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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2화

추경은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확신을 해주었다.

“네, 일반인이 아니라 지적 장애 환자처럼 있어요.”

실룩거리는 입꼬리를 주체하지 못한 채 최현아는 표정과 달리 안타까운 척을 했다.

“어쩌다가 그렇게 된 거예요?”

“무슨 수술을 했다고 했는데, 그 수술이 잘못되면서 머리가 완전히 나빠졌다고 했어요.”

본래 부잣집 ‘사모님’ 소리 들으면서 부귀영화나 누릴 줄 알았는데, 유남준에게 목 졸라서 죽을 뻔한 뒤로 그 헛된 욕망이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추경은은 지금 유남준에 대한 마음이 조금도 없다.

더럽고 역겨울 뿐만 아니라 지적 장애까지 있으므로 서 있는 것만으로 아우라가 넘치던 그때 그 유남준이 아니니 말이다.

“세상에 이런 일이!”

말로는 무척이나 안쓰러워하고 있지만, 마음속으로는 이미 지사로 파견되어 잡일이나 하는 유성혁을 불러올 생각이었다.

추경은은 최현아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당연히 모른다.

“올케언니, 저 이제 어떻게 해요? 저 저런 병신이랑 결혼하고 싶지 않아요.”

최현아가 추경은이 누구랑 결혼하든 말든 전혀 알고 싶지도 신경 쓰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도 결혼하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이제 와서 거절하는 건 좀 아니지 않을까요?”

“저 대신 할아버님께 좀 말씀해 주시면 안 될까요? 저 아직 이렇게 젊고 예쁜데 저런 놈이랑 결혼해서 인생 망치고 싶지 않아요.”

이럴 줄 알았더라면 절대 유명훈의 말에 동의하지 않을 것인데 말이다.

“미안해요. 내가 끼어들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아요. 직접 집안 어른들께 말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럼, 먼저 끊을게요.”

최현아는 말을 마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추경은 그제야 최현아가 자기를 도와줄 마음조차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고 한들 지금 고영란이랑 유명훈에게 후회하고 있다고 결혼하지 않겠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가만히 계속 있기로 했다.

그러나 유남준이 깨어나기만 하면 유남준의 주위에 있던 사람 중 가장 먼저 봉변은 당하는 사람은 항상 추경은이었다.

도우미들 역시 그러한 현상이 이상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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