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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5화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한구운은 두 사람 사이를 이간질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잠깐만요.”

그때, 윤혜인이 한구운을 불러세웠고 한껏 어두워진 눈빛으로 이준혁은 그녀의 손을 더욱 꽉 잡았다.

그 눈빛에는 분노뿐만 아니라 불안도 깃들어 있었는데 이러한 모습이 한구운은 아주 흥미로웠다.

이준혁이 여전히 과거와 같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한구운은 이것을 다시 한번 오해를 조장할 수 있는 기회로 보았다.

“무슨 일이야, 혜인아?”

한구운은 거리낌 없이 가까이 다가가 몸을 숙여 물었다.

“무슨 말이든 나중에 해도 돼. 기다리고 있을게...”

긴장한 듯 이준혁이 손가락을 움츠리자 윤혜인은 그의 손을 토닥이며 말했다.

“금방 돌아올게요.”

이준혁은 손을 놓고 싶지 않았지만 마음속의 고통을 참으며 힘겹게 손을 놓았다.

“알았어. 기다릴게.”

그렇게 두 사람은 병실 밖에서 대화를 나누었고 이준혁은 그들의 말을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이준혁이 질투심이 많다는 것을 알기에 윤혜인은 일부러 들리도록 한 것이다.

그리고 한구운은 이 상황이 더 자극적이라고 느꼈다.

한구운은 눈앞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며 부드러운 표정을 지었다.

“나한테 무슨 말이 하고 싶었던 거야?”

“짝!”

윤혜인은 한구운의 뺨을 세게 때렸다.

그는 예상치 못한 타격에 말을 잃었고 윤혜인은 또렷하고도 분명하게 말했다.

“이게 내가 하고 싶었던 말입니다!”

순식간에 복도는 조용해졌다.

한구운의 얼굴에 걸려있던 태연한 미소가 사라지고 대신 음침한 표정이 떠올랐다.

“너 지금 장난치는 거지?”

“애초에 먼저 장난을 친 건 그쪽이었죠.”

윤혜인의 냉정한 말에 한구운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녀는 이제 한구운의 이름조차 부르고 싶지 않았고 그를 이씨 가문 일원으로 인정하고 싶지도 않았다.

“우리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저는 전혀 기억이 안 나서요.”

한구운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혜인아, 정말 내가 다 말해야겠어? 형이 질투할 텐데.”

“말해요.”

“우리 예전에 좋았잖아.”

“풉!”

윤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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