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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3화

이혼 서류 전담 사무실로 들어서자마자 세 사람은 각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물론 추경은은 바로 유남준의 옆자리에 뻔뻔하게 보란 듯이 앉았다.

사무실 직원은 유남준과 추경은의 모습을 보고서 그동안 봐왔었던 모든 막장 드라마 속의 장면을 떠올렸다.

심지어 일부러 추경은에게 뼈 때리는 말까지 했다.

“남의 가정 파탄 내고 자기 행복 챙기려는 사람들 결말이 다 좋지는 않았어요. 그동안 봐 온 것에 따르면 해피 엔딩이 아니라 하나같이 새드엔딩을 맞이했었고요.”

추경은은 순간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지금 무슨 소리 하는 거예요! 제가 남의 가정을 파탄 내기라도 했다는 거예요?”

직원은 그런 추경은의 말에 상대조차 하고 싶지 않았다.

오랫동안, 이 직업에 종사해오면서 직원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으니 말이다.

누가 본처이고 누가 제3인지를 말이다.

유남준은 눈살을 찌푸리면서 추경은에게 말했다.

“밖에서 기다려.”

“근데 오빠 아무것도 보이지 않잖아. 민정 씨가 무슨 꼼수라도 쓰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추경은은 유남준의 모든 재산이 박민정에게 넘어갈까 봐 두려웠다.

벌컥 화를 내고 싶은 심정이 굴뚝 같았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 유남준은 추경은을 타일렀다.

“여기 직원분들도 계시잖아. 그래도 걱정되면 너 나가고 서 비서 들어오라고 해.”

“알았어.”

추경은은 그제야 마지못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추경은이 나가고 나서야 직원은 본격적으로 이혼 서류를 준비해주기 시작했다.

절차대로 일단은 두 사람의 재산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그때 유남준은 미리 작성해 놓은 이혼 합의서를 꺼내 들었다.

“이거 한 번 봐봐. 괜찮으면 이걸로 하자.”

이혼 합의서를 건네받은 박민정은 바로 확인해 보았다.

두원 별장을 비롯한 자동차 소유권까지 모두 박민정에게로 넘긴다고 적혀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이혼 위자료로 2조를 덧붙여 준다고 했다.

이혼 위자료로 2조나 내놓는다는 것은 아마 진주시 전체를 통틀어 가장 많을 것이다.

박민정은 본래 유남준이 몇억만 주면서 자기를 내보내려고 하는 줄 알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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