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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4화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무슨 상황인지 몰라서 삼삼오오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민정아, 전에는 우리가 잘못했어. 몇 마디 한 것으로 너무 꽁하게 굴지는 마.”

전에 박민정을 괴롭혔던 사람이 혹시나 보복이라도 당하게 될 까 봐 거듭 사과한 것이다.

윤소현과 윤석후도 그 가운데 서 있었다.

두 사람 역시 박민정이 무슨 일을 하고 무슨 말을 하려는지 모르고 있다.

박민정은 어느 한 친척의 ‘사과’를 무시해버리고 보고서 하나를 꺼내 들었다.

“이건 친자확인 보고서입니다. 저는 한 여사님의 친딸이 아닙니다.”

박민정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그 한 마디에 모든 사람이 두 눈이 휘둥그레지고 말았다.

박민호와 윤소현도 물론.

박민호는 어릴 적부터 함께 자라온 누나가 박씨 가문의 친딸이 아니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누나, 그런 장난하지 마.”

박민호는 애써 태연한 척하면서 말했다.

그러자 박민정은 박민호를 바라보면서 대답했다.

“나 장난하는 거 아니야.”

“제가 보고서를 위조했을 수도 있다고 의심하는 분이 있으실 것 같아 여러 병원에서 동시에 검사를 맡겼었습니다. 전 박씨 가문의 딸이 아니고 한수민의 딸도 아닙니다.”

박민정의 말에 온 장례식장이 끓어번졌다.

다들 하나같이 믿을 수 없다는 모습이다.

“한 여사님께서 저를 낳아주신 게 아니므로 앞으로 그러한 이유로 저를 압박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더불어 한 여사님은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거의 저를 챙겨준 적도 없으므로 키워주신 정 같은 것도 전혀 존재하지 않습니다. 어릴 적부터 성인이 돼서까지 한 여사님은 저를 낳아주셨다고 주장하면서 모든 것을 시키셨습니다. 실은 친딸이 아닌데 말이죠...”

“저는 한 여사님께 빚진 게 단 하나도 없습니다. 제가 유일하게 빚진 사람은 바로 저를 친딸로 키워주신 아버지이십니다. 아버지는 돌아가실 때까지 제가 친딸인 줄 아셨거든요.”

박민정은 이내 차분한 목소리로 설명을 이어갔다.

또다시 쥐 죽은 듯한 적막이 찾아오면서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었다.

조금 전까지 박민정이 리본 핀을 달아야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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