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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화

허사연은 자신이 진서준에게 속았음을 곧 눈치챘다.

“이 망할 놈!”

진서준의 허벅지를 만지던 허사연의 손이 다시 한번 진서준을 힘껏 꼬집었다.

“아이고!”

진서준은 아파서 소리를 지르며 억울한 얼굴로 허사연을 바라봤다.

“왜 또 꼬집는 거예요?”

“내가 왜 꼬집는 것 같아요?”

허사연은 이를 악물더니 진서준을 노려보았다. 그녀의 양 뺨에 홍조가 피어올랐다.

진서준은 뻔뻔하게 말했다.

“자기 남자 친구 다리를 마사지해 주는 건 여자 친구로서 의무 아닌가요?”

“누가 서준 씨 여자 친구예요? 조금 전에는 순수한 사이라고 하더니...”

허사연은 팔짱을 두르며 고개를 홱 돌렸다.

“우리는 순수한 사이가 맞죠. 하지만 사연 씨는 제 여자 친구기도 해요. 화내지 말아요. 내가 다리 주물러줄게요.”

말하면서 진서준은 손을 뻗어 허사연의 허벅지를 주물렀다.

허사연의 허벅지에는 군살이 없었다. 다리 전체가 부드럽고 매끈하여 손을 떼기가 아쉬웠다.

진서준이 갑자기 허벅지를 만지자 허사연의 얼굴이 더욱 빨개졌다. 마치 술을 한 병 마신 듯 얼굴 전체가 불긋불긋했다.

하지만 허사연은 진서준의 얄궂은 손을 쳐내지는 않았다. 진서준이 만지고 있어 허사연은 다리가 찌릿찌릿하고 무척 편안했다.

사람들은 진서준과 허사연의 애정행각을 견디기가 힘들었다.

“민규 형, 형 다른 볼일 있지? 우린 먼저 가볼게. 서준 형님이랑 형수님 방해하지 말자...”

하민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우리는 먼저 가자.”

허사연은 그제야 룸 안에 다른 사람이 있다는 걸 떠올리고 서둘러 진서준의 손을 쳐냈다. 그녀는 감히 다른 사람과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서준 형님, 저희는 먼저 가볼게요. 형님이랑 형수님 얘기 나누시는데 방해하지 않을게요.”

하민규는 웃으면서 그들을 데리고 떠났다.

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가봐요.”

조해영은 그들과 함께 갈 수 없었다. 혹시나 경비원을 시켜 진서준의 차를 박살 낸 것이 본인이라는 걸 그들이 알까 봐서 말이다.

“다들 먼저 가요. 난 화장실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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