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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5화

이튿날

아침 일찍 일어난 박윤우는 따끈한 온수 팩을 안고 이불속에 드러누웠다.

박민정이 박윤우를 깨워 주려고 방으로 들어갔는데 애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있는 걸 발견했다.

“윤우야…”

박민정이 부드럽게 불렀다.

박윤우가 살며시 눈을 뜨더니 허약하게 말했다.

“엄마…”

“아들, 어데 아파?”

박민정이 걱정되어 물었다.

“엄마, 나 어지러워요…”

“얼른 일어나, 엄마가 옷 입혀줄게, 병원에 가자.”

애가 어지럽다고 하자, 놀란 박민정은 다급히 서두르기 시작했다.

박윤우는 어릴 때부터 백혈병으로 앓고 있었기에 설사 작은 병이더라도 끌면 안 되기 때문이다.

“엄마, 나 병원에 가기 싫어요. 그냥 집에서 누워 쉬면 안 돼요?”

“안되지, 윤우의 이마에 장국 끓일 수 있겠네…”

“나 어제 비 맞아서 그래요. 좀 누워 있으면 금방 나을 것 같아요.”

박윤우가 변명했다.

유남준이 말소리에 깨어나 방에서 나오면서 물었다.

“무슨 일이야?”

지금은 아들이 일 순위이다. 박민정은 어제저녁의 불쾌한 일로 유남준을 무시하지 않았다.

“윤우 지금 열이 많이 나고 있어요. “

“엄마 출근 안 해요? 아빠랑 병원 가게 해줘요.”

박윤우가 유남준을 훔쳐보면서 말했다.

“윤우가 아픈데 엄마가 어떻게 출근해? 오늘 휴가 내면 되지.”

“근데 엄마 어제도 휴가 냈잖아요. 어차피 아빠는 한가하신데…”

그러는 박윤우는 문 입구 편에 서 있는 유남준을 올려보면서 말을 이었다.

“아빠가 윤우를 병원에 데리고 가줄 수 있지요? 네? ”

유남준은 당연히 거절할 리가 없었다.

“그래, 민정 씨는 출근해, 윤우는 내가 병원에 데려가면 되지.”

유남준이 병원에 데려다주는 것을 원하는 박윤우를 보고 박민정은 묵묵히 옷을 입혀 유남준에게 안겨 주었다.

두 사람이 차에 오르기까지 배웅했다.

차에 앉은 유남준은 또 박민정을 보면서 신신당부했다.

“어제저녁에 한 얘기, 서둘러 결정해.”

박윤우만 이 자리에 없었더라면 당장 유준우를 한 대 갈기고 싶은 심정이다.

“어제 무슨 일 인데요?”

박윤우가 능청스럽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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