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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5화

박민정의 말을 듣고 난 고영란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필경 먼저 이혼하자고 제기한 사람도 자기 아들 유남준이니 말이다.

박윤우와 박세찬 그리고 배 속에 있는 아이까지 모두 싫다고 한 유남준인데, 직접 가서 돌봐주겠다고 하니 믿어지지 않기도 했다.

고영란은 폭력 경향이 있는 현재의 유남준의 떠올리면서 걱정했다.

“민정아, 지금 우리 남준이 지적으로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폭력 경향까지 있어. 저택의 도우미도 집사도 남준이한테 안 맞아 본 사람이 없을 정도야. 네가 가서 남준이가 또다시 때리기라도 하면 어떡하려고 그래.”

박민정의 배 속에 있는 아이를 걱정하고 있는 고영란이다.

“어머님, 저 남준 씨랑 부부로 살아온 세월도 있잖아요. 그런 건 전혀 두렵지 않아요. 만약 깨어나서 그런 기미가 보인다면 다른 사람들한테 돌보라고 할게요. 이렇게 하면 걱정이 좀 줄어드시겠어요?”

박민정은 간절하게 부탁했다.

하도 진심이 느껴져서 고영란은 더 이상 거절할 이유도 찾아낼 수 없었다.

“근데 네가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어. 할아버님께서 경은이한테 남준이 돌보라고 보냈거든. 한 달 뒤에 두 사람 식도 올려주겠다고 이미 약속까지 하셨어.”

박민정은 그제야 이틀 전 추경은이 득의양양했던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러나 추경은이 좋아했던 모습과 전혀 다른 유남준인데, 순순히 결혼할까?

얼굴에 상처까지 있는 걸 보아 유남준에게 맞은 게 분명한데, 순순히 결혼할까?

만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하겠다고 하면 그건 정말로 사랑하는 것으로 인정해 줄 수밖에 없다.

“어머님, 만약 남준 씨에 대한 경은 씨의 마음이 진짜라면 두 사람 결혼하는데 저 아무런 의견도 없어요.”

“하지만 아직 결혼한 건 아니잖아요. 남준 씨 전처로서도 아이들의 엄마로서도 제가 가서 돌보는 게 마땅하다고 봐요.”

‘역시나 민정이는 너그러운 여자야.’

박민정은 지금 단지 유남준이 보고 싶고 직접 가서 챙겨주고 싶은 마음뿐이다.

자기에 대한 유남준의 사랑이 얼마나 짙었는지 점점 더 깊게 느껴지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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