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영은 긴장한 얼굴로 호텔 매니저에게 물었다.“경비팀장을 지시한 사람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아요?”호텔 매니저는 고개를 끄덕였다.“여자랬어요. 마세라티 차준데 성격이 아주 불같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아주 쪼잔하대요! 차를 부수면 두당 200만 원씩 주기로 했는데 다 합쳐서 겨우 50만 원 정도 줬다고 하더라고요.”사람들은 그 말을 듣자 경비원을 지시해 차를 부수게 한 여자를 욕했다.“정말 경위 없는 여자네요! 마세라티를 타고 다닌다고 해서 자기가 아주 잘난 줄 아나 보죠?”“오늘 반드시 그 경위 없는 여자를 잡아서 서준 형님을 위해 정의를 실현해야 해요!”“가요. 가서 그 여자의 마세라티를 부수자고요!”누군가 그 의견을 내자 다른 사람들도 동조했다.다들 재벌가 자제들이라 평소에도 막무가내였다. 게다가 지금은 술도 마셨고, 진서준과 하민규도 있어서 그들은 더 날뛰었다.조해영은 안색이 창백하게 질리고 눈동자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만약 차를 부순 사람이 그녀라는 걸 사람들이 알게 된다면 끝장이었다.진서준은 조해영을 의심하지 않았다. 전화를 했을 때 조해영의 목소리는 아주 날카롭고 또 화가 난 것처럼 들렸기 때문이다.지금 조해영은 목소리가 사근사근하고 말투가 부드러웠기에 그녀를 모르는 사람은 절대 그 두 목소리를 헷갈리지 않을 것이었다.“됐어요. 다들 앉아요. 호텔 측에서 그 여자를 잡은 뒤에 다시 얘기하죠.”진서준은 분개하는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진서준의 말에 하민규가 먼저 자리에 앉았고 다른 이들도 다시 원위치로 돌아갔다.“얼른 형수님에게 자리를 내줘야지!”자리에 앉은 하민규는 허사연이 여전히 서 있자 진서준의 곁에 앉아있는 남자를 향해 말했다.그 남자는 그 말을 듣더니 서둘러 일어나 허사연에게 자리를 내줬다.허사연은 그들의 호칭을 신경 쓰지 않았다.그런데 냉정을 되찾고 보니 그들이 형수님이라고 부르는 것이 조금 쑥스러웠다.“그렇게 막 부르지 마요. 난 형수님이 아니에요...”비록 말은 그렇게 했지만 허사연은 결국 자리
허사연은 자신이 진서준에게 속았음을 곧 눈치챘다.“이 망할 놈!”진서준의 허벅지를 만지던 허사연의 손이 다시 한번 진서준을 힘껏 꼬집었다.“아이고!”진서준은 아파서 소리를 지르며 억울한 얼굴로 허사연을 바라봤다.“왜 또 꼬집는 거예요?”“내가 왜 꼬집는 것 같아요?”허사연은 이를 악물더니 진서준을 노려보았다. 그녀의 양 뺨에 홍조가 피어올랐다.진서준은 뻔뻔하게 말했다.“자기 남자 친구 다리를 마사지해 주는 건 여자 친구로서 의무 아닌가요?”“누가 서준 씨 여자 친구예요? 조금 전에는 순수한 사이라고 하더니...”허사연은 팔짱을 두르며 고개를 홱 돌렸다.“우리는 순수한 사이가 맞죠. 하지만 사연 씨는 제 여자 친구기도 해요. 화내지 말아요. 내가 다리 주물러줄게요.”말하면서 진서준은 손을 뻗어 허사연의 허벅지를 주물렀다.허사연의 허벅지에는 군살이 없었다. 다리 전체가 부드럽고 매끈하여 손을 떼기가 아쉬웠다.진서준이 갑자기 허벅지를 만지자 허사연의 얼굴이 더욱 빨개졌다. 마치 술을 한 병 마신 듯 얼굴 전체가 불긋불긋했다.하지만 허사연은 진서준의 얄궂은 손을 쳐내지는 않았다. 진서준이 만지고 있어 허사연은 다리가 찌릿찌릿하고 무척 편안했다.사람들은 진서준과 허사연의 애정행각을 견디기가 힘들었다.“민규 형, 형 다른 볼일 있지? 우린 먼저 가볼게. 서준 형님이랑 형수님 방해하지 말자...”하민규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면 우리는 먼저 가자.”허사연은 그제야 룸 안에 다른 사람이 있다는 걸 떠올리고 서둘러 진서준의 손을 쳐냈다. 그녀는 감히 다른 사람과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서준 형님, 저희는 먼저 가볼게요. 형님이랑 형수님 얘기 나누시는데 방해하지 않을게요.”하민규는 웃으면서 그들을 데리고 떠났다.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가봐요.”조해영은 그들과 함께 갈 수 없었다. 혹시나 경비원을 시켜 진서준의 차를 박살 낸 것이 본인이라는 걸 그들이 알까 봐서 말이다.“다들 먼저 가요. 난 화장실 좀
조해영은 화장실에 한참을 숨어 있다가 하민규가 위치를 보내주고 나서야 조심스럽게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래층으로 내려왔다.그러나 그녀가 호텔 로비에 도착하자마자 경비원들이 단번에 그녀를 알아보았다.“얼른 저 여자를 붙잡아. 절대 저 여자가 도망치게 놔두지 마!”경비팀장은 화를 내며 소리를 지르더니 조해영을 향해 달려들었다.조해영은 깜짝 놀라더니 몸을 돌려 위층으로 도망쳤다.그런데 그녀가 도망치기도 전에 경비원들이 그녀를 에워쌌다.“전부 당신 때문이에요. 우리는 돈도 못 받고 이젠 일자리까지 잃었어요!”“오늘 그 고객님의 돈을 배상하지 않는다면 가만두지 않을 줄 알아요!”“난 당신처럼 경우 없는 여자는 처음이에요. 정말 역겹네요!”조해영을 바라보는 경비원들의 눈동자에는 원망이 가득했다.그들은 지금 조해영이 죽도록 미웠다.만약 조해영이 아니었다면 일자리를 잃지 않았을 것이다. 심지어 그들은 이번 달 월급을 몰수당했다.조해영이 마이바흐 차주에게 배상을 하지 않는다면 그들이 돈을 모아 배상해야 했다.경비원들은 평범한 사람들이었기에 5, 6명이 4억을 모으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차라리 죽는 게 나았다.“뭐 하는 거예요? 다들 꺼져요. 컴플레인 걸기 전에!”조해영이 큰 목소리로 외쳤다. 그녀는 경비원들이 겁을 먹고 도망치기를 바랐다.그러나 그들은 이미 호텔 매니저에 의해 잘렸다.“이미 잘린 마당에 어디에 컴플레인을 걸겠다는 거예요? 오늘 돈을 주지 않으면 여기서 못 떠날 줄 알아요!”경비팀장이 큰 목소리로 화를 내며 외쳤다.조해영은 흠칫하더니 이내 어두워진 얼굴로 말했다.“내 큰아버지는 조성우예요. 비키지 않는다면 큰아버지에게 연락할 거예요!”“조성우인지 뭔지 상관없어요. 오늘 당신이 누구를 부르든 반드시 배상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떠날 생각 하지 말아요!”경비원들은 이미 모든 걸 잃었기에 조해영과 싸우는 것이 두렵지 않았다.경비원들이 강하게 밀어붙이자 조해영은 화가 났다.“좋아요. 그러면 지금 당장 큰아버지에게 연락하겠어요!
잠시 뒤 호텔 매니저가 로비에 도착해서 경비원과 대치하고 있는 조해영을 발견했다.“매니저님, 바로 이 여자가 우리에게 차를 부수라고 지시했습니다!”“세상에!”매니저는 조해영의 얼굴을 보더니 깜짝 놀랐다.조금 전 하민규의 룸 안에 조해영도 있었다.설마 이 여자가 사장의 남자 친구와 사적인 원한이 있는 걸까?매니저가 자신을 알아보자 조해영은 거만한 태도로 말했다.“날 알아봤으면 빨리 이 경비원들에게 비키라고 해요!”매니저는 고개를 저었다.“죄송합니다만 아직 떠나실 수 없습니다.”“무슨 뜻이에요? 우리 큰아버지가 올 때까지 기다리겠다 이거예요?”조해영이 화가 난 목소리로 따져 물었다.“우리 큰아버지는 조성우예요. 식견이 얕은 당신들이지만 설마 모르는 건 아니죠?”조성우라는 말에 호텔 매니저는 깜짝 놀랐다.그는 당연히 이 이름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조성우 본인이 이곳에 온다고 해도 호텔 매니저는 조해영을 이렇게 보내줄 수 없었다. 허사연이 책임을 묻는다면 호텔 매니저를 그만둬야 할지도 몰랐기 때문이다.“압니다. 하지만 떠나실 수 없으세요.”매니저가 결연한 얼굴로 말했다.조해영은 호텔 매니저가 말이 통하지 않자 화가 나다 못해 헛웃음을 쳤다.“그래요. 잠시 뒤에 우리 큰아버지가 와도 이렇게 당당할 수 있나 지켜보겠어요!”말을 마친 뒤 조해영은 거만하게 자신의 앞에 있던 경비원을 밀치고 소파를 향해 걸어가서 그 위에 앉았다.“여러분은 여기서 저 여자를 지켜보세요. 전 사장님을 모시고 내려올 겁니다.”매니저는 곧바로 엘리베이터를 탔고 이내 하민규의 룸 앞에 도착했다.“사장님, 사장님!”진서준의 허벅지 위에 앉아있던 허사연은 깜짝 놀라서 서둘러 옷을 정리했다.“전부 당신 탓이에요!”허사연은 얼굴을 붉히더니 원망스러운 눈길로 진서준을 힐끗 보았다.“사연 씨 탓이죠. 사연 씨가 너무 매혹적인 걸요.”진서준은 자신의 입가를 핥았다. 허사연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 애정이 가득했다.안에서 아무런 반응도 없자 매니저는 노크를 했다.
진서준은 조해영의 얼굴에 미안한 기색이나 참회하는 기색이 전혀 없자 더욱 화가 났다.“왜 내 차를 부순 거죠? 내 차는 주차선에 맞춰 주차했는데요. 그 쪽에게 방해가 되지는 않았을 텐데요!”진서준이 매섭게 따져 물었다.비록 조해영은 하민규의 친구이긴 했지만 할 말은 해야 했다.하민규가 그의 차를 부쉈다고 해도 진서준은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다.“방해가 되지는 않았죠. 하지만 당신이 사람을 시켜 허머로 제 차를 막아놨죠!”조해영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오히려 진서준을 탓하기 시작했다.“만약 당신이 허머 세 대로 내 차를 막지 않았다면 내가 당신 차를 부쉈겠어요?”허사연은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진서준이 왜 조해영의 차를 막는단 말인가?“우습네요. 당신이 자기 차를 내 차 뒤에 세워놓고 내 길을 막았죠. 내가 두 번이나 연락했는데도 당신은 차를 옮기려 내려오지 않았어요.”진서준은 드디어 조해영이 왜 자기 차를 부쉈는지 알게 되었다.조해영이 바로 그 마세라티 차주였다.“내가 기다리라고 했잖아요. 사나이가 돼서 여자한테 양보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요?”진서준은 화가 나다 못해 웃음이 났다. 그는 차갑게 조해영을 바라보았다."도리를 따지는 여자라면 당연히 양보해야죠. 하지만 당신 같은 사람에게는 절대 양보할 수 없어요!”어떤 사람들은 조금만 양보하면 사람을 만만하게 본다.그런 사람들에게는 강경한 태도를 보여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기어오르려 한다.“하하, 조금 전에 당신이 민규 오빠 친구인 걸 몰랐다면 당신은 이미 내게 맞았을 거예요!”조해영은 전혀 양보하지 않으며 차갑게 웃었다.이번에는 진서준의 곁에 서 있던 허사연이 분노했다. 그녀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쓸 새도 없이 곧장 조해영의 앞으로 걸어갔다.“정말 뻔뻔하군요! 당신이 잘못해 놓고 감히 내 남자의 문제라고 하는 거예요? 당신 두 손 잘라버릴 줄 알아요!”허사연이 조해영을 향해 소리쳤다.기세등등한 허사연의 모습에 조해영은 조금 주눅 들었다.그러나 그녀는 이내 반박했다
조해영이 화를 내며 고함을 질렀다. 그녀의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졌다.지금까지 거만하게 살아온 조해영은 자기 큰아버지가 이 일을 해결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그러나 머리가 있는 사람이라면 진서준을 대하는 하민규의 태도만 봐도 진서준의 신분이 범상치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하민규는 서울시에서도 대단한 재벌가 자제였다.그가 정중하게 대하는 사람이라면 조성우도 쉽게 건드릴 수 없는 사람이었다.만약 하민규 일행이 먼저 떠나지 않았더라면 아마 지금쯤 누군가 정신 차리라는 의미로 조해영을 걷어찼을 것이다.“그래요, 난 여기 있을게요. 당신 큰아버지가 대체 얼마나 대단하길래 이렇게 거만한지 한 번 봐야겠어요.”진서준은 허사연을 데리고 자리에 앉았다. 그는 덤덤한 얼굴로 조해영의 큰아버지가 도착하기를 기다렸다.몇 분 뒤 플라잉 호텔 밖에 급히 브레이크를 밟는 소리가 들렸다.검은색의 아우디 5, 6대가 호텔 문 앞에 도착했고 십여 명의 검은색 정장을 입은 장정들이 차에서 내려 두 줄로 섰다.마지막에 조성우가 차에서 내려 냉담한 눈빛으로 호텔을 바라보았다.5성급도 아닌 호텔이었기에 조성우는 그곳 사장이 안중에도 없었다.타다닥...일치한 발소리에 사람들은 머리털이 쭈뼛 섰다.모두 고개를 돌려 호텔 입구를 바라보았다. 십여 명의 건장한 몸집을 가진 장정들과 평범하지 않은 기세를 띤 정장을 입은 남자가 들어왔다.정장을 입은 남자들을 본 조해영은 구세주라도 본 듯 곧바로 달려갔다.“큰아버지, 드디어 오셨네요!”조해영은 경호원들 사이로 들어가서 눈물범벅인 얼굴로 조성우의 앞에 섰다.조해영의 얼굴에 남은 손바닥 자국을 본 조성우는 무척 분노했다.“어떤 간 큰 놈이 감히 네 뺨을 때린 거야?”“그 빌어먹을 놈들은 제 뺨을 때렸을 뿐만 아니라 절 걷어찼어요!”조해영은 자기 복부를 가리켰다.“해영아, 오늘 큰아버지가 그 사람들 아주 혼쭐을 내줄게!”조해영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조성우는 계속 조해영을 애지중지해서 조해영은
호텔 로비 안은 조용했다. 다들 눈이 휘둥그레지고 입을 떡 벌렸다. 이 일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조성우는 기세가 남다른 경호원들 십여 명을 데리고 왔다. 눈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가 절대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그러나 그는 조카의 뺨을 때리더니 그의 조카를 때린 사람에게 사과를 했다.이 상황이 가장 믿기지 않는 건 조해영이었다.그녀는 큰아버지가 왜 진서준을 향해 사과하는지 알 수 없었다. 피해자는 그녀가 아닌가!“조금 전에 조성우 씨 조카가 나랑 허사연 씨 손을 부러뜨리고 우리를 거지로 만들겠다고 하던데요.”진서준은 물을 한 모금 마시면서 덤덤한 눈길로 조성우를 바라보았다.“전...”조성우는 몸을 흠칫 떨면서 공포에 질렸다.조해영이 건드린 사람이 진서준이라는 걸 알고 있었더라면 이미 사죄했을 것이다. 이렇게 경호원들을 데리고 찾아왔을 리가 없었다.조성우의 겁에 질린 모습에 사람들은 경악했다.“큰아버지, 저런 젊은이를 왜 두려워하는 거예요? 저 사람은 민규 오빠 친구일 뿐이에요! 그리고 저 여자는 5성급도 아닌 호텔의 가난한 주인일 뿐이에요!”조해영은 이유를 알 수 없어서 아직도 뒤에서 화를 내고 있었다.조성우는 속으로 욕하고 있었다. 그가 진서준과 허사연의 진짜 신분을 모를 리가 없었다.“입 닥치라니까!”조성우는 고개를 돌려 화가 난 얼굴로 멍청한 조카를 노려보았다.진서준이 정말로 화를 낸다면 그뿐만 아니라 한지유의 회사까지 끝장이다.“큰아버지...”조해영은 귀신이라도 본 얼굴이었다. 그녀는 큰아버지가 이런 표정을 하는 걸 처음 봐서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정치인을 만날 때도 조성우는 이런 표정을 한 적이 없었다.“당장 여기로 와!”조성우가 화를 내며 소리쳤다. 그의 눈동자에는 두려움과 분노가 가득했다.만약 오늘 진서준과 허사연의 분노를 가라앉힐 수 없다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지, 발가락으로 생각해도 알 수 있었다.조해영은 그 광경을 보더니 내키지 않는 얼굴로 걸어갔다. 조금 전의 거만함은 전
한지유는 전화를 끊은 뒤 곧바로 사람을 시켜 차를 준비해서 플라잉 호텔로 향했다.진서준은 냉소를 점점 회복하는 조해영을 보더니 참지 못하고 말했다.“이 정도 연기력이면 배우를 하지.”조해영은 진서준이 여전히 자신을 조롱하자 화를 내며 소리를 쳤다.“당신은 끝장이에요. 우리 큰어머니가 곧 올 거예요!”“네 큰어머니가 온다고 해도 넌 진서준 씨에게 무릎 꿇고 사과해야 해!”조성우는 분통을 터뜨리며 말했다.“말도 안 돼요. 큰어머니가 그렇게 놔두지 않을 거예요!”조해영이 말을 들으려 하지 않자 조성우는 어쩔 수 없이 몸을 돌려 진서준에게 사과했다.“죄송합니다. 진서준 씨. 제가 평소에 너무 오냐오냐 키워서 이렇게 자란 겁니다...”진서준은 손을 들어 조성우의 사과를 끊었다.“잘못을 했으면 벌을 받아야죠.”조성우는 심장이 철렁했지만 이를 악물고 고개를 끄덕였다.이내 한지유가 자기 경호원들을 데리고 호텔에 도착했다.“여보, 어떻게 된 일이야? 어떻게 자기 조카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할 수 있어? 소문이라도 난다면 앞으로 해영이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녀?”사람이 보이기도 전에 목소리가 먼저 들렸다.한지유의 목소리를 듣자 조해영의 얼굴에 득의양양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녀는 곧바로 한지유에게 달려갔다.“큰어머니, 드디어 왔네요!”조해영이 한지유의 앞으로 달려가서 억울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네 뺨은 누가 때린 거야?”한지유는 조해영의 맞아서 붉게 부어오른 얼굴을 보더니 화가 울컥 치밀어 올랐다.“하나는 큰아버지가 때렸고 다른 하나는 저 여자가 때린 거예요.”조성우도 때렸다는 말에 한지유는 곧바로 고개를 들어 조성우를 찾았다.조성우를 본 그녀는 화를 내며 말했다.“여보, 당신 친조카인데 어떻게 이렇게 심하게 때릴 수가 있어?”“걔가 누굴 건드렸는지 한 번 봐봐!”조성우가 불퉁하게 말했다.한지유는 조성우의 앞에 서 있는 남자를 보더니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분노에 가득 찼던 한지유의 얼굴이 두려움과 당황함으로 물들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