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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2화

두 사람은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병원에 머물다가 밖으로 나왔을 때 우연히 길가에 서 있는 노민우가 시무룩한 표정으로 담배를 피우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뭐야? 또 손 선생한테 맞았어?”

구승훈이 조롱 섞인 목소리로 묻자 노민우는 다소 침울한 어투로 말했다.

“강하리 씨 친구는 어렸을 때부터 남자라곤 못 만나 봤어요?”

이에 강하리는 순간적으로 기분이 잡쳤다.

“노민우 씨, 왜 말을 그렇게 하죠?”

노민우는 코를 문지르며 말했다.

“그런 뜻이 아니라 전 그냥... 그 여자는 왜 소영준만 보면 움직이지를 못해요?”

이날 오후 손연지와 함께 떠난 그는 원래는 손연지가 이직 절차를 밟을 때도 동행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중앙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소영준과 마주칠 줄이야.

소영준은 예의 바른 태도로 몇 마디 말을 건네고 그녀를 잡기까지 했다.

“방금 연수 신청한 거 허락 떨어진 것 같던데 안 할 거예요?”

손연지는 그 자리에서 노민우를 노려보았다.

“어떤 미친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만둬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소영준은 단번에 알아차렸다.

“노민우 씨가 데려가려고 힘 좀 썻나봐요?”

노민우가 피식 웃는데 소영준이 손연지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만두기 싫으면 내가 원장님한테 가서 대신 얘기해줄게요.”

손연지는 곧장 표정이 확 달라졌고 노민우가 옆에서 말해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손연지는 노민우를 비웃으며 바로 돌아서서 그렇게 자리를 떠났고 노민우는 소영준을 바라보며 물었다.

“소 교수님 설마 손 선생님 좋아하세요?”

소영준은 웃었다.

“손 선생님이 귀여운 건 맞지만 아쉬워서 그래요. 연수하고 돌아오면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는데 이대로 기회를 헛되이 잃으면 안 되는 거잖아요.”

노민우는 정의의 사도 같은 소영준의 표정을 바라보며 그동안 품고 있던 마음속의 불만을 토해낼 곳이 없었다.

손연지 때문에 소영준과 얼굴을 붉힐 수도 없었다.

강하리는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막막했다.

하지만 결국 손연지의 선택에 달렸으니 그게 무엇이든 응원하기로 했다.

가는 길에 강하리는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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