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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2화

“남준 오빠, 우리 언제 출발해?”

한시도 지체할 수 없다는 듯이 추경은이 옆에서 물었다.

“9시 후에.”

박민정에게 알린 시간은 9시 30분이었다.

확실한 답을 듣고 난 추경은은 마침내 마음이 놓이게 되었다.

속으로는 기뻐해 마지 못하고 있으나 겉으로는 위하는 척하면서 물었다.

“근데 이혼이 무슨 소꿉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영란 이모한테 알려야 하는 거 아니야?”

“이혼하고 나서.”

유남준은 당연히 유씨 가문 모든 사람에게 알리려는 생각이었다.

아니면 그 누구도 모르게 되니 말이다.

더욱더 확실한 답을 얻게 되자, 추경은은 두 사람의 ‘인연’이 정말로 끝을 맺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오빠가 이혼하든 결혼을 하든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것도 아니고.”

등을 의자에 기대고 앉은 유남준은 추경은이 계속 옆에서 중얼거리자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입 아프지 않아?”

그 말에 추경은은 얼굴이 새빨개지면서 뻘쭘하기 그지없었다.

한쪽에 있던 가정부는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 뻔하여 바로 손으로 입을 막았다.

그 누가 보더라도 추경은에 대한 유남준의 마음은 뻔했다.

엄청나게 싫어하고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말이다.

하지만 알면서도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뻔뻔한 것인지 추경은은 전혀 개의치 않아 했다.

남자보다는 여자가 마음에 드는 상대를 추구할 때 더 쉽다면서.

언젠가는 넘어오게 되어 있다면서.

마침내 9시가 되었고 추경은 바로 유남준 따라서 차에 올랐다.

부 좌석에 앉아 있던 서다희는 차에 오른 추경은을 보고서 마냥 이상하기만 했다.

“추경은 씨는...”

하지만 서다희가 말을 채 하기도 전에 유남준이 말을 끊어버렸다.

“내가 같이 가자고 했어.”

서다희는 그 말을 듣고서 더는 소리를 내지 않았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러시는지...’

9시 20여 분쯤, 차는 가정 법원 앞에 이르렀다.

이미 가정 법원에서 유남준을 기다리고 있었던 박민정이 보였다.

서다희는 박민정의 뒷모습을 보고서 유남준에게 알려주었다.

“대표님, 사모님께서 이미 도착하셨습니다.”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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