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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2화

토끼 피규어가 바닥에 떨어졌다.

"아! 미안해, 손이 미끄러졌네."

윤소현은 일부러 그렇게 했다.

박민정은 피규어를 줍기 위해 몸을 숙였다.

그 순간 윤소현은 발을 들어 박민정의 손을 밟으려 했다.

그러나 박민정은 재빨리 손을 움직여 윤소현의 하이힐을 붙잡았다.

윤소현은 균형을 잃었고 박민정이 힘을 주자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꺅!" 윤소현은 배를 움켜잡으며 비명을 질렀다.

박민정은 천천히 피규어를 주워 먼지를 털며 말했다.

"죄송해요, 실수로 손이 닿았네요. 괜찮으세요?"

피규어를 제자리에 두고 윤소현을 바라봤지만, 박민정의 눈에는 차가움만이 감돌았다. 윤소현을 도와줄 생각은 전혀 없어 보였다.

바닥에 나동그라진 윤소현은 박민정을 향해 날카로운 눈빛을 보냈다.

"실수라고? 너 일부러 그런 거잖아. 내 배 속 아이는 유씨 가문의 핏줄이야."

윤소현이 말을 마치고 핸드폰을 들어 유남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남우 씨. 빨리 와줘요. 박민정이 날 밀어서 넘어졌어요. 너무 무서워요."

박민정은 그런 윤소현을 평온하게 바라보았다.

분명 윤소현이 먼저 피규어를 떨어뜨리고 박민정의 손을 밟으려 했기에, 만약 박민정이 가만히 있었더라면 더 큰 수모를 당했을 것이다.

우울증을 겪고 난 후 박민정은 배운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괴롭힘은 응징으로 끝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박민정, 너 기다려!"

윤소현은 전화를 끊고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다.

윤소현은 그 순간 배 속의 아이는 유남우의 아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자신도 잊고 있었다.

사무실 밖에서는 직원들이 무슨 일인지 궁금해하며 이쪽을 바라봤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유남우가 달려왔다.

홍주영은 직원들에게 업무에 집중하라고 지시한 뒤 함께 사무실로 들어갔다.

커튼이 내려지며 바깥에서는 안의 상황을 볼 수 없게 되었다.

"남우 씨. 배가 너무 아파요."

윤소현은 자신을 구원해 줄 사람을 만난 듯한 눈빛으로 유남우를 바라보았다.

"아까 박민정이 저를 밀어서 넘어졌어요. 아이가 괜찮을지 모르겠어요."

유남우는 윤소현을 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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