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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7화

문원진은 할 말을 잃었고 구동근은 순간 웃음을 터뜨렸다.

“물론 이건 다 나중에 얘기하자고. 자네, 시간도 늦었는데 오늘은 이만 가서 쉬게나.”

문원진은 내키지 않았지만 결국 더 말을 꺼내지 않았다.

문원진이 떠난 뒤 구동근은 별안간 탁자 위에 놓여 있던 찻잔을 집어 들어 깨뜨렸다.

큰 소리가 나자 주위에 있던 가정부들은 감히 숨소리조차 내지 못할 정도로 겁에 질렸다.

그는 지팡이를 꽉 움켜쥔 채 눈빛에 살기가 더욱 짙어졌다.

“가서 그 자식을 다시 불러와!”

구승재는 한동안 그 옆에서 침묵을 지켰다.

“할아버지, 대체 강하리 씨 어디가 마음에 안 드세요?”

“닥쳐! 구씨 가문 후계자가 아무 여자나 데려오면 되겠어? 넌 우리 구씨 가문이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구승재는 입을 삐죽거리며 돌아서서 구승훈에게 전화를 걸었고 구승훈이 화장실에서 나왔을 때 강하리는 이미 잠들어 있었다.

그는 쉴 새 없이 울리는 전화기를 슬쩍 보더니 들고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형, 할아버지가 화를 내면서 빨리 오래.”

구승훈은 고개를 숙이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

“마음껏 성질부리시라고 해. 내가 지금 돌아가서 뭘 해, 욕이나 들으라고? 아니면 매라도 맞을까? 나이도 있는데 조심하시라고 전해. 안 그러면 내일 아침밥도 못 드신다고.”

“...”

잠시 침묵하던 그가 물었다.

“형, 강하리 씨한테 프러포즈했어?”

구승훈이 짧게 답했다.

“강하리 씨가 받아줬어?”

구승훈은 리시안셔스가 가득 찬 방을 애틋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래, 받아줬어.”

구승재는 순식간에 흥분하며 자신이 사랑에 빠져 결혼하는 것보다 더 기뻐했다.

“그럼 일찍 쉬어, 방해하지 않을게.”

구승재는 그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고개를 돌리자 몇 걸음 떨어진 곳에 구동근이 어두운 얼굴로 구승재를 바라보고 있었다.

“네 형이 정말 그년한테 청혼했어?”

구승재는 입술을 다물고 대답하지 않았다.

“개자식!”

구동근은 화를 내며 돌아서서 안으로 들어갔고 이때 여초연도 안에서 걸어 나왔다.

“아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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