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의 모든 챕터: 챕터 891 - 챕터 900

1134 챕터

제891화

서씨 가문은 서현재에게 정말 어울리지 않았다.게다가 온몸의 상처도 서씨 가문이 준 것이었고 말이다.“그래.”서현재의 눈빛은 맑고 깨끗했다.“소원 누나, 앞으로는 다 잘될 거예요.”정말 그럴까?설령 육경한의 일이 해결되었더라도 소원의 마음은 여전히 불안했다.특히 육경한이 떠날 때 한 말이 마음에 걸렸다.“다시는 널 놓지 않겠어!”이 말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아 저주처럼 느껴졌다....윤혜인은 병원에서 3일 동안 이준혁 곁을 지켰지만 그는 여전히 깨어나지 않았다.그동안 그는 간헐적으로 고열이 계속됐다.의사는 그녀에게 부러진 갈비뼈 하나가 중요한 장기를 찔러 상태가 심각하다고 전했다.수술은 제때였지만 수술 후 감염 상태가 좋지 않았다.가장 중요한 건 더 이상 열이 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밤에도 열이 나면 ICU로 옮겨야 한다고 했다.윤혜인은 밤새 정성스럽게 간호하며 거의 잠을 자지 않았다.아침이 되자 아름이가 엄마와 대디가 보고 싶다고 전화를 걸어왔다.아픈 마음을 참고 윤혜인은 아름이를 달랬다.전화를 끊고 나서 윤혜인은 다시 병상으로 돌아와 이준혁의 체온을 재봤다.37.1도.드디어 열이 내려가자 그녀는 아주 기뻐했고 밤새 긴장했던 마음도 조금 풀렸다.윤혜인은 침대 머리맡에 앉아 이준혁의 잘생긴 얼굴을 쓰다듬으며 낮게 말했다.“이준혁 씨, 어서 깨어나 줘요. 제발 깨어나서 우리 함께 잘 지내요...”그러나 남자는 아무 반응이 없었고 윤혜인의 마음속 슬픔이 조금씩 커져갔다.윤혜인은 이준혁의 손목을 잡고 천천히 자신의 얼굴에 대어 그의 맥박을 느꼈다.심장이 뛰는 느낌이 그녀에게 안정을 줬으니 말이다.그때, 갑자기 ‘쿵’ 하는 소리가 났고 뒤이어 병실 문이 누군가에 의해 세게 밀려 열렸다.“내 아들 내가 보러 왔다는데 왜 막아요? 더 막으면 해고할 거예요.”문현미의 목소리가 들렸다.윤혜인은 깜짝 놀라 이준혁의 손을 놓고 서둘러 일어섰다.곧이어 문현미는 그녀를 보자 발걸음을 멈추고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눈빛을 보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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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2화

“아주머니, 저 준혁 씨가 깨어나기 전까지 절대 떠나지 않을 거예요. 저랑 평화롭게 지내시든지 아니면 아주머니가 나가세요.”문현미는 이 말을 듣고 더 화가 났다.“네가 뭔데! 넌 내 아들이 필요 없다고 해서 쫓겨난 애잖아, 네가 뭔데 나를 쫓아내?”이 말 한마디 한마디가 윤혜인의 가슴을 찔렀다.어쨌든 윤혜인에게 문현미는 한때 자신을 좋아해 주고 또한 모성애의 따뜻함을 느끼게 해줬던 사람이었으니 말이다.이준혁의 휴식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윤혜인은 문현미와 병실에서 다투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고개를 돌려 주훈에게 말했다.“주 비서님, 아주머니께서 좀 진정하시도록 도와주세요. 이렇게 소란스럽게 하지 말고요.”그러자 주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문현미를 타이르기 시작했다.“사모님, 대표님께서는 안정을 취하셔야 합니다. 잠시 돌아가셔서 쉬시는 게 어떠신가요? 대표님께서 깨어나시면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왜 내가 가야 하죠?”문현미는 피식 냉소했다.“나가야 할 사람은 외부인인 저 사람이지. 난 준혁이의 엄마라고요.”주훈은 차분하게 말했다.“하지만 대표님께서 혜인 씨가 곁에 있길 원하셨어요. 사모님,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대표님께서 깨어나셔서 사모님께서 혜인 씨에게 이렇게 대하셨다는 것을 아시면 기분이 상해하실 거예요.”주훈이 이준혁을 언급하자 문현미는 약간 두려워하는 기색을 보였다.그도 그럴 것이 몇 년간 두 모자 사이의 관계는 좋지 않았으니 말이다.하지만 문현미는 한 대사의 예언을 떠올리고 마음이 불안해졌다.“난 안 나가요. 나가야 할 사람은 우리 집에 해로운 저 여자입니다.”곧이어 그녀는 윤혜인을 밀치며 큰소리로 외쳤다.“내 아들 건드리지 마, 더 이상 가까이 가지도 마!”윤혜인은 예상치 못한 힘에 밀려 뒤로 넘어질 뻔했지만 다행히 테이블 모서리를 잡고 넘어지지 않았다.주훈은 서둘러 윤혜인을 부축하려 했다.그때, 밖에서 박수 소리가 들렸다.검은색 정장을 입은 남자가 들어오며 비꼬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여기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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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3화

텔레비전 속 여자 앵커가 보도하고 있었다.“서울의 선도 기업 이선그룹의 이천수 회장이 오늘 아침 8시에 기자회견을 열어 이씨 가문에서 새롭게 찾은 막내아들 이구운을 대외무역부서 총괄 매니저로 임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소식에 따르면 그의 막내아들은...”“쾅!”문현미가 찻주전자를 집어 들어 TV를 향해 던지며 히스테리적으로 소리쳤다.“이천수 그 늙은이가 무슨 권리로 내 동의 없이 이런 짓을 해! 무슨 권리로!”문현미가 점점 더 격해질수록 한구운의 표정은 더욱 차분하고 온화해졌다.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어머니, 또 무슨 그런 웃긴 소리를 하세요. 어머니가 가지고 있는 지분으로는 아버지가 어떤 결정을 하든 어머니의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죠.”문현미는 화가 나서 몸을 떨며 손을 들어 그를 때리려 했지만 한구운이 손목을 잡아 막았다.그리고 그의 눈에 잠깐 화색이 스쳤다.“뭐 하려고요? 저 사람에게 했던 방식으로 저한테도 하려는 건가요?”한구운이 이렇게 말할 때 윤혜인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뺨은 한껏 빨개져서 보기 안쓰러웠다.그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문현미의 손목을 꽉 잡았다.“이거 놔, 이 망할 놈아! 놔!”그러나 한구운은 문현미의 고통스러워하는 표정을 즐기며 부드럽게 말했다.“어머니, 어머니는 그래도 이씨 가문의 사모님이니 말과 행동에 신경을 쓰셔야죠. 만약 이런 모습이 언론에 찍히기라도 하면 대형 사건으로 번질 수 있어요. 그럼 형님께도 좋지 않잖아요?”말은 부드럽지만 그 안에는 위협의 의미가 가득했다.문현미는 고통에 말을 잇지 못했고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손목을 잡히는 것만으로도 얼굴에 식은땀이 흘렀다.주훈은 상황이 좋지 않음을 느끼고 급히 나섰다.“한구운 씨, 그 손 놓아주시죠.”그러자 한구운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난 내 어머니와 대화 중이야. 네가 뭔데 끼어들어?”주훈은 직접 손을 뻗어 한구운을 막으려 했지만 병실 밖에서 두 명의 경호원이 들어와 주훈을 제지했다.곧이어 한구운이 지시했다.“주 비서님한테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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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4화

이 틈을 타 윤혜인은 한구운의 가슴을 세게 밀쳤고 그는 예상치 못한 공격에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순식간에 한구운의 온화했던 얼굴이 차갑게 변했다.윤혜인은 그를 신경 쓸 겨를 없이 침대 쪽으로 달려가 이준혁의 손을 잡고 기뻐하며 말했다.“준혁 씨, 깨어났어요?”이준혁은 잔뜩 찌푸린 눈썹 사이에 분노를 품고 있었으나 윤혜인을 보자마자 즉시 부드러워졌다.“걱정 마, 내가 있잖아.”그는 윤혜인의 손을 잡아주며 차가운 눈동자로 방 안의 사람들을 훑어보았다.그러고는 얇은 입술을 미세하게 움직였다.“아무도 너를 괴롭히지 못해.”그의 눈빛은 한구운뿐만 아니라 문현미에게도 향했다.특히 시선을 거둘 때, 그 안에 비친 실망의 기색이 문현미를 긴장하게 만들었다.본래 불안정했던 모자 관계가 이 한 번의 시선으로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었다.이때 주훈이 바깥의 경호원들을 따돌리고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들어왔다.그는 손짓으로 경호원들에게 한구운을 제압하도록 지시했다.이준혁의 부상 소식은 외부에 철저히 비밀로 되어 있었다.어떤 경로로 정보가 유출되었는지는 몰라도, 이천수가 이 소식을 듣고 곧바로 한구운의 신분을 공개하며 행동에 나섰다.오늘 한구운이 갑작스럽게 찾아온 바람에 주훈은 방어할 틈이 없었고 병실 안은 혼란스러워졌다.한구운의 경호원들은 실력이 뛰어났는지라 부상을 입고도 끝까지 대치했다.한구운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형, 우리 처음 보는 건데 이게 대체 무슨 짓인 거예요? 저를 이렇게 싫어하다니... 너무하네요.”그러자 살기가 가득한 눈으로 이준혁이 차갑게 말했다.“며칠 잠깐 누워 있었더니 온갖 요괴들이 튀어나오는군.”그는 한구운을 무시하고 주훈에게 명령했다.“관계없는 사람들은 다 내보내.”곧바로 두 명의 경호원이 문현미를 먼저 데리고 나갔다.문현미는 이준혁의 눈빛에 주저하며 아무 말도 못 하고 따라 나갔다.그렇게 방 안에는 한구운만 남아 있었고 그는 나가기를 거부했다.경호원들이 대치하는 동안,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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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5화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한구운은 두 사람 사이를 이간질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잠깐만요.”그때, 윤혜인이 한구운을 불러세웠고 한껏 어두워진 눈빛으로 이준혁은 그녀의 손을 더욱 꽉 잡았다.그 눈빛에는 분노뿐만 아니라 불안도 깃들어 있었는데 이러한 모습이 한구운은 아주 흥미로웠다.이준혁이 여전히 과거와 같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한구운은 이것을 다시 한번 오해를 조장할 수 있는 기회로 보았다.“무슨 일이야, 혜인아?”한구운은 거리낌 없이 가까이 다가가 몸을 숙여 물었다.“무슨 말이든 나중에 해도 돼. 기다리고 있을게...”긴장한 듯 이준혁이 손가락을 움츠리자 윤혜인은 그의 손을 토닥이며 말했다.“금방 돌아올게요.”이준혁은 손을 놓고 싶지 않았지만 마음속의 고통을 참으며 힘겹게 손을 놓았다.“알았어. 기다릴게.”그렇게 두 사람은 병실 밖에서 대화를 나누었고 이준혁은 그들의 말을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이준혁이 질투심이 많다는 것을 알기에 윤혜인은 일부러 들리도록 한 것이다.그리고 한구운은 이 상황이 더 자극적이라고 느꼈다.한구운은 눈앞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며 부드러운 표정을 지었다.“나한테 무슨 말이 하고 싶었던 거야?”“짝!”윤혜인은 한구운의 뺨을 세게 때렸다.그는 예상치 못한 타격에 말을 잃었고 윤혜인은 또렷하고도 분명하게 말했다.“이게 내가 하고 싶었던 말입니다!”순식간에 복도는 조용해졌다.한구운의 얼굴에 걸려있던 태연한 미소가 사라지고 대신 음침한 표정이 떠올랐다.“너 지금 장난치는 거지?”“애초에 먼저 장난을 친 건 그쪽이었죠.”윤혜인의 냉정한 말에 한구운의 눈빛이 어두워졌다.그녀는 이제 한구운의 이름조차 부르고 싶지 않았고 그를 이씨 가문 일원으로 인정하고 싶지도 않았다.“우리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저는 전혀 기억이 안 나서요.”한구운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혜인아, 정말 내가 다 말해야겠어? 형이 질투할 텐데.”“말해요.”“우리 예전에 좋았잖아.”“풉!”윤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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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6화

윤혜인은 한구운의 말을 듣지 않고 병실로 돌아가려고 했다.하지만 한구운은 그녀의 손목을 갑자기 잡아당기며 말했다.“그 남자가 너한테 그렇게 상처 줬는데도 너는 다시 그 사람한테 돌아가려는 거야? 정말 그렇게 비참해지고 싶어?”붉게 충혈된 눈을 한 채 한구운은 마치 어둠 속에서 기어 나온 악마와 같은 형상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그 사람이 너와 결혼한 건 단지 그 사람 할아버지 때문이야. 너를 사랑한 게 아니라고. 그 사람도 너를 이용한 거야. 왜 이준혁이 할 수 있는 일을 나는 못 하는데?”한구운은 윤혜인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상처를 정확히 찔렀다.이런 상황에서 이 말을 강조함으로써 그녀를 흔들려 하는 것이었다.병실 안에서 강제로 일어나려던 이준혁도 멈춰 섰다. 그 역시 그녀의 생각이 궁금했다.“윤혜인, 처음엔 나도 널 이용하려 했지만 나중에는 진심으로 널 사랑하게 됐어. 네가 나를 밀어냈을 때 내가 얼마나 상처받았는지 알아? 난 너와 그 남자가 함께 떠나는 걸 지켜봐야 했고 의식이 없는 동안 내내 너와 함께 있는 꿈을 꾸었어. 너는 내가 깨어나야 할 유일한 이유였어!”한구운은 마치 간절한 부탁을 하는 듯 진심을 털어놓았다.“그 남자가 가진 거 나도 가지고 있어. 그 사람이 너에게 줄 수 있는 거 나도 줄 수 있어. 내 곁으로 돌아와. 우리 다시 시작하자, 응?”윤혜인은 그의 눈빛 속에서 광기가 번지는 것을 보았다.그녀는 냉정하게 말했다.“한구운 씨, 아직도 이해하지 못했어요? 난 당신 곁에 있던 적이 없으니 당신 곁으로 돌아갈 일도 없습니다. 우린 애초에 시작한 적이 없어요. 그러니 다시 시작할 일도 없죠.”한구운은 큰 충격을 받고 말았다.그의 얼굴은 파랗게 질렸다가 하얗게 변하며 입술 역시 미세하게 떨렸다. “왜...?”‘왜냐고?’윤혜인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아마도 이준혁이 아름이의 진짜 정체를 몰랐을 때 자신의 친자식처럼 대해주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그리고 그는 여러 번 위험에서 그녀를 구해주었다.특히 이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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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7화

“아니요. 안 돼요.”윤혜인이 서둘러 몸을 떼려 하자 이준혁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왜, 내가 너를 먹을까 봐 그래?”그러자 윤혜인은 귀가 후끈 달아올랐다.“아니요. 준혁 씨 상처를 건드릴까 봐 그래요.”하지만 이준혁은 손을 놓지 않았다.“갈비뼈 몇 개 부러진 것뿐이야. 나 그렇게 약하지 않아.”윤혜인은 미간을 찌푸렸다.‘너무 쉽게 말하는 거 아니야? 어디 몇 개 정도로 끝날 일인가...’“빨리 올라와.”이준혁은 조금 힘을 줘 그녀를 끌어올렸다.그러나 이내 배에 무리가 가 그는 눈살을 찌푸렸다.놀란 윤혜인이 물었다.“괜찮아요? 배에 무리가 간 거예요?”이준혁은 약간 숨을 고르며 말했다.“그런 것 같아.”윤혜인은 겁에 질렸다.“그러니까 움직이지 말라고 했잖아요.”“그럼 얼른 올라와.”더 이상 거부할 수 없었는지라 윤혜인은 조심스럽게 침대 위로 올라갔다.침대 끝에 몸을 붙여 닿지 않으려 애쓰는 윤혜인의 모습을 보자 이준혁은 웃음을 터뜨렸다.그는 팔을 뻗어 그녀를 끌어당기며 말했다.“너랑 38선 그으려고 올라오라 한 거 아니거든?”곧 얼굴이 이준혁의 어깨에 부딪혔고 단단한 근육에 윤혜인은 코가 아팠다.그래서 코끝을 문지르며 작게 신음했다.“준혁 씨 상처 건드릴까 봐 그런 거잖아요.”그녀의 긴장된 모습이 이준혁을 기쁘게 했다.그는 턱을 약간 숙이며 애써 감정을 억눌렀다.“조심하면 상처에 닿지 않을 거야.”뜨거운 숨결이 목덜미에 닿자 윤혜인은 가슴이 두근거렸다.이준혁은 본래 욕구가 강한 사람이었다.이전에 그들이 함께 있을 때, 출장 후 돌아오면 이준혁은 늘 윤혜인을 괴롭히곤 했다.몇 년이 지나고 나서야 그들은 다시 만났지만, 그 갈망은 예전보다 더 컸다.윤혜인은 이준혁의 손이 점점 불안정해지는 것을 느끼고 급히 그의 손을 잡아 멈추려 했다.“아직 상처가 있으니까 안 돼요.”“괜찮아, 그냥...”귀에 대고 속삭이는 이준혁의 말에 윤혜인은 부끄러워했다.“안 돼요. 의사 선생님이 안 된다고 했어요.”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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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8화

“키스하는 게 싫어?”그러자 이준혁은 장난스럽게 그녀의 귓끝을 살짝 깨물었다.“아니요...”윤혜인은 참기 힘들어하며 고양이처럼 가늘게 소리 내며 울먹였다.계속 이렇게 키스를 하면 큰일 날 것 같았다.“준혁 씨 아직 몸이...”그녀는 이준혁에게 주의를 줬다.하지만 그는 다시 윤혜인의 귓볼을 물고 낮고 쉰 목소리로 말했다.“날 뭐라고 불러야 하지?”“준혁 씨...”“틀렸어.”그는 벌주듯 다시 한번 물었다.전해지는 전류 같은 느낌에 윤혜인은 숨이 가빠졌다. 그녀는 울먹이며 말했다.“뭐라고 불러야 하는데요...”이준혁의 진한 색깔의 실크 잠옷은 이미 헐렁해져 있었고 그의 쇄골 아래로는 매력적인 피부가 드러나 있었다.욕망으로 가득 찬 검은 눈동자를 한 채 이내 그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착하지, 여보라고 불러줘.”“안 돼요...”그러자 이준혁은 윤혜인의 턱을 들어 올리며 뜨겁고도 강압적인 분위기를 풍기며 귀에 속삭였다.“다시 생각해봐. 그렇게 부를래 말래?”윤혜인은 숨이 가빠졌고 목은 타들어 갔다.셔츠의 목 부분은 구겨져 있었고 그녀의 피부는 흰색과 빨간색이 어우러져 있었다.어두워진 눈빛으로 이준혁은 그녀의 턱에서부터 목선을 따라 길게 키스하며 내려갔다.감정이 고조되자 그는 저음으로 숨을 내쉬며 말했다.“착하지. 한 번만 불러줘...”매혹적인 그의 숨소리에 윤혜인은 끝내 이성을 놓고 말았다.그녀는 작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여보...”그녀의 애정 어린 목소리에 무한한 만족감을 느낀 이준혁은 윤혜인의 코끝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정말 착하네...”두 사람은 꽤 오랜 시간 동안 그렇게 있었다.윤혜인은 마치 탈수 상태의 물고기처럼 바다로 돌아가 구원을 받은 느낌이었다.그 여운이 오래도록 그녀를 붙잡았다.이후, 이준혁은 윤혜인의 입술에 가볍게 키스를 하며 깊이 들어가지 않고 부드럽고 다정하게 그녀를 달래주었다.그 가벼운 자극이 윤혜인을 기분 좋게 만들었다.등 뒤가 땀으로 잔뜩 젖은 것을 깨닫고 윤혜인은 부끄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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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9화

윤혜인은 그의 유혹적인 말에 당황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의사 선생님이 환자가 기분 좋게 있어야 한다고 하지 않았어?”윤혜인은 고개를 끄덕였다.그건 굳이 의사가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아는 사실이었다.“그럼 몸과 마음이 다 편안해야 하지 않을까?”이준혁은 일부러 그 부분을 강조하며 말했고 윤혜인은 그 말에 귀가 뜨거워졌다.“지금 난 몸과 마음이 편하지 않아, 기분이 좋지 않다고. 어떻게 해야 할까?”아직 몽롱한 상태로 윤혜인은 그가 던진 미끼를 점점 물고 있었다.“어떻게 해야 하는데요?”이준혁은 그녀의 귓볼을 깨물며 속삭였다.“도와줘, 응?”백열등 아래서 어둡고 매혹적인 눈빛으로 그는 윤혜인의 입술을 주시하며 말했다.비록 커튼이 닫혀 있어도 윤혜인은 이것이 대낮임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대낮인 건 고사하고 집에 있는 것도 아니니 아무리 생각해도 조금 지나친 것 같았다.그러나 조금 전 윤혜인도 받은 게 있었는지라 이준혁을 그냥 두는 것은 너무 불친절한 것 같았다.그래서 얼굴을 붉히며 그녀는 천천히 이불을 열고 몸을 아래로 내렸다.그러나 큰 손이 그녀의 팔을 잡아 위로 당겨 올렸다.이준혁은 약간 화난 듯 말했다.“뭐 하는 거야?”그러자 얼굴이 잔뜩 붉어진 윤혜인이 대답했다.“도와주려고요...”이준혁은 웃으며 그녀의 손을 부드럽게 쥐었다.“그걸 하라고 한 게 아니야.”윤혜인은 멍해졌다.‘그럼 뭘 원하는 거지?’혼란스러워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이준혁은 다시 웃었다.“며칠 동안 목욕을 못 해서 깨끗하지 않아.”알고 보니 그는 자신이 깨끗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청결에 신경을 쓰는 사람에게는 매일 닦아도 충분하지 않았다.‘내가 얼마나 잘 닦아줬는데.’자신의 노력이 인정받지 못하자 윤혜인은 불만을 느끼며 작게 항의했다.“안 더러워요. 그래도 난 매일 열심히 닦아줬다고요.”그러자 이준혁은 웃음을 참지 못하며 그녀의 입술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난 너 봐주는 건데... 넌 나한테 꼭 해주고 싶은 거야?”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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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0화

윤혜인은 그의 농담에 웃음을 터뜨리며 그 옆에 다정하게 누웠다.요 며칠간 심신이 피곤했던 그녀는 이준혁의 옆에서만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이준혁은 윤혜인이 자신을 믿고 곁에 누워 있는 모습을 보고 자신이 과소평가된 느낌이 들었다.그래서 윤혜인의 귀에 대고 유혹적인 목소리로 속삭였다.“다 나으면 제대로 한 번 해야겠어.”그러자 윤혜인은 귀가 빨개지며 얼굴을 돌려 그를 보지 않으려 했다.부끄러워하는 그녀의 표정에 이준혁도 몸이 뜨거워지며 키스하고 싶어졌다.그래서 또다시 키스하며 장난쳤고 윤혜인은 울먹이며 말했다.“이제 그만해요... 또 씻어야 하잖아요.”이준혁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다음에는 내가 씻겨줄게.”이 말에 윤혜인의 얼굴은 완전히 달아올랐다.‘내가 손이 없는 것도 아니고 왜 날 씻겨주겠다는 거야...’둘은 함께 누워 있었지만 잠들지 않고 그 순간을 즐겼다.윤혜인이 자지 않자 이준혁도 때를 놓치지 않고 물었다.“오늘 우리 어머니가 널 때렸어?”문현미는 체력이 약해 강하게 때리지 못했지만 이준혁은 반쯤 깨어 있었을 때 들은 소리가 있었기에 의심이 들었다.그러자 윤혜인은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며 고개를 숙였다.이준혁이 깨어나지 않았을 때는 아무렇지도 않았지만 지금 그가 물어보니 조금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눈빛에 차가운 기운이 스치더니 그는 얼굴을 숙여 윤혜인의 뺨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내가 반드시 갚아줄게.”윤혜인은 고개를 저었다.“그냥 넘어가요. 크게 다친 것도 아니고 앞으로 조심하면 돼요.”그녀는 그들 모자 사이에 갈등을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여전히 문현미가 자신에게 잘해주던 시절을 기억하고 있었으니 말이다.비록 나중에 이준혁이 변하면서 그녀의 태도가 달라졌지만 오늘처럼 심하지는 않았다.그래서 윤혜인은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아주머니 좀 이상한 것 같지 않아요?”윤혜인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아무리 슬퍼도 그렇지 성격이 이렇게 천지 차이로 변할 정도의 일은 아닌데...’“응, 내가 어머니를 멀리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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