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96화

윤혜인은 한구운의 말을 듣지 않고 병실로 돌아가려고 했다.

하지만 한구운은 그녀의 손목을 갑자기 잡아당기며 말했다.

“그 남자가 너한테 그렇게 상처 줬는데도 너는 다시 그 사람한테 돌아가려는 거야? 정말 그렇게 비참해지고 싶어?”

붉게 충혈된 눈을 한 채 한구운은 마치 어둠 속에서 기어 나온 악마와 같은 형상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사람이 너와 결혼한 건 단지 그 사람 할아버지 때문이야. 너를 사랑한 게 아니라고. 그 사람도 너를 이용한 거야. 왜 이준혁이 할 수 있는 일을 나는 못 하는데?”

한구운은 윤혜인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상처를 정확히 찔렀다.

이런 상황에서 이 말을 강조함으로써 그녀를 흔들려 하는 것이었다.

병실 안에서 강제로 일어나려던 이준혁도 멈춰 섰다.

그 역시 그녀의 생각이 궁금했다.

“윤혜인, 처음엔 나도 널 이용하려 했지만 나중에는 진심으로 널 사랑하게 됐어. 네가 나를 밀어냈을 때 내가 얼마나 상처받았는지 알아? 난 너와 그 남자가 함께 떠나는 걸 지켜봐야 했고 의식이 없는 동안 내내 너와 함께 있는 꿈을 꾸었어. 너는 내가 깨어나야 할 유일한 이유였어!”

한구운은 마치 간절한 부탁을 하는 듯 진심을 털어놓았다.

“그 남자가 가진 거 나도 가지고 있어. 그 사람이 너에게 줄 수 있는 거 나도 줄 수 있어. 내 곁으로 돌아와. 우리 다시 시작하자, 응?”

윤혜인은 그의 눈빛 속에서 광기가 번지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냉정하게 말했다.

“한구운 씨, 아직도 이해하지 못했어요? 난 당신 곁에 있던 적이 없으니 당신 곁으로 돌아갈 일도 없습니다. 우린 애초에 시작한 적이 없어요. 그러니 다시 시작할 일도 없죠.”

한구운은 큰 충격을 받고 말았다.

그의 얼굴은 파랗게 질렸다가 하얗게 변하며 입술 역시 미세하게 떨렸다.

“왜...?”

‘왜냐고?’

윤혜인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아마도 이준혁이 아름이의 진짜 정체를 몰랐을 때 자신의 친자식처럼 대해주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는 여러 번 위험에서 그녀를 구해주었다.

특히 이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