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남우는 정신을 차리고, 마음의 불편함을 드러내지 않으려 했다. "앞으로는 윤소현이 감히 더는 짜증을 부리지 못하게 만들 거야.”유남우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무거웠다. 홍주영은 유남우를 점점 더 이해할 수 없었다. 전에 해외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때만 해도 유남우는 언제나 다정했다. 몸을 움직일 수 없던 상황에서도 단 한 번도 화를 내거나 무겁게 말한 적이 없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홍주영은 유남우가 절대 화를 낼 줄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도련님. 윤소현 씨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솔직하게 말씀하시고 파혼하는 게 낫지 않나요? 굳이 자신을 이렇게 괴롭게 만들 필요는 없잖아요." 홍주영은 진심으로 말했다. 유남우는 괴롭다는 말에 곁눈으로 홍주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난 호산그룹의 대표이자 유씨 가문의 운명을 쥔 사람이야. 걸을 수도 있고, 움직일 수도 있어. 뭐가 괴롭다는 거지?" 홍주영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숙였고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홍주영은 유남우가 평생 안고 있던 상처가 그의 병약한 몸 때문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이제 돌아가자." "네." ...회사에서 박민정은 곧바로 윤소현과 계속 협력해야 한다는 내용의 통보를 받았다. 더군다나 이제 윤소현은 태아의 건강을 위해서, 박민정이 병원으로 가서 협의해야 한다고 했다. 박민정은 이게 분명 자신을 괴롭히려는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거절할 수 없었다. 마케팅 5팀의 직원들도 이 소식을 듣고 걱정스러워했다. "팀장님, 팀장님도 임신 중이신데, 이렇게 여기저기 뛰어다니시는 건 너무 무리 아닙니까?" "괜찮아, 너희는 너희 일에만 집중해." 박민정은 현재 자신이 누구보다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박민정은 부하 직원들의 업무를 배정해 주고 곧바로 윤소현과 협의하기 위해서 차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윤소현은 병상에 누워 있었고, 그 옆에는 정수미가 앉아 있었다. 정수미는 딸이 병원에 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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