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정은 살며시 문틈 안을 들여다보았다. 유남준은 아직 침대에 누워 눈을 뜨지 못했다.그가 깨어나지 않은 걸 보아 방금은 악몽을 꾼 것일 것이다.박민정은 그제야 안심하고 들어가 이불을 다시 덮어주며 그를 놀려댔다. “당신이 지금 이 꼴이 되었는데도 예쁜 여자가 앞다투어 당신한테 시집가려고 하네요? 참 좋은 팔자네요.”그리고 그녀는 시간이 늦은 것을 보고 방으로 돌아가 쉬려고 했다.갑자기 유남준이 그녀의 손목을 꽉 잡았다.박민정은 깜짝 놀랐다. 유남준이 잠에서 깬 줄 알고 대뜸 그를 불렀다. “남준 씨.”하지만 유남준은 다시 손을 놓았다.박민정은 실망해서 그의 손을 이불속으로 놓아주었다. “내일 또 보러올게요.”박민정은 방에 돌아가서 잤다.유난히 어두컴컴한 새벽녘이었다. 박민정은 잠귀가 밝아서 누군가 방에 들어온 것을 어렴풋이 느꼈다.그녀는 눈을 뜨려고 했지만 너무 피곤해서 눈을 뜨지 못했다. 다시 눈을 떴을 때 이미 아무도 없었다.“꿈인가?”박민정이 혼잣말을 하고 있을 때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추경은의 방에서 비명이 들려왔다.“남준 오빠, 날 죽이지 마! 난 아직 죽고 싶지 않아.”늘 죽음을 입에 달고 사는 추경은도 죽고 싶지 않을 때가 있는 모양이다. 이 소리에 놀란 박민정은 벌떡 일어나 나갔는데 유남준이 추경은의 문을 힘껏 걷어차고 있는 것을 보았다.추경은은 안에서 펑펑 울고 있었다.“여기요.”저택에는 24시간 감시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이미 너무 늦은 시간이고 유남준이 나가지 않았으니 그들은 더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방문을 걷어차는 소리가 엄청 났다. 유남준이 몸이 허약하지 않았더라면 이 문은 이미 깨졌을 것이다.박민정도 이런 유남준을 보고 놀라 했다.쿵!문이 깨졌다.추경은은 물건을 집어 들고 유남준한테 내던졌다. 지난번에 꼬집힌 일 때문에 이번에 그녀는 칼을 들었다.그녀의 손에 든 칼을 보고 박민정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경은 씨, 뭐 하려는 거예요?”“보면 몰라요? 이건 정당방위에요!”추경
추경은은 역시 입을 다물었다.고영란이 자기가 유남준을 다치게 하는 것을 보면 결혼은커녕 집에서 쫓겨날 게 뻔하다.박민정도 그녀와 쓸데없는 얘기를 더는 하고 싶지 않았다. “조심하세요. 다음에는 뺨 한 대로 끝나지 않을 거예요.”박민정은 방으로 돌아가 쉬었다.다음 날 아침, 박민정이 일어났을 때 유남준은 아직 깨어나지 않았다.의사가 와서 그의 몸 상태를 체크했다.“도련님의 외상은 거의 다 나았습니다. 다만 손상된 뇌 신경은 평생 고치기 힘들 것입니다. 의사가 말했다.이 말을 들은 박민정은 걱정이 가득해 보였다.전에는 눈만 안 보였는데 지금은 바보로 됐다.비록 그는 한때 하늘이 내려주신 아이인 것처럼 운이 좋았지만 지금의 그의 삶은 너무 고달팠다.집사가 의사를 배웅하러 가고 방 안에는 박민정과 유남준 두 사람만 남았다. 박민정이 출근하려고 하는데 유남준이 다시 그녀의 손을 잡았다.그녀가 미처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유남준은 갑자기 힘을 주어 그녀를 자기 품으로 끌어당겼다.“너한테서 좋은 냄새가 나. 안아줘.”그는 어린 애처럼 말했다.박민정은 순간 눈시울이 붉어졌다. “남준 씨, 나 기억해요? 나 민정이에요.”유남준은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다는 듯 그냥 평온하게 눈을 감고 있었다.“집에 가고 싶은데 데려다줄 수 있어?”박민정은 코끝이 찡했다. “집이요? 어디요?”그녀는 유남준이 생각하는 집이 유씨 가문의 저택인지 아니면 그들이 함께 사는 두원 별장인지 몰랐다.유남준은 그녀를 꼭 껴안고 말했다. “아파.”박민정은 그의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 “어디가 아픈데요? 내가 약 발라줄까요?”박민정이 너무 다정해서인지 유남준은 모처럼 그녀의 말을 잘 들었다. 그는 조용히 있으면서 박민정보고 약을 발라 달라고 했다.그의 몸에 난 새로운 상처는 모두 별장의 보디가드가 한 짓이다.박민정은 그것이 보디가드의 뜻인지 유남우의 뜻인지 몰랐다.저택의 도우미들은 유남준이 순순히 약을 바르라고 하는 것을 보고 모두 놀랐다.그들은 사석
상황을 알게 된 유남우는 집사들에게 유남준을 잘 감시하라고 당부했다. 특히 유남준이 박민정과 같이 있을 때 말이다. “민정 씨는 큰 도련님이 산책하러 나가게 하라고 했어요.”집사가 말했다.유남우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말했다. “저택의 문을 나서지 않는 한 산책하러 나가게 해.”지금은 박민정이 수시로 유남준을 돌봐서 허락하는 것이다. 유남우는 박민정한테 좋게 보이고 싶었다.“네.”...곧 월말이 다가온다. 이번 달 호산 그룹에서 매출이 제일 낮은 팀은 해고될 것이다. 마케팅 5팀의 실적은 좋았지만 아쉽게도 장부에 문제가 좀 생겼다. 고위층이나 주주들에게 알려지면 상황이 꽤 복잡해질 것이다.그때가 돼서 해고당하는 건 당연히 장부에 문제가 있는 5팀일 것이다. 박민정은 이미 사람을 시켜 이 일을 조사하라고 했다. 최근에 누가 최현아 혹은 마케팅 1팀과 다녔는지 찾아내는 것이다.하지만 아무런 소식도 없었다.박민정도 그 사람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 고민 중이었다.하필이면 이때 어린이집 엄마 단톡방에서 회식하자는 메시지가 떴다. “회장님, 오랜만에 회식할까요? 아이들 얘기 좀 해요.”학부모 위원회의 회장인 박민정은 다른 엄마들과 수시로 연락해야 했다.박민정이 답장했다. “그러죠.”그녀는 일찍 퇴근해서 학부모 위원회의 엄마들과 회식을 했다.최현아도 왔다.위원회의 엄마들은 하나같이 그녀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유씨 가문의 며느리이기 때문에 그녀의 비위를 맞춰줄 수밖에 없었다.도한 엄마와 손연서는 시큰둥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지원 엄마는 박민정의 라인에 붙겠다고 마음먹었다. 박민정이 자신을 의심하지 않게 하려고 그녀한테 최현아에 대한 추잡한 사연도 몰래 전했다.그런 일까지 박민정에게 알렸으니 지원 엄마는 평생 최현아와 화해할 수 없을 것이다.“지훈 엄마, 우리 애가 요즘에 맨날 지훈이랑 놀고 있대요.”그중 한 사람이 박민정과 유남준이 이혼한 것을 알고 최현아의 편을 들었다.최현아는 웃으며 말했다. “우리 지훈이는 친구가 많아요. 공
도한 엄마도 집에 있는 아이가 생각나서 일어났다. “저도 돌아가서 아이를 봐야겠어요.”셋이 함께 떠나려 하는 것을 본 지원 엄마는 잠시 망설였는데 자리를 뜨지 않았다.세 사람이 자리를 떠나자 또 몇 명의 엄마들이 떠났다.나머지는 대부분 최현아한테 아첨하려는 사람들이다.이것을 최현아도 알고 있었다. “우리 성혁 씨도 곧 호산 그룹 본사로 들어갈 거예요.”“정말요? 무슨 일을 하는데요?”한 사람이 물었다.최현아는 웃으며 말했다. “아무튼 낮은 자리는 아닐 거예요.”“그럼 정말 축하할 일이네요. 도련님께서 본사로 돌아가면…”한 엄마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한편 지원 엄마는 여기서 일어난 일을 하나씩 적어서 박민정한테 말했다. 지원 엄마는 박민정이 유남준과 이혼했다 하더라도 최현아보다 못하지는 않을 거로 생각했다.그녀는 다시 박민정과 친구가 되려고 마음먹었다. 이번엔 자신의 안목이 절대 틀림없을 거라고 믿었다. 박민정과 손연서는 밖으로 나가서 먼저 도한 엄마를 배웅했다.그리고 박민정은 손연서와 함께 택시를 기다리며 이야기를 나눴다. “민정 씨, 제가 최근에 이상한 소문을 들었어요. 우씨 가문 큰 도련님과 이혼했다는 거 사실이에요?”박민정은 숨김없이 말했다. “네, 이혼했어요.”“어떻게 된 거예요? 예찬이랑 윤우가 있잖아요? 게다가 임신 중이잖아요?”손연서는 믿기지 않는 듯했다.손연서는 박민정이 왜 임신했는데도 일을 하는지 의아해했었는데 이제야 이유를 알았다. 그녀는 유남준도 그리 좋은 남자가 아니라고, 세상에는 애초부터 좋은 남자가 없다고 생각했다. “말하자면 너무 길어요. 나중에 시간 될 때 천천히 얘기해요.”유남준이 지금 그렇게 됐다는 것을 손연서에게 말하기가 쉽지 않았다.두 사람은 지금 꽤 친하지만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말하지 않았다.“그래요.”손연서는 별생각 없이 말했다. “사업하면서 어려운 일이 있으면 날 찾아요. 나도 그렇게 잘하지는 못하지만 손씨 가문의 사업 중 대부분을 도맡아 하고 있어요.”손연서
박민정은 손연서의 뜻을 알아차렸다. “고마워요. 손실을 본 것은 내가 꼭 메워줄게요.”“괜찮아요, 나중에 힘이 더 세지게 되면 나와 계속 협력하자고요.”손연서는 박민정이 참 후하다고 생각했다. 두 가문의 합작으로 그녀는 조금도 손해를 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다른 가문과 합작할 때보다 돈을 더 번다.“좋아요.”박민정도 그녀에게 인사치레를 많이 하지 않았다.오늘 학부모 모임이 박민정을 도와 큰 문제를 해결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녀는 마침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잘 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먼저 돌아가서 윤우를 돌보고 다시 저택에 가서 유남준을 보려 했다.박윤우는 이미 박예찬이 한 조사를 통해 그 저택은 유남우의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형, 엄마가 이러는 거 말이야, 안 좋은 것 같아. 하지만 엄마가 남우 아저씨와 같이 있고 싶다 하면 나는 응원해줄 거야.”박예찬은 손에 머리를 괸 채 말했다. “그런데 남우 아저씨는 윤소현이랑 약혼했는데 과연 엄마에게 명분을 줄까? 윤소현 뱃속에 아저씨의 친아들이 있어서 우리를 친아들로 여기지 않을 거야. 하지만 엄마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난 참을 수 있어.”박예찬은 박윤우가 참 이랬다저랬다 한다고 생각했다.앞에서는 쓰레기 아빠가 불쌍하다고 하더니 지금은 유남우를 의붓아버지로 인정하려 하다니 말이다. 동생이 도대체 누구를 닮았는지 몰랐다.“너무 깊게 생각하지 마. 엄마는 남우 아저씨랑 있을 리가 없어.”박예찬은 박윤우가 쓸데없는 걱정을 한다고 생각했다.“왜 그럴 리가 없는데?”박윤우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그는 유남우와 유남준은 똑같이 생긴 데다 능력도 비슷하고 다 자상하다고 생각했다.여자들은 보통 자상한 남자를 좋아한다. “엄마보고 우리랑 남우 아저씨 중에서 하나를 고르라 하면 누구를 고를까?”“당연히 우리지.”“그럼 됐지, 엄마는 새아빠를 찾지 않을 거야. 찾으면 분명 우리한테 엄청나게 잘해주는 사람일 거야.”박예찬이 말했다. 박윤우도 그의 말이 바르다고 생각했다. “하긴,
박민정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직은 안 돼. 아직 상태가 안 좋아. 아빠 몸이 좀 좋아지면 너랑 예찬이 데리고 갈게.”그러자 박윤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다녀와. 집에 가정부 아주머니랑 수아 이모도 계시니까 걱정하지 마. 말 잘 들을게.”“그래.”박민정은 그의 말을 듣고 흐뭇해하였다. 두 아이가 어린 나이지만 철이 들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박윤우를 잘 달래고 박민정은 운전 기사더러 자기를 저택까지 데려가 달라고 했다.그녀는 도착하자마자 의사와 간호사가 유남준에게 강제로 주사를 놓는 것을 보았다.“무슨 주사예요?”박민정이 다가가 물었다.“진정제에요.”옆에 있던 집사가 무뚝뚝한 얼굴로 대답했다. “방금 큰 도련님께서 또 제정신이 아니었어요. 또 사람을 때리려 했어요.”박민정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제가 말했잖아요, 남준 씨가 또 이러면 저한테 전화하라고. 그럼 제가 바로 온다고 했잖아요.”집사는 마지못해 이렇게 한 척을 하며 박민정을 바라보았다.“그건 말이 안 돼요. 큰 도련님이 사람을 다치게 할 때는 눈에 뵈는 게 없어요. 우리가 빨리 도련님을 막지 않으면 사람이 죽을 수도 있어요.”말을 마치고 집사는 사람을 시켜 의식을 잃은 유남준을 방으로 돌려보냈다.집사는 유남우의 사람이니 박민정의 말은 전혀 소용이 없다.그녀는 유남준의 곁으로 가서 꼼짝하지 않고 그를 지킬 수밖에 없었다.사람들이 떠난 후, 박민정은 유남준의 몸을 살펴보았는데 새로운 상처가 더 생겨나 있었다. 이 집사는 말로는 있었다고 했을 뿐 전혀 그녀가 말한 대로 하지 않았다.“이런 괴롭힘을 당해본 적은 처음이죠?”박민정은 의약 상자를 꺼내 그의 상처를 부드럽게 치료해주며 속삭였다.안타깝게도 지금의 유남준은 그녀의 질문에 대답할 수 없다.박민정은 자기가 이곳에 남아 유남준을 돌보면 그는 다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하지만 지금 보니 그녀의 생각이 틀렸다. 유남준과 함께 이곳을 떠날 방법을 찾아야 했다.하지만 지금 유남준과 이혼한 상황이랑 유남준을
조하랑은 그의 옆에 앉아서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엊그제 할아버님께서 왜 그렇게 화를 낸 거예요? 남준 씨가 어쨌는데요?”“제가 좋은 사람은 아니지만 그렇게 나쁜 사람도 아니라는 거 알죠? 하지만 유남우는 정말 무서운 사람이에요. 민정이보고 꼭 조심하라 하세요.”김인우가 당부했다.조하랑은 기가 막혔다.“제가 알기로 유남우는 민정이한테 잘해주었어요. 어렸을 때 민정이가 괴롭힘을 당했을 때도 보호해 줬어요. 하지만 당신, 민정이가 남준 씨와 막 결혼했을 때, 민정이를 가장 많이 괴롭힌 사람은 자로 당신이에요!”김인우는 순간 할 말이 없었다.조하랑이 틀린 말은 한 건 아니다. 한때 김인우는 박민정을 자주 괴롭혔다. 그래서 박민정은 귀가 더 나빠져서 지금도 보청기를 껴야 한다.김인우는 아주 후회했다. 자기가 박민정에게 준 상처를 평생 메울 수 없다고 생각한 그는 치료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는데 지금까지도 큰 성과는 없다.영원히 박민정에게 빚을 진 사람이 되어 버렸다.“하랑아, 이번만큼은 날 믿어줘. 박민정이한테 잘해준다고 맹세해.”김인우는 진지하게 말했다.조하랑은 그가 자신을 하랑이라고 부르는 것을 많이 들어봤기 때문에 이상해하지 않았다.그녀도 김인우가 전에는 생명의 은인을 잘못 알고 있어서 이지원을 계속 도와줬다는 것을 안다. 지금은 김인우를 구한 게 박민정이라는 진실이 밝혀졌다. 멍청한 김인우는 확실히 더는 박민정을 해치지 않을 것이다.“걱정하지 마세요. 민정이한테는 내가 잘 말할게요. 민정이도 당신을 다르게 보고 있어요.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당신이 싫어한다고 해서 민정이더러 유남우와 함께 있지 말라고 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조하랑은 박민정의 친구이다. 박민정이 자기한테 잘해주는 사람과 함께 있는 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알겠어요.”김인우는 처음으로 그녀의 말에 순순히 대답했다.조하랑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면 됐어요.”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박민정이 전화 왔다.조하랑은 바로 전화를 받고
이를 알게 된 추경은은 중얼거렸다. “왜 이렇게 뻔뻔해, 남준 오빠랑 이혼했는데 같이 잔다고?”박민정은 밖에서 수군거리는 소리를 듣고 일어나 밖을 살펴보았다.추경은이 도우미 몇 명과 자신의 험담을 하는 걸 봤다. 그녀는 어이가 없었다. 지금의 유남준이랑 같이 잔다고 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내가 남준 씨랑 자는 게 거슬려요? 그럼 경은 씨가 갈래요?”박민정은 위층에 서서 큰 소리로 말했다.그 말을 들은 추경은의 표정은 순식간에 변했다.그녀가 유남준 옆에 누워있으면 아마 내일까지 사는 것도 힘들 것이다. “나는 민전 씨와 달라오. 난 아직 남준 오빠랑 결혼하지 않았으니 오빠와 무슨 일을 저지르지 않을 거예요.”추경은은 순결한 척하며 말했다.박민정은 웃겨서 말했다. “남준 씨랑 결혼하면 무슨 일을 저지를 수 있겠어요?”추경은은 또 말문이 막혔다.그녀는 더 말을 하지 않고 방으로 들어가서는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을 닫았다.그녀는 오늘 밤 박민정의 비명을 듣기를 기다리려 했다. 낮에는 박민정이 운이 좋아서 유남준이 멀쩡했다. 하지만 밤에도 얌전할 거라는 보장이 없다.박민정은 그녀가 떠나는 것을 보고 다시 방으로 들어가 누웠다.그녀는 요 며칠 동안 여러 곳을 왔다 갔다 해서 너무 피곤했다.이곳의 침대는 매우 컸다. 잠이 든 박민정은 유남준의 상처를 닿을까 봐 그에게 기대지 않았다. 어두운 밤이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도 모른다. 유남준은 손을 길게 뻗어 박민정을 품에 안았다.깊이 잠든 박민정은 그에게 안긴 것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유남준의 푼에서 점점 더 편안히 잠을 잘 수 있었다.다음 날 아침 8시가 돼서야 박민정이 잠에서 깨어났다.어젯밤, 저택의 보디가드와 도우미들은 오랜만에 잠을 푹 잤다. 유남준이 소란을 피우지 않고 얌전하게 잤다.박민정이 눈을 떴을 때, 유남준은 반듯하게 잠을 자고 있었다. 자기가 언제 그의 품에 안겼는지 몰랐다.그녀가 일어서려는데 옆에 있던 남자가 두 눈을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