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 지존을 뵙습니다.”청룡은 임찬혁을 향해 허리를 굽히고 절했다.“주작, 지존을 뵙습니다.”검은 옷을 입은 여자도 몸을 굽혔는데, 그녀의 목소리는 도도하면서도 기품이 있어 매우 듣기 좋았다.“할아버지, 살려주세요!”할아버지가 온 것을 본 곽령은 다시 눈에 빛이 어렸다.‘임찬혁이 아무리 강하다고 하더라도 우리 할아버지한테는 질 거야!’이때, 청룡이 뒤에 있는 장로 몇 명에게 눈짓을 했다.그들의 눈은 모두 예리했는데, 모두 몇 걸음 뒤로 물러나 백호와 현무의 움직임을 관찰했다.한편, 백호 쪽 장로들도 몇 걸음 물러나 상대방과 기세를 비겼다.대전 전체가 순식간에 조용히 두 파로 갈라졌다.청룡와 주작을 선두로, 임찬혁은 옛 지존의 제자이니 제대로 된 신임 지존이 맞다며 그를 지지하는 파와 백호와 현무를 선두로, 경주 가문 따위의 데릴사위가 된 놈이니 지존이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며 반대하는 파로 말이다.그들은 모두 임찬혁을 끌어내리고 곽령을 신임 지존으로 세울 생각이었다.서로 눈치 싸움을 하느라 대전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엄숙해졌다.모두들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대전의 분위기는 언제라도 도화선만 있으면 큰 규모의 싸움이 벌어질 것 같았다.“대담하구나, 백호!”이때 임찬혁이 갑자기 크게 소리쳤다.“네 손녀는 하극상을 했을 뿐만 아니라 나를 존경하지 않아 그 자리에서 바로 나한테 잡혔다. 바로 죽일까 생각하는데, 네 생각은 어떻지?”그도 당연히 대전의 미묘한 분위기도 느꼈다.이 싸움이 폭발하면, 대용문파는 큰 손해를 보게 될 것이다.그러나 그는 겉으로는 조금도 걱정하지 않은 척 하며 언제든지 곽령의 머리를 내리칠 것처럼 손바닥을 들었다. “잠시만요!”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키가 큰 백호가 풀썩 무릎을 꿇었고, 현무도 따라서 무릎을 꿇었다.“아이는 무지할 뿐, 모든 잘못은 저에게 있으니 아이를 살려주십시오. 이 일은 모두 저로 인해 일어났으니 제가 죽음으로 사죄하고 싶습니다. 그러니 부디 다른 이들에게 죄를 묻지 말아주십시오
전에 그들은 임찬혁을 좋게 보지 않았었다. 임찬혁이 순전히 운이 좋아서 옛 지존에게 제자로 받아들여져야 문파의 신임 지존이 된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러나 지금은 모두 등골이 서늘해져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 그들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바로 무릎을 꿇었다.한편, 곽령은 완전히 멍해졌다. 임찬혁이 할아버지보다 강하다면 자신이 무슨 자격으로 상대방과 지존의 자리를 쟁탈한 건가 생각하며.“죄를 이미 인정했으니 모두 잡아들여.”청룡은 임찬혁을 잠시 주시한 후 뒤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소리쳤다.“이 죄인들을 끌어내고 날을 잡아서 모두 처형해.”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무서워하며 후회했지만 백호와 현무조차도 감히 반항하지 못하니 그들 역시 반항하면 더욱 비참하게 죽을 게 뻔하기에 어쩔 수 없이 운명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잠깐!”임찬혁이 손을 저었다.“모두 대용문파의 장로기도 하고 비록 큰 잘못을 저질렀지만 지금은 사람이 필요하니 모든 사람의 직위를 한 단계 낮추는 걸로 해. 죄를 벗고 싶으면 공을 세우라고 하고.”“명 받들겠습니다!”청룡은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사람들을 향해 소리쳤다. “만약 지존이 너그럽지 않으셨다면, 너희들은 전부 처형 당했을 것이다.”“감사합니다, 지존!”목숨을 건진 사람들은 끊임없이 절을 하며 고마워했다.“이만 일어나.”사람들이 일어난 후 임찬혁이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모두 들어라. 오늘 대용문파는 신속히 힘을 합쳐 무장한 채로 대기한다.”“오늘 저녁 난 옹씨 가문을 없앨 거다.”이미 알고 있던 청룡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경악한 얼굴을 했다.임찬혁이 오자마자 7대 명문가 중 하나인 옹씨 가문을 멸문시키려 하니까.그들은 본래 임찬혁이 계략과 야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런 놀라운 생각을 하는 걸 보면 옛 지존에 비해 전혀 뒤쳐지지 않는다고 그들은 모두 생각했다. “옹씨 가문을 없애자!”“옹씨 가문을 없애자!”“옹씨 가문을 없애자!”사람들은 피가 끓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육씨 가문의 전화가 순식간에 터질 정도로 밀렸다.모두 합작을 중지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들은 모두의 공격대상이 되었다. 육씨 가문의 회사, 사업장, 임찬혁의 붉은 장미, 자야도 모두 다른 정도의 타격을 받았다.심지어 육씨 가문 사람들을 때리고 사진을 찍어 옹씨 가문에 가서 돈을 받는 사람들도 있어 그들은 몸을 떤 채로 집 안에 숨어있을 수밖에 없었다. “찢어죽여도 모자랄 놈 같으니. 임찬혁이 우리를 이렇게 만든 거야!”“정말 재수 없는 놈이라니까.”“다음에 만나면 내가 그 놈을 물어뜯어 죽일 거야!”...육씨 가문 사람들은 끊임없이 저주를 퍼부었다. 그들은 이제 정말 끝이기 때문이었다.회사가 파산하는 건 물론이고 옹연호가 그들을 죽이겠다고 했으니까.나가면 매를 맞을 것이고 집에 숨어있자니 날이 어두워지기만 하면 옹씨 가문 사람들이 와서 그들을 죽일 게 뻔하니 정말 진퇴양난이었다.“이 일은 모두 임찬혁이 혼자 한 거라고 말해야겠어. 심지어 옹씨 가문을 없앨 거라고 하기까지 했잖아! 그 놈은 그냥 미친놈이야. 우리 가문과 아무런 관계도 없다고!”마침내, 육씨 가문의 한 사람이 참지 못하고 인터넷에서 용서를 빌기 시작했다.그리고 이 소식은 다시 한번 큰 파문을 일으켰다. “하하. 육씨 가문 사람들 전부 미쳐버렸나 본데? 임찬혁이 아무리 정신이 나갔어도 옹씨 가문을 없애겠다는 말을 했겠어?”“만약 정말 말했다면 그 자식의 머리에 문제가 있는 게 분명해!”“진짜 머리에 문제 있는 거 아니야? 문제가 없으면 어떻게 옹성옥한테 손을 댈 수가 있겠어?”“어차피 옹씨 가문에서 이미 임찬혁과 육씨 가문이 제일 절망스러운 하루를 보내게 한 후에 내일의 태양을 볼 수 없게 만들 거라고 얘기했으니까 이제 뭐 어쩔 수 없지.”...그들은 옹씨 가문을 없앨 거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믿을 수가 없었다. 수도 전체에서 누가 감히 옹씨 가문을 없앨 거라고 말 할 수 있겠는가?옹씨 가문에 맞선 사람들은 늘 하룻밤 사이에 가족들 모
“옹연호, 오늘이 바로 옹씨 가문의 마지막 날이다.”임찬혁은 원망에 찬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 “너... 너는 대용문파와 무슨 사이냐?”“전도 그렇고 최근에도 그렇고 우리 사이에 원한이 없을 텐데 왜 하필 우리 옹씨 가문과 맞서려고 하는 거야?”옹연호는 거리낌 없이 물었다.만약 평소였다면 임찬혁이 집까지 찾아오길 바랐을 것이다.그러나 상대방의 뒤에 대용문파가 있으면 말이 달라졌다.비록 옹씨 가문이 명문가긴 하지만 정말 대용문파와 맞선다면 승산이 없었기 때문이다.“나는 대용문파의 지존이야.”임찬혁이 악마 같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20여 년 전, 너희들에게 몰살당한 임씨 가문을 기억해?”“임씨 가문! 설마 네가 그때 도망간 그 아이냐?”옹연호는 놀라서 미칠 것 같았다. 그는 임찬혁이 살아있을 줄은, 그것도 대용문파의 지존이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맞아. 난 오늘 너희 옹씨 가문의 피를 임씨 가문의 조상들에게 제물로 바칠 거다.”말을 마친 임찬혁이 손을 저었다.“한 명도 남기지 말고 전부 죽여.”순간, 대용문파의 사대존자, 십여 명의 장로, 그리고 수많은 고수들이 옹씨 가문 저택 안으로 돌진했다.저택 외곽도 수만 명의 제자들에게 둘러싸여 파리 한 마리도 날아갈 수 없었다.곧바로 저택 안에서 비명소리가 울렸다.정원은 순식간에 지옥이 되었다.이 밤, 머리가 여기저기 굴러다녔고, 피가 강을 이룰 정도로 가득 흘렀으며 달빛조차도 구름 뒤에 숨에 사람들을 비추지 않았다....이튿날 아침.해가 뜰 무렵에도 수도 상공에는 피비린내가 짙게 배어 있었다.육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육성재, 육소연, 하미현 등은 모두 벌벌 떨면서 함께 모여있었다.옹씨 가문이 오늘의 태양을 못보게 하겠다고 했으니까.어젯밤 그들이 어떤 고통을 겪었는지 아무도 이해할 수 없었다.그들은 언제든지 옹씨 가문의 고수가 어둠 속에서 들이닥쳐 그들을 몰살할 것만 같았다.“이...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옹씨 가문
“성옥 도련님이 네게 반한 건 네 복이야. 근데 뭘 싫어할 게 있어?”“너 한 사람만 희생하면 우리 가족들이 전부 살 수 있잖아. 뭐가 더 중요한지 생각해 봐.”박영화는 딸의 말이 아주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 따라서 맞장구를 쳤다.다른 사람들도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아주 좋은 생각이라고 생각했다.어젯밤의 그런 공포스러운 느낌을 그들은 한 번 더 체험하고 싶지 않았다.“이 일은 모두 임찬혁 때문이잖아요.”하미현은 육소연을 뒤로 끌고 갔다. 그녀는 딸을 옹성옥의 노리개로 만들기가 아까워 모든 책임을 임찬혁한테 돌렸다.“임찬혁이 옹씨 가문을 없앨 거라고 했으니 옹씨 가문은 임찬혁한테 화가 났을 거예요. 임찬혁의 행방만 알려준다면 틀림없이 저희한테 고마워하겠죠.”하미현이 말을 이었다.“말이 쉽죠. 임찬혁이 어디 있는지 알아요?”“옹씨 가문을 안정시키기 위해서 육소연을 그냥 먼저 보내는 게 나을 것 같은데요.”박영화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만약 정말 옹씨 가문의 비위를 맞추는 동시에 육소연을 가문에서 쫓아낼수 있다면 앞으로 그룹의 대표는 육지영일 수밖에 없었다.“방법이 있어요!”하미현이 육성재를 바라보았다. “임찬혁은 당신 말을 가장 들으니까 당신이 전화를 걸어 어디 있는지 물어봐요. 그럼 우리가 그 주소를 옹씨 가문에게 알려주면 되잖아요.”그녀의 말을 들은 육성재는 바로 반대했다. “나는 찬혁이를 팔지 않을 거예요. 예전에 임씨 가문이 우리를 그렇게 많이 도왔는데 지금 그 아이를 팔면 그게 인간이에요? 짐승새끼지.”“당신 마음 속에는 우리 모두 합쳐도 임찬혁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거예요?”하미현은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라 육성재를 향해 소리 지르기 시작했다. “꺄아악!!!”그들이 한참 싸우고 있을 때 육지영이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그녀는 핸드폰을 들고 귀신이라도 본 것마냥 놀라 하면서 한편으로는 기뻐 하기도 했다.“세상에, 옹씨 가문 사람들이... 정말 몰살되었어요!”그녀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뭐라고?”이 말을 들은
“그럴리가? 옹씨 가문에 경호원들만 수천 명인데, 임찬혁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어떻게 혼자 그렇게 많은 사람을 죽일 수 있겠어? 시체까지 깨끗이 처리한 것을 보면 임찬혁의 소행이 아닌 게 분명해.”모두들 곧 이 추측을 부인했다.그들이 끊임없이 다투고 있을 때, 또 하나의 소식이 발표되었다.멸문된 옹씨 가문의 모든 사업들을 전부 용운 그룹에서 인수인계 했다는 것이다.옹호 그룹도 지금은 이미 용운 그룹으로 개명했다.“세상에! 설마 용운 그룹이 옹씨 가문을 없앤 건가? 용운 그룹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거지?”사람들은 다시 한번 놀라서 어안이 벙벙해졌다.옹씨 가문의 사업이 몇 조가 넘는데 그걸 하룻밤 사이에 통째로 삼켰다니?모두의 시선은 용운 그룹에 쏠렸다.그러자 즉시 한 네티즌이 용운 그룹은 해주시에 설립한 그룹으로, 실력이 뛰어나다는 걸 밝혔다.모든 걸 알게 된 사람들은 옹씨 가문의 멸문은 용운 그룹이 한 짓이라는 걸 눈치챘다.용운 그룹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옹씨 가문을 없앨 동기와 그럴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었다.“예전에는 용국에서 가장 뛰어난 그룹이 7대 명문가 것이었지만, 앞으로는 용운 그룹을 더 추가해야 할 것 같네.” “용운 그룹의 대표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하룻밤 사이에 옹씨 가문 같은 천년 세가를 없앤 걸 보면 대단한 능력을 가진 게 분명해.”“앞으로 다른 명문가들한테도 손을 댈까? 용국에 곧 또 한 명의 거물이 나오겠군.”사람들은 모두 용운 그룹 대표의 신분과 용국의 미래를 의논했다.용운 대표가 나서서 옹씨 가문을 멸문시킨 일은 모두에게 있어서 충격적인 사건이었으니까.수도의 바람은 이제 철저히 흐트러졌다. ...한편, 육씨 가문.“용운 그룹 대표네요!”육소연도 놀라서 입을 막았다.인터넷상의 소식을 그들도 모두 본 상태였다.“그래, 바로 용운 그룹 대표일 거야! 지난번에 우리를 도와 하씨 가문의 십이금강을 죽인 것도 모자라 이번에 옹씨 가문이 우리를 난감하게 하니까 옹씨 가문도 멸문시켜주시다니. 너무 고마운
그와 비해 임찬혁은 사고만 칠 줄 알고 아무것도 할 줄 몰랐다.‘일에 부딪히면 도망칠 줄 밖에 모르는 임찬혁은 용운 그룹 대표님의 머리카락 한 오리보다 못하지.’“먼저 함부로 추측하지 마세요. 용운 그룹 대표 같은 사람은 우리가 감히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니까.”“지금까지 제 마음속에 정해둔 사윗감은 찬혁이 밖에 없습니다.”육성재는 사람들더러 일단 흥분하지 말라며 말렸다.용운 그룹 대표는 무려 옹씨 가문 조차 없앨 수 있는 곳인데, 어떻게 자신들처럼 작은 가문이 마음에 들 수 있겠는가?“아빠, 난 임찬혁이 싫어!”육소연은 입을 삐죽 내밀고 발을 동동 굴렀지만 육성재는 그녀를 무시하고 임찬혁에게 전화를 걸었다.“찬혁아, 수도를 떠났니?”“아니요. 다들 괜찮아요?”임찬혁이 물었다.“응, 우리는 괜찮아. 옹씨 가문이 사라졌으니 넌 수도를 떠날 필요가 없어. 빨리 돌아오렴. 저녁에 제대로 축하 파티 해보자.”“알겠어요.”임찬혁이 대답했다....한편, 옹호 그룹.아니, 지금은 용운 그룹으로 개명한 상태였다.넓고 밝은 사무실 안에서 임찬혁은 의자에 앉아 손에 든 보물지도를 이리저리 살폈다.이건 그가 옹씨 가문에서 찾아낸 것으로, 예전에 옹씨 가문이 하씨 가문, 전씨 가문 그리고 임씨 가문의 배신자와 손을 잡아 임씨 가문을 없애고 가져온 거였다.물론 그의 손에 있는 지도는 전체의 3분의 1에 지나치지 않았다.다른 부분은 아직 전씨 가문과 하씨 가문의 손에 있었다.임찬혁은 임씨 가문이 대대손손 지켜온 보물지도의 뒤에는 과연 어떤 놀라운 비밀이 있을지 궁금했다. ‘어?’이때, 임찬혁이 갑자기 미간을 찌푸렸다.이 보물지도가 좀 잘못된 것 같았기 때문이다.그가 손에 들고 있는 건 전체의 3분의 1로, 잘린다고 하더라도 정상이라면 모서리가 하나의 지선이어야 했다. 모두들 보통 지선에 따라 자르니까.그러나 그가 들고 있는 이 보물지도는 한쪽 중간이 직선이 아닌 안쪽으로 움푹 들어가 있었다.그리고 이 곡선은 그도 익숙했다.검끝에
“그건...”청룡은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어젯밤 대전에서 비록 승리를 거두었지만 손실도 적지 않았습니다.”“그리고 전씨 가문과 하씨 가문의 실력은 모두 만만치 않습니다. 옹씨 가문에 비해 훨씬 강하죠. 특히 하씨 가문은 인재가 많기 때문에 하씨 가문에 비하면 옹씨 가문은 아무것도 아닙니다.”“만약 정면승부를 한다면 저희가 이길 수는 있겠지만 전력이 크게 손해를 보게 될 겁니다. 그때 숨어있던 적들이 나타나 저희를 공격한다면 대용문파는 위험에 빠지게 될 것이고요.”“하씨 가문이 그렇게 대단하다고?”임찬혁의 표정도 굳어졌다.어젯밤에 옹씨 가문을 없애는 데에 많은 힘을 들이지 않았었기에 그는 이 방식대로 전씨 가문과 하씨 가문을 공격하면 바로 없앨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다.‘하지만 그렇게 쉽지 않은 것 같네.’ 청룡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지금의 7대 명문가 중에서 하씨 가문의 실력이 가장 강합니다. 가문에 전신이 한 명 있고 군권과 강한 권력이 있으니까요.”“하씨 가문에는 인재도 많습니다. 다른 명문가 자제들이 스포츠카를 몰고 연예인들을 데리고 놀 때, 하찬림은 무왕의 경지까지 올라 전번의 전국 용무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며 국민 엄친아, 용국의 자랑으로 불리웠으니까요.”“뿐만 아니라 하찬림의 동생, 하찬우의 기세도 만만치 않습니다. 특히 하찬림이 최근 폐관수련하는 기간에 수도를 흔들만한 큰 일들을 적지 않게 해내서 하찬림에 못지 않은 명성을 날렸습니다.”임찬혁의 표정은 더욱 굳어졌다. 그가 접촉해본 명문가 자제들 중에서 옹성옥과 전정우를 제외하고는 누구도 무사가 아니었기에 하씨 가문에 두 명의 무왕급 자제가 있다는 것만으로 상대방의 실력이 만만치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설사 하씨 가문을 없앤다고 하더라도 가문의 다른 사람이 복수를 할 것이고 그러면 사부가 심혈을 기울인 대영문파까지 멸문 당할 위기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섣불리 행동해서는 안됐다.‘하씨 가문은 천천히 처리해야겠네.’“알겠다. 어젯밤에 수고했으니 모두 먼
어쨌든 이 일은 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있기에 골머리가 아팠지만 임찬혁은 어쩔 수 없이 육성재의 부탁을 들어주었다...하씨 가문.하찬림은 가죽 의자에 앉아 있었고 그의 옆에는 단발머리의 정장을 입은 여비서가 볼륨감이 넘치는 몸매를 자랑하고 있었다.늘씬하고 새하얀 다리는 검은 스타킹에 싸여 시시각각 여성스러운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제가 하라는 대로 다 했습니까? 효과는?”“분부하신 대로 홍보했고 이번 책임은 체스턴에게 모두 떠넘겼습니다. 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에게 보상해 주겠다는 양해도 구했고요.”여비서는 공손한 표정으로 일일이 상황을 자세히 보고해주었다.“음, 아주 좋네요.”원하는 결과를 얻은 것인지 하찬림의 안색이 비로소 밝아지기 시작했다.오늘은 정말 도끼로 제 발등을 찍은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었다.임찬혁을 모함하려다 오히려 임찬혁의 회춘단이 만병통치약이 되고 중생환이 독이 된 것이다.다행히 일련의 조치를 통해 여론은 쉽사리 통제되었다.“임찬혁... 두고 봐, 국제 무도 대회 날 내가 널 어떻게 짓밟아버릴지.”하찬림이 이를 갈며 임찬혁의 이름을 곱씹었다.국제 무도 대회 날 임찬혁을 이기기만 하면 하찬림은 그동안 잃었던 모든 것들을 되돌릴 수 있다.“참, 내가 알아보라고 한 건 어떻게 됐습니까? 육소연과 임찬혁이 정말 혼약을 맺었단 말입니까?”“네, 두 사람이 처음 태어났을 때부터 약혼을 맺었는데 육소연이 계속 임찬혁을 못마땅해하는 바람에 관계가 불안정했다고 합니다.”그 순간, 하찬림의 어두운 얼굴에 음침한 미소가 스쳐 지나갔다.“찬혁아... 임찬혁, 전에 네가 바로 나와 손이림을 갈라놓은 장본인이지? 두고 봐.”“이번에는 내가 기필코 육소연을 꼬셔서 손에 넣을 테니 너도 어디 한번 망신당하는 꼴을 느껴봐.”...레드 로즈 바.임찬혁은 육성재의 전화를 끊은 후 또 팽런웅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임찬혁, 너 정말 국제 무도 대회에 참가할 거야? 만약 참가하지 않는다면 난 지금 당장 널 무도 협회에 가입시킬 수
...모두의 눈빛이 밝아지고 사람들은 기대 어린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어쨌든 용운 그룹이 옹호 그룹의 모든 자산을 삼켰고 하씨 가문의 사람까지 죽여 하씨 가문을 벼랑 끝까지 몰아붙였다. 게다가 지금은 명문 가문에 뒤지지 않는 영향력을 갖고 있지 않은가.만약 육소연이 정말 용운 그룹의 대표와 결혼을 하게 되면 그들 모두가 함께 덕을 볼 수 있다.“안 된다.”육성재가 단호한 목소리로 단칼에 잘라버렸다.“넌 이미 찬혁이와 약혼했는데 어떻게 다른 남자에게 고백할 수 있단 말이냐? 정녕 창피하지도 않단 말이냐?”임찬혁과 육소연 사이에는 이미 혼약이 잡혀있다. 이는 그와 임찬혁의 죽은 아버지가 정한 것인데 육성재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혼인을 성사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슨 얼굴로 구천에 있을 친구의 얼굴을 본단 말인가?그러니 용운 그룹의 대표가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그는 꿋꿋이 임찬혁을 선택할 것이다.“아빠! 그 임찬혁 얘기는 꺼내지도 마! 임찬혁은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줄지언정 나에게 주지 않는데 내가 왜 그런 무정한 사람과 결혼해야 하는 건데?”육소연이 얼굴을 홱 돌리며 화가 난 목소리로 외쳤다.“그 입 다물지 못해? 그 일은 찬혁이 탓이 아니야. 네가 먼저 찬혁이를 의심했잖니.”육성재 역시 회춘단 대리 문제에 관한 자초지종을 알고 있었고 임찬혁과 육지영 사이에 거래가 있었으니 임찬혁이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주는 건 전혀 문제가 될 게 없었다.그리고 육성재가 보기에 그 회춘단에는 분명 놀라운 부의 가치가 숨겨져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딸이 임찬혁과 결혼한다면 그 재산 역시 공동 재산이 되지 않겠는가?하지만 육성재는 굳이 이 말을 하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 돈은 중요하지 않았다. 육성재는 오직 육소연이 임찬혁과 결혼하는 것만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싫어. 난 용운 그룹 대표가 좋아. 당장 내일이면 대표님한테 달려가서 고백할 거야.”“만약 아빠가 자꾸 임찬혁과 결혼하라고 달달 볶으면 차라리 죽어버리고 말테야.”육소연은 결연
방금 조용히 현장을 빠져나가는 체스턴을 발견한 임찬혁은 곧바로 상대가 도망갈 것을 예상하고 청룡을 파견하여 체스턴을 잡아 오라고 당부했다.사실 체스턴은 중생환을 가지고 용국에 들어오면서부터 이미 그의 죽음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같은 시각, 육씨 가문.육소연은 침실에 숨어 몰래 울음을 삼키며 절친 배두나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흑흑, 두나야, 임찬혁에게 정말 회춘단이 있었다니. 그런데 임찬혁이 회춘단의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줬어. 이건 분명 일부러 나를 괴롭히는 거라고!”육소연의 입장에서 아무리 그녀가 임찬혁을 오해했다고 하더라도 회춘단의 대리권만큼은 그녀에게 넘겨줬어야 했다.육지영이 그녀와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줬다는 건 일부러 육소연과 맞서겠다는 뜻 아닌가?“임찬혁、 이 천벌 받아도 싼 놈... 네 아버지가 그렇게 잘해줬는데 그걸 그새 잊었던 말이야? 정말 배은망덕한 놈이 따로 없네.”배두나는 이번 발표회에 참석할 자격을 얻지 못했지만 발표회에서의 일은 진즉 전해 들었다.지금 회춘단은 서울에서 가장 핫한 상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니 이 시점에 회춘단의 대리권을 가진 사람이라면 분명 떼돈을 벌고도 남을 것이다.그리고 그녀가 보기에 임찬혁은 줄곧 육소연에게 잘 보여 육씨 가문의 사위가 되기 위해 하염없이 노력해왔었다. 그러니 육소연이 어떤 태도를 보이든 임찬혁이 한결같이 육소연에게 잘 보여야 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지금처럼 육소연에게 냉담하게 굴면서 다른 여자에게 사랑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흥, 설령 임찬혁이 나에게 대리권을 준다고 해도 난 그걸 원하지 않았을 거야.”육소연이 퉁명스럽게 대꾸하며 입을 삐죽였다.“괜찮아, 네 말대로 임찬혁은 정말 쓰레기 같은 남자야. 그러니 그 남자를 위해 슬퍼할 가치도 없어. 지금은 작은 성과를 거뒀을지 몰라도 용운 그룹 대표와는 비교할 가치가 되지 못해.”배두나가 육소연을 다독여주며 투덜거렸다.“너도 용운 그룹 대표가 정말 날 좋
이 모든 것은 임찬혁을 믿었기 때문이다.“걱정 마. 약속은 반드시 지킬 거야.”결국, 육씨 가문 전체에서 육성재를 제외하고 임찬혁을 믿어주는 사람은 오직 육지영뿐이었다.게다가 방금 어머니까지 모시고 와 약을 시험해 본 것도 작은 도움이 된 셈이니 임찬혁은 당연히 약속을 어길 리가 없었다.“잘됐네, 지영아. 네가 찬혁이를 믿은 건 옳은 선택이었어.”박영화와 육지영이 감격에 겨워 소리를 질렀다.임찬혁을 믿었다는 이유만으로 판이 이렇게까지 뒤바뀌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을 터.그러나 다른 한쪽에 서 있던 육소연의 안색은 종잇장처럼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애써 진정시키는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이 지금, 이 순간만큼은 바보처럼 느껴졌다.믿을 수 없다기보다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처음에 임찬혁은 그들에게 회춘단의 대리권을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그녀는 오히려 시큰둥하게 거절해버렸다.그런데 임찬혁의 말이 거짓이 아니었다니. 언제부터 사람 보는 눈이 이렇게까지 없었던 거지?지금 서울의 모든 사람들은 임찬혁 회춘단의 이 대리권을 구하기 위해 피 터지도록 경쟁하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체면 따위는 상관없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오직 육소연만이 도무지 자신의 체면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과거 너무 절대적으로 말을 해버렸기 때문이다.게다가 마음속의 그 거만함도 그녀가 먼저 고개를 숙이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었다.깊은 회의감이 솟구쳐올라오며 육소연은 감히 임찬혁을 바라볼 수가 없었다.“찬혁아, 이렇게 좋은 제품이 있는데 왜 진작 말하지 않았어?”“우리 사이에 대리 하나 맡겨주지 않는 것도 말이 안 되지?”육지영은 차마 티를 낼 수 없었지만 하미현은 아예 얼굴에 철판을 깔고 임찬혁에게 대리를 내놓으라며 요구했다.“허허, 전 분명 기회를 드렸고 거절한 건 숙모셨잖아요. 그런데 이제 와서 또 갖고 싶으세요?”임찬혁이 하미현을 빤히 쳐다보며 냉소를 지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하미현은 다른
이어 임찬혁은 또 혼수상태에 빠진 창운 도인에게 회춘단 한 알을 먹였다.“콜록콜록!”얼마 지나지 않아 연신 기침을 하더니 창운 도인이 정말 서서히 눈을 뜨는 게 아닌가. 순간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대박, 회춘단이 이 정도로 신기하다고?”“죽은 줄 알았던 생쥐도 회춘단을 먹으니 다시 살아났다니까.”“혼수상태에 빠진 창운 도인도 살릴 수 있다니. 회춘단은 정말 미용 제품이 아니라 만병통치약이야.”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너나없이 입을 모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그리고 방금 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은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연이어 임찬혁에게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제발 회춘단 하나만 주세요.”“저도 하나만 주세요. 죽고 싶지 않아요.”“당신이 내 목숨만 구해줄 수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하겠습니다!”그들은 임찬혁에게 연이어 머리를 조아리며 애원했다.아직은 몸에 큰 반응이 없지만 미래의 어느 날 갑자기 중생환의 부작용이 닥치면 그땐 정말 끝장일지도 모른다.“걱정하지 마세요. 사람은 쥐보다 훨씬 강한 저항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신들 역시 모두 중생환을 복용했지만 목숨을 위협할 정도는 아닐 거예요.”“그리고 회춘단은 곧 서울에서 판매될 예정이니 몇 알 복용하면 중생환의 악영향 정도는 쉽게 없앨 수 있습니다.”임찬혁은 눈물을 쏟아내는 사람들을 다독여주며 싱긋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사람들도 괜찮다는 임찬혁의 말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지만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임찬혁의 말을 믿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당연히 회춘단 한 알을 바로 먹을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임 선생님, 회춘단 대리점을 하고 싶은데 지금 200억의 계약금을 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샘플을 주실 수는 없을까요?”한 여자가 물었다.“가능합니다.”그 말에 임찬혁은 즉시 여인에게 회춘단 한 알을 건네주었다.“저도 회춘단 대리를 하고 싶습니다.”“저도 하겠습니다.”“임 선생님, 저한테도
중생환에게 정말 문제가 생겼다.이 일로 하찬림은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악명을 뒤집어쓰게 될 것이다.“하찬림 이 망할 자식아, 내가 널 얼마나 철석같이 믿었는데 나한테 독약을 먹여?”곧이어 한 중년 부인이 하찬림의 눈앞에 달려들어 멱살을 부여잡고 해명을 요구했다.방금 하찬림의 설득 하에 그녀도 중생환을 먹었기 때문이다.하여 우리 안에서 점점 죽어가는 쥐를 보며 화들짝 놀란 중년 부인은 당장이라도 눈물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나도 중생환을 먹었는데... 설마 나도 저 생쥐들처럼 죽게 되는 건가? 하찬림 이 개자식아!”“당신 제대로 해명 안 하면 가만 안 둘 거야.”방금 중생환을 먹었던 사람들이 모두 필사적으로 달려들어 하찬림을 에워쌌다.이제 목숨도 보장받지 못하는데 하찬림의 신분과 지위가 뭐가 중요하단 말인가?하찬림 역시 아무리 내공이 강해도 감히 일반인에게 손을 쓸 수도 없는 노릇이다.잘못하면 하씨 가문 전체가 나락으로 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제게 잠시만 시간을 주시면 꼭 합리한 설명을 하겠습니다.”“체스턴 군,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하찬림은 많은 사람들의 공격에 대응하며 다급히 체스턴을 찾아 헤맸지만 상대는 이미 감쪽같이 사라진 뒤였다.조금 전, 중생환의 일이 탄로 날 것을 미리 눈치챈 체스턴은 진즉 뒤꽁무니를 빼고 도망쳐버렸던 것이다.“체스턴!”“체스턴!”털끝 하나 보이지 않는 체스턴에 하찬림의 마음도 차갑게 식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그제야 비로소 깨달았다. 이놈에게 속았구나.한편, 덩달아 당황해하는 하찬림의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더더욱 중생환에 문제가 있음을 단정했다.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은 심지어 당장이라도 하찬림을 죽이고 싶은 마음마저 생겼다.“하찬림, 내가 널 죽여버릴 테다.”한 중년 아주머니가 손을 뻗어 하찬림의 얼굴을 도려냈다.악!외마디 비명과 함께 하찬림이 눈을 질끈 감았다. 아무리 내공이 높아도 일반인들의 공격은 전혀 피할 방법이 없었고 얼굴에는 핏자국이 번지며 하찬림의 모습은 더욱 초라해
시간이 1분 1초 흐르고 사람들의 시선은 전부 열 마리의 생쥐에게로 향해 있었다.“시간이 이렇게 흘렀는데 중생환을 먹은 생쥐들도 멀쩡하잖아. 그렇다면 중생환도 아무 문제 없다는 말 아냐?”20대 정도 되어 보이는 한 여자가 먼저 말을 꺼냈다. 그녀는 이 구역에서 작게 소문난 부잣집 딸인데 이번에도 중생환의 분대리로 선발되었다.중생환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그녀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하찬림의 뒤를 따라 부자가 될 수 있다. 그러니 당연히 임찬혁의 말이 전부 거짓이길 바라는 것이다.“맞아요, 임찬혁이 헛소리를 한 게 틀림없어요. 만약 중생환에 정말 문제가 있다면 우리 하 대표가 모를 리 있겠어요? 그리고 또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실험을 받아들일 수 있겠어요?”“임찬혁도 괜히 하 대표가 질투 나서 태클을 걸고 있는 게 분명하다니까. 하 대표의 제품이 회춘단 못지않게 훌륭하니까 일부러 이런 소란을 피우는 거 아니겠어. 이런 사람과 무슨 이야기를 더 하겠어. 당장 쫓아내자고...”...눈치를 보던 다른 대리상들도 너나없이 나서서 말을 보태기 시작했다.지금 그들에게 있어 임찬혁은 그들의 장사를 방해하러 온 눈엣가시일 뿐이다.어렵게 중생환의 대리권을 얻고 드디어 큰돈을 벌려는데 웬 낯선 남자가 이곳에 찾아와 중생환에 문제가 있다고 선포를 하니 이건 그들과 맞서고 들려는 게 아니면 뭐란 말인가?곧이어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의심이 가득한 눈초리로 임찬혁을 쏘아붙였다. 비록 임찬혁의 회춘단은 확실히 엄청난 효과를 지니고 있었지만 아무리 장사에 눈이 멀어도 난데없이 중생환이 위험하다고 유언비어를 퍼뜨릴 필요는 없었다.어쨌든 하영 그룹은 유명한 대기업이고 하찬림은 또 남부 군신의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으니 돈 때문에 자신의 명예를 훼손할 필요는 없었다.그러니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이렇게 대대적으로 중생환의 발표회를 열 수도 없었을 것이다.오히려 임찬혁이야말로 질투에 눈이 멀어 난데없이 소란을 피우러 온 입장이 되어버렸다.육소연의 눈동
“게다가 당신의 중생환은 사실 사람의 잠재력을 착취하는 부작용이 있잖아요. 심지어 강한 중독성까지 지니고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나라와 국민에게 재앙을 끼치는 마약과도 같은 존재 아니겠어요?”임찬혁의 매 한 마디, 한 글자가 모두의 귓가에 때려 박혔다.뭐라고?임찬혁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그들에게 있어 중생환은 신약과도 같은 존재로 모두가 하찬림을 숭배하며 존경해왔다. 그런데 설마 정말 임찬혁의 말처럼 그런 일이 생길까?체스턴의 파란 눈동자에 순간 당혹스러움이 스쳐 지나갔다.다른 사람들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체스턴만큼은 중생환의 뒤에 숨겨진 비밀을 잘 알고 있다. 임찬혁의 말은 정말 모두 사실이었다.‘뭐지? 임찬혁이 어떻게 이걸 알게 된 거지?’그의 중생환이 서양 국가에서 환영받지 못했던 이유도 바로 임찬혁이 말했던 부작용 때문이었다.하여 이곳저곳 쫓겨 다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용국의 시장을 노리게 된 것인데 이것마저 임찬혁에게 들켜버리다니...“건방진 소리!”하찬림이 불같이 화를 내며 으름장을 놓았다.“증거 있어? 증거도 없이 무작정 물어뜯는 건 예의가 아니지.”하찬림이 번뜩이는 눈빛으로 임찬혁을 노려보았다. 하찬림을 모욕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중생환을 비하하다니. 체스턴은 분명 그에게 중생환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보장했단 말이다.“그럼 제 회춘단에 금지 성분이 있다고 하셨는데 증거 있습니까?”“제 회춘단은 어떤 검사도 받을 수 있고 조금이라도 금지 성분이 검출된다면 어떤 대가도 치를 수 있습니다.”임찬혁은 두 눈을 부릅뜨고 하찬림을 똑똑히 바라보며 반박했다. 대화가 오가고 두 사람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물론 내 중생환도 얼마든지 검사를 받을 수 있지요. 조금이라도 부작용이 있다면 나도 어떤 대가라도 달게 받겠어.”하찬림도 임찬혁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제품에 자신감이 넘쳤다.애초에 하찬림은 중생환을 받을 때부터 모든 검사를 거쳐 조금의 금지 성분도 없다는 결과를 받게 되었었다. 하
하찬림뿐만이 아니다.체스턴, 전정우, 허원무, 곽해진 그리고 손강오까지 현장에 있던 모두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들은 모두 비즈니스계의 정상에 있는 인물이기에 식견이 매우 넓은 편이었다.그런데 회춘단의 효과가 이렇게 어마어마할 줄이야.이건 성공적인 프로젝트일 뿐이 아니었다. 아마 전 세계를 뒤져 보아도 이 정도의 돈줄은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직접 보지 않았다면 아마 임찬혁이 이렇게 좋은 제품을 내놓았으리라고 꿈에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 누구도 회춘단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막상 회춘단의 상업적 가치를 확인하니 모두의 마음속에 욕심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만약 회춘단의 대리권을 얻을 수만 있다면 분명 떼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이럴 줄 알았으면 그렇게 절대적으로 말을 하지 않는 건데...한편, 육소연도 깜짝 놀란 듯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임찬혁이 했던 말이 전부 사실이라니.회춘단이 보여준 효과만 봐도 중생환을 넘어서는 건 물론이고 아마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돈을 벌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건 회춘단은 임찬혁이 직접 참여하여 연구 개발한 제품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회춘단의 모든 권한은 자연히 임찬혁의 손에 있다.회춘단의 대리권만 손에 쥔다면... 중생환의 대리를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우와! 회춘단의 효과가 이렇게 신기하다니...”육지영이 뛸 듯이 기뻐하며 외쳤다.회춘단을 먹고 생긴 변화는 단지 발의 흉터가 사라진 것 뿐만이 아니었다. 피부도 훨씬 좋아지고 안색도 전과 다르게 눈에 띄게 좋아졌다. 한 알을 복용했을 뿐인데 이 정도의 효과라니... 계속 복용하면 얼마나 예뻐질지 말할 필요도 없었다.“내가 시험해줄게요. 나한테도 한 알 줘봐요.”“저도, 저도.”...금세 수많은 여자들이 몰려들었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회춘단처럼 쉽게 비주얼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제품을 마주하니 여자들은 전부 이성을 잃고 만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