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의 모든 챕터: 챕터 781 - 챕터 790

1138 챕터

제781화

그 말에 주산응은 기가 찰 따름이었다.‘뭐? 개? 지금 내가 개라 이거야? 그래... 내가 이대로 넘어갈 것 같아?’피가 흐르는 입술을 막은 채 주산응이 고래고래 소리쳤다.“이 계집애가 지금까지 만난 남자만 몇 명인 줄 알아? 돈만 많으면 유부남도 만나는 애가 얘가. 지금 돈 좀 있으니까 그나마 옆에 있는 거지 조금만 수틀리면 바로 차버릴 거라고!”주산응의 선 넘는 말에 윤헤인이 분노했다.“닥쳐. 또 그렇게 헛소리 해봐. 그땐 진짜 신고할 거니까!”“헛소리? 저번에 병원에서 널 도와준 남자도 그렇고. 아, 저번에 남자랑 차에서 키스까지 하던 거 내가 똑똑히 봤어! 어느 남자가 너 같은 걸 아내로 맞이하겠어? 음탕한 계집애!”거칠게 핏물을 내뱉은 주산응이 욕설을 이어갔다.“하여간 너도 참... 남자 보는 눈이 점점 떨어져서 어떡하냐? 전에 남자는 10억 그냥 턱턱 내놓더만. 이 남자는 돈 한 푼 안 주네.”“1억이라니? 누가 그 돈을 줬단 소리야!”순간 아차 싶었지만 이렇게 된 이상 숨길 게 있나 싶어 주산응은 말을 이어갔다.“전에 너랑 키스했던 그 남자 말이야. 이선그룹에서 일한다는 그 남자, 내가 회사까지 따라가서 네가 그 동안 길러준 은혜도 모르고 건방지게 군다고 하니까 바로 1억 보내주던데? 너 귀찮게 굴지 말라고 하면서.”그리고 배남준에게 눈을 돌린 그가 말했다.“어디 보자. 이쪽도 귀티는 좔좔 흐르는 것 같은데 왜 이러나 몰라.”“말 함부로 하지 마십시오. 전 혜인이랑 그냥 친구입니다.”배남준이 주먹을 꽉 쥐었다.“에이, 남녀 사이에 친구는 무슨. 쟤랑 자고 싶다는 생각 한 번도 안 했어?”다른 건 몰라도 윤혜인의 외모만큼은 인정하는 주산응이었다.그 시골에서 자라면서도 고급스러운 미모와 몸가짐은 눈에 확 띨 정도로 남달랐으니 말이다.점잖은 배남준이 드디어 폭발하고 말았다.“닥쳐!”한편, 윤혜인은 주산응의 한 말에 꽤 충격을 먹은 상태였다.‘이준혁이 주산응한테 돈을 줬다고... 나 귀찮게 하지 말라고? 어쩐지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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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2화

“어어!”주산응이 차 뒤편에서 소리 지르며 달려왔다. “머……멈춰!”그러건 말건 차는 멈출 기세 없이 앞으로 내달렸다.“쿵!”큰 소리가 울렸다.주산응은 볼품없이 넘어져, 온 얼굴이 피투성이가 되었다.극심한 고통에 눈물이 줄줄 나왔고, 흐릿한 시선으로 차를 확인하고 뒷걸음질했다.유리창이 서서히 내려왔다.윤혜인은 무표정으로 전했다. “아직도 할 말 있어?”주산응은 피떡이 되어 못 볼 꼴이 된 얼굴에, 더 이상 이 조그만 녀석에게서 좋은 꼴은 못 볼 것이라고 직감했다.“얼마 줄 건데?”윤혜인도 그와 똑같이 한 손을 척 들어 올렸다.주응산은 입꼬리가 떨렸다.그러나 그도 이 비밀은 윤혜인 말고는 흥미가 없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다른 사람에게서는 한 푼도 못 받을 것이 눈에 생생했다.주응산은 두 눈을 딱 감고 입을 삐쭉하며 말했다. “그래그래! 오천이면 오천이지! 오천만 주면 내가 싹 다 알려줄게. 한마디 거짓말도 없이.”윤혜인은 그를 정신병자 보듯 흘겨봤다.그리고 시정했다.“내 뜻은 오백이라고.”“……!” 주산응은 말을 못이었다.그는 더 이상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욕을 퍼부었다. “미친년, 어디 문제 있나, 그렇게 깎는 게 어디 있어!”윤혜인은 아무것도 안 들리는 양 담담히 계속 내뱉었다. “사백.”“……정신병 걸린 년, 진짜 심각하네!”윤혜인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이게 마지막이야.”“마지막은 무슨 마지막!” 주산응은 화병에 붉으락푸르락했다.반면 윤혜인은 여전히 무덤덤했다. “이백.”“……”어라? 주산응은 이상함을 눈치챘다.“수학을 돼지한테서 배웠나, 다음은 삼백 이겠지?”윤혜인은 느긋하게 답했다. “내가 내는 거니까 내 마음이지.”주산응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꿈 깨. 삼백이면 몰라도……”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엔진음이 울리며 차창이 닫혔다.주산응의 피 먼지가 붙은 얼굴은 삽시에 사색이 됐다.그는 미친 사람의 끝을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판사판인 데다, 한번 뱉은 말은 무조건 실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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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3화

윤혜인은 주산응의 감춰지지 않는 욕심을 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빨리 말해.”주산응의 손아귀의 돈다발을 하나하나 다 세어보고 나서야 느릿느릿 입을 열었다.“몇 년 전인가, 밖에서 술을 먹었어. 형부가 술집에 나를 데리러 온 거야. 돌아가는 길에 한 쓰레기통이 있었는데, 거기서 아기 우는 소리가 들린 거지. 한밤중에 얼마나 무섭던지. 형부보고 빨리 가자고 말했는데, 글쎄 형부가 기어코 가서 확인하겠다는 거야.나는 당연히 따라 안 갔지. 얼마 안 지나서 형부가 포대에 쌓인 아기를 꺼내더라고. 머리에는 물고기 잡을 때 쓰는 튼튼한 비닐봉지가 씌워져 있는 게, 딱 누군가가 이 애를 죽이려고 한 것 같았어.형부는 이 애를 데려갔는데, 마침 그 날 밤 집에 어린 손녀가 갑자기 열이 내리지 않아서 급성 뇌염으로 죽어버린 거야.우리 누나는 젊은 나이에 돌아가서 이 딸 하나뿐이었는데, 혹여나 어르신이 충격받으실까 봐 형부가 이 애를 손녀딸인 거로 속이자고 한 거였어.”주산응의 말은 꽤 길었다. 윤혜인은 멍하니 허공만 바라보았다.그녀가 바로 그 이야기 속의 어린 아기였다……“난 다 말했어. 절대 거짓은 들어있지 않아. 그때 형부와 절대 어머니한테 들키지 않게 할 거라고 약속했었다고.”윤혜은의 양부, 바로 주산응의 형부는 주산응이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남은 한 자루의 양심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누나가 돌아간 뒤 형부는 아버지와도 같은 역할을 하며 집안을 지켜줬다.모든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하며 자기가 굶는 한이 있더라도 그들을 굶기지는 않았다.형부는 요즘 세상에서 보기 드문 좋은 사람이었다. 몇 년 전 교통사고로 돌아가시지만 않았어도 이상한 사람들과 엮여 도박 놀음을 하러 다니진 않았을 것이라고 주산응은 생각했다.주산응이 돌아간 후.윤혜은은 아직도 충격적인 진실속에서 헤어 나올 수 없었다.주산응이 말한 게 모두 사실이라면 당시 자신은 잃어버린 게 아니라 고의로 해코지당한 것이 아닌가!6살밖에 안 되는 어린아이가 누군가에게 해코지당할 정도로 나쁜 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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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4화

잇따른 클락션 소리가 울려 퍼졌다.배남준은 거의 본능적으로 윤혜은을 끌어안아 뒤로 몇 발 물러섰다.하지만 그 차는 그들을 향해 온 것이 아니었다.차는 그대로 배남준의 검은색 밴을 들이받았다.“쾅!”극도로 큰 소리가 들려왔다.밴은 완전히 일그러졌으나 뒤의 차량은 큰 변화가 없었다.범퍼 빼고는 거의 손상을 입은 곳이 없었다.이도 주훈의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의 손아귀는 이미 땀으로 범벅이 되어있었다.전에 비슷한 일이 있은 뒤로 주훈은 무슨 일이 있던 대표에게 핸들을 쥐여주지 않았다.주훈이 직접 운전하면 그나마 힘 조절이 가능했기 때문이다.대표였다면 눈앞의 차는 이미 가루가 됐을지도 모른다……윤혜은은 머리가 아팠던 찰나에 또 충격을 받아버려 그만 두 다리에 힘이 풀려 완전히 배남준의 품에 기대었다.검은색 고급 외제 차의 문이 열렸다.광택이 나는 구두가 천천히 지면에 닿았다.남자는 한 손은 슈트 바지 주머니에 걸친 채 걸어왔다.올블랙의 슈트가 검은 먹과도 같이 엄숙한 분위기를 냈다. 몸짓에서 자연스레 스며 나오는 고귀한 분위기는 감춰지지 않았다.배남준은 기분이 상했다. 산에서 도를 닦는 승도 성깔이 있다고 하는데, 하물며 얼음 밭의 늑대 굴어서 자라온 그는 어떻겠는가.“이건 무슨 뜻이죠?”그는 목소리를 낮게 깔고 눈웃음을 지었다. 최소한의 예의는 갖추었으나, 그뿐이었다.이준혁의 검은 눈이 여인을 안고 있는 남자의 팔에 잠시 머물렀다. 차가운 시선으로 입꼬리만 씩 올리며 말했다. “실수로 차를 긁었네요.”배남준의 눈에는 더 힘이 들어갔다.왜 말이 통하지 않는 건가.이번은 차였지만, 다음은 사람을 칠게 아닌가!두 남자는 말 없이 서로를 노려보기만 했다. 범 두 마리가 대치하듯 기세 흉흉하여, 누구 하나 물러서려 하지 않았다.그때, 윤혜은이 벌떡 일어나 얼굴을 굳혔다.“준혁 씨, 미쳤어요? 왜 여기 있는 거예요?!”순간 헛것이라도 보고 있는 줄 알았다.병원에 있어야 할 사람이 왜 여기에 나타난 것인가.이준혁은 먹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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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5화

윤혜은은 기분이 언짢았지만, 트집 잡을 군데는 딱히 없었다.교활한 남자였다.주훈은 벌써 따로 차를 두 대 마련해 왔다. “배남준씨, 실례를 끼쳤습니다. 함께 가시죠.”배남준은 윤혜은을 보며 물었다. “같이 올 거야?”하지만 윤혜은이 대답하기도 전에 이준혁이 말을 가로챘다. “한길이 아니니 제가 데려다주겠습니다.”윤혜은은 고개를 홱 돌리며 말했다. “당신과도 같은 길이 아닌걸요.”배남준은 더 할 말이 있는 낌새였으나 주훈이 입을 열었다. “배남준씨, 안심하세요. 차는 충분히 있으니, 제가 꼭 아가씨를 집까지 바래다 드릴 겁니다.”윤혜은은 배남준의 차에 아직 처리하지 않은 돈과 서류들이 남아 있던 것이 떠올라 말했다. “남준 오빠, 먼저 가세요. 전 괜찮아요.”배남준은 신경이 쓰였지만 차 안에 가족과 연관된 기밀 문서들이 있는 걸 생각하면 확실히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는 없었기에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게다가 윤혜은에게는 이준혁도 있었기에 다른 건 몰라도 위험만큼은 없을 것이다.그는 고개를 끄덕이고 당부했다. “집에 도착하면 연락해.”윤혜은은 자신 때문에 배남준에게 적지 않은 일들을 떠안게 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에 순순히 응했다.곁에 서 있던 이준혁만 주먹을 꽉 쥐었다 다시 힘을 풀었다.배남준은 그를 보며 전했다. “혜은이를 부탁드리겠습니다.”이준혁은 여전히 서늘한 눈길로 회답했다. “당연합니다.”두 사람의 대화에는 곁사람들은 눈치채지 못할 칼바람이 서려 있었다.두 쌍의 눈 속의 거센 파도는 모두 윤혜은을 자신의 소유물인 양 감싸고 돌았다.배남준이 먼저 시선을 돌려 윤혜은을 따뜻하게 바라보고는 자리를 떴다.이준혁은 윤혜은을 바라보는 배남준의 시선을 주시하다, 또 한 번 심장이 찢기는듯한 기분이 들었다.고통에 얼굴이 일그러질 지경이었다.윤혜은은 주훈이 마련한 차가 도착하자 바로 빠른 걸음으로 올라타 문을 닫았다.이준혁이 오를 틈은 한치도 남기지 않았다.“서호 별장까지 가주세요.” 기사에게 전했다.기사는 대표를 두고 감히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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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6화

남자가 전혀 움직일 생각이 없는 것을 본 윤혜은은 서늘한 얼굴로 차 문을 열려 했다.이준혁은 그 모습에 급히 불러세웠다. “혜은아, 아름이……”윤혜은은 나지막이 말하는 그를 바라보기만 했다. “아름이 오늘 많이 놀랐겠어. 아름이가 많이 걱정할까 봐 가보고 싶은데.”이 말에 윤혜은은 담시 멈칫했다.이준혁은 윤혜은이 아름이에게 약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아름이 보게 해줘. 매일 너희 앞에 나타나진 않을 거라고 약속할게. 그러니 오늘 밤만 보게 해줘, 제발.”남자의 낮게 떨리는 목소리는 자존감은 다 내려놓은 채 구질구질하게 빌기만 했다.문을 열려던 윤혜은의 손이 멈췄다.“혜은아, 부탁이야. 오늘만 아름이와 만나게 해줘.”이준혁의 그 잘난 얼굴이 시허옇게 질린 것을 보자 어쩔 수 없이 마음이 약해졌다.하지만 그 정도로는 이미 차갑게 얼어붙은 그녀의 마음을 다 녹일 수는 없었다.자기가 당했던 그 상처들을 생각하면 일분일초가 고통스러웠다.그러나 아름이의 눈물범벅이 된 작은 얼굴을 떠올리면 별수가 없었다……약간의 고민 끝에 드디어 혜은은 손을 내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준혁은 그녀가 동의 했음을 알아차렸다.내심 기쁘면서도 그렇게 즐겁지만은 않았다.아름이가 아니었더라면 일말의 기회라도 없었을 게 분명했다.서호 별장.혜은은 문 앞에 도착하고 바로, 홍 아줌마가 아름이를 안고 정원에서 거니는 모습을 보았다.그녀는 가끔 아름이의 등을 토닥여주며 작은 목소리로 달래고 있었다.그 모습에 혜은은 가슴이 아려와 곧장 달려가 이름을 불렀다. “아름아!”아름이는 울먹이는 목소리였다. “엄마……”어린아이는 얼굴이 발그스레 했다. 아마도 오랫동안 울고 있었던 게 분명했다. 긴 속눈썹이 바람에 말라 다 뭉쳐버렸었다. 가여운 것.혜은은 당장 팔을 뻗어 안아줬다.“아름아.”이준혁이 뒤에서 함께 이름을 불렀다.아름이는 그를 보고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라 물었다.“아빠, 안 죽었네……”이준혁은 홍 아주머니 손에서 아름이를 안아 와, 웃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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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7화

그 말에 윤혜인은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때로는 혈연관계를 정말로 믿어야 할 때도 있는 것 같았다.분명 아름이의 옆에도 꽤 남자가 많았다. 예를 들면 삼촌도 있었고 배남준 아저씨와 외할아버지도 있었다.이렇게 많은 어른의 사랑과 관심을 받았는데도 결국에는 이준혁과 가장 친해졌다.그런 친밀감은 나타난 것과 같았고 아무런 장벽도 없었다.정말 아름이의 심리 선생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많은 이성의 관심을 받더라도 아빠의 사랑을 대신할 수 없는 것 같았다.심리 선생님의 말씀처럼 건강한 가족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부모의 사랑이 있어야 했고 아이들은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건강하게 클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들은 수많은 오해와 상처가 있는데 어떻게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방 안에서 아름이는 오늘 밤 특히나 이준혁에게 애착을 느끼고 있었다. 아름이는 화장실에 갈 때를 빼고 손을 씻을 때도 이준혁의 품에 안겨 있었다.이준혁은 사랑이 가득한 눈빛으로 아름이를 바라보았고 진심으로 아름이와 함께 있는 것을 즐거워하는 것 같았다.하지만 윤혜인은 이준혁의 안색이 조금 좋지 않은 것을 발견했다. 심지어 허리를 굽힐 때면 그의 관자놀이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이 보였다.피를 토하고 실신한 뒤 그의 몸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것 같았다.하지만 그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아름이와 놀아주고 있었다.윤혜인은 앞으로 다가가 이준혁의 품에 안겨 있는 아름이에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아름아 너무 늦었어. 우리 이제 씻고 자야 해.”아름이는 한창 재밌게 놀고 있었기에 이준혁과 떨어지고 싶어 하지 않았다.아름이는 이준혁의 목을 꽉 껴안고서는 애교 섞인 말투로 말했다.“엄마 오늘 밤 아빠도 여기서 자면 안 돼?”윤혜인은 아름이가 이른 부탁을 할 줄은 몰라 멈칫했고 이준혁은 옆에서 기대하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지만 그도 지금 자신의 안색이 얼마나 안 좋은지 몰랐다.그는 지금 얼굴에 핏기가 하나도 없이 창백했다.윤혜인은 심장이 빨리 뛰면서 익숙한 슬픔이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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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8화

윤혜인은 처음에는 거절하려고 했지만 이준혁의 핏기 없이 창백한 얼굴을 보고 아무 말도 없이 그녀에게 물었다.“비서한테 오라고 했어요?”지금 이준혁의 상태로는 운전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이준혁은 멈칫하더니 이내 입가에 미소를 띠며 부드럽게 말했다.“말했어.”윤혜인은 이준혁의 아름다운 미소를 보고 얼음물을 부은 듯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오해하지 말아요. 난 그냥 준혁 씨가 우리 집에 왔다가 돌아가는 길에 사고가 생기면 내가 책임을 져야 할 것 같아서 데려다주는 거예요.”이준혁은 웃음을 참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잠깐 기다려요.”윤혜인은 몸을 돌려 잠옷을 아름이에게 가져다주었다.아름이는 욕실을 나와 문 앞을 지나가며 이준혁이 여전히 있는 것을 보고 기뻐했다.아름이는 바로 도우미의 손을 뿌리치고서는 이준혁을 향해 달려갔다. 아름이는 작은 입을 삐죽 내밀며 귀여운 목소리로 말했다.“아빠. 아름이 재워주면 안 돼요?”“아름아 아저씨는.”윤혜인이 다 말하기도 전에 이준혁은 이미 아름이를 품에 안았다.그는 고개를 들고서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조금만 더 아름이하고 있으면 안 돼?”윤혜인은 멈칫했지만 아름이를 실망하게 할 수 없어 고개를 끄덕였다.아름이는 기뻐하며 작은 손으로 손뼉을 쳤다.“고마워 엄마. 아빠 내 방으로 가요.” 두 사람은 방으로 들어갔고 아름이는 동화책을 잔뜩 들고 와서 이준혁에게 건네주며 읽어달라고 했다.이준혁은 침대 옆에 앉아서 동화책을 펴 아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아름이는 너무 행복하고 잔뜩 신이 났는지 눈을 감은 채 여전히 속눈썹을 파르르 떨고 있었다.이준혁은 아름이의 귀여운 움직임에 마음이 녹아버릴 것 같았다.그는 입가에 미소를 지은 채 이야기를 들려주었다.아름이는 오늘 울다 지쳤는지 졸음을 참아 보려고 해도 무겁게 내려오는 눈꺼풀의 무게를 견딜 수 없었다.‘너무 졸려. 너무 졸려.’아름이는 이미 잠에 들었지만 잊지 않고 한 마디를 중얼거렸다.“아빠 사랑해요.”순간 이준혁은 가슴에 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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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9화

이준혁의 깊은 눈빛에 윤혜인은 깜짝 놀라며 정신을 차리고서는 황급히 몸을 돌려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이준혁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잘생긴 얼굴에 순간 외로움이 깃들었다.그들이 문밖에 도착했을 때 주훈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윤혜인은 문 앞에 서서 함께 기다렸고 먼저 집으로 들어가지 않았다.그녀는 주위를 둘러보며 아무도 없는 것을 보고 조금 다급해하며 말했다.“아니면 주 비서님한테 다시 전화해 봐요.”이준혁은 법을 아주 잘 지키는 시민인 것처럼 담담하게 말했다.“운전할 때 전화 받으면 위험해. 곧 도착할 거야.”윤혜인이 조금 의심스러워 그에게 물으려는 데 이준혁이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성훈이가 유능한 심리 선생님을 알고 있어. 이제 내가 만나게 해줄 테니까 네가 먼저 만나보고 괜찮으면 우리 같이 아람이 데리고 만나보는 건 어때? 괜찮아?”윤혜인은 조금 머뭇거렸지만 그의 제안을 거절하진 않았다.아람이는 한 번 발작하면 자폐증이 나타났다. 비록 자주 이러는 건 아니었지만 만약 완전히 치료될 수 있다면 분명 더 좋을 것이다.그리고 그녀는 김성훈을 꽤 믿는 편이었기에 그가 소개해 주는 의사라면 분명 믿음직한 사람일 것이다.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겠어요. 우리 이제 시간 맞춰서 가 봐요.”이준혁은 갑자기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어두운 불빛이 그의 잘생긴 옆모습을 비췄고 웃는 모습이 더욱 매력적으로 보였다.윤혜인은 아직도 의심스러워하고 있는데 이준혁이 말했다.“그래. 우리.”그녀는 그제야 이준혁의 뜻을 이해하고서는 순간 얼굴이 화끈거려 대꾸하지 않았다.“혼자 기다려요.”아직 그녀의 말이 끝나지 않았는데 이준혁은 갑자기 손을 뻗어 그녀를 꽉 껴안았다.윤혜인은 눈을 크게 뜨며 고슴도치같이 화를 냈다.“이 봐요. 뭐 하는 거예요?”이준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그녀의 목덜미에 깊이 파묻었다. 뜨겁고 간질거리는 숨결이 그녀의 목덜미에 닿았다.윤혜인은 몸부림을 치기 시작했다.“이준혁 씨 이거 놔요.”“윤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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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0화

소원은 지난번 병원에서 헤어진 이후로 며칠 동안 육경한을 보지 못했다.그녀도 육경한이 쉽게 포기할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진짜로 그녀를 찾아올 줄은 몰랐다.설마 육경한은 이렇게 쉽게 화를 낼 수 있는 걸까?그렇다면 정말 너무 재미없고 지루하게 느껴졌다.그녀는 아직 육경한이 필요했기에 그녀에 대한 그의 관심이 너무 빨리 사라지도록 하면 안 됐다.소원은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난 집에 가려고.”육경한의 왼쪽 입가에 작은 보조개가 웃을 때 살짝 오목하게 들어갔지만 자세히 봐야 알 수 있었다.소원은 예전에 자기가 그가 웃는 모습을 보는 걸 좋아했던 것이 떠올라 조금 당황스러웠다.입꼬리가 올라갈수록 선명해지는 보조개 덕분에 그는 더욱 수줍어 보이면서도 잘생겨 보였다.하지만 이제는 수줍음을 상징하던 보조개가 육경한에 의해 사악해 보일 때도 있었다.그가 미소를 지으면 잘생긴 외모 뒤에 치명적인 위험이 숨어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육경한은 그녀가 자신을 넋을 놓고 쳐다보는 것을 보고 가볍게 웃었다.“나한테 반했어? 며칠 못 봤다고 그렇게 내가 보고 싶었나?”소원은 순간 파리를 삼킨 것 같았다.얼굴이 굳어지더니 그녀는 바로 자신의 차에 오르려고 했다.그녀가 차 손잡이를 잡기도 전에 누군가 뒤에서 그녀를 세게 잡아당겼다.육경한이 이미 차에서 내려 그녀의 목덜미를 잡으며 잘생긴 얼굴로 담담하게 말했다.“차에 타지 않으면 내가 널 안아서 차에 태워주길 원하는 거야?”소원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정말 왜 이렇게 뻔뻔하지?”그녀는 눈살을 찌푸리며 짜증스럽게 말했다.“어디로 갈 건데?”육경한은 기분이 좋은지 눈썹을 들썩거리며 말했다.“야식 먹으러 가자.”소원이 그에게 욕을 퍼부으려는데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그녀는 핸드폰을 확인하고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육경한의 손을 밀어내며 말했다.“나 먼저 전화 좀 받을게.”그녀의 동작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육경한도 그녀를 놓아주었다.소원은 두 걸음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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