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치의가 박윤우의 전면 검진 보고서를 보니 백혈병 외 감기로 인한 발열 증상은 없었다.“수치가 정상입니다.”‘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박윤우가 다급히 변명했다.“의사 선생님, 혹시 제가 병원에 오니 병균이 자동으로 죽은 건 아닐까요?”이에 주치의는 껄껄 웃었다. 따라서 얼마간 짐작이 갔다.병실 밖을 나온 주치의는 유남준에게 말했다.“대표님, 두 가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첫째는 도련님이 유치원에 가기 싫어서 꾀병하는 것이고, 둘째는 아침에 급히 깨어나면 어지럼증을 나타나는 애들도 가끔 있습니다. 하지만 잠시 후면 정상으로 돌아올 겁니다. 크게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유남준은 당연히 두 번째로 추측했다.“괜찮다니 다행입니다.”병실로 돌아온 유남준은 박윤우를 안고 집으로 향했다.“아빠, 윤우는 유치원도 가기 싫고, 집에도 가기 싫어요. 아빠가 일하는 곳에 가고 싶어요.”박윤우는 오늘 유남준 뒤를 졸래졸래 따라다니면서 숨겨진 여자가 누군가 꼭 밝혀낼 타산으로 여태껏 연기 했는데 이대로 순순히 돌아갈 리 없었다.“안 돼! 유치원 가든지, 집으로 가든지 둘 중 하나 선택해!”유남준은 오늘 애를 데리고 놀 여유가 없다.“싫어, 아빠~ 윤우 버리지 말고 데리고 가줘요. 난 아빠 따라서 갈래요. 아빠 윤우 말고 딴 아기 생겼나요?”박윤우가 유남준의 넓적다리를 껴안고 눌러앉아서 응석 부렸다.오가는 사람들이 호기심에 찬 시선을 던져왔다.이에 박윤우는 더 신나서 외쳐댔다.“윤우를 싫어하면서 왜 낳았어요?”“지금 저를 버리려고요? 형이랑, 저는 진짜 불쌍한 애들이에요…”박윤우가 눈물 콧물 쥐어짜서 유남준의 바지에 뿌려 놓았다.‘아빠, 진짜 나빠. 우리를 버리려고 하다니.’유남준은 이런 응석둥이 박윤우를 대치하기 제일 힘들어한다. 애가 또 아프지, 손찌검도 할 수 없고.“알았어, 알았어. 그럼 아빠 따라 회사 가되, 절대 까불면 않되. 조용하게 앉아 있어야 해, 알았지?”“네!”박윤우는 언제 울었냐 싶은 듯 뚝 하고 그쳤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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