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정의 말을 듣고 난 고영란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필경 먼저 이혼하자고 제기한 사람도 자기 아들 유남준이니 말이다.박윤우와 박세찬 그리고 배 속에 있는 아이까지 모두 싫다고 한 유남준인데, 직접 가서 돌봐주겠다고 하니 믿어지지 않기도 했다.고영란은 폭력 경향이 있는 현재의 유남준의 떠올리면서 걱정했다.“민정아, 지금 우리 남준이 지적으로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폭력 경향까지 있어. 저택의 도우미도 집사도 남준이한테 안 맞아 본 사람이 없을 정도야. 네가 가서 남준이가 또다시 때리기라도 하면 어떡하려고 그래.”박민정의 배 속에 있는 아이를 걱정하고 있는 고영란이다.“어머님, 저 남준 씨랑 부부로 살아온 세월도 있잖아요. 그런 건 전혀 두렵지 않아요. 만약 깨어나서 그런 기미가 보인다면 다른 사람들한테 돌보라고 할게요. 이렇게 하면 걱정이 좀 줄어드시겠어요?”박민정은 간절하게 부탁했다.하도 진심이 느껴져서 고영란은 더 이상 거절할 이유도 찾아낼 수 없었다.“근데 네가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어. 할아버님께서 경은이한테 남준이 돌보라고 보냈거든. 한 달 뒤에 두 사람 식도 올려주겠다고 이미 약속까지 하셨어.”박민정은 그제야 이틀 전 추경은이 득의양양했던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그러나 추경은이 좋아했던 모습과 전혀 다른 유남준인데, 순순히 결혼할까?얼굴에 상처까지 있는 걸 보아 유남준에게 맞은 게 분명한데, 순순히 결혼할까?만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하겠다고 하면 그건 정말로 사랑하는 것으로 인정해 줄 수밖에 없다.“어머님, 만약 남준 씨에 대한 경은 씨의 마음이 진짜라면 두 사람 결혼하는데 저 아무런 의견도 없어요.”“하지만 아직 결혼한 건 아니잖아요. 남준 씨 전처로서도 아이들의 엄마로서도 제가 가서 돌보는 게 마땅하다고 봐요.”‘역시나 민정이는 너그러운 여자야.’박민정은 지금 단지 유남준이 보고 싶고 직접 가서 챙겨주고 싶은 마음뿐이다.자기에 대한 유남준의 사랑이 얼마나 짙었는지 점점 더 깊게 느껴지고 있으니 말이다.그리고
정민기는 사람을 미행하는 것을 잘한다. 박민정은 차를 타고 앞으로 가고 있었는데 누가 쫓아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박민정이 저택에 도착해서야 정민기는 비로소 그녀가 유남준을 만나러 왔다는 것을 알았다.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는 박윤우는 불안했다. “엄마한테 다른 가정이라도 생긴 건가?”그는 엄마에게 이런 저택이 있다는 것도 몰랐다.옆자리에 앉은 정민기가 말했다. “무슨 오해가 있을 거야.”그는 어린 윤우한테 사실대로 말해도 되는지 몰랐다. “돌아가자.”“안 돼요. 저는 안 갈 거예요.”박윤우는 정민기의 팔을 덥석 껴안았다. “아저씨, 우리 엄마한테 저 말고 다른 아기가 생긴 거 아니에요?”정민기가 말했다.“그럴 리가. 허튼 생각 하지 마.”박윤우는 불안한 마음을 추스르지 못했다. “그럼 엄마한테 새로운 남자친구가 생겼나요?”그는 지금 박민정을 매우 걱정하고 있다.박윤우는 말없이 이곳의 주소를 박예찬한테 보냈다.박민정이 저택에 들어간 후, 박윤우는 박민정을 볼 수가 없었다. “윤우야, 먼저 돌아가자. 시간이 늦었어. 내일 학교도 가야 하잖아.”정민기는 그에게 물었다.박윤우는 박민정이 나쁜 사람한테 속을까 봐 두려운 것이었다. 그녀가 남자친구를 사귀는 것이 싫은 건 아니다. “네.”먼저 돌아가서 형이랑 물어봐 여기가 도대체 누구의 저택인지 알려고 했다. 집에 돌아온 박윤우는 서둘러 박예찬에게 전화를 걸었다.박예찬도 즉시 조사하기 시작했다. …박민정이 저택에 들어오자 집사가 바로 방을 마련해 주었다. 유남우가 박민정이 임신했으니 절대 다치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집사는 그녀를 유남준과 가장 멀게 떨어져 있는 방으로 안내했다.그러자 추경은이 위층에서 내려오면서 싸늘한 눈빛으로 박민정을 바라보며 말했다. “여긴 어떻게 왔어요?”박민정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 그녀 얼굴의 상처는 더 많아졌고 머리도 헝클어져 있었다.“제가 오면 안 돼요?”박민정이 되물었다.“할아버님과 이모님께서는 이미 저보고 사촌 오빠
“이미 너무 늦었으니 안 가는 게 좋지 않을까요?”집사가 박민정을 막았다.박민정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왜요?”“그냥 민정 씨한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걱정입니다.”집사가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유남준의 방을 향해 갔다.집사는 유남준이 아직 깨어나지 않았을 거로 생각하고 신경 쓰지 않았다. 널찍한 침실 안에서 유남준은 눈을 질끈 감은 채 조용하게 침대에 누워 있었다. 그러나 자는 것 같지는 않았다. 박민정은 문을 닫고 나서 그의 곁으로 다가갔다.“유남준.”그의 이름을 불렀다.그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박민정은 옆 침대에 앉아 그의 이불을 조금 아래로 당기고 유남준을 보았다. 그는 온몸이 상처투성이였다.몽둥이로 때린 것 같았는데 멍이 파래서 보기만 해도 아팠다. 박민정은 주위를 둘러보며 의약 상자를 찾고는 유남준의 몸을 닦아주었다. 그녀가 모르는 것은 다른 방에 카메라가 있고 유남준이 있는 방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감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남준의 몸은 너무 더러웠다. 박민정은 가까스로 그를 깨끗하게 닦아주었다.그녀는 저택의 도우미가 일부러 유남준을 씻겨주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그가 사람을 다치게 할까 봐 씻겨주지 못한 것인지 알지 못했다.유남준의 몸을 깨끗이 닦은 후, 박민정은 깨끗한 옷을 찾아 갈아입혀 주었고 깨끗한 이불 커버를 씌워주었다.추경은이 나와서 박민정이 바쁘게 돌아다니는 것을 바라보았다. “지금 이런 걸 해도 소용없어요.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더러워질 거예요.”추경은은 불쾌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박민정은 추경은을 쳐다보았다. 그녀가 유남준을 진심으로 좋아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아마도 그녀는 단순히 강한 자를 우러러보는 사람이어서 강한 유남준만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사고가 난 후의 유남준을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다.“경은 씨, 얘기 좀 해요.”박민정이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추경은은 뭔가 이상해했다. 박민정은 나가서 문을 살짝 닫았다.“난 당신이
박민정은 살며시 문틈 안을 들여다보았다. 유남준은 아직 침대에 누워 눈을 뜨지 못했다.그가 깨어나지 않은 걸 보아 방금은 악몽을 꾼 것일 것이다.박민정은 그제야 안심하고 들어가 이불을 다시 덮어주며 그를 놀려댔다. “당신이 지금 이 꼴이 되었는데도 예쁜 여자가 앞다투어 당신한테 시집가려고 하네요? 참 좋은 팔자네요.”그리고 그녀는 시간이 늦은 것을 보고 방으로 돌아가 쉬려고 했다.갑자기 유남준이 그녀의 손목을 꽉 잡았다.박민정은 깜짝 놀랐다. 유남준이 잠에서 깬 줄 알고 대뜸 그를 불렀다. “남준 씨.”하지만 유남준은 다시 손을 놓았다.박민정은 실망해서 그의 손을 이불속으로 놓아주었다. “내일 또 보러올게요.”박민정은 방에 돌아가서 잤다.유난히 어두컴컴한 새벽녘이었다. 박민정은 잠귀가 밝아서 누군가 방에 들어온 것을 어렴풋이 느꼈다.그녀는 눈을 뜨려고 했지만 너무 피곤해서 눈을 뜨지 못했다. 다시 눈을 떴을 때 이미 아무도 없었다.“꿈인가?”박민정이 혼잣말을 하고 있을 때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추경은의 방에서 비명이 들려왔다.“남준 오빠, 날 죽이지 마! 난 아직 죽고 싶지 않아.”늘 죽음을 입에 달고 사는 추경은도 죽고 싶지 않을 때가 있는 모양이다. 이 소리에 놀란 박민정은 벌떡 일어나 나갔는데 유남준이 추경은의 문을 힘껏 걷어차고 있는 것을 보았다.추경은은 안에서 펑펑 울고 있었다.“여기요.”저택에는 24시간 감시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이미 너무 늦은 시간이고 유남준이 나가지 않았으니 그들은 더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방문을 걷어차는 소리가 엄청 났다. 유남준이 몸이 허약하지 않았더라면 이 문은 이미 깨졌을 것이다.박민정도 이런 유남준을 보고 놀라 했다.쿵!문이 깨졌다.추경은은 물건을 집어 들고 유남준한테 내던졌다. 지난번에 꼬집힌 일 때문에 이번에 그녀는 칼을 들었다.그녀의 손에 든 칼을 보고 박민정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경은 씨, 뭐 하려는 거예요?”“보면 몰라요? 이건 정당방위에요!”추경
추경은은 역시 입을 다물었다.고영란이 자기가 유남준을 다치게 하는 것을 보면 결혼은커녕 집에서 쫓겨날 게 뻔하다.박민정도 그녀와 쓸데없는 얘기를 더는 하고 싶지 않았다. “조심하세요. 다음에는 뺨 한 대로 끝나지 않을 거예요.”박민정은 방으로 돌아가 쉬었다.다음 날 아침, 박민정이 일어났을 때 유남준은 아직 깨어나지 않았다.의사가 와서 그의 몸 상태를 체크했다.“도련님의 외상은 거의 다 나았습니다. 다만 손상된 뇌 신경은 평생 고치기 힘들 것입니다. 의사가 말했다.이 말을 들은 박민정은 걱정이 가득해 보였다.전에는 눈만 안 보였는데 지금은 바보로 됐다.비록 그는 한때 하늘이 내려주신 아이인 것처럼 운이 좋았지만 지금의 그의 삶은 너무 고달팠다.집사가 의사를 배웅하러 가고 방 안에는 박민정과 유남준 두 사람만 남았다. 박민정이 출근하려고 하는데 유남준이 다시 그녀의 손을 잡았다.그녀가 미처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유남준은 갑자기 힘을 주어 그녀를 자기 품으로 끌어당겼다.“너한테서 좋은 냄새가 나. 안아줘.”그는 어린 애처럼 말했다.박민정은 순간 눈시울이 붉어졌다. “남준 씨, 나 기억해요? 나 민정이에요.”유남준은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다는 듯 그냥 평온하게 눈을 감고 있었다.“집에 가고 싶은데 데려다줄 수 있어?”박민정은 코끝이 찡했다. “집이요? 어디요?”그녀는 유남준이 생각하는 집이 유씨 가문의 저택인지 아니면 그들이 함께 사는 두원 별장인지 몰랐다.유남준은 그녀를 꼭 껴안고 말했다. “아파.”박민정은 그의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 “어디가 아픈데요? 내가 약 발라줄까요?”박민정이 너무 다정해서인지 유남준은 모처럼 그녀의 말을 잘 들었다. 그는 조용히 있으면서 박민정보고 약을 발라 달라고 했다.그의 몸에 난 새로운 상처는 모두 별장의 보디가드가 한 짓이다.박민정은 그것이 보디가드의 뜻인지 유남우의 뜻인지 몰랐다.저택의 도우미들은 유남준이 순순히 약을 바르라고 하는 것을 보고 모두 놀랐다.그들은 사석
상황을 알게 된 유남우는 집사들에게 유남준을 잘 감시하라고 당부했다. 특히 유남준이 박민정과 같이 있을 때 말이다. “민정 씨는 큰 도련님이 산책하러 나가게 하라고 했어요.”집사가 말했다.유남우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말했다. “저택의 문을 나서지 않는 한 산책하러 나가게 해.”지금은 박민정이 수시로 유남준을 돌봐서 허락하는 것이다. 유남우는 박민정한테 좋게 보이고 싶었다.“네.”...곧 월말이 다가온다. 이번 달 호산 그룹에서 매출이 제일 낮은 팀은 해고될 것이다. 마케팅 5팀의 실적은 좋았지만 아쉽게도 장부에 문제가 좀 생겼다. 고위층이나 주주들에게 알려지면 상황이 꽤 복잡해질 것이다.그때가 돼서 해고당하는 건 당연히 장부에 문제가 있는 5팀일 것이다. 박민정은 이미 사람을 시켜 이 일을 조사하라고 했다. 최근에 누가 최현아 혹은 마케팅 1팀과 다녔는지 찾아내는 것이다.하지만 아무런 소식도 없었다.박민정도 그 사람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 고민 중이었다.하필이면 이때 어린이집 엄마 단톡방에서 회식하자는 메시지가 떴다. “회장님, 오랜만에 회식할까요? 아이들 얘기 좀 해요.”학부모 위원회의 회장인 박민정은 다른 엄마들과 수시로 연락해야 했다.박민정이 답장했다. “그러죠.”그녀는 일찍 퇴근해서 학부모 위원회의 엄마들과 회식을 했다.최현아도 왔다.위원회의 엄마들은 하나같이 그녀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유씨 가문의 며느리이기 때문에 그녀의 비위를 맞춰줄 수밖에 없었다.도한 엄마와 손연서는 시큰둥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지원 엄마는 박민정의 라인에 붙겠다고 마음먹었다. 박민정이 자신을 의심하지 않게 하려고 그녀한테 최현아에 대한 추잡한 사연도 몰래 전했다.그런 일까지 박민정에게 알렸으니 지원 엄마는 평생 최현아와 화해할 수 없을 것이다.“지훈 엄마, 우리 애가 요즘에 맨날 지훈이랑 놀고 있대요.”그중 한 사람이 박민정과 유남준이 이혼한 것을 알고 최현아의 편을 들었다.최현아는 웃으며 말했다. “우리 지훈이는 친구가 많아요. 공
도한 엄마도 집에 있는 아이가 생각나서 일어났다. “저도 돌아가서 아이를 봐야겠어요.”셋이 함께 떠나려 하는 것을 본 지원 엄마는 잠시 망설였는데 자리를 뜨지 않았다.세 사람이 자리를 떠나자 또 몇 명의 엄마들이 떠났다.나머지는 대부분 최현아한테 아첨하려는 사람들이다.이것을 최현아도 알고 있었다. “우리 성혁 씨도 곧 호산 그룹 본사로 들어갈 거예요.”“정말요? 무슨 일을 하는데요?”한 사람이 물었다.최현아는 웃으며 말했다. “아무튼 낮은 자리는 아닐 거예요.”“그럼 정말 축하할 일이네요. 도련님께서 본사로 돌아가면…”한 엄마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한편 지원 엄마는 여기서 일어난 일을 하나씩 적어서 박민정한테 말했다. 지원 엄마는 박민정이 유남준과 이혼했다 하더라도 최현아보다 못하지는 않을 거로 생각했다.그녀는 다시 박민정과 친구가 되려고 마음먹었다. 이번엔 자신의 안목이 절대 틀림없을 거라고 믿었다. 박민정과 손연서는 밖으로 나가서 먼저 도한 엄마를 배웅했다.그리고 박민정은 손연서와 함께 택시를 기다리며 이야기를 나눴다. “민정 씨, 제가 최근에 이상한 소문을 들었어요. 우씨 가문 큰 도련님과 이혼했다는 거 사실이에요?”박민정은 숨김없이 말했다. “네, 이혼했어요.”“어떻게 된 거예요? 예찬이랑 윤우가 있잖아요? 게다가 임신 중이잖아요?”손연서는 믿기지 않는 듯했다.손연서는 박민정이 왜 임신했는데도 일을 하는지 의아해했었는데 이제야 이유를 알았다. 그녀는 유남준도 그리 좋은 남자가 아니라고, 세상에는 애초부터 좋은 남자가 없다고 생각했다. “말하자면 너무 길어요. 나중에 시간 될 때 천천히 얘기해요.”유남준이 지금 그렇게 됐다는 것을 손연서에게 말하기가 쉽지 않았다.두 사람은 지금 꽤 친하지만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말하지 않았다.“그래요.”손연서는 별생각 없이 말했다. “사업하면서 어려운 일이 있으면 날 찾아요. 나도 그렇게 잘하지는 못하지만 손씨 가문의 사업 중 대부분을 도맡아 하고 있어요.”손연서
박민정은 손연서의 뜻을 알아차렸다. “고마워요. 손실을 본 것은 내가 꼭 메워줄게요.”“괜찮아요, 나중에 힘이 더 세지게 되면 나와 계속 협력하자고요.”손연서는 박민정이 참 후하다고 생각했다. 두 가문의 합작으로 그녀는 조금도 손해를 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다른 가문과 합작할 때보다 돈을 더 번다.“좋아요.”박민정도 그녀에게 인사치레를 많이 하지 않았다.오늘 학부모 모임이 박민정을 도와 큰 문제를 해결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녀는 마침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잘 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먼저 돌아가서 윤우를 돌보고 다시 저택에 가서 유남준을 보려 했다.박윤우는 이미 박예찬이 한 조사를 통해 그 저택은 유남우의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형, 엄마가 이러는 거 말이야, 안 좋은 것 같아. 하지만 엄마가 남우 아저씨와 같이 있고 싶다 하면 나는 응원해줄 거야.”박예찬은 손에 머리를 괸 채 말했다. “그런데 남우 아저씨는 윤소현이랑 약혼했는데 과연 엄마에게 명분을 줄까? 윤소현 뱃속에 아저씨의 친아들이 있어서 우리를 친아들로 여기지 않을 거야. 하지만 엄마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난 참을 수 있어.”박예찬은 박윤우가 참 이랬다저랬다 한다고 생각했다.앞에서는 쓰레기 아빠가 불쌍하다고 하더니 지금은 유남우를 의붓아버지로 인정하려 하다니 말이다. 동생이 도대체 누구를 닮았는지 몰랐다.“너무 깊게 생각하지 마. 엄마는 남우 아저씨랑 있을 리가 없어.”박예찬은 박윤우가 쓸데없는 걱정을 한다고 생각했다.“왜 그럴 리가 없는데?”박윤우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그는 유남우와 유남준은 똑같이 생긴 데다 능력도 비슷하고 다 자상하다고 생각했다.여자들은 보통 자상한 남자를 좋아한다. “엄마보고 우리랑 남우 아저씨 중에서 하나를 고르라 하면 누구를 고를까?”“당연히 우리지.”“그럼 됐지, 엄마는 새아빠를 찾지 않을 거야. 찾으면 분명 우리한테 엄청나게 잘해주는 사람일 거야.”박예찬이 말했다. 박윤우도 그의 말이 바르다고 생각했다. “하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