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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1화

보름 남짓이 못 본 사이 한수민은 몰라보게 변해버렸다.

온몸에 뼈만 앙상하게 남은 채 간병인의 부축 하에서 간신히 걸어왔다.

현장 기자들 안중에 한수민은 더는 소문이 자자한 무용가가 아니었다.

후회와 참회의 마음으로 법정에 나선 한수민은 움푹 꺼져 들어간 두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친딸인 윤소현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한수민의 눈빛과 마주친 윤소현의 얼굴에는 그에 대한 혐오감과 놀라움만 쓰여 있을 뿐,

다른 감정은 전혀 없어 보였다.

“한수민은 왜 왔어?”

그녀가 비서에게 물었다.

“그건 모르겠어요.”

비서가 고개를 살살 흔들면서 대답했다.

“쓸모없는 놈!”

한수민은 윤소현을 향한 눈길을 박민정 쪽으로 돌리더니 끝내 박민정의 얼굴에 머물고 말았다.

박민정은 여전히 냉정했다. 그의 눈동자는 고요한 호숫물처럼 아무런 파문도 없었다.

한수민의 가슴은 칼로 도리는 듯 아팠다.

자신에 지나간 세월에 박민정에게 끊임없는 상처만 주지 않았더라도 이런 눈빛이 있을 수 없을 것이다.

정민기가 그녀의 곁을 지나서 박민정한테 다가서 말했다.

“제가 도착했을 때 이미 양쪽 싸움이 붙었어요. 그래서 두 사람을 차에 태워서 데려왔어요.”

“네, 수고했어요.”

박민정이 머리를 끄덕하면서 말했다.

정민기는 자리를 찾아서 앉고, 재판은 바로 시작됐다.

한수민은 이혼소송을 제출하면서 부부 공동재산의 절반을 요구했다. 이어서 그녀는 자기가 입원하고 있는 사이 윤석후의 불륜 증거를 제출했다.

윤석후가 계속 사실을 부인하려고 발버둥질했지만, 호산 그룹 법무팀의 변호사가 증인으로 출석했기에 윤석후는 결국 깡그리 지고 말았다.

판사는 당장에서 이혼 판결을 내리고, 윤석후의 재산 절반을 한수민에게로 줄 것으로 판결 내렸다.

재판이 끝난 뒤

윤소현은 그 자리에 얼어버렸다. 그녀는 당장 달려 나가서 유남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남우 씨, 어떻게 된 일이에요? 호산 그룹에 왜 한수민의 소송을 돕는 거예요?”

재판 결과를 알고 있는 유남우는 사무실의 의자에 앉아서 창밖의 빌딩을 보면서 대답했다.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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