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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6화

작가: 재인
말을 마친 강하리가 유창한 외국어로 인사를 건네자 대통령은 놀란 눈으로 강하리를 바라보았다.

진태형은 웃으며 말했다.

“이 여사님을 봐요.”

강하리는 살짝 미간을 찌푸리다가 이윽고 지난 이임식 때 자신이 화장실에서 구해준 여성임을 알아차렸다.

그 여성은 강하리를 보자마자 감격해서 곧바로 다가와 그녀를 끌어안았다.

“강하리 씨, 드디어 만났네요. 이번에 특별히 당신을 보러 왔어요. 지난번에 구해줘서 고마워요.”

강하리는 웃으며 답했다.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요.”

하지만 여자는 여전히 그녀를 껴안고 놓지 않았다.

“아니요, 당신에겐 단지 호의일지 몰라도 나에겐 생명의 은인이에요.”

그녀의 남편이 감사의 말을 건넸고 진태형도 그 옆에서 웃으며 말했다.

“이분들이 하리 양을 L국 친선 대사로 초대하고 싶다는데 마침 백 장관님과 저도 하리 양을 파견하고 싶어요. 하리 양 생각은 어때요? 이건 쉽게 오지 않을 좋은 기회예요.”

강하리는 입술을 꾹 다물고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난감했다.

놓칠 수 없는 좋은 기회라는 건 당연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구승훈과 화해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해외 파견을 수락하면 다시 헤어지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녀가 이틀 동안 B시에 오는 것도 구승훈은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데 3년씩이나 해외에 나가는 건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진 장관님, 백 장관님, 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아요.”

백아영과 진태형이 서로를 바라보더니 진태형이 먼저 말했다.

“네, 잘 생각해 봐요. 그래도 우린 이번 기회를 잡았으면 좋겠어요.”

강하리는 입술을 달싹이며 미소를 지었다.

“네, 진지하게 생각해 볼게요.”

백아영과 진태형은 볼 일이 있었고 강하리는 대통령 부부와 한참을 더 이야기를 나눈 뒤 자리를 떠났다.

문연진은 손가락이 살에 파고들 기세로 주먹을 꽉 쥔 채 강하리의 뒷모습을 옆에서 지켜보았다.

조금 전까지 그들의 대화를 모두 들었다.

‘지난번 화장실에서 강하리가 L국 대통령 부인을 구해줬다고?’

자신이 시간을 끌기 위해 그 안에 집어넣은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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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승훈은 강하리와 나란히 걸으며 인수 건에 관해 이야기했다.두 사람은 다정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누었고 그 모습은 누가 봐도 친밀해 보였다.멀리 차 안에서 임희주는 붉게 충혈된 눈으로 두 사람을 응시했다. 핸들을 꽉 잡은 그녀의 손은 손끝까지 피가 가시지 않은 듯 창백했다.그때, 휴대전화가 울렸다.휴대전화 화면에 뜬 전화번호를 본 임희주의 얼굴이 순간 하얗게 질렸다.무의식적으로 전화를 끊으려 했지만 망설이던 손가락이 움찔거리더니 결국 통화 버튼을 눌렀다.“여보세요.”반대편에서 여초연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어떻게 됐어?”임희주는 긴장된 숨을 삼키며 조심스럽게 답했다.“구승훈 씨가 그 방법을 받아들이려 하다가 강하리가 갑자기 나타나는 바람에 계획이 틀어졌어요.”한동안 저쪽에서는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자 침묵 속에서 임희주의 손가락이 떨렸다.“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이번에는 반드시...”여초연은 가볍게 웃으며 말을 끊었다.“그랬으면 좋겠네. 임희주, 이번이 마지막 기회야.”그러고는 전화를 끊었다....결혼식 전에 인수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싶었던 강하리는 철저한 계획에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신혼여행을 떠나더라도 인수 과정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그녀는 업무에 매달리고 있었다.눈 깜짝할 사이에 결혼식 전날이 되었다.회의실에서 서둘러 나와 구승훈에게 전화를 걸려던 순간, 휴대전화가 울렸다.화면을 보니 손연지였다.“손연지?”“오늘 저녁에 뭐 할 거야?”전화가 연결되자마자 천아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강하리는 웃으며 답했다.“아무 계획 없어.”“좋아! 우리 싱글 파티하자. 결혼 전날에는 예비부부가 만나면 안 된다는 말 들어봤지? 혹시 구승훈이랑 붙어 있으려고 했던 건 아니지? 그럼 너무 재미없잖아.”천아름이 말을 마치자 손연지도 옆에서 거들었다.강하리는 거절하기 어려워 구승훈에게 메시지를 보냈고 곧바로 답장이 왔다.그가 보낸 것은 대화 캡처 화면이었는데 구승훈 역시 친구들에게 싱글 파티에 끌려가고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973화

    강하리는 임희주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구승훈을 돌아보며 말했다.“화장실 좀 다녀올게.”그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임희주의 얼굴은 핏기가 가실 정도로 창백해졌다. 그녀는 구승훈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구 대표님, 사모님이 하신 일들 다 알고 계세요?”구승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마치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담담하게 대답했다.“알아요.”임희주는 순간 멍해졌다.어제 구승훈이 그녀를 찾아와 약효를 최대한 발휘하는 방법에 대해 다시 한번 물었을 때, 그녀는 그가 그 방법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늘 직접 강하리를 찾아온 것이었다.하지만 그의 반응은 예상과 완전히 달랐다.“그럼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을 건가요? 지금 제 진료소는 폐쇄됐고 면허증까지 압수당했어요. 더 이상 치료를 받고 싶지 않으세요?”구승훈은 한숨을 쉬며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임 선생님, 선생님의 방법이 효과적이라는 건 인정해요. 하지만... 심리 상담사는 많아도 제 아내는 하나뿐이에요.”임희주는 창백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애썼다.“구 대표님, 저는 제 본분을 다했을 뿐이에요. 그게 잘못된 건가요?”구승훈은 여전히 흔들림 없는 표정으로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잠시 후, 그는 조용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임 선생님, 만약 선생님이 제 아내에게 찾아가지 않았다면, 일이 이렇게까지 복잡해지지는 않았을 거예요.”“저는 단지 대표님의 건강을 위해 사모님께 설명을 해드렸을 뿐이에요!”“하지만 전 분명히 말했어요. 아내에게 가지 말라고.”구승훈의 얼굴이 서늘하게 굳어졌다.임희주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그저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숙였다.강하리가 화장실에서 돌아왔을 때는 임희주가 이미 자리를 떠난 뒤였다.강하리는 무심한 듯 구승훈을 흘끗 바라보며 테이블 위의 서류를 챙겼다.이때, 구승훈은 갑자기 그녀의 손을 붙잡으며 말했다.“아직도 화났어?”강하리는 걸음을 멈추고 그를 돌아보았다.“당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972화

    그는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냥 식사한 것뿐이야. 임 선생에게 분명히 말했어. 앞으로는 다시는 너를 귀찮게 하지 않을 거야.”강하리는 레드 와인을 한 모금 마시고 잔을 내려놓지 않고 손가락으로 잔을 살짝 쓸며 말했다.“그게 당신이 말하는 임희주 씨를 처리하는 방법인가?”구승훈은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자기야, 좀 더 시간을 줘.”“얼마나 더? 구승훈, 이제 3일 뒤면 우리 결혼식이야.”“3일 안에 처리할게. 응?”구승훈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강하리는 눈을 내리깔고 더 이상 그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대신 구승훈과 노민우 회사 인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마치 임희주 일을 잊은 것처럼.하지만 구승훈은 강하리가 속으로는 불편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저녁 식사는 그렇게 즐겁지 않았다.집으로 돌아온 구승훈은 바로 서재로 들어갔고 강하리는 연정이를 안고 침실로 돌아갔다.구승훈이 서재에서 나왔을 때, 강하리는 이미 잠들어 있었다.구승훈은 한숨을 쉬며 준봉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임희주 씨를 다른 데로 보내. 앞으로 보경시에 나타나지 못하게 해.]잠시 후, 준봉의 답장이 왔다.[대표님, 임 선생의 진료소가 폐쇄되었습니다. 불법 진료 행위로 신고가 들어왔고 의사 면허증도 압수당했다고 합니다.]구승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침대에 누워 있는 강하리를 바라보았다.그러고는 가볍게 한숨을 쉬며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그의 강 대표님은 정말이지 말한 대로 행동하는 사람이었다.[됐어. 신경 쓰지 마.]그가 임희주에게 직접 손을 대지 않으려고 했던 것은, 여초연이 눈치채고 임희주를 포기할까 봐 걱정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강하리가 직접 나서면 매우 자연스러워 보인다.구승훈은 휴대전화를 넣고 샤워를 한 후, 침대에 누워 강하리를 끌어안았다.다음 날, 강하리는 다시 바쁜 하루를 보냈다.결혼식이 얼마 남지 않아 처리해야 할 일들을 모두 마무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특히 노민우 회사 인수 건이 중요했는데 강하리는 처음으로 인수합병을 진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971화

    강하리가 심씨 가문에 도착하자 심문석은 응접실에 앉아 오랜 벗과 바둑을 두고 계셨다.심문석은 강하리를 보자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하리야, 이리 와 봐.”“할아버지!”강하리는 웃으며 심문석 옆으로 다가갔다.“장씨,봤지? 이 아이가 내 증손녀야. 어때? 예쁘지?”심문석은 강하리를 옆자리에 앉히며 뿌듯한 표정으로 말했다.마주 앉은 장씨 할아버지는 강하리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주저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정말 예쁘구나. 구씨 가문 그 녀석은 어쩜 이렇게 복이 많아?”그 말에 심문석은 매우 만족스러워했다.강하리가 두 할아버지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심준호가 밖에서 들어왔다.“서재로 와.”강하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두 할아버지에게 인사를 하고 심준호를 따라 서재로 들어갔다.“혹시 임 선생 문제에요?”심준호는 고개를 끄덕였다.“문제가 좀 있긴 한데, 그건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너 혹시 임희주와 구승훈의 관계를 의심하는 거야?”강하리는 웃으며 말했다.“아니에요, 삼촌. 전 그냥 구승훈이 걱정돼서.”심준호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조사한 자료를 강하리에게 건넸다.강하리는 천천히 자료를 넘기다가 뒷장의 사진을 보고는 손이 멈추었다.사진은 총 세 장이었다.첫 번째 사진은 임희주와 임명우가 함께 서서 무언가 이야기하는 모습이었는데 분명히 두 사람은 아는 사이 같았다.두 번째 사진은 임희주와 구승훈이 식당에 앉아 있는 매우 친밀해 보이는 모습이었는데, 사진 촬영 날짜는 오늘이었다.세 번째 사진은 임희주가 구승훈의 차에서 내리는 모습이었다.사진을 쥔 강하리의 손에 힘이 들어갔고 심준호는 강하리의 표정을 보며 말했다.“임희주의 출신은 좀 의심스럽지만 구승훈의 심리 상담사니까 두 사람이 만나는 건 어쩔 수 없어. 두 장의 사진 때문에 화내지 말고 구승훈에게 직접 물어봐. 구승훈이 합리적인 설명을 해 줄 거야.”심준호가 자신 때문에 강하리와 구승훈와 싸우는 것을 걱정했다.그녀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삼촌,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970화

    강하리는 아무 말 없이 곧장 화장실로 향했다.안예서는 그녀를 따라갔고 그녀의 표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강하리는 화장실에 들어가 손을 씻었다. 원래 하얀 피부였던 그녀의 손은 쉴 새 없이 씻겨졌다.안예서가 그녀를 위로하려는 순간, 강하리는 갑자기 수도꼭지를 잠그더니 표정이 평소처럼 돌아왔다.“괜찮아. 회의가 곧 시작될 것 같으니 준비하도록 해.”하지만 안예서는 여전히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정말 괜찮아요? 구 대표님께 전화를 드려볼까요?”강하리의 눈꺼풀이 살짝 떨렸다.“괜찮아.”안예서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밖으로 나갔다.강하리는 세면대 앞에 서서 천천히 휴지로 손을 닦으며 복잡한 생각을 정리했다.만약 임명우의 말이 사실이라면 구승훈은 그 사실을 알고 있을까?구승훈의 신중함을 생각해 볼 때, 아무런 조사 없이 그 약을 사용했을 리가 없었다.하지만 만약 조사를 했다면, 왜 그 약을 계속 사용했을까?강하리는 침묵 속에 휴지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삼촌, 사람 한 명 조사 좀 해줘요.”이후 회의에서 강하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차분하고 침착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임명우는 평소에 자주 보이던 웃는 표정을 거두고 진지하게 회의에 임했다.협상은 3시간 가까이 이어졌다.회의가 끝나고 강하리는 무표정하게 짐을 챙겼다.임명우는 깔끔한 옷차림으로 회사 파트너들을 배웅한 후, 강하리 앞으로 다가왔다.“같이 식사하면서 출장 이야기 좀 나눌까요?”강하리는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바로 밖으로 나갔다.“출장은 일주일 전에 통보해야죠, 그러니 이번에는 못 가요.”임명우는 씁쓸하게 웃으며 더 이상 강요하지 않고 말했다.“알았어요. 출장은 못 가도 그 일은 강 대표님께서 신중하게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전화하세요.”강하리는 발걸음을 잠시 멈췄다가 바로 다시 걸어갔다.회사로 돌아온 강하리는 바로 임원들을 소집하여 노민우의 회사 인수 계획을 세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969화

    문을 잠그는 소리가 조용한 회의실에 울려 퍼지며 묘한 긴장감을 자아냈다.강하리는 고개를 돌려 문 앞에 서 있는 임명우를 바라보고는 잠겨진 문손잡이에 시선을 고정했다.“임 대표님, 무슨 뜻이세요?”임명우는 낮게 웃으며 말했다.“강 대표님, 오해하지 마세요. 그냥 오늘 회의 내용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하고 싶어서요.”“그렇다고 문을 잠글 필요까지 있나요?”강하리는 경계심 가득한 표정으로 물었다.문을 잠그는 행동은 너무나도 갑작스러웠다.그녀는 임명우와의 협력을 계속 거부해 왔는데 임명우의 의도적인 접근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그런 의도적인 접근은 마치 예전의 정양철처럼 대개 특정 목적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녀는 임명우에게 항상 거부감을 느껴왔다.하지만 지금까지 임명우는 특별히 이상한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오늘처럼 문을 잠근 것은 처음이었다.강하리는 임명우를 가만히 바라보았다.임명우는 웃으며 어딘가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저는 강 대표님의 신뢰를 받을 자격이 없나요?”강하리는 차가운 눈빛으로 임명우를 바라보았다.더 이상 쓸데없는 말을 주고받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손목시계를 보며 말했다.“임 대표님, 본론으로 들어가는 게 좋겠어요. 우리 모두의 시간은 소중하니까요. 그렇죠?”임명우는 또 한 번 그녀의 말에 말문이 막혔다. 강하리의 표정이 점점 더 안 좋아지는 것을 보며 그는 어색한 미소를 거두었다.“제가 꼼수를 써서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인가요?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나요? 강 대표님, 왜 저를 그렇게 싫어하는지 물어봐도 될까요?”“싫어하는 데는 이유가 필요 없어요. 임 대표님, 본론을 이야기하고 싶지 않으시다면,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강하리는 말을 마치고 문 쪽으로 걸어갔다.하지만 그녀가 문에 도착하기 전에, 임명우가 그녀를 가로막았다.“임명우 씨!”강하리는 임명우를 노려보며 소리쳤다.“대체 무슨 짓이에요?”“강하리 씨, 저와 거래를 하죠. 강하리 씨가 저를 다정하게 대해주면 제가 그 심리 상담사를 구승훈 옆에서 떼어내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968화

    강하리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노민우 씨는 해야 할 일 해요. 손연지와 얘기 좀 할게요.”노민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연지를 돌아보았다.“어제 진짜 아무것도 안 했어.”손연지는 비웃으며 말했다.“그럼 내 몸에 있는 이 흔적들은 내가 스스로 만든 거야?”“그냥 키스만 했어.”“아까는 아무것도 안 했다더니, 이제는 키스만 했다고?”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지자 강하리는 재빨리 두 사람을 떼어놓았다.병원 정원에서.강하리는 손연지의 화난 모습을 보며 웃음이 나왔다.“아직도 웃겨? 너 누구 편이야?”강하리는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화내지 마. 노민우는 사실 괜찮은 사람이야.”손연지가 말하려던 순간, 강하리가 그녀의 말을 끊었다.“내 말 좀 들어봐.”강하리는 어제 노민우가 자신에게 했던 이야기를 손연지에게 대략적으로 전했다.손연지는 강하리를 굳은 표정으로 바라보았다.“미쳤어?”강하리의 입가에는 여전히 미소가 번졌다.“미쳤는지는 그 사람이 더 잘 알겠지.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미쳐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 그렇지?”강하리는 손연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하지만 노민우 씨가 여씨 가문과 완전히 관계를 끊기 전까지는 더 깊은 관계는 맺지 마.”손연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한참 후, 그녀가 강하리를 돌아보며 물었다.“왜 병원에 왔어? 혹시 아픈 거야?”“일이 좀 있어서.”손연지는 더 이상 묻지 않았고 두 사람은 정원에 앉아 있다가 각자의 일을 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강하리는 약병을 약리 연구소에 가져다주고 인성 테크로 향했다.안예서는 이미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강하리를 보자마자 달려왔다.“대표님, 방금 회의 일정이 추가되었어요. 오후에 출장을 가야 할 수도 있다고 하네요.”강하리는 발걸음을 멈추고 안예서를 돌아보았다.“언제 통보받았어?”“방금이요.”강하리의 표정이 어두워졌고 안예서는 불안해졌다.안예서는 강하리가 원래 임명우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지금 이렇게 온 것도 계약 때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967화

    구승훈은 자연스럽게 강하리 앞으로 다가갔다.그녀 손에 들린 작은 병을 빼앗아 들고 우유 컵을 그녀에게 건넸다.“노민준이 준 약이야. 손 찔리겠다.”강하리는 입술을 꾹 다물고 시선을 구승훈의 얼굴에 고정한 채 그의 표정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았다.하지만 구승훈이 너무 잘 감추는 건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건지, 그의 얼굴에서 어떠한 이상한 기색도 찾아볼 수 없었다.“괜찮다고 하지 않았어?”“응, 괜찮아.”구승훈은 대답하며 그녀의 팔을 끌어당겨 의자에 앉혔다.“노민준이 신경 써서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고 했어. 걱정하지 마, 괜찮아. 나중에 연성시에 돌아가서 심리 치료도 함께 받으면 금방 나을 거야.”강하리는 구승훈이 다시 쓰레기통에 버린 앰플 병을 내려다보다가 잠시 후 고개를 끄덕였다.구승훈은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같이 야근할까?”“괜찮아. 가서 쉬어.”그러고는 일어나서 프린터 옆에 있는 자료를 가져왔다.구승훈은 떠날 생각 없이 그 자리에 앉아 이메일을 확인했고 강하리도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일을 계속했다.구승훈은 속으로 쓴웃음을 지으며 임희주의 계획을 노민준에게 이메일로 보냈다.서재의 고요함은 새벽 2시까지 이어졌고 강하리가 일을 계속하고 있자 구승훈은 그녀의 손에서 자료를 빼앗았다.“자.”그러고는 강제로 강하리를 끌어안고 침실로 향했다.두 사람은 밤새도록 아무 말도 없었다. 그 앰플 병에 대한 일은 잊힌 듯했다.결혼식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두 사람은 여전히 바빴다.구승재는 미국에서 돌아왔고 구승훈은 오늘 회사에 가서 그를 만나야 했다.“회사에 데려다줄까?”구승훈은 강하리의 허리를 잡으며 물었고 강하리는 생각할 틈도 없이 거절했다.“직접 거래처에 갈 거야.”“그럼 내가 거래처까지 데려다줄게.”구승훈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지만 강하리는 여전히 거절했다.구승훈은 더 이상 강요하지 않고 그녀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춘 후, 집을 나섰다.강하리는 연정이와 조용히 아침 식사를 했다.연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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