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의 모든 챕터: 챕터 531 - 챕터 540

993 챕터

제531화

강하리는 그의 갑작스러운 키스에 깜짝 놀랐다.그녀가 정신을 차리고 황급히 그를 밀어냈지만 구승훈은 점점 더 거칠게 깊숙이 파고들었다.“하리야, 내 말 듣고 있어?”주해찬의 목소리가 귀에 들리자 구승훈은 전화기를 들고 곧바로 상대에게 쏘아붙였다.“주해찬 씨, 남 일 방해하지 마시죠?”말을 마친 그가 곧바로 전화를 끊었고 강하리가 서둘러 말했다.“구승훈 씨, 뭐 해요?”구승훈은 그녀의 허리를 꼬집으며 안아 들었다.“주해찬 멀리 해, 하리야.”강하리는 다소 어이없다는 표정이었다.“업무적인 얘기 말고 연락 안 해요.”구승훈은 여전히 굳은 표정이었다.“다른 사람하고도 업무상 연락할 수 있는데 왜 매번 주해찬이 연락하는 거야? 외교부에 다른 사람은 없어?”강하리가 얼굴을 찡그렸다.“구승훈 씨, 업무적인 건 나도 그 사람도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일 말고 다른 일 없을 거라고 약속할 테니까 그만 좀 해요, 네?”구승훈은 피식 웃기만 했다.“넌 아무 일 없을지 몰라도 그 자식은 모르지.”“그렇게 선 넘는 사람 아니에요.”“선 넘는지 아닌지는 옆에서 보는 사람이 더 잘 알지.”그녀가 뭐라 말하려는데 구승훈이 이미 그녀의 입술을 막고 있었다.강하리가 그를 밀어내려 했지만 구승훈은 어디선가 넥타이를 꺼내 그녀의 손목을 묶었다.“하리야, 지금은 딴생각하지 말고 나만 봐.”구승훈은 말하며 큰손으로 그녀의 치마 밑을 들추었다.그와 하기 싫은 건 아니지만 지금은 그녀도 화가 난 상황이라 하면서도 버둥거릴 수밖에 없었다.하고 나니 손목에 붉은 자국이 선명하게 남았다.구승훈은 묶었던 넥타이를 풀고 뻔뻔하게 손목에 입을 맞췄다.“아파?”강하리가 그를 발로 찼다.“구승훈, 이 개자식!”구승훈은 여전히 그녀의 몸을 짓누르고 있었다.“하리야, 전에 할 때 임정원 전화는 잘 받더니 지금은 왜 이렇게 신경 써?”강하리는 자신의 몸을 누르고 있는 남자를 바라보며 화를 냈다.“구승훈 씨, 주해찬 씨랑은 일 때문에 연락하는 거라고 여러 번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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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2화

강하리는 고개를 돌려 한참을 그를 바라보다가 말했다.“이제부터 콘돔 끼면 안 돼요? 나 지금 되게 괴로워요.”구승훈은 피식 웃었다.“흘러내려? 어디 봐.”그렇게 말하며 그가 강하리의 치마를 들어 올리려는 순간 강하리가 발로 세게 걷어찼다.“비켜요.”구승훈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안아 들었다.“내가 씻겨줄게.”“아뇨, 내가 알아서 할게요!”“얌전히 있어, 내가 씻겨 줄게.”...한편, 손연지가 병원에 막 도착해 차를 주차하고 있을 때 노민우가 옆에서 걸어왔다.그의 이마에는 여전히 멍이 들어 있었다.손연지는 그를 힐끗 보고는 차 문을 쾅 닫고 입원 병동으로 걸어갔다.그 눈빛에 담긴 경멸과 혐오가 너무 짙어서 노민우는 차마 못 본 척할 수 없었다.그는 다소 격앙된 표정으로 뒤를 따랐다.“손연지, 이건 무슨 뜻이야?”손연지의 발걸음이 멈추며 그녀가 노민우에게 다가가 어깨를 토닥였다.“노민우 씨, 난 의사니까 내 앞에서 못 한다고 인정하는 게 부끄러운 일 아니야.”당황한 노민우는 그녀의 말뜻을 알아차리고 발끈했다.“손연지, 누가 못한다는 거야!”“여기 당신 말고 다른 사람 있어?”노민우는 순식간에 분노했다.“못 해? 밤새 좋다고 소리 지른 게 누군데? 그날 몇 번이나 했는지 알아? 자기가 술에 취해서 필름 끊겨놓고 나보고 못 한다고?”손연지는 비웃으며 돌아섰다.“노민우 씨, 헛소리하지 마. 내가 필름이 끊겨도 그런 일은 절대 안 잊어!”노민우는 너무 화가 나서 황급히 그녀를 끌어당겼다. “안 돼, 이 일 제대로 얘기해.”다른 건 몰라도 남자로서 자존심이 걸려 있었기에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손연지가 피식 웃었다.“무슨 얘기를 해, 선배한테 증명해 달라고 할까?”노민우가 씩씩거렸다.“한 번 더 자, 너 정신 멀쩡할 때!”손연지는 발을 들어 그를 홱 걷어찼다.“꿈 깨, 너 때문에 첫 경험도 버렸는데 두 번째도 버리라고?”노민우는 이를 악물고 화를 꾹 참았다.“버리다니?”“당신이랑 하는 건 그냥 버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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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3화

강하리는 그 후 이틀 동안 정주현에게 업무를 넘기면서 외교부에 제출할 자료를 준비했다.그녀는 지금까지의 추측대로라면 정양철이 그렇게 순순히 보내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인수인계 마지막 날까지 정양철은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강하리는 자신이 정말 괜한 생각을 한 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업무 인계가 끝났으니 구승훈에게 연락한 다음 퇴근하고 곧장 공항으로 가려고 했다.그런데 회사 아래층에 있던 한 남자가 그녀를 막았다.“강하리 씨, 안녕하세요.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강하리는 미간을 찌푸린 채 앞에 서 있는 예쁘고 상냥한 여자를 바라보았다.“누구세요?”“저 승훈이 엄마예요.”강하리는 잠시 당황하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요, 옆에 있는 카페로 가요.”여초연은 강하리를 본 순간부터 강하리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두 사람이 자리에 앉자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강하리 씨 정말 예쁘네요. 이러니까 승훈이가 그렇게 좋아하죠.”강하리는 여초연의 의도를 알 수 없어 그저 담담하게 웃기만 했다.“칭찬 감사합니다.”여초연은 여전히 미소를 머금은 눈으로 바라보았다.“걱정하지 마요, 긴장도 하지 말고. 귀찮게 하려는 것도 아니고 승훈이 떠나라는 말도 안 해요. 그냥 그 자식 정신 차리게 한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해서요.”강하리는 약간 놀란 표정이었다.구승훈의 엄마도 그의 할아버지와 같은 생각인 줄 알았는데 이런 태도를 보일 줄은 몰랐다.여초연은 커피를 강하리 쪽으로 밀었다.“승훈이 성격이 워낙 유별나서 평소에 힘든 부분이 많죠?”강하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그래도 절 잘 챙겨줘요.”여초연은 커피를 들고 가볍게 한 모금 마신 뒤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강하리 씨, 승훈이는 어렸을 때부터 엄마인 나를 포함해서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어본 적이 없어요. 아마 하리 씨가 처음일 거예요. 그래서 부탁 좀 할게요. 인내심 갖고 지켜봐 줘요. 사랑을 몰라도 내가 보기엔 하리 씨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 같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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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4화

그는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입을 열었다.“영감탱이가 문씨 가문이랑 오래 알고 지낸 사이라.”강하리도 알아들었다.구승훈은 웃으며 말했다.“약속할게, 파티에서 문연진이랑 절대 가까이 있지 않을게, 알았지?”강하리는 왠지 씁쓸함이 밀려왔다.그에게 안 가면 안 되냐고 묻고 싶었다.가까이하든 말든 구동근은 분명 문연진을 구씨 가문의 예비 며느리로 소개할 것이다.하지만 입가에 차오른 말을 그대로 삼켜버렸다.구승훈은 어쨌든 구씨 가문 사람인데 본인 할아버지 생신에 무슨 이유로 가지 말라고 하겠나.구승훈은 그녀의 기분이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손을 뻗어 얼굴을 어루만졌다.“나랑 같이 갈래?”강하리는 고개를 저었다.“싫어요.”그렇게 말한 뒤 그녀는 애써 입꼬리를 끌어당겼다.“괜히 찾아가서 욕만 먹을 텐데요.”구승훈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강하리의 손을 붙잡고 낮게 속삭였다.“하리야, 조금만 더 시간을 줘.”강하리는 입술을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저녁 비행기로 B시에 가야 했고 구승훈은 공항에 그녀를 내려주면서도 보내주기 싫은 표정으로 껴안고 입 맞추기를 몇 번이고 반복했다.“이틀 동안 겨우 즐겁게 지내나 싶었는데 다시 혼자 있으라고?”강하리가 웃었다.“나랑 같이 갈래요?”구승훈은 홧김에 그녀의 목을 힘껏 빨아당겼다.“못 간다는 거 잘 알잖아.”강하리는 그를 밀어내며 말했다.“흔적 남기지 마요, 일하다가 보이면 어쩌려고.”그 말에 구승훈은 그녀의 옷깃을 열고 가슴에 자국 몇 개를 남겼다.“거기 가면 주해찬이랑은 떨어져 있어, 알았지?”강하리가 그를 밖으로 밀어냈다.“알았어요.”구승훈은 이를 갈았다.“오면 나랑 밤새 같이 있어, 피곤하단 말 하지 마.”할 말을 잃은 강하리는 그를 밀어내고 곧장 차 밖으로 나갔다.강하리의 뒷모습이 사라지는 걸 보고 나서야 구승훈은 휴대전화를 꺼내 전화를 걸었다.여초연은 구승훈의 전화를 받고도 놀라지 않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저녁 언제 먹으러 올 거야? 네가 좋아하는 거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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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5화

주해찬은 더 이상 얘기하지 않고 회의 흐름에 맞춰 최종 확인만 한 뒤 자리를 떠났다.주해찬이 떠난 후 문연진이 강하리 옆에 나타났다.“강하리 씨, 주해찬 씨랑 아직도 그렇게 사이좋은 거 승훈 오빠도 알아요?”강하리가 그녀를 힐끗 보았다.“문연진 씨 상처는 다 나았어요?”당연히 상처는 아직 낫지 않았고 얼굴에 흉터가 남을지도 모른다.이 말을 들은 문연진은 울컥 화가 치미는 것 같았다.구승훈이 강하리를 위해 자신을 건드릴 줄은 몰랐다.문씨 가문 사람들이 구씨 가문을 찾아갔고 구동근은 그녀에게 제대로 된 보상을 해주겠다고 말했다.하지만 구승훈이 강하리를 이렇게 감싸고 도니 속에 열불이 나 견딜 수가 없었다.문연진이 피식 웃었다.“강하리 씨는 뭐가 그렇게 당당해요? 승훈 오빠가 당신 곁에 있다고 해서 승훈 오빠를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요?”강하리가 대본을 내려다보며 그녀를 무시했지만 문연진은 굴하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구씨 가문에서 인정한 며느리는 나고 오빠 마음속에 있는 여자는 송유라예요. 명분이든 오빠 마음이든 다 가지지 못했으면서 뭐가 그렇게 의기양양한데요? 고작 같이 밤이나 보내는 장난감 주제에!”강하리가 마침내 시선을 들어 그녀를 올려다보았다.“문연진 씨는 통역이 아니라 이간질하는 일이 더 잘 어울리겠어요.”말을 마친 그녀가 원고를 들고 가려는데 문연진이 뒤에서 말했다.“아직 모르죠? 승훈 오빠가 송유라 걷게 하려고 의사 찾아주고 있다는 거.”강하리의 걸음이 멈칫했지만 곧 다시 제 갈 길을 갔다.자리로 돌아와 보니 손에 들고 있던 원고가 이미 구겨져 있었다.구겨진 원고를 펴고 나니 마음속의 혼란스러움도 함께 진정되었다.문연진의 도발이 아닌 구승훈을 믿어야 한다.문연진이 둘 사이를 갈라놓는다는 걸 알기에 더더욱 그녀를 믿지 말아야 했다.하지만 그럼에도 원고를 보면서 넋이 나갔고 옆에 있던 사람이 그녀를 불러서야 정신을 차렸다.곧 회의를 시작하기에 그녀는 마음을 가다듬고 정신을 집중해 업무에 임했다.기자 회견은 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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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6화

말을 마친 강하리가 유창한 외국어로 인사를 건네자 대통령은 놀란 눈으로 강하리를 바라보았다.진태형은 웃으며 말했다.“이 여사님을 봐요.”강하리는 살짝 미간을 찌푸리다가 이윽고 지난 이임식 때 자신이 화장실에서 구해준 여성임을 알아차렸다.그 여성은 강하리를 보자마자 감격해서 곧바로 다가와 그녀를 끌어안았다.“강하리 씨, 드디어 만났네요. 이번에 특별히 당신을 보러 왔어요. 지난번에 구해줘서 고마워요.”강하리는 웃으며 답했다.“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요.”하지만 여자는 여전히 그녀를 껴안고 놓지 않았다.“아니요, 당신에겐 단지 호의일지 몰라도 나에겐 생명의 은인이에요.”그녀의 남편이 감사의 말을 건넸고 진태형도 그 옆에서 웃으며 말했다.“이분들이 하리 양을 L국 친선 대사로 초대하고 싶다는데 마침 백 장관님과 저도 하리 양을 파견하고 싶어요. 하리 양 생각은 어때요? 이건 쉽게 오지 않을 좋은 기회예요.”강하리는 입술을 꾹 다물고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난감했다.놓칠 수 없는 좋은 기회라는 건 당연히 알고 있었다.하지만 구승훈과 화해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해외 파견을 수락하면 다시 헤어지는 것과 마찬가지였다.그녀가 이틀 동안 B시에 오는 것도 구승훈은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데 3년씩이나 해외에 나가는 건 더 말할 것도 없었다.“진 장관님, 백 장관님, 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아요.”백아영과 진태형이 서로를 바라보더니 진태형이 먼저 말했다.“네, 잘 생각해 봐요. 그래도 우린 이번 기회를 잡았으면 좋겠어요.”강하리는 입술을 달싹이며 미소를 지었다.“네, 진지하게 생각해 볼게요.”백아영과 진태형은 볼 일이 있었고 강하리는 대통령 부부와 한참을 더 이야기를 나눈 뒤 자리를 떠났다.문연진은 손가락이 살에 파고들 기세로 주먹을 꽉 쥔 채 강하리의 뒷모습을 옆에서 지켜보았다.조금 전까지 그들의 대화를 모두 들었다.‘지난번 화장실에서 강하리가 L국 대통령 부인을 구해줬다고?’자신이 시간을 끌기 위해 그 안에 집어넣은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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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7화

구승훈은 이미 지쳐 있는 강하리를 안고 욕실에서 나왔다.강하리는 그의 가슴에 기댄 채 금방이라도 잠들 기세였다.하지만 여전히 구승훈의 기분을 살피고 있었다.오늘 구승훈에게 분명히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평소에도 때때로 감정이 들쑥날쑥한 남자였지만 두 사람이 화해한 뒤로 지금처럼 거친 감정을 드러낸 적은 없었다.오늘 어딘가 이상하다.“오늘 왜 그래요? 무슨 일 있었어요?”구승훈은 품에 안긴 여자를 잠시 내려다보다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많이 티 나?”강하리는 입술을 다물고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구승훈은 그녀를 침대에 눕히고 드라이기를 가지러 돌아섰다.그는 대답 대신 부드럽게 그녀의 머리를 말려주며 에어컨을 적당한 온도로 맞춘 뒤 그녀를 안고 눈을 감았다.“보고 싶어서 왔어. 오는 길에 다른 남자가 널 데려가는 꿈도 꿨어.”강하리는 다소 어이가 없었고 구승훈은 다시 힘껏 그녀를 품에 가두었다.“조금만 누워 있어. 먹을 것 가져오라고 할 테니까 일어나면 먹자.”강하리는 그가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살짝 한숨만 쉬었다.“나 여기 있잖아요, 아무도 안 데려가요.”구승훈이 피식 웃었다.“널 내 곁에 묶어둘 방법을 생각해야겠어.”강하리는 입술을 달싹이며 그를 바라봤다. 해외 파견에 관해 얘기하려고 했는데 지금 상황에서 말을 꺼내기가 힘들었다.“일단 좀 자.”강하리는 정말 피곤한 상태였기에 잠이 드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구승훈은 잠든 강하리의 모습을 지켜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휴대폰에는 강하리가 주해찬과 함께 서 있는 사진이 열댓 장 정도 있었다.강하리가 미소를 지으며 주해찬을 올려다보는 사진, 두 사람이 서로 기대어 귓속말을 하는 사진, 심지어 주해찬의 입술이 강하리의 이마에 닿은 것처럼 보이는 사진도 있었다.앵글이 굉장히 잘 잡혔고 두 사람 분위기도 무척 다정해 보였다.구승훈은 사람들도 많은 그런 자리에서 두 사람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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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8화

“가요, 집에 어르신 몇 분이 기다리고 있어요.”말을 마친 그가 강하리를 바라보았다.“특히 우리 집 어르신께서 지난번 만난 이후로 계속 하리 씨 얘기만 해요.”강하리는 웃으며 말했다.“진작 왔어야 했는데.”심준호는 웃으며 두 사람을 안으로 안내했다.얼마 가지 않아 백아영이 심문석을 부축하며 안에서 걸어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드디어 왔네!”심문석은 강하리를 보고 손을 흔들었다.“하리야, 얼른 이리 와 봐. 이 할아버지가 너 살 야윈 건 아닌지 보게.”심준호는 옆에서 웃음을 참지 못했다.“할아버지, 하리 씨 안 본 지 며칠밖에 안 됐는데 과장이 좀 심하시네요.”심문석은 그를 노려보며 강하리를 안으로 끌어당겼다.강하리는 구승훈을 힐끗 쳐다보았고 구승훈은 고개를 끄덕였다.강하리와 심문석이 사라지자 구승훈은 백아영에게 인사를 건넸다.“안녕하세요 아주머니.”백아영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준호랑 얘기 나누고 있어. 난 요리하러 부엌에 가야 해서.”백아영이 떠난 뒤에야 심준호는 입을 열었다.“어르신 팔순 생신이지? 잘 왔어. 선물 너한테 보낼 테니까 나 대신 전해드려. 난 안 갈래.”구승훈은 고개를 끄덕였고 두 사람은 나란히 안으로 들어갔다.심준호는 강하리가 사라진 방향을 힐끗 쳐다보았다.“너랑 강하리 씨 만나는 거 어르신은 뭐라고 하셔?”구동근을 언급하자 구승훈의 얼굴에 머금었던 미소가 싸늘해졌다.“할아버지 생각은 중요하지 않아.”심준호는 그 말에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깊은 눈빛으로 구승훈을 바라보았다.“두 사람 만나는 거 반대하시나 보네.”구승훈의 깊은 눈동자가 어두워졌다.“내 일 그 사람 동의는 필요 없어.”심준호는 웃었다.“알지, 넌 늘 그렇게 무모하게 행동하는 게 익숙하잖아. 근데 승훈아, 넌 어르신 태도 무시할 수 있어도 하리 씨는, 하리 씨도 괜찮대? 처음부터 끝까지 집안에서 인정을 못 받고 집안에서 결혼까지 주선하는 걸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면 당연히 기분이 좋지는 않겠지?”구승훈은 한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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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9화

“여긴 준호 누나네 마당인데 몇 년 동안 아무도 살지 않았고 안에 있는 물건도 건드리지 않아서 가끔 이렇게 보면 마음이 너무 힘들어.”어르신은 살짝 한숨을 쉬었다.강하리는 예전에 백아영에게 사라진 딸이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그녀가 입술을 달싹이며 무슨 말을 하려는데 갑자기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아빠, 손님이 오셨다고 들었어요.”두 사람이 뒤를 돌아보니 한 여성이 이쪽으로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그 여자는 다름 아닌 주해찬의 이모, 심준호의 숙모 석미란이었다.석미란은 강하리를 보자마자 얼굴에 가득했던 미소가 순식간에 사라졌다.“난 또 누구라고, 망할 년 너였어?”심문석의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어디서 그런 말을 해!”석미란은 어르신의 호통에 순간 당황했다.“아빠, 진짜예요. 이 년이 해찬이를 유혹하고 다른 남자들이랑 놀아났어요. 어떤 돈 많은 사람한테 빌붙어서 유산한 적도...”“닥쳐! 이년이라니, 어디서 감히 그런 말을 입 밖에 꺼내?”심문석은 석미란을 노려보며 다시 한번 고함을 질렀다.“당장 여기서 꺼져!”석미란은 분노했다.“아빠, 정말이에요. 못 믿겠으면 주씨 가문에 가서 물어봐요. 우리 해찬이 저년 때문에 지금 여자도 안 만나요. 아빠도 설마 저년한테 홀린 거예요? 저년이...”“여사님.”석미란이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뒤돌아보니 멀지 않은 곳에 구승훈과 심준호가 서 있었고 두 사람 모두 똑같이 일그러진 얼굴을 하고 있었다.“여사님, 말을 제대로 할 줄 모르시면 제가 직접 가르쳐 드리죠.”구승훈이 어두운 얼굴로 말하자 석미란이 무슨 말을 하려는데 심준호가 이미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그녀는 심준호를 보자 살짝 겁이 났다.이 집안에서 다른 사람은 몰라도 유독 심준호는 두려운 존재였다.심준호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어지며 주위에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다.“준호야, 난 사실을 말한 것뿐이야. 이년이 정말 예전에...”그녀가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얼굴에 손바닥이 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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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0화

강하리는 알 수 없는 그의 말에 혼란스러웠지만 그녀도 착용할 생각은 없었다.한눈에 봐도 너무 비싼 물건인데 망가지거나 잃어버리면 너무 아깝지 않나.두 사람은 오후에 연성으로 돌아왔고 공항에서 나오던 구승훈은 강하리를 끌고 차에 태웠다.“집에 가요?”강하리는 고개를 저었다. “엄마 보러 병원에 가고 싶어요.”정서원은 상태가 조금 안정되어 중환자실에서 나왔다.한동안 이리저리 다니느라 제대로 돌보지 못했는데 이제야 시간이 났으니 엄마와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구승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곧바로 차를 몰고 병원으로 향했다.병원에 도착하자 강하리가 그를 바라보았다.“이따 나랑 같이 들어가요.”구승훈은 살짝 당황했다. 그녀와 따라 들어갈 생각이긴 했어도 강하리의 입에서 나온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를 리 없었다.정서원에게 남자 친구로 그를 데려가겠단 뜻이다.구승훈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다가와 강하리의 허리를 붙잡고 무릎에 앉혔다.“강 대표님 지금 나 데리고 부모님 뵈러 가는 건가?”강하리가 웃었다.오늘 심씨 가문에서 그녀는 왠지 모르게 정서원 생각이 났다.진작 구승훈을 데리고 정서원을 만나러 갈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앞으로 자신과 구승훈이 잘 될지 안 될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자신의 곁에 의지할 사람이 있다는 걸 정서원에게 알리고 싶었다.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갈 거예요?”구승훈의 목울대가 움찔하더니 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답했다.“갈 거야, 무릎 꿇고 기어 오라고 해도 가.”강하리가 웃었다.구승훈은 고개를 숙여 그녀의 붉어진 눈가에 입맞춤했다.“걱정하지 마, 앞으로 내가 곁에 있을 테니까.”강하리는 참아왔던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구승훈은 그녀의 눈물에 입을 맞추며 귓가에 다정하게 속삭였다.한참이 지나서야 강하리가 겨우 진정하고 두 사람은 차에서 내려 입원 병실로 향했다.그런데 복도에 다다르자 손연지가 씩씩거리며 밖에서 들어왔고 당황한 강하리는 서둘러 손연지를 붙잡았다.“연지야, 무슨 일이야?”손연지는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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