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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6화

‘내 편?’

고영란의 말을 듣고 있던 박민정은 고영란이 결코 자기를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들을 위해서 그러는 것이라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해가 섭섭하거나 이해가 되지 않는 건 아니었다.

필경 유씨 가문의 핏줄이고 친손자이니 말이다.

“네, 알고 있어요. 그렇게 할게요.”

박민정은 고영란의 말대로 일단 남기로 했다.

그러나 결코 고영란의 말 때문이 아니라 유남준 때문이었다.

대체 무슨 이유로 꼭 이혼하려고 했었는지 알아내고 싶었다.

만약 정말로 자기가 싫어지고 더는 사랑하지 않게 되었다면 그땐 먼저 떠날 것이라고 마음도 먹고 있었다.

‘정말로 사랑하지 않아서 이혼하자고 한 거라면 나 절대 너한테 질척이지 않을 거야.’

시원시원하게 대답한 박민정에게 고영란은 바로 계좌로 돈을 보내주었다.

“얼마 되지는 않지만, 용돈으로 쓰도록 해. 사고 싶은 거 있으면 사고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바로 먹고. 부족하면 나한테 전화해.”

그 돈 역시 박민정은 거절하지 않았다.

고영란은 아이들이 할머니이고 할머니가 손자한테 주는 돈이니 마다할 이유도 없었다.

예전과 같았더라면 아무것도 받지 않아도 쓴소리를 듣게 되었고 구박을 당하게 되었는데 말이다.

“네, 고맙습니다.”

“그래. 몸 잘 챙기고 있어.”

고영란은 그렇게 한참이나 박민정을 다독이고 나서야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고 나서 계좌를 확인해 보니 100억이 입금되어 있었다.

용돈으로 자그마치 100억이나 준 고영란이다.

그리고 박민정은 용돈 100억을 따로 저축해 두었다.

지금 박씨 가문 본가에는 박민정 혼자뿐이다.

민수아는 출근하러 갔고 박윤우는 유치원에 갔다.

홀로 남은 박민정은 테라스에 있는 의자에 기대어 앉아 지그시 두 눈을 감고 쉬고 있었다.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핸드폰에서 때때로 알람 소리가 들려왔다.

도저히 잠이 오지 않은 박민정은 도착한 메시지들을 확인해 보았는데, 마케팅 5팀 채팅방에서 열띤 대화를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박 팀장님, 저 오늘 두건이나 해냈어요.]

[축하드려요. 저 오늘 한 건밖에 못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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