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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엔 못 놔줘의 모든 챕터: 챕터 1051 - 챕터 1060

1182 챕터

제1051화

박민정은 물론이고 조하랑 역시 어리둥절하기만 했다.“조금 전까지 울음소리에 말소리에 엄청 시끌벅적하던데, 갑자기 왜 조용해진 거야? 무슨 식이라도 치르고 있는 거야?”조하랑이 물었다.“몰라. 들어가서 보자.”들어서자마자 바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김인우가 와 있었으니 말이다.김인우는 지금 기세등등한 모습으로 의자에 앉아 있고 주위에는 검은색으로 통일된 복장을 한 경호원들이 서 있다.김인우의 바로 앞에 서 있는 박민호는 식은땀을 미친 듯이 흘리고 있다.다른 사람들도 크게 숨도 내쉬지 못한 채 숨을 죽이고 있다.“형수님?”김인우가 물었다.조하랑의 전화를 받자마자 바로 달려온 김인우이지만, 정작 조하랑과 박미정을 보지 못했다.김인우는 유남우처럼 말로 해결하는 사람이 아니다.오자마자 바로 장례식장을 찾아온 사람들을 에둘러 버리고 줄까지 서게 했다.박민정을 괴롭힌 사람이 도대체 누군지 알아내기 위해서 말이다.‘악한 세력’을 마주하면서 한씨 가문 친척들은 더는 기고만장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박민정을 괴롭혔다고 인정하지도 않았다.숨 막히는 분위기를 좀 풀어보려고 박민호가 나섰다.“누나랑 하랑 씨는 병원에 갔습니다.”“인우 형님, 전화 한 번 하시는 건 어떻습니까? 오셨다고 말입니다.”박민호는 김인우를 엄청 무서워한다.김인우가 다른 부잣집 도련님들과 달리 얼마든지 극단적으로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오늘 다소 정신을 놓고 있었던 박민호였다.조하랑이 바로 김인우의 약혼녀라는 사실도 잊은 채로 말이다.조금 전에 누군가가 조하랑을 밀쳤는데도 말이다.“민정이 왔어...”박민호가 조심스럽게 김인우의 말에 대답하려고 할 때 박민정이 왔다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소리에 따라 고개를 돌려보니 과연 박민정과 조하랑을 보게 되었다.김인우를 보게 된 순간 조하랑은 모든 의문이 풀리게 되었다.역시나 악은 악으로 대응해야 하는 법인 듯싶었다.김인우는 바로 일어서서 두 사람을 향해 걸어갔다.“형수님, 괜찮아요?”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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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2화

한씨 가문 사람들은 서로 바라보더니 박민정과 조하랑에게 사과하기 시작했다.“민정아, 미안해. 우리 좀 용서해줘. 나이가 많다 보니 노망나서 그래.”“그래. 우리가 노망나서 그런 거야. 그러니 민정이 네가 봐줘.”“아가씨도 용서해 주세요. 의료 비용은 저희가 책임지겠습니다.”서로 맞장구를 치면서 사과하기 시작했으나 그 속의 진심이 깃들어있기는 하는지 본인만 알고 있을 것이다.조하랑은 박민정의 손을 잡아당기면서 물었다.“민정아, 어떻게 하고 싶어?”박민정은 이미 어떻게 상대할지 생각해 둔 바가 있었다.“잘못했다고 사과까지 했는데 그냥 넘어가자.”“그래.”조하랑은 박민정이 따지지 않으려는 것을 보고 그대로 고개를 끄덕였다.“앞으로 좀 어른답게 행동하세요!”“네네.”다들 살아남았다고 한시름을 놓게 되었다.박민정에게 다른 계획이 있다는 것도 완전히 모른 채로 말이다.이곳은 필경 장례식장이고 나중에 기자들도 몰려 들것이니 일을 크게 벌여서는 안 되는 부분도 있다.한수민 생전의 친척도 박씨 가문의 사람들도 아직 모두 도착하지 않았으므로 박민정은 진실을 알릴 수 없었다.따라서 쉬는 곳을 찾아가서 타이밍을 기다리기로 했다.그리고 조하랑은 김인우를 찾아갔다.“오늘 고마웠어요.”김인우는 조하랑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물었다.“왜 나한테 도와달라고 전화한 거예요?”조하랑은 순간 말 문이 막혔다.‘내가 알고 있는 사람 중에 너만큼 권력이 뛰어난 사람은 없거든.’“유남준 씨랑 친구 사이기도 하니 절대 민정이 홀로 두지 않을 것 같아서요.”그 말을 듣고서 김인우는 콧방귀를 뀌었다.“그렇긴 해요. 근데 그냥 강 변호사님한테 연락하지 그랬어요? 어쩌면 여기 있는 사람들한테 법률 지식도 좀 알릴 수도 있잖아요.”“그 정도 상처면 강 변호사님께서 아주 손쉽게 저 사람들 감옥에 넣을 수 있지 않겠어요?”조하랑은 말끝마다 강연우를 언급하고 있는 김인우를 보고서 주먹이라도 날리고 싶었다.“나랑 연우는 이미 끝난 사이예요. 그러니 앞으로 그 사람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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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3화

유남우는 웃는 듯 마는 듯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위태로운 상황인가 보네요?”그 말을 듣게 된 순간 김인우는 바로 화를 치밀어 오르면서 유남우의 옷깃을 잡아당겼다.“함부로 말하지 마.”유남우는 그런 김인우를 덤덤한 모습으로 바라보면서 말했다.“거짓말을 하는 데 꽤 미숙해 보여요.”확실히 김인우는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사람이고 꽤 같은 것이 전혀 없는 사람이다.“너 남준이 친동생이잖아. 동생으로서 형이 그렇게 미워? 죽었으면 좋을 정도로 미워?”유남우는 여전히 덤덤한 모습을 보였다.“형이랑 가장 친한 친구로 지내면서 그동안 단 한 번도 질투하지 않았어요? 사라졌으면 하지 않았어요?”“당연하지!”김인우는 아주 단호하게 대답했다.어릴 적에는 유남준을 질투한 적이 있었다.유남준의 ‘꼬리’로 사는 것이 달갑지 않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사람마다 각자 잘난 부분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매사에 일등을 하려고 다툴 필요도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는데, 특히 친구 사이에는 더더욱 그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터득했다.유남우는 아무런 변화도 없이 김인우를 바라보았는데, 그 마음을 꿰뚫어 보기라도 하려는 듯한 눈빛이었다.김인우는 유남우를 놓아주면서 왠지 모르게 유남준의 상황이 걱정되기 시작했다.두 사람에게 시선을 집중하고 있는 두 꼬마가 있다.뒷문으로 몰래 들어온 박윤우와 박예찬이었다.“형, 저 사람한테서 검은 연기가 보여. 백이면 백 나쁜 사람일 거야.”박윤우가 말했다.박윤우는 그동안 사람을 정확히 봐 왔었다.비록 쓰레기 아빠와 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느낌이 전혀 달랐다.박예찬은 또다시 한번 동생이 유남우에 대해서 이렇게 평가하자 경계심을 높이기 시작했다.본래 집에 있어야 하는 두 아이였지만 박민정이 괴롭힘을 당하게 될까 봐 걱정되는 마음에 몰래 빠져놓은 것이었다.나오기 전에 가정부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서 방에서 놀고 있는 상황으로 위장까지 했다.“나쁜 사람은 상대하지 않으면 돼.”박예찬이 말했다.“응.”박윤우는 고개를 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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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4화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무슨 상황인지 몰라서 삼삼오오 수군거리기 시작했다.“민정아, 전에는 우리가 잘못했어. 몇 마디 한 것으로 너무 꽁하게 굴지는 마.”전에 박민정을 괴롭혔던 사람이 혹시나 보복이라도 당하게 될 까 봐 거듭 사과한 것이다.윤소현과 윤석후도 그 가운데 서 있었다.두 사람 역시 박민정이 무슨 일을 하고 무슨 말을 하려는지 모르고 있다.박민정은 어느 한 친척의 ‘사과’를 무시해버리고 보고서 하나를 꺼내 들었다.“이건 친자확인 보고서입니다. 저는 한 여사님의 친딸이 아닙니다.”박민정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그 한 마디에 모든 사람이 두 눈이 휘둥그레지고 말았다.박민호와 윤소현도 물론.박민호는 어릴 적부터 함께 자라온 누나가 박씨 가문의 친딸이 아니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누나, 그런 장난하지 마.”박민호는 애써 태연한 척하면서 말했다.그러자 박민정은 박민호를 바라보면서 대답했다.“나 장난하는 거 아니야.”“제가 보고서를 위조했을 수도 있다고 의심하는 분이 있으실 것 같아 여러 병원에서 동시에 검사를 맡겼었습니다. 전 박씨 가문의 딸이 아니고 한수민의 딸도 아닙니다.”박민정의 말에 온 장례식장이 끓어번졌다.다들 하나같이 믿을 수 없다는 모습이다.“한 여사님께서 저를 낳아주신 게 아니므로 앞으로 그러한 이유로 저를 압박하지 않기를 바랍니다.”“더불어 한 여사님은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거의 저를 챙겨준 적도 없으므로 키워주신 정 같은 것도 전혀 존재하지 않습니다. 어릴 적부터 성인이 돼서까지 한 여사님은 저를 낳아주셨다고 주장하면서 모든 것을 시키셨습니다. 실은 친딸이 아닌데 말이죠...”“저는 한 여사님께 빚진 게 단 하나도 없습니다. 제가 유일하게 빚진 사람은 바로 저를 친딸로 키워주신 아버지이십니다. 아버지는 돌아가실 때까지 제가 친딸인 줄 아셨거든요.”박민정은 이내 차분한 목소리로 설명을 이어갔다.또다시 쥐 죽은 듯한 적막이 찾아오면서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었다.조금 전까지 박민정이 리본 핀을 달아야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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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5화

윤소현은 두 사람의 대화를 박민정이 몰래 녹음했을 것으로 미처 생각하지도 못했다.달려오는 기자에게 윤소현은 바로 나서서 말렸다.“찍지 마세요.”기자는 찍지 않을 수 있어도 추모하러 온 다른 사람들은 다르다.“정말이야? 그럼, 윤소현은 대체 성이 윤 씨야 아니면 박 씨인 거야?”그 말을 듣게 된 윤석후가 노하고 말았다.“내 딸인데 당연히 나랑 성이 같죠!”“아... 그럼, 한수민이 바람을...”장례식장을 찾아온 박씨 가문 사람들은 순간 들고 일어났다.“뭐라고? 한수민이 너랑 예전부터 만났다는 거야? 우리 박씨 가문을 대체 뭐로 보고 그런 파렴치한 짓을 한 거야!”박씨 가문과 한씨 가문 사람은 순간 뒤죽박죽으로 싸우기 시작했다.눈 앞에 펼쳐진 상황을 보고서 박민정은 가엽고 쓸쓸하기만 했다.조하랑은 박민정을 부축해주면서 다치지 않게끔 했다.멀리서 지켜보고 있던 유남우는 본래 박민정을 걱정했었는데, 예전과 다른 박민정의 모습에 걱정을 접었다.‘이제는 예전 민정이가 아니네.’박민호 역시 지금 눈 앞에 펼쳐진 상황에 어안이 벙벙해졌다.정신을 차릴 겨를도 없었고 양쪽 모두 친척이라 어찌할 수도 없었다.이때 박민정이 박민호 앞으로 다가왔다.“민호야, 내가 할 얘기는 다 했어. 장례식은 네가 알아서 잘 마무리하도록 해. 난 너처럼 이렇게까지 할 수는 없어. 한 여사님과 박씨 가문의 모든 재산을 빼앗지도 않을 거야.”박민호는 지금의 박민정을 바라보면서 유난히 낯선 느낌을 받게 되었다.예전과 같았더라면 사실을 안다고 하더라도 절대 이 많은 사람 앞에서 밝히지 않을 것이니 말이다.“누나, 일이 어찌 됐든 누나가 내 누나인 사실은 변하지 않아.”박민정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하랑아, 우리 이제 그만 가자.”“그래.”조하랑은 박민정과 함께 떠났다.박예찬과 박윤우는 장례식장을 떠나려는 박민정을 보고서 박민정이 도착하기 전에 먼저 돌아가려고 했다.박예찬은 이쪽의 상황을 동영상으로 남겨 놓고 난 뒤 박윤우와 함께 뒷문으로 나가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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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6화

조하랑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저 사람들이야. 얼마나 기고만장한지 아직도 화가 나.”박민정은 핸드폰을 꺼내 들면서 어디론가 전화를 했는데, 근처에 있는 경호원이 받았다.조하랑은 박민정이 경호원에게 그 몇몇을 때리라고 하는 내용을 듣게 되었다.“무슨 뜻이야?”아직 확신할 수 없는 조하랑이다.운전기사가 시동을 걸면서 어느 한 은폐된 곳으로 찾아갔다.조하랑은 그제야 자기를 밀쳤던 사람들이 모퉁이에서 맞고 있는 것이 보였다.“민정아, 이건...”“난 얼마든지 당하게 괜찮아. 근데 널 밀쳤잖아. 난 절대 참을 수 없어.”박민정은 태연한 모습으로 또박또박 말했다.그 말을 듣고 감동한 조하랑은 바로 박민정을 끌어안았다.“민정아! 역시 우리 민정이 밖에 없어!”박민정은 입꼬리가 올라갔다.“나 친구도 지켜주지 못할 정도로 나약하지 않아. 네가 나 지켜준 것처럼 나 역시 너 지켜줘야 한다고 바보야.”예전의 박민정이 아니라 돈이 있다 보니 그만한 세력도 따라주면서 복수하는 건 식은 죽 먹기가 된 것이다.조하랑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우리 서로 사랑하는 사이잖아!”“됐어. 그만 가자.”그렇게 복수까지 하고 나서 박민정과 조하랑은 박씨 가문 본가로 향했다.부랴부랴 달려온 박예찬과 박윤우는 아무리 기다려도 박민정이 오지 않자, 마냥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박윤우는 걱정하면서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혹시 남우 아저씨가 엄마한테 알린 건 아니겠지?”박예찬 역시 확신할 수 없었다.“그럴 것 같지는 않았어. 이미 약속도 받아낸 일인데...”“그래도 혹시나 말했었을 수도 있잖아. 우리 이용해서 엄마한테 잘 보이려고 할 수도 있고 말이야.”박윤우는 지금 벌벌 떨고 있다.전에 몰래 나가고 나서 박민정에게 들킨 뒤로 크게 야단 먹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그 뒤로 박윤우는 박민정이 화내는 것을 무척이나 두려워하기 시작했다.박예찬은 덤덤한 모습을 보이지만, 실은 속으로 벌벌 떨고 있다.두 아이 모두 몰래 장례식장에 간 일을 박민정이 알게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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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7화

“그래? 아쉽긴 하네.”조하랑은 핸드폰을 내려놓으면서 아쉬워했다.“아쉬워할 것 없어. 오늘 일로 나도 윤소현한테 경고한 셈이잖아. 나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고.”박민정은 오히려 조하랑을 다독여주었다.“알았어.”두 사람 모두 윤소현이 정씨 가문의 딸로 사는 한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근데 정수미도 가만히 보면 참 양딸한테 잘하는 것 같지 않아? 양딸도 이 정도인데 친딸은 오죽할까? 엄청 행복하게 크지 않았겠어?”조하랑이 말했다.“그러게 말이야.”박민정은 윤소현에게 정수미와 같은 엄마가 있다는 사실을 부러워하고 있다.무슨 일이 있든 언제든지 윤소현의 편을 들어주는 엄마 말이다.“민정아, 너 친엄마 찾을 생각 없어?”조하랑은 문득 많은 부모가 하는 수 없이 자식을 포기하는 사연을 떠올렸다.박민정은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솔직하게 말했다.“더는 실망하고 싶지 않아.”복지 시설에 딸을 버리는 부모라면 아마 자기 딸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그 이유인 경우가 많을 것이다.더는 실망하고 싶지도 부모에게 버림받는 기분을 느끼고 싶지도 않았다.“그래. 괜찮아. 너한테는 우리가 있잖아.”조하랑은 박민정을 꼭 껴안았다.“맞아”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눈을 꼭 감았다....애들 침실 안에서.박예찬은 장례식장에서 찍었던 동영상을 꺼내 들었다.박예찬 역시 윤소현에 관한 기사가 있는지 확인해 보았으나 없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돈으로 모두 지워버렸다.“내가 공짜로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게 해줄 거야.”중얼거리면서 박예찬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박윤우는 응원까지 서슴지 않았다.“형, 화이팅! 더 유명하게 만들어줘.”“걱정하지 마.”박예찬은 아주 쉽게 여러 사이트의 내부로 들어가서 윤소현이 자기 친엄마를 외면한 것에 관한 동영상과 윤소현이 했었던 말을 퍼뜨렸다.윤소현은 이미 정수미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행여나 정수미가 갑자기 친딸을 찾아서 데리고 올까 봐 유씨 가문에서 마음 편히 있을 수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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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8화

“네, 찾았습니다. 지금 유전자검사 견본을 확보하려고 기회를 엿보고 있습니다.”비서의 대답에 윤소현은 긴장을 감출 수 없었다.“잘 됐어. 가능한 한 빨리 챙겨서 얼른 돌아와.”“네.”전화를 끊고 침대에 누웠으나 윤소현은 아무리 뒤척여도 잠이 오지 않았다.만약 함미현이 정말로 정수미의 딸이고 자기 자식을 끔찍이 여기는 정수미의 평상시 행동으로 본다면 윤소현은 아마 자기 것의 절반을 함미현에게 넘겨야 할 것이다.어쩌면 절반이 아니라 모든 것을 넘겨야 할지도 모른다.윤소현은 밤새워 뒤척이었지만, 다행히도 비서한테서 유전자검사 견본을 챙겼다는 소식을 받게 되었다.오늘 바로 돌아온다면서 미리 유전자검사를 할 수 있게 되었다.그렇게 이쪽의 일을 어느 정도 마무리하자, 온라인에서 기사가 터지고 말았다.[한수민의 친딸로 의심되는 윤소현.][양모의 돈을 바라보면서 생모를 외면한 윤소현.]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이러한 자극적인 제목이 떠올랐다.사이트 직원들은 물론이고 여러 플랫폼 직원들은 멘붕인 상태이다.[어떻게 실시간 검색에 오르게 된 거죠?]관련 회사 직원들이 채팅방에서 토론하고 있었다.[아침에 일어나보니 이런 빅뉴스가 있었지 뭐예요. 이상하기는 하지만...][우리가 감히 미움을 살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요. 윤소현 이모가 우리 회사 대주주인 거 모르시나요?][알고말고요. 요즘 관련 기사가 조금이라도 뜨기만 하면 바로 내리고 했었는데...]직원들은 지금 어리둥절하기만 한 상황이다.[해킹이라도 당한 것 같아요.]마침내 누군가가 가장 마땅한 이유를 알아냈다.이렇게 큰 회사의 사이트를 해킹하다니...[일단 엎질러진 물부터 깨끗이 치워봐요.]비록 실시간 검색어에서 내려오긴 했지만, 일찍 일어난 네티즌들은 이미 윤소현에 관한 기사를 보게 되었다.[한수민이 윤소현 새엄마라고 하지 않았음? 갑자기 왜 또 친엄마라고 하는 것임?][님, 아직 잘 모르시나 본데 윤석후의 첫 와이프인 정수미는 윤소현의 친엄마가 아니라 양모임.][대박! 그럼,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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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9화

박씨 가문 본가.박민정은 아침 일찍부터 조하랑 등쌀에 못 이겨 일어나게 되었다.자연스레 윤소현의 기사를 보게 되기도 했다.“민정아, 봤지? 기자들이 이런 빅뉴스를 그냥 놓칠 리가 없어.”박미정은 잠시 훑어보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기사들은 한둘씩 삭제되기 시작했다.아침을 먹는 동안에 조하랑은 눈살을 찌푸리면서 불만을 토해냈다.“기사 내리는 속도가 너무 무서울 정도로 빠르지 않아?”“돈이 좋은 거지.”박민정이 말했다.박예찬과 박윤우도 윤소현에 관한 기사가 실시간 검색어에서 내려온 것을 알고 있었다.박예찬은 본래 해킹을 더 하면서 윤소현의 이름 석 자를 실시간 순위에 올리려고 했지만, 상대방이 이미 알아차리고 방화벽까지 가강하고 지키고 있었다.만약 또다시 해킹하러 들어간다면 정체가 드러날지도 모른다.박예찬은 이쯤에서 멈추면서 윤소현에게 이 정도의 교훈밖에 남기지 못했다.오늘, 한수민이 하관하는 날이다.박민정은 현장으로 가지 않았지만, 가족 채팅방에는 각종 동영상이 올라와 있었다.한수민이 바람을 피운 일이 밝혀지면서 박씨 가문의 친척들은 한수민을 박형식 옆에 하관하는 것을 반대했다.박민호는 하는 수 없이 다른 자리를 알아봐서 하관할 수밖에 없었다.채팅방에 올라온 내용을 확인하고서 박민정은 그 채팅방에서 나와버렸다.앞으로 더는 한수민의 딸로 지낼 필요가 없게 되자, 다시 태어난 것만 같았다.“오늘 점심은 밖에서 먹자.”박민정이 제안했다.“좋아.”조하랑과 두 아이는 단숨에 좋다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게 박민정 일행은 근처에 리뷰가 좋은 식당으로 향했다.오늘은 보슬비가 종일 내리고 있다.박민정과 함께 며칠 동안 있었던 조하랑은 김훈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박예찬을 그리워하자 데리고 갈 수밖에 없었다.“민정아, 미안해. 예찬이 좀 빌려줘야 할 것 같아.”박민정은 부드럽게 웃으면서 오히려 괜찮다고 해주었다.“괜찮아. 어르신께서도 우리 예찬이 예뻐해 주시고 자기 손자처럼 여겨주고 계시는 데 우리야말로 고마운 일이야.”“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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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0화

전화가 끊기고 나서 박민정은 더는 유남준을 걱정하지 않았다.한편.서다희는 지금 중환자실 밖에 서 있다.지금까지 유남준은 깨어나지 않았다.김인우가 들어가서 유남준의 몸 상황을 체크해 보았다.“아무 문제도 없는데... 왜 아직도 깨어나지 않는 거야...”“우리 대표님 깨어나지 못하시는 건 아니겠죠?”서다희는 걱정스러운 모습으로 물었다.지금까지 함께해 온 사람이 이런 방식으로 자기 곁을 떠날 수도 있다는 걸 받아들일 수 없었다.“기다려 봐요.”김인우는 서다희의 등을 토닥이면서 위로해 주었다.바로 그때 갑자기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뭡니까? 여긴 개인 병원입니다. 함부로 들어올 수 없는 곳입니다.”“왜 손찌검을 하고 그러는 겁니까!”이윽고 물건을 깨부수는 소리와 더불어 싸우는 소리 비명까지 들려왔다.김인우는 눈살을 찌푸리면서 중얼거렸다.“누구지? 죽으려고 환장했나?”서다희 역시 믿어지지 않았지만, 곧 상대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블랙 코트를 휘날리며 성큼성큼 걸어서 들어오는 유남우가 보였다.유남우의 뒤에는 인상이 험상궂은 경호원들은 많았다.“유남우!”김인우는 멍해졌지만, 곧바로 깨닫게 되었다.어제 유남우는 김인우한테 유남준을 좀 더 신경 쓰라고 경고했었다.‘젠장! 당해버렸어!’유남우는 김인우를 상대조차 하지 않고 중환자실 밖으로 다가와서 안을 들여다보았다.이윽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형 데리고 집에 가려고 온 거예요.”“장난해? 내가 있는 한 절대 그 누구도 남준이 데리고 갈 생각하지 마!”김인우가 말했다.서다희 역시 경계하면서 유남우를 바라보았다.“남우 도련님, 저희 대표님과 친형제 사이 아닙니까? 지금 상황으로는 절대 병원에서 모시고 나갈 수 없습니다.”“서 비서님도 말했다시피 우리 친형제 사이에요. 어떻게 자기 친형을 해칠 수가 있겠어요.”“오히려 두 사람이야말로 우리 형한테 무슨 짓을 한 거죠? 왜 저렇게 병상에 누워있는 거죠?”유남우가 물었다.유남준을 해치지 않는다는 것도 모두 거짓말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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