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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죽기 전엔 못 놔줘: Chapter 1081 - Chapter 1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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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1화

자기 집안일에 마음을 써주는 박민정을 보고서 간병인은 점점 더 죄책감이 깊어졌다.박민정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부풀어 올라서 말까지 더듬기 시작했다.“아무 일도 없었어요... 그... 더는 찾아오지 않을 거예요.”그 말을 듣게 된 박민정은 순간 의심이 들었다.“어떻게 그렇게 확신할 수 있는 거죠?”순간 간병인은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앞으로 다시는 찾아와서 귀찮게 하지 않을 거예요. 민정 씨, 그동안 정말 고마웠어요. 나중에 시간 되면 제가 밥이라도 한 끼 대접할게요.”고마운 마음도 있고 사죄하는 마음도 있고.박민정에게 무척이나 미안한 간병인이다.왜냐하면, 박민정이야말로 정수미의 친딸일 수 있기 때문이다.자기의 욕심으로 두 모녀의 상봉을 막고 있으니 죄책감에 시달리기만도 하다.간병인에게 무엇인가 속사정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자기가 알았으면 하지 않은 것을 느끼고 박민정은 더는 묻지 않았다.“그럴 필요 없어요. 그럼, 건강하세요.”박민정은 전화를 끊었다.끊긴 전화를 바라보면서 간병인은 혼자서 중얼거렸다.“어찌 됐든 더 이상 민정 씨한테 죄지으면 안 돼. 우리 동하 치료 다 끝나면 그때 민정 씨한테 알려주자.”한편, 박민정은 계속 업무에 집중하고 있었다.간병인을 돕겠다고 했을 때부터 박민정은 그에 마땅한 보상을 받으려고 하지 않았었다.도와주는 것과 이용하는 건 서로 다른 개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박민정이다.“팀장님, 여기 회수 비용이 좀 이상한 것 같습니다.”팀원이 노크하고 들어오면서 말했다.박민정은 바로 정신을 차리고 확인해 보았는데, 약속했던 가격과 차이가 컸다.“어떻게 된 일이죠?”“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제 곧 월말인데, 근원을 찾아낼 수 없으면 우리 팀 큰일 날 수도 있습니다.”팀원이 한숨을 내쉬었다.“일단 가서 일 봐요. 이건 내가 알아서 처리할게요.”박민정이 말했다.회수 비용과 계약금액이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는 건 누군가가 장난을 했다는 것이다.현재 마케팅 5팀의 실적으로는 이번 달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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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2화

추경은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확신을 해주었다.“네, 일반인이 아니라 지적 장애 환자처럼 있어요.”실룩거리는 입꼬리를 주체하지 못한 채 최현아는 표정과 달리 안타까운 척을 했다.“어쩌다가 그렇게 된 거예요?”“무슨 수술을 했다고 했는데, 그 수술이 잘못되면서 머리가 완전히 나빠졌다고 했어요.”본래 부잣집 ‘사모님’ 소리 들으면서 부귀영화나 누릴 줄 알았는데, 유남준에게 목 졸라서 죽을 뻔한 뒤로 그 헛된 욕망이 사라져버렸다.그리고 추경은은 지금 유남준에 대한 마음이 조금도 없다.더럽고 역겨울 뿐만 아니라 지적 장애까지 있으므로 서 있는 것만으로 아우라가 넘치던 그때 그 유남준이 아니니 말이다.“세상에 이런 일이!”말로는 무척이나 안쓰러워하고 있지만, 마음속으로는 이미 지사로 파견되어 잡일이나 하는 유성혁을 불러올 생각이었다.추경은은 최현아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당연히 모른다.“올케언니, 저 이제 어떻게 해요? 저 저런 병신이랑 결혼하고 싶지 않아요.”최현아가 추경은이 누구랑 결혼하든 말든 전혀 알고 싶지도 신경 쓰고 싶지도 않았다.“그래도 결혼하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이제 와서 거절하는 건 좀 아니지 않을까요?”“저 대신 할아버님께 좀 말씀해 주시면 안 될까요? 저 아직 이렇게 젊고 예쁜데 저런 놈이랑 결혼해서 인생 망치고 싶지 않아요.”이럴 줄 알았더라면 절대 유명훈의 말에 동의하지 않을 것인데 말이다.“미안해요. 내가 끼어들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아요. 직접 집안 어른들께 말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럼, 먼저 끊을게요.”최현아는 말을 마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추경은 그제야 최현아가 자기를 도와줄 마음조차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렇다고 한들 지금 고영란이랑 유명훈에게 후회하고 있다고 결혼하지 않겠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가만히 계속 있기로 했다.그러나 유남준이 깨어나기만 하면 유남준의 주위에 있던 사람 중 가장 먼저 봉변은 당하는 사람은 항상 추경은이었다.도우미들 역시 그러한 현상이 이상하기만 했다.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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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3화

박민정에게 모든 걸 쏟아부을 만큼 잘해주고 있는 유남우에 관해서 얘기가 나오자 윤소현은 바로 안색이 어두워졌다.“함부로 말하지 마세요. 우리 남우 씨가 그랬는데, 박민정 저렇게 회사에 남겨둔 것도 모두 어머님 결정이라고 했었어요. 어머님의 뜻을 거역하기 힘들다고 가만히 있는 거고요.”말을 그렇게 하고 있지만, 윤소현 역시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최현아는 개의치 않아 하면서 웃었다.“그런 거라면 다행이고.”이윽고 최현아는 또각또각 소리를 내면서 윤소현 앞으로 스쳐 지나갔다.이제 겨우 함미현 일로부터 평정심을 되찾은 윤소현은 또다시 부글부글 타오르기 시작했다.반드시 회사에서 박민정을 쫓아버릴 것이라고 다짐하면서 말이다.아니면 최현아는 정말로 유남우의 마음에 자기가 아니라 박민정의 비중이 더 크다고 여기고 있을 것이라면서 이를 악물었다.가만히 생각하더니 윤소현은 곧 해결방법을 찾아냈다.바로 정씨 가문과 유씨 가문의 합작으로 손을 쓰는 것이었다.두 가문의 합작은 여러 대주주와 연관되어 있고 호산 그룹과 유남우의 미래에도 연관되어 있다.만약 박민정이 그 합작에서 실수라도 하게 된다면 유남우는 박민정을 지켜줄 수 없을 것이다.그렇게 어느 정도 계획을 세우고 나서 윤소현은 박민정 사무실로 찾아왔다.“시작하자.”박민정은 윤소현이 또 시비를 걸려고 온 줄 알았으나 오늘 이상할 정도로 인수인계가 잘 되었다.거의 그 어떠한 파동도 없이 말이다.퇴근할 때 즈음, 거의 8할 정도의 인수인계를 끝 맺혔다.윤소현이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말했다.“남은 건 내일 계속하자. 가능한 한 빠르게 합작하게끔 하고. 서로 시간 낭비도 하지 말고.”“네.”박민정은 뭐라고 더 하지 않았지만, 마음을 두고 있었다.윤소현이 가고 나서 박민정은 두 가문 사이의 합작 계약서를 비롯한 모든 자료를 검사하기 시작했다.그리고 일하다 보니 그때 유남준이 가르쳐준 적이 헛것이 아님을 느끼게 되었다.만약 유남준의 가르침이 없었더라면 박민정은 호산 그룹의 일을 어떻게 처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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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4화

“대표님 지금 어때요? 어떤 상황이죠?”서다희가 계속 물었다.박민정은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되물었다.“서 비서님, 제가 드려야 하는 질문이 아닌가요?”“쓸데없는 일에 참견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어요? 저랑 남준 씨 이혼했으니 참견하지 말라면서요.”박민정은 계속 덧붙였다.서다희가 그렇게 심한 말을 한 것도 모두 유남준의 ‘지시’의 따른 것이었다.일단 바보가 되면 박민정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다고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다고 신신당부했었으니 말이다.그러나 최근 들어 서다희는 유남준이 결코 잘 지내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조사에 따르면 유남준은 유남우에게 갇혀 행동도 제한받고 사람처럼 살고 있지 않다고 했었다.서다희는 그런 유남준을 구해내고 싶었지만, 저택의 보안 시스템이 너무 삼엄했다.박민정에 대한 유남우의 마음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서다희 역시 잘 알고 있기에 도움을 청하려고 이렇게 연락한 길이었다.“사모님, 전에 대표님께서 왜 그렇게 애를 쓰셨는지 대충 알고 계시죠?”“실은 전에 검사받으면서 머릿속에 유리 파편이 시각 신경을 누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거든요. 그 유리 파편만 제거하면 시력도 다시 회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다시는 기억을 잃을 일도 없고 위험한 상황에 놓일 일도 없을 것이라고 했었어요.”서다희는 천천히 설명했다.“대표님께서 수술 전에 미리 이혼한 이유도 바로 수술에 실패할까 봐 그런 거였어요.”“그동안 살아오면서 미움을 산 사람이 한 둘이가 아니라면서 자기한테 문제가 생기게 되면 그 사람들이 사모님과 아이들을 다치게 할 수도 있다고 했었어요.”“만약 그 전에 이혼해서 아이들 양육권까지 사모님에게 주면 유씨 가문 사람들도 한을 품은 사람들도 사모님과 아이들을 건드리지 않을 수 있다고 했었어요.”“그리고 저랑 인우 도련님께 사모님과 아이들을 지키라고 거듭 당부하셨고요.”서다희는 그전까지 유남준의 요구에 따라서 일하려고 했었다.하지만 지금 서다희는 자기가 지금껏 따라온 유남준이 조금이라도 저 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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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5화

박민정의 말을 듣고 난 고영란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필경 먼저 이혼하자고 제기한 사람도 자기 아들 유남준이니 말이다.박윤우와 박세찬 그리고 배 속에 있는 아이까지 모두 싫다고 한 유남준인데, 직접 가서 돌봐주겠다고 하니 믿어지지 않기도 했다.고영란은 폭력 경향이 있는 현재의 유남준의 떠올리면서 걱정했다.“민정아, 지금 우리 남준이 지적으로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폭력 경향까지 있어. 저택의 도우미도 집사도 남준이한테 안 맞아 본 사람이 없을 정도야. 네가 가서 남준이가 또다시 때리기라도 하면 어떡하려고 그래.”박민정의 배 속에 있는 아이를 걱정하고 있는 고영란이다.“어머님, 저 남준 씨랑 부부로 살아온 세월도 있잖아요. 그런 건 전혀 두렵지 않아요. 만약 깨어나서 그런 기미가 보인다면 다른 사람들한테 돌보라고 할게요. 이렇게 하면 걱정이 좀 줄어드시겠어요?”박민정은 간절하게 부탁했다.하도 진심이 느껴져서 고영란은 더 이상 거절할 이유도 찾아낼 수 없었다.“근데 네가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어. 할아버님께서 경은이한테 남준이 돌보라고 보냈거든. 한 달 뒤에 두 사람 식도 올려주겠다고 이미 약속까지 하셨어.”박민정은 그제야 이틀 전 추경은이 득의양양했던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그러나 추경은이 좋아했던 모습과 전혀 다른 유남준인데, 순순히 결혼할까?얼굴에 상처까지 있는 걸 보아 유남준에게 맞은 게 분명한데, 순순히 결혼할까?만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하겠다고 하면 그건 정말로 사랑하는 것으로 인정해 줄 수밖에 없다.“어머님, 만약 남준 씨에 대한 경은 씨의 마음이 진짜라면 두 사람 결혼하는데 저 아무런 의견도 없어요.”“하지만 아직 결혼한 건 아니잖아요. 남준 씨 전처로서도 아이들의 엄마로서도 제가 가서 돌보는 게 마땅하다고 봐요.”‘역시나 민정이는 너그러운 여자야.’박민정은 지금 단지 유남준이 보고 싶고 직접 가서 챙겨주고 싶은 마음뿐이다.자기에 대한 유남준의 사랑이 얼마나 짙었는지 점점 더 깊게 느껴지고 있으니 말이다.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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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6화

정민기는 사람을 미행하는 것을 잘한다. 박민정은 차를 타고 앞으로 가고 있었는데 누가 쫓아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박민정이 저택에 도착해서야 정민기는 비로소 그녀가 유남준을 만나러 왔다는 것을 알았다.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는 박윤우는 불안했다. “엄마한테 다른 가정이라도 생긴 건가?”그는 엄마에게 이런 저택이 있다는 것도 몰랐다.옆자리에 앉은 정민기가 말했다. “무슨 오해가 있을 거야.”그는 어린 윤우한테 사실대로 말해도 되는지 몰랐다. “돌아가자.”“안 돼요. 저는 안 갈 거예요.”박윤우는 정민기의 팔을 덥석 껴안았다. “아저씨, 우리 엄마한테 저 말고 다른 아기가 생긴 거 아니에요?”정민기가 말했다.“그럴 리가. 허튼 생각 하지 마.”박윤우는 불안한 마음을 추스르지 못했다. “그럼 엄마한테 새로운 남자친구가 생겼나요?”그는 지금 박민정을 매우 걱정하고 있다.박윤우는 말없이 이곳의 주소를 박예찬한테 보냈다.박민정이 저택에 들어간 후, 박윤우는 박민정을 볼 수가 없었다. “윤우야, 먼저 돌아가자. 시간이 늦었어. 내일 학교도 가야 하잖아.”정민기는 그에게 물었다.박윤우는 박민정이 나쁜 사람한테 속을까 봐 두려운 것이었다. 그녀가 남자친구를 사귀는 것이 싫은 건 아니다. “네.”먼저 돌아가서 형이랑 물어봐 여기가 도대체 누구의 저택인지 알려고 했다. 집에 돌아온 박윤우는 서둘러 박예찬에게 전화를 걸었다.박예찬도 즉시 조사하기 시작했다. …박민정이 저택에 들어오자 집사가 바로 방을 마련해 주었다. 유남우가 박민정이 임신했으니 절대 다치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집사는 그녀를 유남준과 가장 멀게 떨어져 있는 방으로 안내했다.그러자 추경은이 위층에서 내려오면서 싸늘한 눈빛으로 박민정을 바라보며 말했다. “여긴 어떻게 왔어요?”박민정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 그녀 얼굴의 상처는 더 많아졌고 머리도 헝클어져 있었다.“제가 오면 안 돼요?”박민정이 되물었다.“할아버님과 이모님께서는 이미 저보고 사촌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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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7화

“이미 너무 늦었으니 안 가는 게 좋지 않을까요?”집사가 박민정을 막았다.박민정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왜요?”“그냥 민정 씨한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걱정입니다.”집사가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유남준의 방을 향해 갔다.집사는 유남준이 아직 깨어나지 않았을 거로 생각하고 신경 쓰지 않았다. 널찍한 침실 안에서 유남준은 눈을 질끈 감은 채 조용하게 침대에 누워 있었다. 그러나 자는 것 같지는 않았다. 박민정은 문을 닫고 나서 그의 곁으로 다가갔다.“유남준.”그의 이름을 불렀다.그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박민정은 옆 침대에 앉아 그의 이불을 조금 아래로 당기고 유남준을 보았다. 그는 온몸이 상처투성이였다.몽둥이로 때린 것 같았는데 멍이 파래서 보기만 해도 아팠다. 박민정은 주위를 둘러보며 의약 상자를 찾고는 유남준의 몸을 닦아주었다. 그녀가 모르는 것은 다른 방에 카메라가 있고 유남준이 있는 방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감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남준의 몸은 너무 더러웠다. 박민정은 가까스로 그를 깨끗하게 닦아주었다.그녀는 저택의 도우미가 일부러 유남준을 씻겨주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그가 사람을 다치게 할까 봐 씻겨주지 못한 것인지 알지 못했다.유남준의 몸을 깨끗이 닦은 후, 박민정은 깨끗한 옷을 찾아 갈아입혀 주었고 깨끗한 이불 커버를 씌워주었다.추경은이 나와서 박민정이 바쁘게 돌아다니는 것을 바라보았다. “지금 이런 걸 해도 소용없어요.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더러워질 거예요.”추경은은 불쾌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박민정은 추경은을 쳐다보았다. 그녀가 유남준을 진심으로 좋아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아마도 그녀는 단순히 강한 자를 우러러보는 사람이어서 강한 유남준만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사고가 난 후의 유남준을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다.“경은 씨, 얘기 좀 해요.”박민정이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추경은은 뭔가 이상해했다. 박민정은 나가서 문을 살짝 닫았다.“난 당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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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8화

박민정은 살며시 문틈 안을 들여다보았다. 유남준은 아직 침대에 누워 눈을 뜨지 못했다.그가 깨어나지 않은 걸 보아 방금은 악몽을 꾼 것일 것이다.박민정은 그제야 안심하고 들어가 이불을 다시 덮어주며 그를 놀려댔다. “당신이 지금 이 꼴이 되었는데도 예쁜 여자가 앞다투어 당신한테 시집가려고 하네요? 참 좋은 팔자네요.”그리고 그녀는 시간이 늦은 것을 보고 방으로 돌아가 쉬려고 했다.갑자기 유남준이 그녀의 손목을 꽉 잡았다.박민정은 깜짝 놀랐다. 유남준이 잠에서 깬 줄 알고 대뜸 그를 불렀다. “남준 씨.”하지만 유남준은 다시 손을 놓았다.박민정은 실망해서 그의 손을 이불속으로 놓아주었다. “내일 또 보러올게요.”박민정은 방에 돌아가서 잤다.유난히 어두컴컴한 새벽녘이었다. 박민정은 잠귀가 밝아서 누군가 방에 들어온 것을 어렴풋이 느꼈다.그녀는 눈을 뜨려고 했지만 너무 피곤해서 눈을 뜨지 못했다. 다시 눈을 떴을 때 이미 아무도 없었다.“꿈인가?”박민정이 혼잣말을 하고 있을 때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추경은의 방에서 비명이 들려왔다.“남준 오빠, 날 죽이지 마! 난 아직 죽고 싶지 않아.”늘 죽음을 입에 달고 사는 추경은도 죽고 싶지 않을 때가 있는 모양이다. 이 소리에 놀란 박민정은 벌떡 일어나 나갔는데 유남준이 추경은의 문을 힘껏 걷어차고 있는 것을 보았다.추경은은 안에서 펑펑 울고 있었다.“여기요.”저택에는 24시간 감시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이미 너무 늦은 시간이고 유남준이 나가지 않았으니 그들은 더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방문을 걷어차는 소리가 엄청 났다. 유남준이 몸이 허약하지 않았더라면 이 문은 이미 깨졌을 것이다.박민정도 이런 유남준을 보고 놀라 했다.쿵!문이 깨졌다.추경은은 물건을 집어 들고 유남준한테 내던졌다. 지난번에 꼬집힌 일 때문에 이번에 그녀는 칼을 들었다.그녀의 손에 든 칼을 보고 박민정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경은 씨, 뭐 하려는 거예요?”“보면 몰라요? 이건 정당방위에요!”추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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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9화

추경은은 역시 입을 다물었다.고영란이 자기가 유남준을 다치게 하는 것을 보면 결혼은커녕 집에서 쫓겨날 게 뻔하다.박민정도 그녀와 쓸데없는 얘기를 더는 하고 싶지 않았다. “조심하세요. 다음에는 뺨 한 대로 끝나지 않을 거예요.”박민정은 방으로 돌아가 쉬었다.다음 날 아침, 박민정이 일어났을 때 유남준은 아직 깨어나지 않았다.의사가 와서 그의 몸 상태를 체크했다.“도련님의 외상은 거의 다 나았습니다. 다만 손상된 뇌 신경은 평생 고치기 힘들 것입니다. 의사가 말했다.이 말을 들은 박민정은 걱정이 가득해 보였다.전에는 눈만 안 보였는데 지금은 바보로 됐다.비록 그는 한때 하늘이 내려주신 아이인 것처럼 운이 좋았지만 지금의 그의 삶은 너무 고달팠다.집사가 의사를 배웅하러 가고 방 안에는 박민정과 유남준 두 사람만 남았다. 박민정이 출근하려고 하는데 유남준이 다시 그녀의 손을 잡았다.그녀가 미처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유남준은 갑자기 힘을 주어 그녀를 자기 품으로 끌어당겼다.“너한테서 좋은 냄새가 나. 안아줘.”그는 어린 애처럼 말했다.박민정은 순간 눈시울이 붉어졌다. “남준 씨, 나 기억해요? 나 민정이에요.”유남준은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다는 듯 그냥 평온하게 눈을 감고 있었다.“집에 가고 싶은데 데려다줄 수 있어?”박민정은 코끝이 찡했다. “집이요? 어디요?”그녀는 유남준이 생각하는 집이 유씨 가문의 저택인지 아니면 그들이 함께 사는 두원 별장인지 몰랐다.유남준은 그녀를 꼭 껴안고 말했다. “아파.”박민정은 그의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 “어디가 아픈데요? 내가 약 발라줄까요?”박민정이 너무 다정해서인지 유남준은 모처럼 그녀의 말을 잘 들었다. 그는 조용히 있으면서 박민정보고 약을 발라 달라고 했다.그의 몸에 난 새로운 상처는 모두 별장의 보디가드가 한 짓이다.박민정은 그것이 보디가드의 뜻인지 유남우의 뜻인지 몰랐다.저택의 도우미들은 유남준이 순순히 약을 바르라고 하는 것을 보고 모두 놀랐다.그들은 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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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0화

상황을 알게 된 유남우는 집사들에게 유남준을 잘 감시하라고 당부했다. 특히 유남준이 박민정과 같이 있을 때 말이다. “민정 씨는 큰 도련님이 산책하러 나가게 하라고 했어요.”집사가 말했다.유남우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말했다. “저택의 문을 나서지 않는 한 산책하러 나가게 해.”지금은 박민정이 수시로 유남준을 돌봐서 허락하는 것이다. 유남우는 박민정한테 좋게 보이고 싶었다.“네.”...곧 월말이 다가온다. 이번 달 호산 그룹에서 매출이 제일 낮은 팀은 해고될 것이다. 마케팅 5팀의 실적은 좋았지만 아쉽게도 장부에 문제가 좀 생겼다. 고위층이나 주주들에게 알려지면 상황이 꽤 복잡해질 것이다.그때가 돼서 해고당하는 건 당연히 장부에 문제가 있는 5팀일 것이다. 박민정은 이미 사람을 시켜 이 일을 조사하라고 했다. 최근에 누가 최현아 혹은 마케팅 1팀과 다녔는지 찾아내는 것이다.하지만 아무런 소식도 없었다.박민정도 그 사람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 고민 중이었다.하필이면 이때 어린이집 엄마 단톡방에서 회식하자는 메시지가 떴다. “회장님, 오랜만에 회식할까요? 아이들 얘기 좀 해요.”학부모 위원회의 회장인 박민정은 다른 엄마들과 수시로 연락해야 했다.박민정이 답장했다. “그러죠.”그녀는 일찍 퇴근해서 학부모 위원회의 엄마들과 회식을 했다.최현아도 왔다.위원회의 엄마들은 하나같이 그녀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유씨 가문의 며느리이기 때문에 그녀의 비위를 맞춰줄 수밖에 없었다.도한 엄마와 손연서는 시큰둥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지원 엄마는 박민정의 라인에 붙겠다고 마음먹었다. 박민정이 자신을 의심하지 않게 하려고 그녀한테 최현아에 대한 추잡한 사연도 몰래 전했다.그런 일까지 박민정에게 알렸으니 지원 엄마는 평생 최현아와 화해할 수 없을 것이다.“지훈 엄마, 우리 애가 요즘에 맨날 지훈이랑 놀고 있대요.”그중 한 사람이 박민정과 유남준이 이혼한 것을 알고 최현아의 편을 들었다.최현아는 웃으며 말했다. “우리 지훈이는 친구가 많아요.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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