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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2화

“어어!”

주산응이 차 뒤편에서 소리 지르며 달려왔다. “머……멈춰!”

그러건 말건 차는 멈출 기세 없이 앞으로 내달렸다.

“쿵!”

큰 소리가 울렸다.

주산응은 볼품없이 넘어져, 온 얼굴이 피투성이가 되었다.

극심한 고통에 눈물이 줄줄 나왔고, 흐릿한 시선으로 차를 확인하고 뒷걸음질했다.

유리창이 서서히 내려왔다.

윤혜인은 무표정으로 전했다. “아직도 할 말 있어?”

주산응은 피떡이 되어 못 볼 꼴이 된 얼굴에, 더 이상 이 조그만 녀석에게서 좋은 꼴은 못 볼 것이라고 직감했다.

“얼마 줄 건데?”

윤혜인도 그와 똑같이 한 손을 척 들어 올렸다.

주응산은 입꼬리가 떨렸다.

그러나 그도 이 비밀은 윤혜인 말고는 흥미가 없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다른 사람에게서는 한 푼도 못 받을 것이 눈에 생생했다.

주응산은 두 눈을 딱 감고 입을 삐쭉하며 말했다. “그래그래! 오천이면 오천이지! 오천만 주면 내가 싹 다 알려줄게. 한마디 거짓말도 없이.”

윤혜인은 그를 정신병자 보듯 흘겨봤다.

그리고 시정했다.

“내 뜻은 오백이라고.”

“……!” 주산응은 말을 못이었다.

그는 더 이상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욕을 퍼부었다. “미친년, 어디 문제 있나, 그렇게 깎는 게 어디 있어!”

윤혜인은 아무것도 안 들리는 양 담담히 계속 내뱉었다. “사백.”

“……정신병 걸린 년, 진짜 심각하네!”

윤혜인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이게 마지막이야.”

“마지막은 무슨 마지막!” 주산응은 화병에 붉으락푸르락했다.

반면 윤혜인은 여전히 무덤덤했다. “이백.”

“……”

어라? 주산응은 이상함을 눈치챘다.

“수학을 돼지한테서 배웠나, 다음은 삼백 이겠지?”

윤혜인은 느긋하게 답했다. “내가 내는 거니까 내 마음이지.”

주산응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꿈 깨. 삼백이면 몰라도……”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엔진음이 울리며 차창이 닫혔다.

주산응의 피 먼지가 붙은 얼굴은 삽시에 사색이 됐다.

그는 미친 사람의 끝을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판사판인 데다, 한번 뱉은 말은 무조건 실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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