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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엔 못 놔줘의 모든 챕터: 챕터 1071 - 챕터 1080

1182 챕터

제1071화

그 말을 듣고서 유남우는 침묵을 유지했다.간절함이 가득한 두 눈으로 박민정은 계속 애원하면서 부탁했다.“제발 남준 씨 좀 만나게 해줘요.”그러한 모습으로 변한 유남준이 무척이나 걱정되는 박민정이다.만약 유남우가 고개를 끄덕이지 않는다면 박민정은 고영란을 찾아가기로 내심 결정했다.필경 아이들의 할머니이므로 유남준을 만나게 주리라 생각했다.“알았어. 근데 조심해야 할 거야.”유남우는 끝끝내 박민정의 고집에 넘어가고 말았다.“네.”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였다.“퇴근하고 같이 가자. 지금 형 상황이 좋지 않아. 감정 기복이 워낙 심해서 저택 쪽에 있는 도우미들 형한테 맞지 않은 사람이 없어.”유남우는 바로 덧붙였다.“알았어요. 그럼, 좀 부탁할게요. 별일 없으면 그만 나가서 일볼 게요.”박민정은 말하고 나서 뒤돌아 떠났다.“그래.”박민정이 사무실에서 나가자 유남우는 바로 저택 도우미에게 전화를 걸어 유남준의 현재 상황을 체크했다.여전히 그 모습 그대로라고 도우미가 말했다.걸핏하면 사람을 때리고 우락부락하고 있다면서.추경은 역시 유남준에게 맞았고 더러운 물까지 부었다고 했다.도우미의 말을 듣고서 유남우가 물었다.“의사는요? 가지 않았어요?”“오셨습니다. 큰 도련님께서 이제 막 잠이 드셔서 지금 검사 중이십니다.”“알았어요. 일 있으면 언제든지 전화해요.”“네.”유남우는 전화를 끊었다.퇴근하자마자 유남우는 박민정을 데리고 저택으로 향했다.저택에 도착하기 전에 유남우는 저택 집사의 전화를 받게 되었는데, 고영란이 와 있다고 했다.유남우는 그만 눈살을 찌푸렸다.“왜 이제서야 알리는 거예요!”“사모님께서 오실 줄 몰랐습니다. 말린다고 하더라도 소용없고 말입니다.”집사는 잠시 멈칫거리다가 덧붙였다.“큰 도련님께 진정제를 놓아주셔서 아마 한, 두 시간 안으로는 깨어나시지 못할 겁니다.”혹시나 하는 마음에 유남우는 저택 집사에게 미리 말한 바가 있었다.자기 허락 없이 누군가가 유남준을 보러 온다면 거듭 조심해야 한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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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2화

“그래. 우리 남준이한테만 잘해주면 절대 섭섭하지 않게 내가 더 잘해줄게.”고영란은 추경은의 어깨를 토닥이면서 말했다.그 말에 추경은 감격해 마지 못했다.“네! 이모, 고마워요.”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을 못 한다고 추경은 바로 유남준에게 맞았던 일을 까먹었다.하지만 밤이 되어서야 진정한 악몽이 시작되는 것을 추경은은 미처 모르고 있었다.고영란은 저택에 추경은도 있고 유남준에게 지극정성으로 추경은이 잘해주고 있자, 한시름 놓고 먼저 떠났다.고영란이 가자마자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박민정과 유남우는 바로 저택으로 향했다.유남우를 보고서 집사가 바로 달려 나와 마중했다.유남우 곁에 있는 박민정을 보게 된 집사는 함부로 얘기하면 안 되는 줄 알고 입을 꾹 다물었다.“작은 도련님, 오셨어요.”“형은 깨어났어요?”집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아직입니다.”유남우는 그제야 박민정을 데리고 들어갔다.추경은은 함께 온 박민정을 보고서 눈빛이 싸늘하기 그지없었다.‘쟤가 여긴 왜 왔어!’하지만 유남우가 바로 옆에 있으므로 추경은은 박민정에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남우 오빠, 왔어.”추경은은 유남우에게 인사를 하고 나서 뒤에 있는 박민정을 무시해버렸다.박민정 역시 추경은을 무시해버렸으나 얼굴에 난 상처는 보게 되었다.“민정아, 올라가자.”유남우는 추경은의 인사를 받아주지 않고 박민정에게 말했다.“네.”그렇게 두 사람은 추경은을 공기 취급하면서 앞으로 지나가 버렸다.위층으로 올라가고 있는 두 사람을 바라보면서 추경은은 유난히 달갑지 않았다.‘남준 오빠는 그렇다 치고 왜 남우 오빠까지 쟤한테 잘해주는 거야?’위층에서.도우미는 유남준의 방문을 열어주었다.문이 열리자마자 박민정은 두 눈을 꼭 감은 채 침대에 누워있는 유남준을 보게 되었다.박민정이 주저 없이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유남우가 갑자기 일깨워주었다.“조심해.”“형은 지금 널 몰라. 자기 스스로를 통제할 수도 없고. 다치지 않게 조심해.”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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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3화

간병인은 도저히 도움을 청할 곳이 없었다.이리저리 생각하다가 문득 박민정이 유명한 작곡가라는 사실이 떠올라서 전화를 한 길이었다.자기보다는 아는 사람이 많으리라 생각하면서.박민정은 바로 대답하지 않고 도로 물었다.“무슨 일인데요?”“얼마 전에 우리 딸네 일가족이 외지로 여행을 갔거든요. 어제 돌아온다고 했었는데, 갑자기 연락도 되지 않고 실종됐어요. 어제부터 계속 전화를 하고 있는데, 도통 소식도 없고 신고를 했는데도 아무런 소용도 없어요. 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지금 이렇게 전화하고 있는 거예요.”지극히 평범하게 여행을 떠난 일가족이 왜 갑자기 실종되었고 왜 갑자기 연락되지 않는지 간병인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자초지종을 듣고 난 박민정은 일단 거절했다.“죄송합니다만 이런 일은 그래도 경찰에 부탁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박민정이 무슨 한가하고 뭐나 다 들어줘야 하는 사람도 아니고 하물며 이런 일은 개개인이 알아보기에 쉬운 일이 아니다.도와주겠다고 하셨다가 만약 실망하는 일로만 가득하게 된다면 그 역시 좋지 않고 말이다.“경찰에도 신고했었는데, 알아낸 게 없었다고요. 감시 카메라도 다 확인해 보았는데, 우리 딸네 일가족이 진주시로 돌아오는 차에 올랐다고 했어요. 어제 이미 도착한 것으로요.”간병인은 점점 더 울먹이기 시작했다.“민정 씨, 제가 얼마나 평범한 사람인지 알고 계시잖아요. 제가 아는 사람이라곤 민정 씨 밖에 없는데 제발 좀 도와주세요. 저 우리 딸 없으면 못 살아요... 제가 무슨 의미로 살겠어요.”그 말에 박민정은 눈빛이 크게 일렁였다.딸을 향한 엄마의 사랑을 고스란히 느끼게 되어서 말이다.물론 박민정은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다.“아주머니, 일단 찾아는 보겠으나 미리 말씀드리는데 저도 장담할 수 없어요.”박민정은 마침내 나서주기로 했다.“그럼요! 고마워요!”간병인은 감격해 마지 못했다.돈도 없고 권력도 없는 간병인이 홀로 나서서 찾기엔 너무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함미현 일가족이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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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4화

아직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다른 오해라도 있을까 봐 박민정은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을 알려주지 않았다.“아니요. 아직 찾아내지 못했고 그냥 물어보는 길이었어요. 혹시나 미움을 산 사람이라도 있는지 해서 말이에요. 소식 있는 대로 바로 알려드릴게요.”“네네, 고마워요. 민정 씨.”고맙다는 말 외에 간병인은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다.“아니에요. 찾아내고 나면 그때 다시 들을게요.”박민정은 전화를 끊고 나서 윤소현 개인 별장 쪽의 상황을 주시하라고 정민기에게 당부했다.솔직히 박민정 역시 궁금하기 시작했다.윤소현이 무슨 이유로 함미현 일가족을 데리고 갔는지 말이다.간병인과 원수 사이도 아니고 굳이 간병인의 일가족을 헤칠 이유도 없는데...한편, 윤소현 개인 별장 안에서.함미현네 일가족은 핸드폰을 모두 빼앗겨 버렸다.이곳으로 오고 나서 바로 갇혔고 어디에도 갈 수 없게 되었다.문 앞에는 경호원이 지키고 있고 시간 되면 음식을 가져다주고 했다.저녁 시간이 되자 어김없이 음식을 가지고 왔고 함미현은 참다못해 물었다.“우리 엄마한테 간다고 하지 않았어요? 근데 왜 이렇게 우릴 가두고 있는 거죠? 우리 엄마는 어디에 있어요?”어제, 간병인의 고용주라는 사람이 기차에서 내린 함미현 일가족을 찾아왔었다.간병인이 하도 일을 열심히 해서 고마운 마음에 그 일가족에게 저녁을 대접하고 싶다고 말이다.경계심이 많았던 함미현은 당연히 믿지 않았었다.하지만 간병인의 전화번호로 그 차 타고 오라는 내용으로 메시지 한 통이 왔었다.그렇게 차에 오른 일가족은 별장에 내리자마자 핸드폰을 비롯한 모든 통신 기구를 빼앗겨 버리고 말았다.그 뒤로 별장에 갇혀 버렸고 도움을 청할 곳도 없게 되었다.“그냥 잔말 말고 가만히 있죠. 우리 아가씨가 한 이틀 정도 지나고 나면 풀어준다고 했어요.”그렇다, 이틀만 더 기다리면 유전자 검사 결과가 나온다.만약 함미현이 정수미의 딸이 아닌 것으로 나온다면 윤소현은 그들을 풀어 줄 것이다.만약 그와 정반대인 상황이 나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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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5화

“윤소현 개인 별장에 있어요.”박민정은 알고 있는 그대로 알려주었다.그 말을 듣고 난 간병인은 의혹만이 가득했다.“우리 딸이 왜 거기에 있는 거죠?”“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지난번에 제가 몇 마디 한 걸 마음에 두고 있었나 봐요. 지금 당장 우리 딸 돌려보내라고 전화해야겠어요.”간병인은 바로 윤소현에게 전화할 기세였다.그때 박민정은 아주 본능적으로 간병인을 말렸다.“잠깐만요.”“왜 그러세요?”말리는 박민정의 모습에 간병인은 또다시 의문이 들었다.“이대로 바로 전화하시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요. 무슨 이유로 데리고 갔는지도 모르는데... 왠지 모르게 다른 목적을 안고 그런 것 같아요. 일단은 좀 더 관찰하고 움직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다짜고짜 전화했다가 따님만 위험할 수도 있고요.”박민정은 천천히 설명했다.워낙 성격이 급하고 있는 그대로 말하고 사는 간병인은 박민정의 완곡한 설명을 알아들을 리가 없었다.“제가 사모님 대신 몇 마디 한 것으로 그런 게 아니라고요?”“아닐 거예요. 단지 몇 마디 한 것으로 남의 가족을 데리고 가는 사람은 거의 없잖아요.”박민정이 말했다.“그럼, 이제 어떻게 해요? 우리 딸이 거기 있는 거 뻔히 알면서 가만히 있어야 하는 거예요?”가슴이 타들어 가고 있는 간병인이다.박민정은 잠시 생각하고 나서 다시 입을 열었다.“윤소현 개인 별장으로 바로 찾아가서 그냥 데리고 나오죠.”윤소현이 미처 손을 쓸 새가 없이 쳐들어간다면 함미현 일가족을 데리고 나올 수 있을지도 모른다.“좋아요.”박민정과 함께 나선 정민기는 일단 간병인을 차에 태우고 나서 바로 윤소현 개인 별장으로 향했다.혹시나 충돌이 일어나게 될까 봐 박민정은 정민기에게 그의 부하들 역시 함께 가자고 했다.가는 길 이내 간병인은 박민정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민정 씨, 정말 고마워요. 민정 씨 아니었다면 저 진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을 거예요.”“고맙다는 말씀은 이제 그만 하셔도 돼요.”고맙다는 소리 들으려고 간병인의 부탁을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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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6화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속으로 이내 벌벌 떨고 있는 윤소현이다.행여나 이 모든 것을 정수미가 알게 될까 봐 말이다.우두머리인 경호원이 고개를 푹 숙이고 말했다.“젊고 예쁜 여자가 어르신 한 분을 모시고 왔는데, 함께 온 경호원들도 많아서 저희가 당해내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젊고 예쁜 여자? 어르신?’‘엄마랑 엄마 비서인가?’윤소현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어떡하지?’‘엄마가 알게 되면 난 끝이야.’별장 경비원은 깨어나자마자 조금 전 상황이 담긴 CCTV를 윤소현에게 보여주었다.“CCTV 영상인데, 확인해 보세요.”윤소현은 얼떨떨하게 영상을 틀었다.영상 속 인물이 박민정이라는 것을 보게 된 순간, 윤소현은 테이블을 확 내리쳤다.“젠장! 또 박민정 너야? 왜 이렇게 가는 곳마다 찾아와서 애먹이는 건데! 왜!”윤소현은 지금 박민정을 죽이고 싶을 정도다.한편, 박민정은 함미현 일가족을 안전하게 집으로 바래다주고 안전에 조심하라고 거듭 당부하고 나서야 떠났다.지금은 대낮이고 부근에 사람도 많고 하니 윤소현이 또다시 납치하러 올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함미현 일가족은 집으로 돌아오고 나서도 놀란 가슴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줄곧 함씨 가문 집 앞을 지키고 있던 사람은 함미현 일가족이 돌아온 사실을 바로 정수미에게 알렸다.그 소식을 듣자마자 정수미는 지체하지 않고 달려갔다.가는 내내 정수미는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윤소현이 전화를 왔는데도 받고 싶지 않았다.“소현아, 무슨 일이야?”“엄마, 지금 어디세요?”떠보는 듯이 묻고 있는 윤소현이다.“미현이가 돌아왔데. 그래서 지금 그 집으로 가고 있어.”정수미는 숨기지 않고 그대로 얘기해 주었다.“별일 없으면 먼저 끊을게.”그렇게 정수미는 자기 할 말을 다하고 끊어 버렸다.그 말을 듣게 된 윤소현은 휘청거리고 말았다.이윽고 자기 비서에게 물었다.“친자확인 검사 결과는 언제 나와?”“적어도 내일 오전은 되어야 나옵니다.”“거의 다 왔었는데...”윤소현은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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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7화

간병인은 정수미의 말을 듣고서 고개를 갸웃거렸다.“제가 은인이라고요? 다짜고짜 찾아와서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한수민의 간병인으로 일하지 않았더라면 정씨 가문 사람을 알 리도 없었고 은인은 더더욱 어처구니없는 말이다.“얼마 전에 보육원에 가지 않았어요? 20년 전 어느 큰 눈이 내리던 날에 여자아이를 입양했다고 보육원 원장님께 말했다면서요?”덧붙여 설명한 정수미의 말을 듣고서 간병인은 천천히 문을 열었다.정수미는 기대에 잔뜩 찬 눈빛으로 안을 들여다보았다.주위를 훑어보더니 정수미는 시선은 어린 남자아이를 안고 있는 20살 남짓한 여자한테 떨어졌다.월등한 외모는 아니지만 청순하고 착안 이미지였다.마찬가지로 정수미의 말을 듣게 된 함미현은 어리둥절하기만 했다.“엄마가 20년 전에 여자아이를 입양했다고? 설마 나야?”간병인이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눈물을 머금고 함미현을 향해 걸어가면서 정수미가 입을 열었다.“미현아...”파르르 떨리는 목소리로 정수미는 겨우 소리를 냈다.“우리 딸 맞아?”눈시울은 금세 붉어졌고 정수미는 순간 뭐라고 하면 좋을지 몰랐다.원룸 크기의 집을 바라보면서 저렴한 옷을 입고 있는 함미현을 바라보면서 가슴이 갈기갈기 찢기는 것만 같았다.정수미는 두말하지 않고 바로 10년 넘게 차고 다니던 천연 에메랄드 팔찌를 함미현에게 해주었다.비록 무슨 팔찌인지는 모르겠지만 한눈에 봐도 값이 범상치 않을 정도로 예뻤다.“저한테 왜 이런걸...”함미현은 아들을 남편에게 건네고 거절했다.자기의 뜻을 거절하고 있는 함미현을 바라보면서 정수미는 순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랐다.그때 옆에 있던 비서가 말했다.“아가씨, 얼른 받으세요. 1억 달러가 되는 팔찌예요.”‘1억 달러? 팔찌 하나에?’함미현은 다소 믿어지지 않았지만, 간병인은 알고 있었다.정수미가 절대 얼렁뚱땅 찾아온 게 아니라고 말이다.“미현아, 실은 그동안 엄마가 알려주지 않은 게 있어. 네가 남들한테 업신여길까 봐 숨겨둔 사실인데, 이렇게 친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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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8화

함미현 남편은 자기 아내가 어느 날 갑자기 부잣집 딸이 될 것이라고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어머님, 이게 다 진짜예요?”믿어지지 않는 듯 거듭 확인하고 있는 함미현 남편이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간병인한테서 함미현의 출생 증명서를 봤었으니 말이다.그런데 갑자기 불과 며칠 사이에 입양한 아이가 되다니...하물며 아무런 징조도 없이 바로 들이닥친 상황에 어안이 벙벙해졌다.“더 묻지 말게. 이렇게 된 건 미현이도 자네한테도 다 좋은 일이니.”사위는 순간 모든 걸 알아차리고 더는 말하지 않았다.그들과 같은 일반 가족이나 일반 가족보다 더 어려운 사정에 이러한 일이 생겼다는 건 ‘경사’나 다름없다.정수미는 함미현과 손자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갔는데, 기쁨을 숨길 수가 없었다.정수미의‘친딸’이 돌아온다는 사실을 알고서 윤소현은 미리 거실에서 무릎을 꿇고 있었다.정수미는 윤소현을 보자마자 윤소현이 저지른 일이 생각나 무시해버렸다.일어나라는 소리도 없이 바로 지나가려고 했다.오히려 함미현이 정수미의 옷깃을 잡아당기면서 의혹이 가득한 눈빛으로 윤소현을 바라보면서 물었다.“왜 이러고 있는 거예요?”“너희 가족 그렇게 가두어 놓은 사람이 바로 쟤야.”함미현의 질문에 대답하고 난 정수미는 윤소현을 바라보았다.“임신한 몸으로 그만 꿇어. 사고라도 생기게 되면 그땐 내가 무슨 짓을 할지도 몰라.”차갑기 그지없는 그 말을 듣고서 함미현에 대한 윤소현의 ‘한’은 더 깊어졌다.‘친딸이 오자마자 찬밥 신세네...’“엄마, 제가 왜 그랬는지 좀 들어주시면 안 돼요?”윤소현은 무척이나 억울한 모습으로 말했다.“뭐? 다른 이유라도 있다는 거야? 말이 돼?”입술을 사리물고서 윤소현은 그럴듯하게 연기하기 시작했다.“별장으로 데리고 간 건 친자확인 검사가 나오는 대로 엄마한테 서프라이즈를 해주려고 한 거였어요. 직접 별장으로 모시고 가려고 했다고요. 두 분 상봉할 수 있게끔 말이에요.”‘서프라이즈?’정수미는 사탕 하나에 넘어가는 세 살짜리 아이가 아니다.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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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9화

“와, 엄마 여기 엄청 넓어.”함미현이 미처 반응하기 전에 아들이 먼저 손을 놓고 뛰어 들어갔다.“엄마, 침대도 엄청나게 크고 푹신푹신해.”“이건 뭐야? 반짝반짝해.”함미현은 아들이 여기 보고 저기 보고 흥분해 마지 못한 모습을 지그시 바라보았다.좋아해 주는 손자의 모습에 정수미는 형언할 수 없이 기뻤다.“우리 강아지, 갖고 싶은 거 있으면 외할머니한테 얼마든지 얘기만 해. 외할머니가 다 사줄게.”정수미는 말하면서 비서를 바라보았다.“아이가 좋아하는 거 다 적어놓아.”“좋아요. 저 장난감 차도 갖고 싶고 비행기도 갖고 싶고...”흥분해 마지 못한 모습으로 아이는 끊임없이 말했다.비록 낯선 사람이 찾아와서 자기 외할머니라고 하는 사실이 이해는 되지 않았지만, 돈도 많고 시원시원한 새로운 외할머니가 좋았다.함미현은 흥분한 아들을 잡아당기면서 이내 뻘쭘한 얼굴로 정수미에게 말했다.“더는 꾸밀 필요 없을 것 같아요. 이대로도 좋아요.”그렇다, 함미현은 단 한 번도 이렇게 좋은 곳에서 산 적이 없다.아무런 요구도 없다는 함미현의 말을 듣게 된 정수미는 더 많은 걸 해주고 싶었다.자라온 환경이 입에 풀칠할 정도니 이러한 성격을 만들어낸 것으로 생각하면서 말이다.“미현아, 앞으로 엄마한테 이러지 않아 돼. 네가 밤하늘의 별을 따달라고 하더라도 엄마는 꼭 따주고 말 거야.”이러한 말을 듣게 된 함미현은 속으로 정수미의 친딸이 유난히 부러웠다.“그럼, 저 다른 부탁 좀 드려도 될까요?”함미현은 아들을 잡아당기면서 말했다.“얼마든지.”“우리 동하가 어릴 적부터 당뇨병에 앓고 있는데, 좀 치료해줄 만한 의사 없을까요?”함미현은 자기 친엄마인 염혜란이 거짓말을 한 이유가 바로 동하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정수미를 엄마로 인정하기만 하면 동하 역시 살 수 있게 되니 말이다.함미현의 말을 듣고 난 정수미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자기 손자가 어린 나이에 심한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말이다.이윽고 즉시 비서에게 지시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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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0화

비서의 말에 윤소현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뭐라고 나왔어?”“혈연관계 아닙니다.”윤소현은 마침내 한시름을 놓게 되었다.‘앗싸! 함미현 우리 엄마 딸 아니야!’기쁨을 감추지 못한 채 윤소현은 바로 사실을 정수미에게 알리려고 했으나 얼마 전 정수미가 했었던 경고가 생각났다.“함미현이 친딸이 아니라면, 그냥 이번 기회에 함미현한테 잘해주면서 나에 대한 엄마의 생각을 변화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함미현이 정수미의 친딸이 아니라는 사실은 자기가 말하지 않아도 언젠가는 들통나게 되어 있으리라 생각했다.따라서 서두를 것 없이 일단 함미현에게 맞춰주면서 정수미에게 ‘착한 언니’의 모습을 보여주기로 했다.나중에 정수미가 사실을 알고 나면 자기한테 더욱더 죄책감을 느끼게끔 말이다.그렇게 생각하면서 윤소현은 함미현의 방으로 들어갔다.함미현은 순간 신경이 곤두서면서 경계하기 시작했다.방안에는 집사도 있었는데, 집사 역시 윤소현을 보고서 경계 모드로 변했다.정수미가 가기 전에 집사에서 함미현 모자를 잘 챙겨주는 것 외에 윤소현이 와서 무슨 일을 저지르게 되면 바로 알리라고 했었다. 집사는 함미현이야말로 정수미의 친딸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함미현에 대한 존경심이 더 기울었다.“아가씨, 여긴 어쩐 일이세요? 대표님께서 둘째 아가씨와 도련님께서 쉬셔야 한다고 하셨거든요. 별일 없으시면 그만 나가주시죠.”집사가 말했다.이 집사를 윤소현도 잘 알고 있다.정수미가 서울에서 모셔온 집사라는 것을.함미현 모자 전담 마크 집사로 일하게끔 둘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윤소현은 속으로 차갑게 웃었다.정수미가 사실을 알게 되면 후회하지 않을까 하면서 말이다.“동생 보러 온 것뿐이에요. 괴롭히는 일 없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윤소현은 말을 마치고서 다소 어색해하는 함미현을 바라보았다.이윽고 영롱한 빛을 뿜어내고 있는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건네주었다.“미현아, 우리 처음으로 만나는 건데 내가 미처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어. 이건 엄마가 나 어릴 적에 준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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