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 지존을 뵙습니다.”청룡은 임찬혁을 향해 허리를 굽히고 절했다.“주작, 지존을 뵙습니다.”검은 옷을 입은 여자도 몸을 굽혔는데, 그녀의 목소리는 도도하면서도 기품이 있어 매우 듣기 좋았다.“할아버지, 살려주세요!”할아버지가 온 것을 본 곽령은 다시 눈에 빛이 어렸다.‘임찬혁이 아무리 강하다고 하더라도 우리 할아버지한테는 질 거야!’이때, 청룡이 뒤에 있는 장로 몇 명에게 눈짓을 했다.그들의 눈은 모두 예리했는데, 모두 몇 걸음 뒤로 물러나 백호와 현무의 움직임을 관찰했다.한편, 백호 쪽 장로들도 몇 걸음 물러나 상대방과 기세를 비겼다.대전 전체가 순식간에 조용히 두 파로 갈라졌다.청룡와 주작을 선두로, 임찬혁은 옛 지존의 제자이니 제대로 된 신임 지존이 맞다며 그를 지지하는 파와 백호와 현무를 선두로, 경주 가문 따위의 데릴사위가 된 놈이니 지존이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며 반대하는 파로 말이다.그들은 모두 임찬혁을 끌어내리고 곽령을 신임 지존으로 세울 생각이었다.서로 눈치 싸움을 하느라 대전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엄숙해졌다.모두들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대전의 분위기는 언제라도 도화선만 있으면 큰 규모의 싸움이 벌어질 것 같았다.“대담하구나, 백호!”이때 임찬혁이 갑자기 크게 소리쳤다.“네 손녀는 하극상을 했을 뿐만 아니라 나를 존경하지 않아 그 자리에서 바로 나한테 잡혔다. 바로 죽일까 생각하는데, 네 생각은 어떻지?”그도 당연히 대전의 미묘한 분위기도 느꼈다.이 싸움이 폭발하면, 대용문파는 큰 손해를 보게 될 것이다.그러나 그는 겉으로는 조금도 걱정하지 않은 척 하며 언제든지 곽령의 머리를 내리칠 것처럼 손바닥을 들었다. “잠시만요!”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키가 큰 백호가 풀썩 무릎을 꿇었고, 현무도 따라서 무릎을 꿇었다.“아이는 무지할 뿐, 모든 잘못은 저에게 있으니 아이를 살려주십시오. 이 일은 모두 저로 인해 일어났으니 제가 죽음으로 사죄하고 싶습니다. 그러니 부디 다른 이들에게 죄를 묻지 말아주십시오
Last Updated : 2024-09-1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