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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1화

그 말을 듣고서 유남우는 침묵을 유지했다.

간절함이 가득한 두 눈으로 박민정은 계속 애원하면서 부탁했다.

“제발 남준 씨 좀 만나게 해줘요.”

그러한 모습으로 변한 유남준이 무척이나 걱정되는 박민정이다.

만약 유남우가 고개를 끄덕이지 않는다면 박민정은 고영란을 찾아가기로 내심 결정했다.

필경 아이들의 할머니이므로 유남준을 만나게 주리라 생각했다.

“알았어. 근데 조심해야 할 거야.”

유남우는 끝끝내 박민정의 고집에 넘어가고 말았다.

“네.”

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퇴근하고 같이 가자. 지금 형 상황이 좋지 않아. 감정 기복이 워낙 심해서 저택 쪽에 있는 도우미들 형한테 맞지 않은 사람이 없어.”

유남우는 바로 덧붙였다.

“알았어요. 그럼, 좀 부탁할게요. 별일 없으면 그만 나가서 일볼 게요.”

박민정은 말하고 나서 뒤돌아 떠났다.

“그래.”

박민정이 사무실에서 나가자 유남우는 바로 저택 도우미에게 전화를 걸어 유남준의 현재 상황을 체크했다.

여전히 그 모습 그대로라고 도우미가 말했다.

걸핏하면 사람을 때리고 우락부락하고 있다면서.

추경은 역시 유남준에게 맞았고 더러운 물까지 부었다고 했다.

도우미의 말을 듣고서 유남우가 물었다.

“의사는요? 가지 않았어요?”

“오셨습니다. 큰 도련님께서 이제 막 잠이 드셔서 지금 검사 중이십니다.”

“알았어요. 일 있으면 언제든지 전화해요.”

“네.”

유남우는 전화를 끊었다.

퇴근하자마자 유남우는 박민정을 데리고 저택으로 향했다.

저택에 도착하기 전에 유남우는 저택 집사의 전화를 받게 되었는데, 고영란이 와 있다고 했다.

유남우는 그만 눈살을 찌푸렸다.

“왜 이제서야 알리는 거예요!”

“사모님께서 오실 줄 몰랐습니다. 말린다고 하더라도 소용없고 말입니다.”

집사는 잠시 멈칫거리다가 덧붙였다.

“큰 도련님께 진정제를 놓아주셔서 아마 한, 두 시간 안으로는 깨어나시지 못할 겁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유남우는 저택 집사에게 미리 말한 바가 있었다.

자기 허락 없이 누군가가 유남준을 보러 온다면 거듭 조심해야 한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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