Все главы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Глава 511 - Глава 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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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1화

강하리는 곧바로 전화를 끊고 밖으로 나갔다.다만 문 앞에 도착해서야 화장실 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잠시 당황한 그녀는 문을 몇 번이나 잡아당겼지만 문은 움직이지 않았다.순간 그녀의 심장이 철렁하며 휴대전화를 꺼내 전화를 걸려고 할 때 옆에서 비명이 들렸다.이윽고 한 여성이 갑자기 온몸에 경련을 일으키며 입에 거품을 물고 바닥에 쓰러졌다.화장실에 있던 몇 명은 그 광경에 모두 비명을 질렀고 강하리는 굳어버렸다.하지만 잠시 후 그녀는 주저하지 않고 바닥에 반쯤 무릎을 꿇고 재빠른 동작으로 여성의 옷깃을 풀고 입 안에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았는지 확인한 후, 상대의 한쪽 팔을 들어 올린 다음 반대쪽 팔을 가슴에 대고 동시에 반대쪽 다리를 위로 말아 몸을 옆으로 눕게 했다.그러면서 옆에서 덩달아 놀라 허둥지둥 하는 사람들에게 소리쳤다.“119 좀 불러주세요.”말을 마친 그녀는 잠시 멈칫하다가 화장실 문을 아직 열지 못한다는 사실을 기억해 냈다.경련하는 여자가 다른 물건을 만지지 못하도록 바닥에 눕힌 채 휴대전화를 꺼냈다.무의식적으로 구승훈에게 전화를 걸려다가 구승훈이 들어올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망설이다가 주해찬에게 전화를 걸었다.“선배, 여자 화장실 문이 밖에서 잠겼는데 여기 응급처치가 필요한 사람이 있어요.”주해찬은 재빨리 대답했고 화장실에 있던 몇 명의 여자들은 모두 놀란 얼굴로 강하리를 바라봤다.“의사세요?”강하리는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하지만 그녀는 응급처치를 배운 적이 있었다.대학 시절 국제적십자사 콘퍼런스를 다니면서 준비를 위해 여러 가지 응급 상황에 대비한 응급처치를 구체적으로 배운 적이 있었는데 그게 지금 이렇게 쓰일 줄은 몰랐다.곧 밖에서 화장실 문이 열렸고 주해찬이 구급대원들과 함께 안으로 들어왔다.강하리는 바닥에 쓰러진 여성을 구급대원에게 넘긴 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주해찬은 다소 긴장한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괜찮아?”강하리는 고개를 끄덕거렸다.“네, 아까 저 문은 어떻게 된 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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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2화

강하리는 조금 불안했다.“구승훈 씨, 나 인터뷰 있어요.”구승훈의 시선이 무겁게 내려앉았다.“왜 나한테 전화 안 했어?”강하리는 잠시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전화하려고 했는데 당신은 여기 못 들어오니까요.”강하리가 전화하려 했다는 말을 듣고 구승훈은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다.“어디 다치진 않았어?”강하리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하지만 구승훈은 불안한 듯 강하리의 온몸을 살핀 뒤 그녀를 내보냈다.나가보니 자신과 인터뷰하기로 한 기자가 민연진을 인터뷰하고 있었고 순간 강하리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인터뷰가 진행 중이었고 국내 방송과 연결돼 있었기 때문에 민연진이 시작했으면 그녀가 인터뷰를 끝내야 했다.인터뷰가 끝나고 나서야 기자는 다소 미안한 듯 강하리에게 다가갔다.“강하리 씨, 조금 전 계속 오지 않으시고 생방송 쪽에도 시간이 촉박해서 민연진 씨를 인터뷰하게 됐어요.”강하리가 민연진을 바라보자 민연진은 싱긋 웃었다.“강하리 씨, 괜찮죠? 기자님들도 바쁘신 분들이라 계속 그쪽 기다릴 수는 없으니까요.”“화장실 일 그쪽 짓이에요?”민연진은 순진한 표정을 지었다. “강하리 씨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강하리의 입가가 굳어졌다. 민연진이라고 의심은 했지만 증거는 없었다.민연진은 옆에서 웃으며 말했다.“강하리 씨 지금 본인이 기회 놓친 걸 내 탓이라고 하는 거 아니죠?”민연진의 얼굴에는 조롱이 섞여 있었다.하지만 말이 끝나기 바쁘게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구승훈이 어두운 눈동자로 바라보는 것을 알아차렸다.구승훈은 비웃으며 민연진에게 다가갔다.“민연진, 내가 너 건드리게 만들지 마.”민연진은 순간 발바닥부터 한기가 올라오는 것을 느꼈지만 애써 미소를 지었다.“승훈 오빠,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구승훈은 다른 말 없이 다가와 강하리를 밖으로 끌어냈다.밖으로 나온 뒤에야 그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화났어?”강하리는 피식 웃었다. 화가 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었다.민연진의 거듭되는 도발과 수작,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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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3화

강하리는 당황했다.“무슨 일이에요?”정주현의 목소리가 다소 서늘했다.“어젯밤 갑자기 비계가 무너져서 노동자 두 명이 다쳤는데 저희가 이미 비상계획을 가동해서 치료든 보상이든 모두 최선의 방안을 제시했는데도 어디서 문제가 생겼는지 두 노동자 가족들이 갑자기 소란을 피우고 안전감독국에도 우리 공사장 안전에 문제가 있다며 신고해서 지금 프로젝트 전체가 중단됐어요.”강하리의 가슴이 내려앉았다.“두 사람 다 크게 다친 건가요?”“아니요, 원래 비계가 그렇게 높지 않았거든요.”강하리는 잠시 안도하다가 곧 다시 표정이 가라앉았다.원래는 이번에 돌아가서 북교 프로젝트를 순리롭게 끝내고 자신 역시 대양그룹에서 무사히 나가 정식으로 외교부에 들어갈 생각이었다.하지만 이 시점에 북교 프로젝트에 또다시 무슨 일이 생길 줄이야.무엇보다 정양철과의 내기 계약이 곧 만료될 예정이었고 만료일 전에 이 프로젝트를 성사시키지 못하면 대양그룹에 발이 묶일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가족들 먼저 진정시킨 다음 뒤에서 누가 손을 쓴 건 아닌지 알아보세요. 저희 공사 안전에는 분명 아무 문제가 없어요. 비계에 누가 수작을 부린 건 아닌지 살펴봐야 해요.”이윽고 그녀가 잠시 멈칫하며 말했다.“특히 송동혁 쪽 잘 살펴봐요.”얼마 전 입찰 때문에 송동혁을 고소한 적이 있는데 그가 복수를 하는 건 아닌지 의심되었다.송동혁이라는 말을 듣자 정주현은 잠시 멈칫했다.“하리 씨, 송동혁을 고소하려던 사건 취하했어요.”강하리의 이마가 순식간에 찡그려졌다.“네? 왜 소송이 취하됐어요, 나한테 말도 없이?”정주현도 다소 화가 났다.“나도 우리 영감탱이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소송 취하를 했는지 모르겠어요.”강하리는 정주현의 말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물었다.“정 회장님이 취하하게 했어요?”정주현은 대답했다.“네.”강하리는 침묵했다.“네, 알겠어요.”그녀는 전화를 끊고 정양철에게 전화를 걸었다.“정 회장님, 이 시간에 전화드려서 죄송한데 송동혁 사건에 대해 왜 취하했는지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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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4화

“이게 망치는 거야? 그냥 너만 붙잡는 거야. 계약이 만료되고 일 해결하면 북교 프로젝트는 마찬가지로 대양그룹에 돈을 벌어주겠지.”구승훈의 눈빛이 살짝 어두워졌다. 그는 지금까지도 정양철 부자가 강하리를 대양그룹에 계속 두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처음에는 그들이 강하리를 이용해 자신을 상대할 줄 알았는데 지금은 그런 것 같지만은 않았다.정말 강하리를 대양그룹에 남기고 싶은 게 강하리의 재능 때문일까?반면 강하리는 구승훈을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그 내기 계약에 대해 알고 있었어요?”구승훈의 목울대가 일렁거렸다.그는 알고 있었다.강하리가 북교 땅을 차지하기 위해 서둘렀을 때부터 사람을 시켜서 알아봤다.애초에 그녀를 지켜야겠다는 생각만 했지 그녀를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구승훈은 한참을 침묵하다가 어렵게 입을 뗐다.“하리야, 미안해.”강하리는 그를 바라보며 잠시 마음이 복잡해졌다.정양철과 계약서에 서명할 때만 해도 그녀는 구승훈에 의해 절망에 빠졌던 건 사실이었다.하지만 결국은 자신이 선택한 것이기도 했다.시선을 바닥으로 내리던 그녀가 말했다.“지금 이런 얘기 해 봤자 소용없어요. 일단 문제부터 해결해야죠.”구승훈은 마음 한구석에 씁쓸했다. 차라리 그녀가 화를 냈으면 좋았을걸.하지만 그녀는 가볍게 한 마디로 넘어갔다.“걱정하지 마, 이 문제는 원만하게 해결될 테니까.”강하리는 다른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은 결국 연성으로 가는 티켓으로 바꿨고 이륙하기 전 강하리는 백아영에게 전화를 걸었다.백아영은 일이 생겨 연성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조금 안타까워했지만 앞으로 기회가 많이 있을 거라는 말만 남겼다.연성에 도착했을 때 구승재는 이미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그는 두 사람을 보자마자 달려와 반갑게 맞이했다.“송동혁이 맞아. 비계는 그가 매수한 사람들이 건드렸고 가족들도 뒤에서 선동한 건데 정양철과 상관이 있는지는 아직 단서가 없어. 자기는 깔끔하게 빠져나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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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5화

구승훈의 사람들은 일 처리가 매우 빨랐고 그날 밤 온라인에는 해명 영상이 올라왔다.게다가 이 영상이 올라온 직후 주요 포털 사이트 계정에서 영상이 올라오며 댓글이 여러 개가 달렸다.일방적이었던 인터넷 여론은 순식간에 역전되었고 강하리는 구승훈이 송동혁까지 폭로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이 글의 주인공인 송동혁은 순식간에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욕을 먹었고 곧바로 송동혁이 대양그룹 직원들에게 뇌물을 주고 대양그룹 입찰을 빼돌렸다는 이야기도 폭로됐다.이어서 S제약의 내부 사정에 대한 재정 문제, 세금 문제 등이 연이어 터져 나오며 구승훈은 송동혁을 벼랑까지 내몰았다.송동혁은 온라인 폭로 글을 보며 얼굴이 파랗게 질린 채 오싹한 기운이 머리 꼭대기까지 올라왔다.왠지 이번엔 정말 끝장인 것 같은 느낌에 휴대전화를 들고 어디론가 계속 전화를 걸었지만 상대방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송동혁은 너무 화가 나서 전화기를 소파에 내리쳤다.얼마 전 구치소에서 풀려난 장진영은 아직 얼굴에 멍이 들어 있었다.“이번에도 강하리 그년 때문이야?”송동혁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걔가 아니면 구구겠어!”장진영의 화가 나서 눈이 뒤집혔다.“유라가 며칠 전에 건물에서 뛰어내려 다쳐서 앞으로 휠체어에 묶여 있을 거라고 들었는데 구승훈은 보러 가지도 않았어. 다 강하리 때문이야. 송동혁, 우리 가족이 강하리 그년한테 죽도록 당하게 됐다고!”이 말에 송동혁은 또다시 짜증을 냈다.“하지만 지금 구승훈이 걔를 그렇게 감싸는데 내가 뭘 어떻게 해. 이젠 진짜...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어!”장진영은 순식간에 눈물을 터뜨렸다.“송동혁, 어떻게든 회사가 문을 닫는 건 물론이고 유라가 이렇게 외국에 방치되는 걸 지켜볼 수는 없어!”그녀의 울음소리를 들은 송동혁의 관자놀이가 펄떡거렸다.“그만 좀 울어!”장진영은 순간 굳어버렸다.“나한테 성질부리는 거야? 송동혁 이 개자식아, 나한테 화내는 것 말고 당신이 할 줄 아는 게 뭔데!”장진영이 말하며 송동혁의 얼굴을 할퀴려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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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6화

강하리의 입꼬리가 씰룩거렸지만 그녀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다리가 정말 아팠다.지난 며칠 동안 구승훈은 그녀를 쉬게 해주지 않았다.“구승훈 씨, 나 어딘가 좀 불안해요.”강하리가 욕조에 기대어 속삭이자 구승훈은 눈썹을 치켜뜬 채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뭐가 불안해?”강하리는 입술을 달싹거렸다.“궁지에 몰린 송동혁이 날뛸까 봐요.”구승훈의 눈빛이 번뜩였다.“네 옆에 사람 몇 명 더 붙일게.”강하리는 얼굴을 찡그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왠지 모를 불안감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다.그때 구승훈은 그녀가 넋을 잃은 빈틈을 파고들어 몸을 기울여 키스했다.강하리는 번뜩 정신을 차렸다.“구승훈 씨, 뭐 해요?”구승훈은 뻔뻔하게 말했다.“욕조에서 안 해본 지 오래됐잖아.”강하리의 표정이 확 바뀌었다.“왜 시도 때도 없어요?”하지만 구승훈은 이미 안으로 파고들었고 욕조 안의 물은 파도처럼 출렁거리며 끊임없는 움직임에 바닥으로 넘쳐흘렀다.“구승훈 씨...”“응, 나 여기 있어.”구승훈은 귓가에 낮게 깔리는 물소리와 함께 그녀를 품에 안으며 속삭였다“하리야, 여보라고 불러봐.”강하리는 죽기 살기로 입술을 깨물며 그 호칭을 입 밖에 꺼내지 않았다.구승훈은 그녀의 쇄골을 살며시 깨물었다.“그럼 승훈 씨라고 불러.”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움직임은 그녀를 도망치지 못하게 옭아맬 뿐 그 어떤 쾌락도 주지 않았다.강하리의 눈가가 붉게 달아오르며 결국 그의 괴롭힘을 이기지 못하고 물기를 머금은 눈으로 불렀다.“승훈 씨.”구승훈은 그녀가 부르는 소리에 이성을 잃고 눈동자가 더욱 짙게 물들더니 그녀의 허리를 붙잡고 맹렬한 공격을 시작했다.강하리는 그의 고문에 지칠 대로 지쳐서 그의 손에 이끌려 욕실 밖으로 나와 침대에 눕자마자 잠이 들었다.구승훈은 여전히 욕망이 가득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며 만족감을 느꼈다.강하리가 다시 잠에서 깨어났을 때는 이미 다음 날 아침이었다.멍한 상태로 눈을 뜬 그녀는 여기가 아파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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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7화

강하리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불안한 마음이 계속 남아 있었다.공사 현장에는 개장식 준비가 끝났고 강하리가 가서 향만 피우면 끝이었다.안에서 나와 보니 구승훈이 전화기를 들고 문 앞에 서 있는 것이 보이자 그녀는 웃으며 그쪽으로 걸어갔다.그런데 그때 옆으로 지나가던 누군가 그녀와 부딪혔다.“죄송합니다.”그녀가 무의식적으로 말하며 고개를 드는 순간 동공이 순식간에 움츠러들었다.진용철!그녀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지만 그 사람은 이미 그녀를 스쳐 지나간 뒤였다.“구승훈 씨, 저 사람...”그녀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남자가 뒤돌아보더니 손에 번뜩이는 무언가 들려 있었다.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남자가 손에 칼을 들고 구승훈을 향해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구승훈 씨!”강하리의 비명에 구승훈이 시선을 돌려 이쪽을 보았고 그가 몸을 돌리자 칼이 팔을 간신히 스쳤다.이를 본 진용철은 다시 한번 구승훈에게 달려들었고 구승훈의 움직임이 재빨랐지만 남자의 손에 칼이 들려 있었기에 여러 번 몸을 스쳤다.옆에서 지켜보던 강하리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다행히 노진우가 옆에서 재빨리 달려들어 진용철은 순식간에 우위를 빼앗겼다.구승훈이 남자의 손목을 잡고 비틀며 손에 든 칼을 바닥으로 떨구자 강하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런데 바로 그때 옆에 있던 사람들 속 한 남자가 구승훈의 뒤에서 이쪽으로 달려왔다.“구승훈 씨!”강하리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무의식적으로 달려와 구승훈의 앞을 막았다.뒤돌아본 구승훈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고 강하리를 품에 안으며 손으로 들이대는 칼을 잡았다.순식간에 손가락에서 피가 흘러나왔고 정신을 차린 노진우가 남자를 발로 걷어찼다.“대표님, 손...”“이 둘부터 처리해.” 구승훈이 낮은 목소리로 말하자 노진우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서둘러 대답했다.강하리는 칼이 자신에게 향할 줄 알았는데 고개를 돌리니 구승훈의 피가 흥건한 손이 보였다.그녀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구승훈을 바라보다가 뒤돌아 거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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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8화

강하리는 정주현을 바라보며 최대한 차분한 어투로 말했다.“이쪽은 정주현 씨한테 맡길게요. 전 이 사람 데리고 병원 가야겠어요.”정주현은 미간을 찌푸리며 강하리를 바라보았다.“하리 씨는요, 안 다쳤어요?”“안 다쳤어요.”그렇게 말한 뒤 강하리는 구승훈을 차 안으로 끌어당겼다.가는 내내 그녀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고 구승훈도 상처 부위를 계속 압박하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의사가 상처를 치료하고 근육이나 뼈가 다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강하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손연지가 급히 달려왔다.“왜 그래? 무슨 일이야?”강하리는 입술이 하얗게 질린 채 한참 후에야 답했다.“이제 괜찮아.”노민우는 손연지를 따라가던 중 누구에게 들었는지 강하리에게 다가와 물었다.“승훈이 대신 칼 맞았어요?”손연지의 표정이 확 바뀌었다.“구승훈 대신 칼 막아줬어?”강하리는 혼란스러운 마음을 억누르며 손연지를 위로했다.“난 괜찮아, 걱정하지 마. 오히려 저 사람이 다쳤어.”구승훈의 휴대폰이 계속 울렸고 그는 손연지를 보며 말했다.“하리가 좀 놀라서 잠시만 같이 있어 주세요. 전 나가서 통화 좀 할게요.”손연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구승훈이 나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얼굴을 찡그리며 물었다.“대세 무슨 생각으로 구승훈 대신 칼을 막은 거야! 구승훈처럼 덩치 큰 남자를 네가 왜 막아?”강하리가 입꼬리를 끌어올렸다.“그땐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고 하면 믿어줄 거야?”손연지는 갑자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한참을 그녀를 바라보다가 물었다.“하리야, 너 아직도 그 사람 사랑하지?”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그런 상황에서 그를 위해 칼을 막아주겠나.강하리는 입술을 달싹이며 구승훈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없었다.그렇지 않았다면 그가 가까이 다가오고 자신을 휘두르게 내버려두지도 않았을 테니까.“아마도.”강하리가 낮게 속삭이자 손연지는 조금 마음이 상했다.그녀는 사실 강하리가 구승훈과 화해하길 바라지 않았다. 적어도 그렇게 빨리 화해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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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9화

구승훈의 눈동자에 희망의 빛이 번쩍였다.강하리가 그를 보호하기 위해 달려온 순간 그녀가 다칠까 봐 두려운 마음이 제일 먼저 들었지만 동시에 기쁘기도 했다.두 사람이 헤어진 후부터 지금까지 그가 따라다니며 잡지 않았다면 강하리는 아마 절대 돌아보지 않았을 것이다.이제 강하리가 기꺼이 그의 접근을 받아주고 있긴 하지만 그게 자신이 따라다녀서 얻은 결과라는 걸 구승훈은 잘 알았다.그녀의 마음속에 아직 자신이 있는지 구승훈은 확실한 대답을 듣지 못했다.그녀가 달려와 그의 앞을 가로막는 순간까지 말이다.구승훈은 정말 화가 나고 두려웠지만 그런 대답을 해준 그녀에게 고마운 마음도 들었다.아무 말도 없었지만 백 마디 말보다 더 가슴에 와닿았다.강하리는 입술을 달싹이며 거즈로 감싼 그의 손으로 시선을 돌렸다.부정하는 말이 목 끝까지 차올라도 입 밖으로 내뱉을 수가 없었다.도대체 이 남자는 무슨 생각이었을까, 그런 상황에서 단숨에 칼을 손으로 움켜쥐다니.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나서서 칼을 막아주려 한 건 그녀였지만 사실은 구승훈이 자신을 지켜주었다.시간이 흐른 뒤 강하리는 마침내 시선을 들어 남자의 뜨겁고 무거운 눈빛을 마주했다.그녀는 더 이상 그에게서 도망치지 않고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구승훈 씨, 계속 확고하게 날 선택할 거예요? 송유라나 구씨 가문 사람들 앞에서도요.”구승훈은 진지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하리야, 내가 충분히 보여주지 않았어?”강하리는 한참을 그를 바라보다가 말을 꺼냈다.“구승훈 씨, 그 남자가 칼을 들고 당신에게 달려드는 걸 본 순간 정말 무서웠어요. 이대로 당신을 잃을까 봐, 아직 제대로 사랑도 해보지 못한 우리가 이렇게 영원히 헤어질까 봐.”그녀는 웃으며 말했지만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다.“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당신 앞에 다가가서 막았어요.”구승훈은 숨이 턱 막히며 그녀를 곧장 품으로 끌어당겼다.강하리는 그의 가슴에 이마를 기대었다.코끝이 시큰 해났다.그녀의 마음에는 여전히 갈피를 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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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0화

그 말에 구승훈의 얼굴에 머금었던 미소가 사라졌다.“그놈 구승현 오른팔이야. 우리 집 영감탱이가 지난번에 구승현을 이용해서 날 몰아붙이려고 할 때 그놈을 내보냈어.”강하리는 가슴이 철렁했다.“이번엔 구승현이 짓이에요? 난 송동혁인 줄 알았는데.”구승현의 눈가에 차가운 빛이 번쩍였다.구승현이 아닐 수도 있다. 그는 아직 침대에 누워있고 그동안 계속 구승훈 측 사람들의 감시를 받고 있었다.이번엔 누군가 구승현의 손을 빌린 걸 수도 있다.다만 상대가 감히 자신에게 덤벼들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을 뿐이다.“아직 확실하지 않아. 이미 경찰서로 보냈으니까 조사하면 나오겠지.”강하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무슨 말을 하려던 찰나 구승훈이 갑자기 다시 입을 맞췄다.얼마 후 불순한 그의 손이 마구 헤집기 시작했고 그의 의도를 감지한 강하리는 곧바로 그를 밀어내며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여긴 병원이에요!”구승훈은 웃으며 따라나섰다.“그럼 오늘 밤 나랑 같이 집에 갈래?”“아니요.” 돌아간다면 또다시 힘든 밤이 될 게 분명했고 말 그대로 침대에서 힘들어 쓰러지고 싶지 않았다.구승훈은 순간 불만이 차올랐다.“하리야, 이제 막 연애하기로 했는데 달콤한 것 좀 해봐야 하지 않아?”강하리가 답했다.“그래서요?”“난 아직 배고픈데?”강하리는 걸음을 멈추었다.“관계 정의하기 전에는 뭐 안 했어요?”구승훈이 그녀의 허리를 붙잡았다.“그럼 오늘 밤에 짐 싸서 내일 이사해, 응?”강하리가 그를 바라봤다. “구승훈 씨, 누가 보면 당신 하루 종일 그 생각만 하는 줄 알겠어요!” 구승훈은 다치지 않은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지분거리며 말했다.“그러게 누가 날 이렇게 오랫동안 굶기게 놔두래?”강하리는 그를 밀어내며 밖으로 나갔다. “공사장에서 다친 노동자 두 명도 이 병원에 있는데 가서 봐야겠어요.”구승훈은 굳어있다가 미소를 지으며 온화한 표정을 지었다.“같이 가.”강하리는 그에게 쉬라고 하고 싶었지만 이런 모습을 보니 가만히 쉬지도 않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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