진서준의 차를 막은 차도 비싼 차인 걸 발견한 경비원은 난처해했다.“혹시 조금만 기다리시겠어요? 어쩌면 금방 나올지도 모르잖아요.”진서준은 불쾌한 얼굴로 말했다.“제 시간은 귀합니다. 당장 이 차 차주 불러오세요.”경비원은 자신이 진서준처럼 돈 많은 사람의 심기를 거스를 수는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잠시만요, 지금 당장 가서 조회해 보겠습니다.”곧 경비원은 마세라티 차주를 알아냈다.“선생님, 이건 차주분 전화번호입니다. 직접 연락해 보시겠어요?”진서준은 휴대전화를 꺼내 상대에게 연락했다.“여보세요, 누구세요?”전화 건너편 여자의 말투는 굉장히 거칠었다. 마치 진서준이 그녀의 돈을 빌리고 갚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진서준은 참을성 있게 설명했다.“차 번호 021 차주 맞죠?”“네, 전데요. 왜요?”“그쪽 차가 제 차를 막고 있어요. 내려와서 차 좀 빼주세요.”“기다려요!”상대방은 그렇게 말한 뒤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진서준은 조금 화가 났다. 차를 막은 건 그녀인데 전혀 미안하지 않은 듯했다.그러나 진서준은 그 여자와 쓸데없이 다투고 싶지 않았다.약 5분을 기다린 진서준은 조금 짜증 났다.사람들이 붐비는 출퇴근 시간도 아니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면 3분이면 충분했다.진서준은 곧 여자에게 또 전화를 걸었고 여자는 한참이 지나서야 전화를 받았다.“내려왔어요?”진서준의 말투가 조금 거칠어졌다.“뭐가 그렇게 급해요? 난 일을 아직 못 끝냈어요. 기다리지 못하겠으면 그냥 택시 타고 가요!”여자는 아주 당당하게 말했다.진서준은 그 말을 듣자 성질이 나서 전화를 끊어버렸다.전화를 끊은 뒤 진서준은 바로 조성우에게 연락했다.“진서준 씨, 무슨 일이세요?”조성우는 거의 1초 만에 전화를 받았다.“견인차 한 대 여기로 보내요. 그리고 허머 몇 대를 내가 보내준 위치로 보내요.”조성우는 원인조차 묻지 않고 곧장 동의했다.조성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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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2화

진서준은 그 말을 듣더니 냉소했다.“조금 전에 내 차를 막았을 때 지금 같은 상황은 생각해 본 적 없죠? 그리고 전 기회를 준 적이 있어요. 기회를 아끼지 않은 건 그쪽이에요.”진서준은 조해영처럼 막무가내인 사람을 절대 봐주지 않았다.조해영은 그에게 알아서 하라고 했으니 그녀 또한 알아서 차를 빼야 했다.허머 세 대라서 견인차로도 차를 빼내기는 힘들었다.“빌어먹을, 딱 기다려요!”조해영은 화를 내며 욕하더니 전화를 끊고 곧바로 큰아버지에게 연락했다.“큰아버지, 누가 제 차를 나오지 못하게 막아놨어요. 지금 견인차 두 대 보내주세요!”조성우은 그 말을 듣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는 곧 견인차 두 대를 보냈다.견인차 두 대가 겨우겨우 허머 세 대를 빼내고 조해영의 마세라티를 위해 길을 내줬다.“더는 내 눈에 띄지 마. 그렇지 않으면 당신 차 완전히 박살 내버릴 테니까.”조해영은 스포츠카 안에서 이를 악물며 욕했다.이때 조해영의 전화가 울렸다.황은비에게서 걸려 온 전화인 걸 확인한 그녀는 서둘러 전화를 받았다.“나 곧 플라잉 호텔에 도착해!”오늘은 하민규의 생일이었고 하민규는 전처럼 과하게 준비하고 싶지는 않아서 플라잉 호텔에서 생일 파티를 열기로 했다.사실 하민규는 진서준을 초대하고 싶었으나 혹시라도 그가 오지 않을까 걱정되어 그에게 얘기하지 않았다.한가하던 진서준은 플라잉 호텔에 도착하여 주차를 해놓은 뒤 로비에서 자리를 찾아 앉았다.“진서준 씨!”누군가 자신을 부르자 진서준은 고개를 들어 그곳을 보았다. 황은비가 미소 띤 얼굴로 빠르게 그를 향해 오고 있었다.“황은비 씨.”진서준이 일어나서 인사를 건넸다.“하민규 씨 생일 파티에 참석하러 온 건가요?”황은비는 기쁜 얼굴로 물었다.진서준이 설명했다.“아뇨. 다른 분이랑 이곳에서 같이 식사하기로 했어요.”진서준의 설명을 들은 황은비는 눈알을 굴렸다.“저랑 먼저 같이 올라가실래요? 하민규 씨 진서준 씨가 자기 생일 파티에 온 걸 알면 틀림없이 기뻐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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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3화

조해영은 좌우를 둘러보더니 손바닥만 한 바위를 찾아 줍고 그것으로 마이바흐를 내리쳤다.바위로 내리치자 새것이던 마이바흐 위에 흰색 스크래치가 났다.몇 번 반복하다 보니 마이바흐의 보닛에 흠집이 났다. 조해영은 매우 힘들었다.“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플라잉 호텔의 경비원이 마침 그곳에 도착해서 조해영이 차를 바위로 내리치는 걸 막으려고 했다.“때마침 잘 왔어요. 이 차를 아주 엉망으로 만들어주면 내가 200만 원 줄게요!”조해영은 경비원을 보자 두려워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흥분했다.그곳에 도착한 경비원들은 조해영의 말을 듣고 어안이 벙벙해졌다.그들은 마이바흐 브랜드 로고를 알고 있었다. 심지어 방금 뽑은 지 얼마 안 되는 새 차 같았다.그들이 이 차를 망가뜨린다면 분명 차주가 그들을 찾으러 올 것이다.마이바흐 같은 비싼 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은 절대 그들 같은 평범한 경비원이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내가 하라고 하잖아요? 못 들었어요?”경비원들이 우두커니 서 있는 걸 본 조해영은 정신 나간 사자처럼 막 소리를 질러댔다.“이 차는 마이바흐예요. 비싼 건 4억쯤 돼요.”경비원이 설득했다.“겨우 4억이잖아요. 내 차는 8억이에요. 이 차 두 배라고요!”조해영은 옆에 있는 마세라티를 가리키며 말했다.조해영도 있는 집 자식인 걸 본 경비원은 난감했다.마이바흐를 망가뜨린다면 마이바흐 차주가 화를 낼 것이다.하지만 마이바흐를 가만히 놔둔다면 눈앞의 호랑이처럼 사나운 여자가 그들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망가뜨려도 당신들 보고 배상하라고 하지는 않을게요!“조해영이 사납게 말했다.”우리 큰아버지는 서울시 자동차 대리점 사장이에요. 겨우 마이바흐 한 대는 내게 아무것도 아니라고요!”조해영의 신분이 대단하다는 걸 알게 된 경비원들은 망설이지 않고 배트를 들어 진서준의 마이바흐를 부수기 시작했다.쨍그랑…마이바흐의 차창 유리가 전부 박살 났고 차 문도 너덜너덜해졌다. 조해영은 심지어 자신의 샤넬 립스틱을 꺼내 마이바흐 보닛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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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4화

“흥!”조해영은 차갑게 코웃음치더니 플라잉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팀장님, 이제 어떡해요!”“일단 이 일을 사장님께 알려야 해.”경비팀장이 어쩔 수 없다는 어조로 말했다.조해영이 룸에 도착했을 때 다른 사람들은 이미 다 도착한 상태였다.비록 조해영은 진서준의 차를 박살 냈지만 진서준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알지 못했다.“조해영, 왜 이렇게 늦은 거야?”“말도 마. 주차장에서 어떤 멍청한 놈이 내 차를 막아놨지 뭐야?”조해영은 자신의 명품 백을 소파 위로 던지며 짜증 난다는 표정으로 말했다.“뭐? 어떤 사람이 감히 네 차를 막은 거야?”“요즘엔 진짜 별별 사람이 다 있다니까.”조해영은 물을 마시면서 투덜댔다.진서준도 차가 막힌 적이 있어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죠. 주차장에서 남의 차를 가로막는 사람은 확실히 머리에 문제가 있죠.”낯선 남자 한 명이 자신의 말에 동의하자 조해영은 조금 어리둥절했다.“저 사람 누구야? 난 본 적 없는데?”조해영의 예의 없는 태도에 하민규와 황은비의 안색이 달라졌다.“조해영, 이분은 진서준 선생님이야. 말조심해.”“진서준 선생님?”조해영은 눈썹을 치켜올렸다.“우리랑 나이가 비슷해 보이는데?”조해영은 왜 자신과 나이가 비슷한 사람을 저렇게 존대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진서준은 덤덤히 웃었다.“그냥 편하게 불러요. 선생님이라고 부를 필요 없어요. 그렇게 부르면 오히려 제가 나이 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요.”황보식과 명문가 가주들과 자주 만나다 보니 진서준은 자신에게 활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진서준?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이름인데.”조해영이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조성우는 진서준의 용서를 얻은 뒤 곧바로 가족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그는 절대 진서준이라는 젊은이를 건드리지 말라고 했었다.만약 진서준의 심기를 건드린다면 가족이라고 해도 어림없다고 했다.조해영은 당시 이 일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저 힐끗 보기만 해서 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들 뿐이었다.“우선 민규 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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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5화

갑작스럽게 방해를 받게 되자 하민규는 불쾌한 어조로 물었다.“누구예요?”“호텔 매니접니다. 안에 있는 한 고객님께서 나와주셔야 할 것 같아서요.”플라잉 호텔 매니저가 조심스럽게 말했다.그는 안에 있는 사람이 전부 돈 많은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이름을 예약한 사람은 그가 건드릴 수 없는 재벌가 자제였다.조금 전 자기 부하가 마이바흐를 망가뜨린 걸 알게 된 호텔 매니저는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질 뻔했다.룸 문이 열리자 호텔 매니저는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안녕하세요, 하민규 고객님.”“누구를 찾아온 거예요?”하민규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매니저는 고개를 들어 쓱 훑어보더니 진서준을 보고 다급히 말했다.“저분을 찾아왔습니다.”진서준은 권해철 등 사람들이 도착해 매니저를 시켜 자신을 데리러 온 줄 알아서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먼저 드세요. 제가 나가볼게요.”진서준이 매니저를 따라 룸에서 나왔을 때 매니저는 진서준을 데리고 자신의 사무실로 향했다.그가 자신을 룸이 아니라 사무실로 데려가자 진서준은 조금 의아했다.“왜 여기로 온 거죠?”“고객님, 정말 죄송합니다. 고객님 차가 박살 났어요.”호텔 매니저는 이마에 맺힌 식은땀을 닦으며 말했다.“네? 무슨 뜻이에요?”진서준은 눈빛이 달라지더니 불쾌한 얼굴로 물었다.그의 차는 주차장에 있는데 왜 갑자기 박살 났단 말인가?“저희 호텔 경비원이 고객님 차를 망가뜨렸습니다.”호텔 매니저가 대답했다.그 순간 진서준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여기 호텔 경비원은 고객의 차를 부수나요? 호텔이 좀 크다고 이렇게 사람을 괴롭혀도 돼요?”진서준이 화를 내며 호통을 쳤다.꽤 오래 살았지만 진서준은 이렇게 이상한 호텔은 처음이었다.“아닙니다, 고객님. 한 여자 고객님께서 시킨 일이라고 합니다. 차를 부수면 두당 200만 원을 주겠다면서요.”진서준의 엄청난 기세에 호텔 매니저는 겁을 먹고 바닥에 주저앉을 뻔했다.진서준은 매니저의 말에 화가 나다 못해 헛웃음이 났다. 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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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6화

진서준은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했다.오늘은 하민규의 생일이고 이렇게 중도에 자리를 뜬다면 불만스러운 티를 내지는 않겠지만 분명 마음이 좋지 않을 것이다.“자, 그러면 두 분 잠깐만 기다려주세요.”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인 뒤 다시 하민규가 있는 룸으로 돌아왔다.“서준 형님, 괜찮은 거예요?”하민규는 진서준이 돌아오자 한 마디 물었다.“별거 아니에요. 그냥 누군가 내 차를 부쉈더라고요.”진서준은 손을 저었다.사람들은 그 말을 듣더니 마치 큰 적이라도 만난 듯 순식간에 벌떡 일어났다.“젠장, 죽고 싶은가 보네요. 감히 서준 형님의 차를 때려 부수다뇨!”하민규는 식탁을 내리치면서 화를 냈다.자기가 사랑하는 남자가 화를 내자 조해영도 따라서 욕했다.“그런 사람은 두 손을 부러뜨려야 해요. 다시는 그런 짓을 하지 못하게 말이죠!”다른 사람들도 진서준의 차를 부순 사람을 욕했다.“됐어요. 이런 사소한 일로 우리의 기분을 망쳐서는 안 되죠. 계속 술 마시자고요.”진서준은 웃으면서 앉으라는 듯 손을 흔들었다.이내 룸 안의 분위기는 다시 좋아졌다.다른 한편, 권해철과 넋이 나간 우소영은 다른 룸으로 들어갔다.우소영은 한참을 넋 놓고 있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권해철, 날 속이는 건 아니지? 저 젊은이가 정말로 진 마스터라고?”우소영의 말에 권해철의 안색이 달라졌다.“말조심해. 진서준 씨가 그 말을 들었다가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으니까!”권해철이 낮은 목소리로 그녀를 나무랐다.권해철의 진지한 모습에 우소영은 서둘러 자신의 입을 막았다.“권해철, 나한테 솔직히 얘기해 봐. 저 청년 대체 나이가 몇이야?”권해철은 손가락 두 개를 내밀더니 또 손가락 다섯 개를 내밀었다.“52?”우소영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25!”“뭐라고?”우소영은 다시 한번 얼이 빠졌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 듯했다.25살에 선천 대종사급의 실력을 갖추다니, 인간이 맞을까?아무리 대단한 사람이라고 해도 이렇게 무시무시한 속도로 수련할 수는 없을 것이다.우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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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7화

플라잉 호텔에 도착한 뒤 허사연은 만신창이가 된 마이바흐를 보았다.진서준이 새로 바꾼 차라 허사연은 차 번호판을 봐도 그것이 진서준의 차임을 알지 못했다.“참나, 어이가 없네요. 어떻게 저런 사람을 채용할 수가 있어요? 저렇게 무식한 경비원을 왜 뽑은 거예요?”허사연은 매니저의 사무실에 도착해 그를 향해 분노를 쏟아냈다.사장이 화를 내도 매니저는 그저 듣고 있어야만 했다.허사연은 1분 내내 욕하다가 멈췄다.“그 사람이 내가 직접 사과하기를 바란다고 한 거예요?”허사연이 미간을 구기고 물었다.“네, 사건과 연루된 경비원들을 자르는 것 외에 요구는 이것 하나뿐이라고 했습니다.”매니저가 서둘러 대답했다.허사연은 조금 망설였다. 지금 그녀는 예전과 신분이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예전이었다면 차가 망가진 차주에게 사과를 했을 것이다.그러나 지금 그녀는 진서준이 공개한 여친이었다.그녀가 사과를 한다면 진서준이 어떻게 고개를 들고 다닌단 말인가?“그 사람에게 사과 안 해도 되냐고 물어봐. 우리 호텔이 마이바흐를 새로 구해서 드릴 거라고 해.”허사연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새 마이바흐를 구하려면 호텔 반년간의 수익이 들었다.호텔 매니저는 비록 마음이 아팠지만 대표가 지시한 일이라 따르지 않을 수가 없었다.“네, 지금 바로 가서 물어보겠습니다!”매니저는 빠르게 진서준이 있는 룸에 도착했다.“고객님, 저희 사장님께서 도착하셨는데 따로 얘기 드려도 될까요?”진서준은 그 말을 듣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복도로 향했다.“고객님, 사실은 이렇습니다. 저희 사장님께서 직접 사과를 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고, 대신 마이바흐 한 대를 사드리겠습니다. 그래도 될까요?”매니저가 조심스럽게 진서준을 바라보았다.“안 돼요. 제 차를 부순 사람에게 제 찻값을 보상하라고 할 겁니다. 그리고 호텔 측의 사과도 꼭 받아야겠어요!”진서준이 강경한 어조로 거절했다.진서준은 겨우 4억 따위 신경 쓰지 않았다. 그가 원하는 건 이 호텔 대표의 성의였다.만약 상대방의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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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8화

하지만 이렇게 마음의 빚을 지는 일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빚진 돈을 갚기는 쉽지만 신세를 갚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됐어요. 하민규 씨를 귀찮게 할 필요는 없죠. 마이바흐 타고 다니는 사람을 내가 처리하지 못할까 봐 그래요?”허사연은 하민규에게 전화하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기로 마음먹었다.“그 사람에게 얘기하세요.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의 양보는 2억을 더 배상하는 것뿐이라고. 동의하지 않으면 그 사람이 내 호텔 문 닫게 하는 걸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하세요.”허사연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네, 지금 갈게요.”호텔 매니저는 얼마 쉬지 못하고 다시 달렸다.“또 무슨 일이에요?”다시금 호텔 매니저를 보게 되자 룸 안의 사람들은 짜증이 났다.진서준이 차갑게 말했다.“그냥 여기서 말해요.”“저희 사장님께서 2억을 더 배상해 드리겠다고 하셨습니다. 그것이 최대라고 했습니다.”진서준은 그 말을 듣더니 냉소했다.“지금 내 인내심을 테스트하는 건가요?”하민규는 진서준이 한 말을 통해 누군가 진서준의 차를 부쉈다는 걸 알게 되었다.그런데 호텔 사장이 겨우 2억을 더 배상해 준다는 말을 듣고 버럭 화를 냈다.“2억이요? 누굴 거지로 아는 건가요? 우리 서준 형님이 돈이 부족해 보여요?”“그러니까요. 서준 형님의 심기를 건드린다면 이 호텔 더는 운영하지 못할 거예요!”가문의 사업에 별로 관여하지 않는 하민규는 이 호텔이 허씨 일가의 것이라는 걸 몰랐다.하민규는 테이블을 내리치면서 거만하게 말했다.“지금 그쪽 사장 보고 당장 내려와서 우리 서준 형님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사과하라고 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오늘 점심에 문을 닫게 될 거니까!”호텔 매니저는 그 말을 듣고 서둘러 사무실로 향했다.사무실에 도착한 매니저는 곧바로 하민규 등이 한 말을 그대로 허사연에게 전했다.“하민규 그 사람은 이 호텔이 우리 허씨 집안 것이라는 걸 모르는 건가요? 아니면 이 틈을 타서 괜히 시비를 거는 건가요?”허사연은 미간을 구겼다.“내가 직접 가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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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화

조해영은 긴장한 얼굴로 호텔 매니저에게 물었다.“경비팀장을 지시한 사람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아요?”호텔 매니저는 고개를 끄덕였다.“여자랬어요. 마세라티 차준데 성격이 아주 불같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아주 쪼잔하대요! 차를 부수면 두당 200만 원씩 주기로 했는데 다 합쳐서 겨우 50만 원 정도 줬다고 하더라고요.”사람들은 그 말을 듣자 경비원을 지시해 차를 부수게 한 여자를 욕했다.“정말 경위 없는 여자네요! 마세라티를 타고 다닌다고 해서 자기가 아주 잘난 줄 아나 보죠?”“오늘 반드시 그 경위 없는 여자를 잡아서 서준 형님을 위해 정의를 실현해야 해요!”“가요. 가서 그 여자의 마세라티를 부수자고요!”누군가 그 의견을 내자 다른 사람들도 동조했다.다들 재벌가 자제들이라 평소에도 막무가내였다. 게다가 지금은 술도 마셨고, 진서준과 하민규도 있어서 그들은 더 날뛰었다.조해영은 안색이 창백하게 질리고 눈동자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만약 차를 부순 사람이 그녀라는 걸 사람들이 알게 된다면 끝장이었다.진서준은 조해영을 의심하지 않았다. 전화를 했을 때 조해영의 목소리는 아주 날카롭고 또 화가 난 것처럼 들렸기 때문이다.지금 조해영은 목소리가 사근사근하고 말투가 부드러웠기에 그녀를 모르는 사람은 절대 그 두 목소리를 헷갈리지 않을 것이었다.“됐어요. 다들 앉아요. 호텔 측에서 그 여자를 잡은 뒤에 다시 얘기하죠.”진서준은 분개하는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진서준의 말에 하민규가 먼저 자리에 앉았고 다른 이들도 다시 원위치로 돌아갔다.“얼른 형수님에게 자리를 내줘야지!”자리에 앉은 하민규는 허사연이 여전히 서 있자 진서준의 곁에 앉아있는 남자를 향해 말했다.그 남자는 그 말을 듣더니 서둘러 일어나 허사연에게 자리를 내줬다.허사연은 그들의 호칭을 신경 쓰지 않았다.그런데 냉정을 되찾고 보니 그들이 형수님이라고 부르는 것이 조금 쑥스러웠다.“그렇게 막 부르지 마요. 난 형수님이 아니에요...”비록 말은 그렇게 했지만 허사연은 결국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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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화

허사연은 자신이 진서준에게 속았음을 곧 눈치챘다.“이 망할 놈!”진서준의 허벅지를 만지던 허사연의 손이 다시 한번 진서준을 힘껏 꼬집었다.“아이고!”진서준은 아파서 소리를 지르며 억울한 얼굴로 허사연을 바라봤다.“왜 또 꼬집는 거예요?”“내가 왜 꼬집는 것 같아요?”허사연은 이를 악물더니 진서준을 노려보았다. 그녀의 양 뺨에 홍조가 피어올랐다.진서준은 뻔뻔하게 말했다.“자기 남자 친구 다리를 마사지해 주는 건 여자 친구로서 의무 아닌가요?”“누가 서준 씨 여자 친구예요? 조금 전에는 순수한 사이라고 하더니...”허사연은 팔짱을 두르며 고개를 홱 돌렸다.“우리는 순수한 사이가 맞죠. 하지만 사연 씨는 제 여자 친구기도 해요. 화내지 말아요. 내가 다리 주물러줄게요.”말하면서 진서준은 손을 뻗어 허사연의 허벅지를 주물렀다.허사연의 허벅지에는 군살이 없었다. 다리 전체가 부드럽고 매끈하여 손을 떼기가 아쉬웠다.진서준이 갑자기 허벅지를 만지자 허사연의 얼굴이 더욱 빨개졌다. 마치 술을 한 병 마신 듯 얼굴 전체가 불긋불긋했다.하지만 허사연은 진서준의 얄궂은 손을 쳐내지는 않았다. 진서준이 만지고 있어 허사연은 다리가 찌릿찌릿하고 무척 편안했다.사람들은 진서준과 허사연의 애정행각을 견디기가 힘들었다.“민규 형, 형 다른 볼일 있지? 우린 먼저 가볼게. 서준 형님이랑 형수님 방해하지 말자...”하민규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면 우리는 먼저 가자.”허사연은 그제야 룸 안에 다른 사람이 있다는 걸 떠올리고 서둘러 진서준의 손을 쳐냈다. 그녀는 감히 다른 사람과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서준 형님, 저희는 먼저 가볼게요. 형님이랑 형수님 얘기 나누시는데 방해하지 않을게요.”하민규는 웃으면서 그들을 데리고 떠났다.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가봐요.”조해영은 그들과 함께 갈 수 없었다. 혹시나 경비원을 시켜 진서준의 차를 박살 낸 것이 본인이라는 걸 그들이 알까 봐서 말이다.“다들 먼저 가요. 난 화장실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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