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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6화

주치의가 박윤우의 전면 검진 보고서를 보니 백혈병 외 감기로 인한 발열 증상은 없었다.

“수치가 정상입니다.”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박윤우가 다급히 변명했다.

“의사 선생님, 혹시 제가 병원에 오니 병균이 자동으로 죽은 건 아닐까요?”

이에 주치의는 껄껄 웃었다. 따라서 얼마간 짐작이 갔다.

병실 밖을 나온 주치의는 유남준에게 말했다.

“대표님, 두 가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첫째는 도련님이 유치원에 가기 싫어서 꾀병하는 것이고, 둘째는 아침에 급히 깨어나면 어지럼증을 나타나는 애들도 가끔 있습니다. 하지만 잠시 후면 정상으로 돌아올 겁니다. 크게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유남준은 당연히 두 번째로 추측했다.

“괜찮다니 다행입니다.”

병실로 돌아온 유남준은 박윤우를 안고 집으로 향했다.

“아빠, 윤우는 유치원도 가기 싫고, 집에도 가기 싫어요. 아빠가 일하는 곳에 가고 싶어요.”

박윤우는 오늘 유남준 뒤를 졸래졸래 따라다니면서 숨겨진 여자가 누군가 꼭 밝혀낼 타산으로 여태껏 연기 했는데 이대로 순순히 돌아갈 리 없었다.

“안 돼! 유치원 가든지, 집으로 가든지 둘 중 하나 선택해!”

유남준은 오늘 애를 데리고 놀 여유가 없다.

“싫어, 아빠~ 윤우 버리지 말고 데리고 가줘요. 난 아빠 따라서 갈래요. 아빠 윤우 말고 딴 아기 생겼나요?”

박윤우가 유남준의 넓적다리를 껴안고 눌러앉아서 응석 부렸다.

오가는 사람들이 호기심에 찬 시선을 던져왔다.

이에 박윤우는 더 신나서 외쳐댔다.

“윤우를 싫어하면서 왜 낳았어요?”

“지금 저를 버리려고요? 형이랑, 저는 진짜 불쌍한 애들이에요…”

박윤우가 눈물 콧물 쥐어짜서 유남준의 바지에 뿌려 놓았다.

‘아빠, 진짜 나빠. 우리를 버리려고 하다니.’

유남준은 이런 응석둥이 박윤우를 대치하기 제일 힘들어한다. 애가 또 아프지, 손찌검도 할 수 없고.

“알았어, 알았어. 그럼 아빠 따라 회사 가되, 절대 까불면 않되. 조용하게 앉아 있어야 해, 알았지?”

“네!”

박윤우는 언제 울었냐 싶은 듯 뚝 하고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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