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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최강 이혼남의 모든 챕터: 챕터 81 - 챕터 90

1059 챕터

제81화

비서도 같이 질책했다.“상급이 어떻게 상급을 의심해요. 하지연 씨는 명문대 나와서 제일 기본인 위아래도 구분 못 하는 거예요? 한 팀장님 화나셨잖아요.”예전 같으면 하지연은 못하겠다고 나가버릴 텐데 집안 상황과 고등학교에 다니는 동생을 생각하니 꾹 참을 수밖에 없었다.이 직장은 그녀에게 너무나 소중했다.한편, 컬리넌 한 대가 길에서 속도를 높이며 질주해 왔다.“무현님이 왜 회사에 계시지?”공혜리는 어리둥절했고 한참을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저 기사를 재촉하는 수밖에 없었다.“조금만 더 빨리 가주세요.”“네…”기사는 이마에 땀이 흥건했다. 그도 아가씨가 이렇게 조급해하는 건 처음이었다. 평소에 보이던 냉철하고 스마트한 성격과는 완전 딴판이었다.몇 분 뒤, 사무실 문이 거칠게 열렸다.“누구야! 노크도 없이 들어와? 예의는 밥 말아 먹었어?”한석준이 불같이 화를 냈다. 하지연과 염무현 앞에서 으름장을 놓으려는 것이다.하지만 고개를 든 순간 표정이 삭 변했고 태도가 180도 달라졌다. 한석준은 다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굽신거리며 사과했다.“사장님, 오신 줄 몰랐습니다.”공혜리가 짙은 색 트렌치코트에 S라인 몸매를 훤히 드러내는 치마, 그리고 스타킹에 힐을 신고 들어왔다.정교한 메이크업이 강력한 아우를 뿜어내고 있었다.비서와 하지연도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다.“사장님 안녕하세요.”공혜리는 그들을 본 체도 하지 않고 바로 염무현에게 다가갔다.“공혜리 사장님이시죠. 귀사의 전화를 받고 면접을 보러 왔는데 인사 팀장이 저한테 화장실이나 닦으라고 하네요. 이게 SJ 그룹이 면접자를 대하는 태도인가요?”염무현이 먼저 입을 열었다. 공혜리를 아예 모르는 사람처럼 대했다.공혜리는 총명한 사람이니 바로 알아챘다.그녀도 염무현을 처음 보는 사람처럼 시선을 한석준과 기타 사람에게로 돌렸다. 그러더니 순간 표정이 음침해졌다.“한석준 씨, 인사팀을 당신에게 맡겼더니 이 따위로 관리하는 겁니까?”“인사팀장씩이나 되는 사람한테 청소 도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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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화

염무현의 요구를 들은 하지연도 눈이 휘둥그레졌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이건 일자리를 찾으러 온 게 아니라 아예 자기를 모시고 살라는 거나 다름없었다.돈은 받고 일은 안 하면서 시간의 구애를 받고 싶지 않다니, 이런 일자리가 있으면 하지연도 갖고 싶었다.한석준과 비서는 더 말할 것 없었다. 염무현에 대한 경멸이 수직으로 상승했다. 기회를 잡고 공혜리에게 잘 보여 좋은 일자리를 얻어갈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기회를 잡기는커녕 죽지 못해 안달 나 보였다.공혜리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는 것 같았다.이런 무리한 요구를 동의할 사람도 아니었고 오히려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을 것이다.지원자의 문제라는 게 밝혀지자 한석준도 위기를 모면했다고 생각하고는 용기가 생겨 큰 소리로 말했다.“사장님, 들으셨죠? 이게 사람이 할 소리예요?”“저 사람 그냥 난동 피우러 온 거예요. 더 시간 낭비할 거 없이 경비 불러올게요.”공혜리는 레이저가 뿜어져 나올 것 같은 눈으로 화를 냈다.“닥쳐! 지금 면접관은 나야. 어디라고 끼어들어!”한석준은 화들짝 놀라며 얼른 고개를 숙이고 입을 다물었다.“다른 요구 있나요?”공혜리가 다시 질문했다. 말투는 부드럽기 그지없었다. 아까 한석준을 대하던 태도와는 천지 차이였다.한석준과 그 비서는 넋을 잃었다. 공혜리가 왜 전과자에게 이렇게 상냥한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뭐 이쯤이면 됐어요. 앞으로 생각나면 더 말씀드릴게요.”염무현이 거들먹거리며 말했다.이 말에 하지연도 답 없다는 듯 혀를 끌끌 찼다.사실 하지연은 염무현에 대한 첫인상이 꽤 괜찮은 편이었다. 사람이 부드럽고 젠틀한게 친해지기 좋은 성격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이 정도로 주제도 모르고 나댈 줄은 몰랐다. 사장을 앞에 두고 헛소리를 치다니, 장난이라고 해도 실속 없고 진중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어떤 사장이 이런 사원을 좋아하겠는가.하지만 이내 벌어진 광경은 세 사람의 입을 떡 벌어지게 했다.“네, 앞으로 의견 있으면 언제든 제출해요. 최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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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화

“화장실 청소가 그렇게 체면이 서는 좋은 일자리면 한석준 씨가 하든지.”공혜리가 차가운 말투로 호통을 쳤다.하마터면 한석준 때문에 일을 그르칠 뻔했다고 생각하니 공혜리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예전 같았으면 벌써 김범식에게 한석준을 없애버리라고 하고도 남을 공혜리였다.“네? 사장님, 농담하시는 거죠?”한석준이 넋을 잃은 채 되물었다.공혜리가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오늘부로 한석준 씨는 인사팀 팀장에서 청소 도우미로 강직합니다. 하기 싫으면 나가요.”“그리고 둘은…”공혜리는 곱지 않은 눈빛으로 비서와 하지연을 쳐다봤다. 비서와 한석준이 한통속이 되어 염무현에게 뭐라 하는 걸 공혜리는 분명히 들었다. 공혜리는 둘이 한편이라고 생각했다.감히 염무현에게 불경스럽게 대하다니, 다 잘라야 마땅하다고 생각했다.염무현이 정의의 사도처럼 발언했다.“하지연 씨는 그래도 아주 공정했습니다. 보기 드문 좋은 사원이더라고요.”공혜리가 바로 염무현의 뜻을 알아챘다.“벌이 있으면 상도 있어야죠. 인재라면 아껴야죠. 당신이 한석준 씨 자리를 대신해 오늘부터 인사팀장입니다.”“제가요?”하지연이 놀라서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입사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승진이라니 믿기지 않았다.SJ 그룹 같은 회사에서 정상적인 진급 규정으로 보면 일반 사원은 적어도 5년이 지나야 팀장으로 진급할 기회가 생긴다. 그것도 능력이 매우 뛰어나야만 가능한 일이었다.비서는 이런 파격적인 인사가 너무 부러워 얼른 아부를 떨기 시작했다.“팀장님, 축하드려요. 앞으로 제가 비서로 모실 테니 잘 부탁드려요. 걱정하지 마세요. 업무에 최대한 빨리 적응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보필하겠습니다.”공혜리가 바로잡았다.“당신은 여전히 한석준 씨 비서입니다.”“하지만 한석준 씨는 화장실 청소하러 가라고 하지 않았나요?”비서가 눈이 휘둥그레서 물었다.공혜리가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그래서 도와주러 가라는 겁니다. 화장실이 그렇게 많은데 혼자서 어떻게 다 청소하겠어요? 전에도 그렇게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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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화

이 모든 사단의 시작인 도명철은 제일 방자하게 웃고 있었다.남자가 돼서 화장실 청소를 받아들이다니, 정말 배고프니 아무거나 주워먹는다고 생각했다.회사에는 남자 화장실만 있는 게 아니라 여자 화장실도 있다.우예원이 복잡한 표정으로 염무현을 쳐다봤다. 마음이 복잡했다. 원래는 그저 염무현이 자기와 동료가 되는 게 싫었을 뿐이었다.그녀의 인상 속에 공부와 인성이 다 뛰어난 염무현은 체면을 중요시했던 걸로 기억했다. 하지만 지금은 일자리를 위해서 자존심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을 거라고 생각했다.우예원은 기분이 나아지질 않았고 염무현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했다.사실 도명철이 한석준을 끌어들여 염무현을 괴롭히는 것도 다 그녀 때문이었다.일이 이렇게 된 건 우예원도 잘못이 컸다. 그녀는 어떻게 이 일을 부모님에게 설명할지 머리가 아팠다.“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예요?”하지연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기분 나쁘다는 듯 말했다.“염무현 씨는 영업부에 정식으로 임용된 사람이에요. 입사 절차도 이미 마쳤고요. 앞으로 여기서 같이 업무를 볼 예정입니다. 화장실 청소는 무슨 뜬금없는 소리예요.”염무현은 이미 모든 상황을 꿰뚫었다. 사람들이 도 매니저라고 부르는 이 사람이 화장실 청소라는 단어를 내뱉었다는 건 한석준과 한통속이라는 뜻이다.“영업부? 저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그럴 리 없어요.”도명철은 당연히 믿지 않았다. 자기가 직접 시킨 일인데 모를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도명철이 한석준을 찾아가지 않아도 염무현이 전과자라는 이유만으로 그는 영업부에 들어올 자격이 없었다.영업부의 급여가 제일 높은 건 회사 전체가 아는 사실이었다. 우예원처럼 미모와 능력을 겸비한 사람도 3개월간 수습을 거친 후 3개월간의 인턴 생활을 다 채워야만 정직원이 될 기회가 있었다.염무현은 오자마자 정직원이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금방 제가 직접 염무현 씨의 입사 절차를 끝내고 오는 길입니다.”하지연은 빈 테이블을 가리키며 말했다.“앞으로 염무현 씨가 앉을 곳은 여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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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화

“도 매니저, 뭐 시비 걸려는 건 아닌데요. 공교롭게도 제게 그 자격이 있네요.”하지연은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굳건하게 말했다.“오늘부로 제가 인사팀 팀장이거든요. 휴가 신청 정도는 통과시킬 자격이 되죠.”이 말에 모두가 깜짝 놀랐다.하지연, 입사한 지 일 년 남짓한 사원이자 인사팀에서 제일 존재감 없는 사람이 무슨 수로 팀장이 된 건지 의문이었다.근데 하지연이 인사팀 팀장이면 한석준은 어떻게 된 거지?“그걸 어떻게 믿어요? 지금 당장 한석준 찾아가서 확인할 거예요. 만약 당신이 거짓말한 거라면 후과는 감당해야 할 거예요.”도명철이 하지연을 째려보더니 빠른 걸음으로 어디론가 향했다.하지연은 전혀 두려운 기색이 없어 보였다. 지금 그녀의 뒤에는 사장인 공혜리가 있었기에 재벌 2세인 도명철도 두렵지는 않았다. 그래서 한마디 덧붙였다.“도 매니저님, 그럼 서두르세요. 안 그러면 못 만날 수도 있으니까.”얼마 지나지 않아 도명철은 엘리베이터 입구에서 상자를 안은 채 세상을 잃은 듯한 표정으로 서 있는 한석준을 막아섰다.“어떻게 된 거야? 여러 번 말했잖아. 왜 그 전과자 새끼 뽑은 거야? 그것도 영업팀으로 보내? 미친 거지? 감히 내 말을 개 짖는 소리로 생각해?”도명철은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보자마자 지적했다.화풀이하는 데 집중하느라 한석준의 얼굴색이 어두운 건 발견하지 못했다. 한석준은 눈에서 레이저를 쏘며 바로 반박했다.“도명철, 네가 무슨 낯으로 나를 찾아와. 너 때문에 나는 끝장났는데!”도명철이 멈칫했다. 한석준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다 너 때문이야. 네가 염무현 괴롭히라고 해서 그랬다가 공 사장님이 나한테 화장실 청소하러 가래. 이제 만족해?”“미친, 내가 화장실 청소를 하겠냐고! 그래서 그만뒀어.”한석준이 도명철을 밀쳐내더니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휘청거리는 도명철을 뒤에서 나오던 우서준이 부축했다. 덕분에 도명철은 바닥에 넘어지는 험한 꼴을 면했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는데도 도명철은 한석준의 활활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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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화

“내가 내려올 거라는 건 어떻게 알았어요?”염무현이 물었다.그가 묻고 싶은 건 사실 공규석을 치료해 주러 가는 걸 어떻게 알았냐는 거였다.공혜리가 웃으며 말했다.“하지연 씨가 전화 왔더라고요. 휴가 내고 가볼 환자가 있다고 해서요. 그래서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죠.”“총명하네요.”염무현이 차에 올랐다.공혜리도 따라서 차에 오르더니 문을 닫았다.차에 시동을 걸자마자 공혜리는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무현님, 어떻게 우리 회사로 오게 됐어요?”“집에 어르신이 가라고 한 거라 딱히 방법이 없었어요. 그 세대 사람들은 고집스럽게 직장이 있어야 안정적이라고 생각하잖아요.”염무현이 설명했다.공혜리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그랬구나. 근데 왜 먼저 연락 안 했어요? 그럼 인사팀이랑 그런 일도 없었을 텐데.”염무현이 출근하고 싶은 줄 미리 알았다면 SJ 그룹을 포장해서 줄 생각도 있었다.“나도 온 다음에야 알았어요.”염무현이 웃으며 말했다.“앞으로 혜리 씨가 내 상사네요. 사장님, 안녕하세요?”“무현님… 그러지 마세요. 정말 저 제명에 못 살아요. 제가 어찌 감히 무현님께 그런 소리를 듣겠어요.”공혜리는 염무현이 농담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이때 염무현의 핸드폰이 울렸다. 화면에 SJ 그룹 영업팀이라고 떴다.회사에서 온 전화니 염무현은 화면을 스크롤 해서 받았다.“여보세요?”“염무현 씨죠? 저는 당신 직속 상사입니다. 영업팀 팀장 우서준이라고 해요. 전달 사항이 있어요. 오늘 우리 부서 회식이 있는데 장소는 스카이 레스토랑, 시간은 6시 반. 최대한 빨리 출발하세요. 지각하지 말고요.”염무현이 미간을 찌푸렸다.“전달 사항보다는 명령 같은데요?”“뭐 좋을 대로 이해해요.”우서준이 거만하게 말했다.염무현은 고민도 하지 않고 말했다.“저는 별로 흥미가 없어서.”전화를 끊으려는데 우서준이 한발 빠르게 말했다.“염무현 씨, 제가 알고 있는 게 맞다면 우예원 씨 아버지가 관계를 찾아서 SJ 그룹으로 들어오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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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화

“작은 삼촌, 여기는 어쩐 일로 오셨어요?”공규성은 표정이 어두웠다. 기분 나쁘다는 티가 얼굴에서 확 났고 퉁명스럽게 말했다.“내가 안 오면? 이 집을 너한테 맡기는 게 아니었는데.”“형님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데 너는 형님 데리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나 하고. 서해병원이 뭐가 어때서 다시 여기로 돌아와. 여기 조건이랑 서해병원이랑 어떻게 비겨? 돌아온 건 그렇다 치고 병원에 입원도 안 시키고 집에 데려온 건 또 뭐야?”“집에 데려와 놓고는 관리도 안 하고, 맨날 밖으로 돌아다니면서 설치기나 하고. 바자회 같은 건 왜 하는 거야? 사람들 웃음거리나 사게.”“결정했어. 오늘부터 형님 병과 공 씨 집안의 일체 사항은 다 내 동의를 거쳐야 해. 여자가 돼서 더 이상 끼어들 생각 하지 마.”공혜리가 순간 발끈했다.“아빠를 좀 봐봐요.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어요. 신의님을 모셔서 치료도 하는 중이고요. 멀지 않아 곧 훌훌 털고 일어나실 거예요.”“좋아지긴 무슨. 아직 혼수상태잖아. 신의는 개뿔. 사기당한 게 틀림없어. 그 신의 지금 어딨는데?”공규성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시선을 염무현에게로 돌렸다.“설마 저자야?”공혜리가 얼른 소개했다.“이분이 염무현 신의님입니다. 3년 전에…”“젠장, 진짜 저 사람이야?”공규성은 눈을 부릅뜨며 공혜리의 말을 잘라먹었다.“사기꾼도 사기꾼다워야지.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녀석이 신의로 둔갑해? 인생 다 살았어?”“이분은 내가 외국에서 데려온 전문가야. 지금은 세계 1위인 MS 병원 본부에서 일하고 계시고 첨단 의학 프로젝트를 여러 개 주도하고 있지. 업계의 뛰어난 인재가 틀림없어. 봐. 다들 잘 봐.”공규성이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오늘 진짜 신의님을 모시게 되어서 기분이 좋거든? 그래서 봐주는 거니까 좋은 말로 할 때 빨리 꺼져. 신의님이 우리 형님 진료하는 거 방해했다가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떻게 책임질 거야?”“괜찮습니다. 저는 치료할 때 그렇게 많은 걸 따지지 않아요. 누구든 옆에서 관람하면서 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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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화

“아는 척하긴, 헛소리하지 마요.”윌리엄 리는 염무현을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그는 염무현의 충고를 무시한 채 오히려 염무현이 자기를 방해한다고 생각했다.공규성의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분노에 찬 말투로 말했다.“저기요. 이 교수님이 선심 써서 옆에서 관람 학습할 수 있게 했는데 은혜를 원수로 갚아요? 조금 있다 형님 깨어나면 내가 당신 혀부터 잘라버릴 거예요. 앞으로 세 치 혀로 더 설치지 못하게.”“작은삼촌, 무현님이야말로 아빠를 치료할 수 있어요. 믿어줘요.”공혜리가 큰 소리로 말했다.공규성이 이를 경멸했다.“저자가? 딱 봐도 사기꾼이구먼. 기껏해야 촌에서 올라온 돌팔이야. 잔병도 고칠 수 있을지 모르는데 외국의 첨단 의료팀과 어떻게 비겨?”“형님 상태를 걱정해서 아무 의사나 찾았나 본데 삼촌도 이해해. 근데 계속 독단적으로 행동해서는 안 돼.”“얼마 전에 이 교수가 이미 형님을 검사해 준 적 있어. 무조건 고칠 수 있다고 했고. 아까는 조수들 데리고 설비 가지러 간 거야. 반 시간만 더 늦게 왔어도 형님 이미 다 나았을걸.”윌리엄 리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반 시간도 필요 없습니다. 오 분이면 됩니다. 하지만 그전에 이 쓸데없는 물건부터 반드시 빼야 합니다. 애들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환자에 대한 책임감이 전혀 없군요.”공규성은 고민도 하지 않고 말했다.“뽑아. 지금 당장!”“작은삼촌, 뽑았다가 문제 생기면 책임질 거예요?”공혜리가 조급하게 물었다.윌리엄 리가 패기 넘치게 말했다.“내가 책임집니다!”말이 끝나기도 전에 윌리엄 리는 이미 침 하나를 뽑아버렸다.“무슨 이따위 물건이 다 있지? 이것도 의료 기기라고 할 수 있나? 소독도 잘 안되어 있는 거 같은데 세균 덩어리인 게 틀림없어. 이런 걸 가지고 환자가 나을 리가 있나...”윌리엄 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상황이 급변했다.공규석의 안색이 정상에서 급격하게 어두워졌고 호흡도 짧고 가빠졌다. 입가와 콧구멍에서는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삐삐--.기기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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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화

공혜리는 태도가 견결했다.“작은삼촌 말이 맞아요. 저는 무현님만 믿어요.”“구제 불능이네. 정말 실망이야. 삼촌은 너 이렇게 막 나가는 거 더 이상 용납 못해. 형님 목숨 가지고 장난치게 놔둘 수는 없지. 여봐라! 공혜리 당장 끌어내.”공규성이 명령을 내렸다.공혜리도 순간 발끈하며 말했다.“어딜 감히! 김 팀장님, 작은삼촌 당장 끌어내요.”“알겠습니다. 아가씨.”건장한 체구를 가진 남자가 들어오더니 공규성이 반항하기도 전에 그를 벽 쪽으로 내몰고는 두 손으로 움직이지 못하게 그를 제압했다.“형님, 이번엔 형님이 틀렸어요.”김범식이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공규성이 내키지 않는 듯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미쳤어. 너희들 전부 다 미쳤어.”공혜리는 눈물이 글썽해서 염무현을 쳐다보며 불쌍한 표정으로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무현님...”“내가 뭐로 불리는지 기억하죠?”염무현이 오히려 되물었다.공혜리가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말했다.“생사부와 같은 의술을 가졌다고 하여 무현님이 나오면 저승사자도 물러간다고 했죠.”염무현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내가 왔으니 저승사자가 와도 당신 아빠를 데려갈 수 없을 거예요.”“무현님, 감사합니다.”공혜리가 순간 울음을 그치고 웃었다.염무현은 앞으로 다가가더니 손을 양쪽으로 펼쳤다. 은색의 영롱한 빛이 연신 반짝이더니 공규석의 얼굴에 몇십 개의 침이 생겨났다. 이 수법은 이라 불렸고 염라대왕의 여러 절묘한 의술 중 하나였다.사실 전에 놓은 9개의 침도 같은 작용이었다. 하지만 윌리엄 리가 설치는 바람에 어렵게 모은 혼력(魂力)이 다 사라졌다.흩어진 혼력을 다시 모으려면 한바탕 수고를 해야 했다.염무현에게 이는 일도 아니었지만 공규석에게는 매우 중요했다.다른 방법이 있으니 망정이지 그게 아니면 공규석은 이미 저승사자를 만나러 갔을 것이다.얼마 지나지 않아 공규석의 까맣던 얼굴에 점점 혈색이 돌기 시작했다.이 광경을 지켜보던 공규성이 깜짝 놀라서 말했다.“이... 이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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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화

“형님,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공규성이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아직도 그는 이 모든 게 어떻게 된 건지 알지 못했다.공규석이 손짓하자 김범식은 바로 공규성을 풀어줬다.“전에 무현님이 내 몸속에 독 벌레(蛊虫)가 있는 걸 발견했고 해독을 해주셨지. 오늘이 두 번째 치료였어. 나를 깨우기 위함이었지.”공규석이 설명했다.“그리고 3년 전에도 무현님이 나를 살려주셨어. 오늘 일까지 더하면 나를 두 번이나 살려주신 거야.”3년 전 공규성은 원수들에 의해 한 작은 집에 포위되어 있었다. 원수들이 방어를 뚫고 들어오려는데 공규석이 사람을 데리고 구원하러 왔지만 원수의 세력이 너무 강해 공규석은 중상을 입었다. 총상만 해도 4곳이었고 열댓 개의 서로 다른 깊이의 자상도 있었다.공규석은 피를 너무 많이 흘렸고 몸에 성한 데가 없었다. 거의 죽어가는데 공 씨 집안에 신세를 진 전태웅이 공규석에게 염무현을 소개해 준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공규성의 눈이 휘둥그레졌다.“근데 왜 나한테 알려주지 않은 거예요?”“아는 사람이 적으면 적을수록 좋아. 이것도 내가 특별히 혜리한테 당부한 거야. 그래야 내게 독 벌레(蛊虫)를 놓은 내부인이 누군지 알아내기 편하지.”공규석이 설명했다.공규성은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분명히 가족인데 이 정도로 자기를 믿지 못한다니 말이다.그는 자기도 전혀 꿀릴 게 없다고 생각했다.리더십은 형님인 공규석보다 딸리고 아이큐는 조카인 공혜리보다 못하고 수완도 둘과 비기면 하수였지만 그것 외에 공규성은 다 잘한다고 여겼다.“작은삼촌, 삼촌을 못 믿는 게 아니라 삼촌 주변에 있는 사람을 못 믿는 거예요.”공혜리가 덧붙였다.공규성의 표정이 어두워졌다.“누구야?”“공지철이요.”공혜리가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공규석이 고개를 끄덕였다.“보름전 인가 공지철이 아들 돌잔치를 했지.”“그건 저도 알아요. 첩 자식이라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는 게 싫다고 간단하게 저희 몇 명만 불렀잖아요.”공규성이 이를 떠올렸다.공혜리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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