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이들이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달려 있다.“엄마 아무래도 안 될 것 같아요.”조희령은 착잡한 표정이었다.원영란은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무슨 소리야? 설마 그 녀석이 줄행랑을 쳤단 말인가?”“괜찮아. 스님을 피할 수 있어도 절은 피할 수 없듯이 걔가 우주 저 끝까지 도망친다고 해도 찾아낼거...”조희령은 그녀의 말을 끊었다.“그 알약, 잠시 낫게 해 줄 뿐이야.”“염무현이 말했어. 오늘 그 모녀에게 사과하지 않으면 내일 엄마는 죽는다고.”원영란은 다시 눈을 부릅뜨며 놀랐다.“뭐라고?”“무려 세인 조씨 가문의 부인인 내가 저 천한 모녀에게 사과하라고?”‘장난해?’그녀의 사전에는 사과, 미안 이런 말이 없다.조희령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사과하고 손해배상까지 해야죠. 어떻게든 용서를 받아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엄마는 죽을 거예요.”원영란은 바로 욕설을 퍼부었다.“그 자식이 뭐라고? 사과하라니 말도 안 돼.”“난 분명히 이미 나았는데 이렇게 유치한 계략을 쓰다니. 내가 세 살배기 어린애인 줄 알고 이렇게 쉽게 속아 넘어갈 줄 아는 거야?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원영란은 갑자기 눈살을 찌푸렸다.표정에서도 고통이 느껴지는 듯했다.“엄마, 왜 그래요?”조희령이 급히 물었다.원영란은 오른쪽 배를 움켜쥐고 말했다.“또... 아프기 시작했어. 오늘 아침도 여기가 아프기 시작했는데...”조희령은 눈 부릅떴다.염무현의 말은 역시 모두 들어맞았다.“피해자 모녀는 지금 어디 있어?”원영란이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네?”조희령이 멍하니 서 있었다.‘무슨 뜻이지?’“사과해. 뭘 멍하니 있어... 질질 끌다가 내 목숨이 위험해질지도 몰라.”원영란이 초조하게 외쳤다.조희령은 다급하게 말했다.“바로 옆의 일반 입원실에 있어요.”“가자, 지금 당장... 당장!”원영란은 벌써 목이 메었다.“네!”조희령이 급히 팔을 부축해서 두 사람은 쪼르르 달려 문밖으로 나갔다.소명아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중얼거렸다.
최신 업데이트 : 2024-09-16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