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이준혁의 삶도 어둠 속에 있었다.이천수와 문현미가 역사상 가장 심한 싸움을 벌였으니 말이다.‘바람난 여자’, ‘늙은 변태’, ‘역겨운 여자’ 같은 못된 말들이 서로에게 날아갔다.평소엔 체면을 중시하는 재벌가 부부가 입 밖에 내기 힘든 말들이었다.이후 이천수는 문현미를 때렸고 이준혁은 문현미를 보호하다가 이천수에게 주먹을 맞았다.그는 이러한 가정의 분위기를 견딜 수 없어 집을 나와 무작정 차를 타고 남쪽으로 달렸다.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서 운전사에게 계속 가라고 했고 결국 문제집을 줍는 윤혜인을 만났다.미처 그녀를 발견하지 못한 운전사는 하마터면 사고를 낼 뻔하였고 그래서 차에서 내려 윤혜인을 심하게 꾸짖었다.소녀는 울면서 사과했고 파손된 문제집과 젖은 패딩을 들고 길가로 걸어갔다.이준혁은 그녀를 똑똑히 보았다. 아이는 맨발이었으며 영하 몇 도의 추운 날씨에 바지도 젖어 있었다.운전사는 소녀가 너무 불쌍해져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그가 윤혜인을 꾸짖었던 것은 혹시 모를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가르치려던 것이었다.차 안 사람들의 시선을 느낀 소녀는 머리를 숙이고 신발을 신었다.그러고는 운전사에게 고개를 숙이고 인사한 후 떠나려 했다.이준혁이 운전사에게 그녀를 태워 보내주자 했지만 소녀는 손사래를 쳤다.“아니에요. 젖은 상태라 차에 앉으면 더러워질 거예요.”그러자 이준혁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너는 아주 깨끗해.”소녀가 다시 고개를 숙이자 이준혁은 물었다.“오빠가 나쁜 사람일까 봐 그래?”윤혜인은 고개를 저었다.맑은 눈매를 가진 이런 잘생긴 오빠를 그녀는 처음 보았다. 게다가 뭔가 익숙한 느낌마저 들었다.그래서인지 윤혜인은 무의식적으로 그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느꼈다.하지만 그때, 외할머니의 이웃이 윤혜인을 발견하고 집으로 데려가려 했다.윤혜인은 서둘러 인사하고 이웃의 자전거에 올라탔다.망가져 버린 문제집을 보며 이준혁은 조금 전 강에서 소녀가 눈물을 흘리던 모습이 떠올랐다.처음으로 기발한 생각이 든 그는 곧
윤혜인은 이준혁이 그녀의 삶에 가져다준 빛과 따뜻함을 이야기하며 말했다.그 빛이 윤혜인에게 계속 살아갈 의미를 찾게 해주었고 그녀가 지금의 훌륭한 자신이 될 수 있게 했다.어린 시절의 험난한 경험들은 그녀를 강하게 만들었고 사회에 유용한 사람이 되게 했다.그리고 이준혁의 따뜻함은 그녀를 선의와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다.시선을 아래로 드리운 이준혁의 눈가가 붉게 물들어있었다.엄밀히 말하자면 그는 자신이 인하에 간 적이 없다고 생각했다.그날 이준혁은 그곳에 잠깐 머물렀고 그곳이 인하라는 이름을 가진 마을이라는 것조차 알지 못했다.그날은 그의 인생에서 아주 잠깐의 반 시간 뿐이었지만 다른 사람의 마음속에는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순간, 이준혁은 윤혜인이 겪은 고통과 아픔을 느끼며 가슴이 미어지는 듯했다.윤혜인은 수많은 고난을 겪고서야 이준혁의 곁으로 왔는데 그는 오해 때문에 그녀를 여러 번 밀어냈다.이준혁은 윤혜인의 머리를 자신의 팔에 묻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혜인아, 미안해... 네가 그토록 힘든 일을 겪었을 줄은 몰랐어...”이제 그는 곽경천이 왜 그렇게 윤혜인을 소중히 여겼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그녀는 곽씨 가문의 막내딸이자 원래는 귀하게 자라야 할 아이였지만 어릴 때 길을 잃고 수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그러니 어떻게 마음이 아프지 않을 수 있겠는가.울컥한 듯 윤혜인은 목이 멘 소리로 말했다.“그때 당신은 정말 나의 구원이었어요. 하지만 나중에는...”윤혜인은 목이 메어 말을 이어가기 힘들었다.“정말 나한테 많은 상처를 줬었죠... 나는 준혁 씨 곁에 다가가기 위해 최선을 다했어요. 그런데 임세희가 돌아오자마자 내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어버렸어요.”이 말에 이준혁은 가슴은 온통 통증으로 가득 찼다.그는 자신이 용서받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윤혜인은 다른 사람의 잘못뿐만 아니라 자신의 잘못도 보고 있었다.그녀는 두 사람의 관계를 잘 유지하고 싶어 했기에 마음의 매듭을 완전히 풀어야 한다고 생각했
윤혜인은 그 말에 깜짝 놀라며 이준혁의 입을 막았다.“그런 말 함부로 하지 마요!”그러자 이준혁은 그녀의 손목을 잡고 손등에 가볍게 키스했다. 마음속은 기쁨으로 가득 넘치는 중이었다.“우리 아름이랑 함께, 영원히 헤어지지 말자.”코끝이 시큰해진 윤혜인은 더 이상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돌고 돌아, 그들은 그동안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고 다시 만났다.그러나 이번에는 전과는 다른 느낌이었다.두 사람은 더 확고하고 강하게 서로를 신뢰하게 되었다.몸이 빠르게 회복된 이준혁은 반달이 채 되지 않아 퇴원하여 집에서 요양할 수 있게 되었다.다만, 아직 오랜 시간 동안 일할 수는 없었고 개인 의사는 매일 회사에서 6시간만 일하도록 엄격히 규정해주었다.그러나 이준혁은 자주 그 시간을 초과했다.지금 회사에는 한구운이라는 경쟁자가 생겼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한구운은 어느 정도 재능을 가지고 있었고 회사에 들어온 지 반달 만에 해외 무역을 새로운 단계로 올리는 실적을 남겼다.이 일로 인해 원래는 한구운을 의심하던 주주들이 그에 대한 선입견을 버렸다.결국 한구운이 사생아든 아니든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그가 돈을 벌어다 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으니 말이다.회사의 분위기는 조용히 바뀌어갔고 이준혁의 부상은 누군가에 의해 고의적으로 누설되었다.그렇게 그의 지지율은 원래의 55%에서 35%로 떨어졌다.반면, 한구운은 30%의 주식지분 지원을 받았고 이천수의 지지를 받는 이준혁의 최대 라이벌이 되었다.어느새 한구운의 위치는 이선그룹에서 절정에 이르렀고 매우 만족해했다.이전에는 이준혁이 공개회의에서 여러 차례 이천수와 반대 의견을 표명한 적이 있었다.그로 인해 회사에서는 이천수가 이준혁을 대신해 다른 후계자를 키우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때문에 혈통이 순수하더라도 이준혁은 어느 날 갑자기 대체될 수 있었다.윤혜인은 이러한 소문을 들은 바가 있었지만 그 상황에서 큰 도움을 줄 수는 없었다.그저 이준혁의 뒤에서 조용히 그의 건강을, 또 그가 너무 힘들어하
이준혁은 차가운 금욕적인 외모를 가지고 있고 한구운은 부드럽고 우아한 외모를 지닌 매력이 있었다.예전에는 그가 미소를 지을 때면 따뜻함이 느껴졌지만 지금의 윤혜인은 그 미소를 볼 때마다 소름이 돋는 것 같았다.한구운의 이면은 완전히 미친 사람이었다.윤혜인은 이 사각지대에 CCTV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약간 불안해졌다.하지만 애써 태연한 척하며 말했다.“회사 안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있으니 괜한 소문 돌지 않게 그쪽 일이나 보세요.”그러자 한구운은 여전히 눈웃음을 지은 채 말했다.“혜인아, 아무도 내 험담을 할 수 없어.”곧이어 윤혜인은 그를 무시하고 옆으로 비켜서 가려고 했다.하지만 한구운은 손을 뻗어 길을 막았고 윤혜인은 깊게 생각할 겨를도 없이 손에 든 도시락을 던졌다.한구운은 재빠르게 피했다.결국 도시락은 바닥에 떨어졌고 안에 있던 국물이 쏟아져 나왔다.“나한테 손대지 마요!”윤혜인은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눈에 띄게 혐오감을 드러냈다.그러자 한구운의 얼굴은 조금 어두워졌다.그는 한 발 더 다가가 윤혜인을 벽에 가두며 말했다.“내가 그렇게 싫어?”윤혜인은 몸을 움츠리며 차갑게 말했다.“준혁 씨가 곧 나를 찾으러 올 거예요.”한구운은 윤혜인이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을 다시 언급하자 코웃음을 쳤다.“혜인아, 내 성격이 그렇게 좋은 줄 알아?”윤혜인은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었다.한구운이 얼마나 교활한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는 그를 더욱 멀리했다.곧 한구운은 윤혜인의 턱을 들어 올리며 음침하게 말했다.“그때 내가 너랑 잤다면... 이준혁이 이렇게 쉽게 너를 받아들였을까?”그러자 윤혜인은 화가 나서 외쳤다.“한구운 씨, 설마 체면도 다 버리셨어요?”익숙한 호칭에 한구운은 미소를 지었다.이런 말은 원칙을 따르는 사람에게나 효과가 있을 뿐, 그에게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예의와 도덕 같은 것은 그에게는 없었다.그래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체면이라는 건 권력과 지위가 높으면 누구나 너를 받들게 되어 있으니
한구운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라 뒤로 물러서다 벽에 부딪혔다.다음 순간, 남자가 발로 그를 차서 바닥에 넘어뜨리고 무릎으로 그의 목을 눌렀다.이준혁의 눈빛은 차갑게 얼어붙었다.“죽고 싶어?”입가는 이미 다쳐 피가 흐르고 있었고 한구운은 이번 공격으로 반쪽 얼굴이 부어올랐다.얼굴의 상처는 그를 더욱 어두운 인상으로 보이게끔 했다.“형, 그렇게 자신이 없어요? 내가 혜인이랑 한마디 했다고 질투하나 봐? 예전에 내가 혜인이랑 잤다면... 더 못 받아들였겠는데?”한구운은 일부러 천천히 두 사람만 들을 수 있게 조롱 섞인 말투로 말했다.‘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처럼, 한구운은 이준혁이 민감하고 자극에 약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가 두세 마디만 던져도 이준혁은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었다.이준혁은 원래 한 대만 때리고 끝내려고 했지만 그 말을 듣고 얼굴이 차갑게 굳어졌다.한구운은 찢어져 피가 나는 입술을 혀로 핥으며 말했다.“역시 오랜 세월 동안 내가 혜인이한테만 빠져 있던 이유가 있었다니까요. 형수 갖고 노는 게 이렇게 재밌을 줄이야...”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며 이준혁은 주먹을 들어 한 대 또 한 대 피비린내 나는 공격을 퍼부었다.한구운은 목이 조여진 채 바닥에 누워 손쓸 힘도 없이 얻어맞았다.주변에 구경하는 사람들은 점점 많아졌다.하지만 회사의 높은 상사와 신임 상사가 싸우는 모습에 누구도 감히 말리지 못했다.윤혜인은 누군가 핸드폰을 들고 있는 것을 보고 급히 이준혁의 팔을 잡아당겼다.“준혁 씨, 그만해요!”그러나 분이 풀리지 않아 이준혁은 한 대 더 때리고 나서야 한구운의 목을 놔주었다.한구운의 잘생긴 얼굴은 멍투성이가 되어 있었고 윤혜인은 이준혁을 끌어당겼다.“우리 먼저 사무실로 가요.”더 이상 사람들에게 이 광경을 보여줄 수 없었다.윤혜인은 회사 대표로서의 이준혁이 직원들 앞에서 이런 감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이미 회사 내에서 이준혁의 입지는 흔들리고 있었고 이번 사건은
윤혜인은 어깨를 들썩이며 눈물을 흘려 그 모습이 더욱 안타깝게 보였다.곧 이준혁이 말을 하려 했지만 윤혜인이 끊었다.“준혁 씨...”그녀의 가녀린 목소리에 모두가 깜짝 놀랐다.윤혜인은 한구운을 가리키며 마치 고자질하듯 말했다.“저 사람이 나를 희롱했어요...”그 말에 주변이 술렁거렸고 윤혜인은 이어서 말했다.“준혁 씨한테 국 가져다주러 왔는데 저 사람이 나를 보고 누구 찾으러 왔냐고 물어봤어요. 그래서 준혁 씨를 찾는다고 말했는데도...”윤혜인은 말을 잇지 못하고 잠시 숨을 고른 후, 분한 듯이 말했다.“저 사람이 나를 만졌어요!”평소와 다른 윤혜인의 모습에 이준혁은 미간을 찌푸렸다가 이내 풀었다.정말 상처를 받은 것이라면 윤혜인은 이러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이준혁은 아무 말 없이 그녀에게 맞춰주었다.“흑흑흑...”윤혜인은 눈물을 흘리며 이준혁의 어깨를 흔들었다. 너무나 과장된 행동이었다.“내가 준혁 씨 여자친구라고 했는데도 강제로 하려 했고 내가 가져온 국도 엎어버렸어요!”사람들에 눈에는 정말로 바닥에 엎어진 국이 들어왔다.그 순간, 한구운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달라졌다.‘매니저님이 이런 사람이었다고?!’한구운도 윤혜인의 행동에 멍해졌다.잠시 그녀가 무언가에 홀린 게 아닌가 의심할 정도였다.하지만 윤혜인은 여전히 이준혁의 어깨를 흔들며 더욱 드라마틱하게 굴었다. 발을 동동 구르며 투정까지 부리며 말이다.“말을 너무 심하게 하는 거 있죠?!”원래 기분이 안 좋던 이준혁은 그 말에 모든 걱정이 사라졌다.그는 웃음을 참으며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뭐라고 했는데?”그러자 윤혜인은 울먹이며 말했다.“준혁 씨의 여자는 다 자기 걸로 만들겠다고 했어요. 회사도 뺏겠다고...”그 말에 이준혁은 한구운은 바라보며 피식 코웃음을 쳤다.“꿈도 크네.”곧이어 윤혜인은 손목을 내밀었다.“봐요, 내 손목도 이렇게 빨갛게 만들었어요.”이 말에 이준혁은 차가운 눈빛을 띠고 있었지만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마사지
사실 조금 화가 나 있었지만, 윤혜인이 자신의 허리를 감싸자 이준혁은 모든 화가 사라졌다.그는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했다.“앞으로 어떤 상황이든 미리 나에게 알려줘. 문자라도 보내. 회의 중에도 볼 수 있으니까.”만약 윤혜인이 온다는 걸 미리 알았다면 사람을 보내서 맞이하게 했을 것이고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그러자 윤혜인은 이준혁의 허리와 배에 머리를 부비며 부드럽게 말했다.“알겠어요.”하지만 이내 이준혁의 몸이 경직되는 것을 느끼자 윤혜인은 급히 그의 셔츠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그렇게 셔츠를 바지에서 꺼내 두 개의 단추를 풀자, 이준혁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이준혁은 잘생긴 얼굴에 미소를 띠며 물었다.“뭐, 하게?”“어디 몸이 또 아픈가 해서요.”윤혜인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의사 선생님 말 안 듣더니 이거 봐요. 몸이 많이 무리했잖아요.”“그럼 확인해봐.”그러더니 이준혁은 그녀의 손을 자기 셔츠 속으로 이끌었다.부드러운 손이 단단한 복근에 닿자 윤혜인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이내 손을 빼려 했지만 이준혁이 그녀의 손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준혁 씨!”윤혜인은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다.“응?”“지금 어딜 만지게 하는 거예요...”윤혜인은 귀까지 빨개지며 화가 난 듯 말했다.그러자 이준혁의 검은 눈동자가 더욱 어두워졌다.“네가 확인해보겠다고 했잖아?”“다친 곳은 위쪽인데, 왜 아래로...”이준혁은 그녀가 귀가 빨개진 것을 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단추를 풀고 확인한다면서? 난 네가 원한다고 생각했지.”=“누, 누가 원했다고 그래요?!”그러자 미소를 지으며 이준혁은 긴 다리를 벌려 책상에 손을 얹고는 윤혜인을 품 안에 가둔 후 속삭이듯 말했다.“그래서 내가 물었잖아. 하겠냐고.”‘아... 그 말이었어?’윤혜인은 가까운 거리 때문에 불안감을 느끼며 이준혁의 눈마저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고 그의 가슴을 밀었다.“자중해요. 여기 회사잖아요.”“이게 자중하지 않은 거야?”이준혁은
입으로 가벼운 신음을 뱉으며 윤혜인은 머릿속이 몽롱해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잊어버렸다.그녀가 부르지 않자 이준혁은 더 장난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그래서 길게 뻗은 혀로 윤혜인의 귓가를 핥으며 뜨거운 혀끝으로 작고 예민한 귀 안쪽까지 가볍게 건드렸다.이 모습과 함께 이준혁의 아름답고 금욕적인 얼굴이 어우러져 어딘지 모르게 관능적인 분위기가 풍겼다.윤혜인은 피부가 촉촉해지고 소름이 돋았다.그녀는 숨을 헐떡이며 긴장감에 몸을 떨었다.“이준혁 씨...”“준혁 씨...”“여보...”마지막에 그녀는 부드럽고 힘없는 목소리로 마치 울먹이는 듯한 소리를 냈다.자기가 듣고 싶었던 호칭을 끝내 듣게 되자 이준혁은 미소를 지었다.그는 낮은 목소리로 그녀를 달래며 말했다.“긴장하지 마, 아무도 방해하지 않을 거야.”말은 이렇게 했지만 지금은 대낮이었다.커튼이 닫힌 후, 사무실의 조명은 자동으로 켜졌다.이렇게 밝은 조명 아래에서 키스와 애무를 당하는 것은 윤혜인을 부끄럽게 만들었다.몸이 점점 더 뜨겁게 달아오르자 윤혜인은 마치 병에라도 걸린 듯했다.“읍... 하지 말아요...”그녀는 불편한 듯 턱을 들고 매끈한 목선을 드러내며 울먹였다.“하지 마요... 너무 힘들어요...”윤혜인은 이 느낌을 설명하기 어려웠지만 이준혁이 너무 능숙하다고 느껴질 뿐이었다.영혼이 빠져나갈 것만 같았다!기절할 것 같이 보이는 모습과 은은하게 빨개진 피부가 아주 매혹적으로 보였다.그런 윤혜인이 사랑스러워 미치겠지만 이준혁은 여전히 그녀의 이중적인 마음을 벌하고 싶었다.이러한 일에 있어 여자는 항상 자신이 원하는 것을 곧이곧대로 말하기 부끄러워하는 법이다.쉽게 쾌감을 느끼기도 어렵고 말이다.곧 이준혁은 그녀의 귓볼을 가볍게 뱉으며 낮게 말했다.“여보, 여기서 멈춰줬으면 좋겠어?”윤혜인은 거의 울 지경이었다.‘멈춘다고? 여기까지 와 놓고는... 너무해.’그러나 이준혁은 반드시 윤혜인이 자신이 원하는 바를 말하게 하고 싶었다.그는 천천히 뒤로 물러나며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