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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4화

유남우가 입을 열었다.

“민정아.”

유남준과 똑같은 얼굴을 하는 유남우를 보게 된 순간 박민정은 머릿속이 뒤죽박죽으로 되어버렸다.

“네.”

대답만 한 박민정, 유남우와 더는 대화를 나누고 싶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비 오고 있어. 얼른 차에 타. 감기 걸려.”

발걸음을 멈추려고 하지 않는 박민정을 보고서 유남우는 다급히 덧붙였다.

그 말에 박민정은 약간 멈칫거렸지만, 유남우와 시선을 마주치지도 않은 채 대답했다.

“보슬비라 괜찮아요. 천천히 걸어가면 되니 그만 가 봐요.”

이윽고 박민정은 계속 앞으로 걸었다.

이때 유남우는 차에서 내려 바로 박민정을 향해 걸어가 팔을 확 잡아당겼다.

“이런 식으로 너 아프게 하지 마.”

박민정은 유남우의 손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쳤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유남우는 더욱 꼭 움켜쥐곤 했다.

이번에는 절대로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민정아, 그 사람 때문에 널 이렇게까지 망치는 건 어리석은 짓이야.”

박민정은 더는 발버둥을 치지 않고 비를 맞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뭔가 오해하고 있는 거 아니에요? 여기서 걸어간다고 하더라도 얼마 걸리지 않아요. 비도 뭐 펑펑 쏟아지는 게 아니라 괜찮아요.”

“타!”

유남우는 다시 한번 어세를 높여 말했다.

하지만 박민정은 이를 악물고 제자리에 서서 버텼다.

그 모습을 보고서 유남우는 두말하지 않고 바로 박민정을 들어 안아 차 안으로 밀어 넣었다.

순간 박민정은 두 눈이 휘둥그레지고 말았다.

이렇게까지 할 것이라고 전혀 생각지도 못한 모습으로 말이다.

“남우 씨!”

“출발하세요.”

유남우는 아랑곳하지 않고 운전 기사에게 말했다.

그렇게 차는 움직이기 시작했고 강제로 차에 오르게 된 박민정은 ‘가시방석’에 앉아 있는 것만 같았다.

게다가 자기도 모르게 자꾸 곁눈으로 유남준과 똑같이 생긴 유남우의 얼굴을 보고 있었다.

모든 것이 언짢아 박민정은 아예 눈을 감아 버리고 그 무엇도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유남우는 박민정이 아픈 줄 알고 손등으로 이마 온도를 체크해 보았는데, 열은 나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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