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은 지난번 병원에서 헤어진 이후로 며칠 동안 육경한을 보지 못했다.그녀도 육경한이 쉽게 포기할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진짜로 그녀를 찾아올 줄은 몰랐다.설마 육경한은 이렇게 쉽게 화를 낼 수 있는 걸까?그렇다면 정말 너무 재미없고 지루하게 느껴졌다.그녀는 아직 육경한이 필요했기에 그녀에 대한 그의 관심이 너무 빨리 사라지도록 하면 안 됐다.소원은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난 집에 가려고.”육경한의 왼쪽 입가에 작은 보조개가 웃을 때 살짝 오목하게 들어갔지만 자세히 봐야 알 수 있었다.소원은 예전에 자기가 그가 웃는 모습을 보는 걸 좋아했던 것이 떠올라 조금 당황스러웠다.입꼬리가 올라갈수록 선명해지는 보조개 덕분에 그는 더욱 수줍어 보이면서도 잘생겨 보였다.하지만 이제는 수줍음을 상징하던 보조개가 육경한에 의해 사악해 보일 때도 있었다.그가 미소를 지으면 잘생긴 외모 뒤에 치명적인 위험이 숨어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육경한은 그녀가 자신을 넋을 놓고 쳐다보는 것을 보고 가볍게 웃었다.“나한테 반했어? 며칠 못 봤다고 그렇게 내가 보고 싶었나?”소원은 순간 파리를 삼킨 것 같았다.얼굴이 굳어지더니 그녀는 바로 자신의 차에 오르려고 했다.그녀가 차 손잡이를 잡기도 전에 누군가 뒤에서 그녀를 세게 잡아당겼다.육경한이 이미 차에서 내려 그녀의 목덜미를 잡으며 잘생긴 얼굴로 담담하게 말했다.“차에 타지 않으면 내가 널 안아서 차에 태워주길 원하는 거야?”소원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정말 왜 이렇게 뻔뻔하지?”그녀는 눈살을 찌푸리며 짜증스럽게 말했다.“어디로 갈 건데?”육경한은 기분이 좋은지 눈썹을 들썩거리며 말했다.“야식 먹으러 가자.”소원이 그에게 욕을 퍼부으려는데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그녀는 핸드폰을 확인하고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육경한의 손을 밀어내며 말했다.“나 먼저 전화 좀 받을게.”그녀의 동작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육경한도 그녀를 놓아주었다.소원은 두 걸음 앞으로
이윽고 감동받은 듯한 표정으로 변하며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응, 나는 이것밖에 못 해.”이를 본 육경한은 더는 묻지 않고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죽 사줄게. 아주 맛있는 집이 있거든.”소원은 자신이 착각을 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육경한의 마지막 말은 일부러 목소리를 낮춘 듯했다.그리고 그의 얼굴에 때때로 번지는 미소는 소원의 마음을 불안하게 했다.소원은 더 생각하지 말자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살짝 눈을 감고 그를 더 이상 보지 않았다.육경한은 백미러의 위치를 조정하고 그녀를 한 번 쳐다보았다.입가에 있는 미소는 차갑고 어두웠다.곧 검은색 스포츠카가 고급 죽집에 멈췄다.육경한은 차에서 내려 소원의 손을 잡아끌며 안으로 들어갔다.소원은 매우 불편했다. 비록 그를 이용하려 했지만 그에게 손을 잡힌 피부가 오염된 것 같아 너무나 싫었다.정말이지 아예 떼어버리고 싶은 정도였다.소원은 그를 이용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녀는 육경한에게 꽉 잡힌 손을 힘껏 뿌리치려 했지만 오히려 그에게 몸을 기댈 정도로 가까워졌다.그러자 육경한이 이를 악문 듯 차갑게 경고하며 말했다.“더 움직이면 안고 들어갈 거야.”소원은 순순히 따라갔다. 그가 손을 잡는 것보다 안기는 것이 더 참기 힘들었으니 말이다.두 사람은 손을 잡고 죽집에 들어갔고 대충 보면 연인 같았다.하지만 얼굴을 보면 한 사람은 깊은 생각에 잠겨 있고 다른 한 사람은 마지못해 따르는 듯했다.육경한은 홀에 앉아 직원에게 말했다.“버섯 닭죽 하나 주세요.”그 말을 들은 소원의 눈이 잠시 반짝였다.‘버섯 닭죽...’그녀가 처음으로 육경한에게 만들어준 음식이었다.두 사람이 대학 시절, 저녁에 식당에 가지 않고 그녀가 육경한에게 가져다주었던 유일한 음식이 바로 이것이었다.그리고 육경한은 매일 그것을 맛있게 먹었다. 무려 석 달 동안이나 말이다.나중에 육경한이 사라진 후, 소원은 그를 잊지 못해 매일 자신에게 버섯 닭죽을 만들었고 일주일 동안 매일 먹다 결
이 말을 들은 육경한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더니 눈빛에 차가운 기운이 스쳐 지나갔다.육연주는 소원을 한참 동안 주의 깊게 바라보았다. 육경한이 마음에 두고 있는 여자가 정말 예쁘다는 생각을 하며 말이다.소원은 표준적인 여우상의 눈을 가지고 있었고 눈꼬리가 길며 은은한 직장인 화장을 하고 있었다. 평범한 직장인의 차림이었지만 어딘가 사람을 유혹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육연주는 웃으며 말했다.“삼촌, 여자한테는 관심이 없는 줄 알았더니 숙모 같은 스타일을 좋아하셨네요.”여자가 ‘숙모’라고 부르며 웃는 소리가 소원의 귀에 매우 거슬렸다.그녀는 육경한이 미소를 짓기 전에 반박했다.“그런 거 아닙니다.”그러자 육경한의 표정이 순간 얼어붙었다. 육연주는 자연스럽게 웃으며 말했다.“언니, 화내지 마세요. 삼촌이랑 농담한 것뿐이에요.”곧이어 그녀는 의자를 당기며 말했다.“삼촌, 우연히 만났는데 같이 앉아요.”육경한은 아무 말 없이 동의했고 소원은 테이블 아래에서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자리에 앉은 후, 육연주는 옆의 의자를 서현재에게 내밀며 말했다.“현재 씨, 앉아요.”서현재까지 앉자 네 명이 한 테이블에 앉게 되었다.육연주는 육경한과 마주해 앉았고 소원은 서현재와 마주 앉았다.이때, 향긋한 버섯 닭죽이 나왔다.그 냄새를 맡은 육연주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정말 맛있겠다. 현재 씨, 우리도 이거 먹어요.”그러자 서현재는 냉담하게 말했다.“연주 씨 먹어요. 난 괜찮으니까.”“정말 안 먹어요? 현재 씨 저녁도 별로 안 먹었잖아요.”서현재는 냉정하게 말했다.“안 먹어요.”육연주는 서현재의 차가운 옆모습을 보며 좋아하는 마음과 약간의 수줍음을 느끼며 말했다.“그럼 우리 같이 한 그릇 먹을까요?”이 말은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아주 친밀해 보인다는 느낌을 주었다.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오늘 처음 만난 사이라는 것을 믿지 않을 것이다.소원은 빠르게 서현재의 얼굴을 한 번 스캔했지만 죽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김이 서현재의 냉정하고 섬세한
“너 예전에 나한테 매일 만들어주던 거 기억하지? 이 집 죽은 네가 만든 것만큼 맛있진 않지만 내가 찾을 수 있는 최고의 맛이야. 네가 없을 때 나 자주 여기 와서 먹었어.”그 얇은 입술 사이로 나오는 말은 소원을 향한 육경한의 깊은 애정을 담고 있었다.한 여자를 매우 사랑하는 남자의 모습이 순간 드러난 것이다.육경한은 원래 말이 없었기에 육연주는 오늘 많은 비밀을 듣게 되었다고 생각하며 놀라서 물었다.“삼촌, 언니랑 오랫동안 알고 지냈어요?”육경한은 차분하게 지시했다.“소원 언니라고 불러.”“소원 언니.”육연주는 입을 가리며 말했다.“이분이 바로 소원 언니셨구나...”‘삼촌이 10년 동안 사랑했다던 그 사람이잖아!’온 얼굴에 놀라움을 드러낸 채 육연주가 말했다.“드디어 삼촌을 이렇게 홀린 여성분을 보게 되었네요.”이 말에 현장에 있던 두 사람은 모두 심장이 흠칫했다.소원은 육연주가 내막을 모르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다고 생각했다.만약 육경한이 그녀를 사랑해서 이런 행동을 한 것이라면 그는 정말로 미친 사람이었다.죽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김이 모든 사람의 시야를 흐리게 했다.때문에 아무도 서현재가 주먹을 하도 꽉 쥔 탓에 손끝이 하얗게 변한 것을 보지 못했다.맑은 눈은 연기 속에서 흐려졌고 한 테이블의 거리가 그를 다른 사람들과 완전히 나누는 것 같았다.버섯 닭죽 냄새를 맡은 소원은 또다시 역겨워졌다.안색이 점점 나빠지고 손도 힘껏 뿌리치려 했다.그리고 그녀의 이 본능적인 거부 반응은 육경한의 검은 눈빛을 더욱 차갑게 만들었다.육경한의 얼굴이 차가워질수록 그가 가진 치명적인 매력은 더욱 뚜렷해졌다.그런 사람들은 웃지 않을 때 더 매력적인 법이다.이 매력이 위험한 눈빛과 결합되면 서울 절반 이상의 여자를 매혹시킬 수 있다.지나가는 종업원들은 얼굴을 붉히며 이곳과 어울리지 않는 잘생긴 남자를 힐끔힐끔 쳐다보았다.육연주는 이런 시선에 익숙했다.육경한은 항상 매우 잘생겼다. 하지만 그 잘생김은 차가운 색이었다.너무 차가
솔직히 육경한 같은 잘생긴 삼촌을 두고 있다면 일반 남자들은 육연주의 눈에 들기가 어렵다.많은 재벌가 남자들이 그녀에게 관심을 보였지만 그녀는 아무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오직 서씨 가문에 막 돌아온 사생아 서현재에게만 마음을 빼앗겼다.모두가 서현재의 신분이 그녀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서씨 가문은 명문가이지만 서현재는 서진태의 혼외 자식으로 신분이 매우 애매했다.서씨 가문의 현재 후계자, 즉 서현재의 형은 이미 마흔이 넘었는데 갑자기 스무 살 차이 나는 동생이 나타났으니 이는 별로 좋은 일이 아니었다.비록 그 형이 강하게 반대했지만 서진태는 서현재를 집으로 데려오라고 했다.그렇게 한 연회에서 육연주는 서현재와 우연히 만났고 그 이후로 그녀는 마음을 억제할 수 없었다.그녀는 육경한에게 이 이야기를 했고 서씨 가문에서는 바로 사람을 보내 두 사람의 만남을 제안했다.육연주는 서현재의 맑고 반짝이는 눈빛을 보며 좋아하는 마음이 솟구쳐올라 용기를 내어 숟가락을 들어 서현재에게 건넸다.“현재 씨, 한 번 먹어봐요.”서현재는 눈이 멍한 상태로 어디를 보는지 알 수 없었다.얼굴이 빨개진 채 육연주는 수줍게 숟가락을 그의 입가에 가져가며 말했다.“현재 씨, 먹어보...”그러나 다음 순간.“팍!”숟가락이 바닥에 떨어졌다!육연주는 손가락에 뭔가 맞은 느낌이 분명히 들었지만 믿기지 않는 눈으로 서현재를 바라보았다.‘현재 씨가 정말 내가 준 숟가락을 내친 거야?’그러나 여전히 육연주에게는 시선을 주지 않고 서현재는 목젖을 살짝 움직이며 말했다.“미안해요. 못 봤어요.”그제야 당황한 표정을 잠시 진정시키며 육연주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가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었으니 말이다.이 소란스러운 광경이 육경한의 주의를 끌었다.“연주야, 무슨 일이야?”그는 육연주에게 물었지만 그 차가운 눈빛은 서현재를 바라보고 있었다.육연주는 웃으며 말했다.“아무 일도 아니에요. 제가 숟가락을 제대로 못 잡아서 옷에 쏟았어요. 옷 갈아입고 올게요.”아름다움을
소원의 손은 점점 더 강하게 쥐어졌고 가슴속의 불쾌함도 점점 더 강해졌다. 육경한에게 역겨움을 느꼈기 때문이다.육경한은 소원의 창백해진 손을 보며 한 마디씩 뱉었다.“사생아 주제에 우리 육씨 가문에 엮이려 하다니... 저 사람이 운이 좋은 거야.”“삼촌, 제발 작은 소리로 말해요!”육연주는 서현재가 다가오는 것을 눈치채고 있었다.“저 사람이 네 손발이 되어주는 게 넌 좋아?”육경한은 소원에게 갑작스레 물었다. 눈빛과 고개를 돌리는 동작, 말투 모두 소원에게 묻는 것이었다.좀 이상하다고 생각한 육연주가 곧 말을 하려는데 갑작스러운 기침 소리에 멈추고 말았다.“콜록콜록...”소원의 얼굴은 새빨개졌고 기침은 멈추지 않았다.육경한은 그녀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등을 토닥이며 차갑게 말했다.“그러게 왜 서둘러. 게임은 천천히 즐겨야지...”그는 이 말을 무슨 의미로 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우웩...”소원이 갑자기 구역질을 하자 육경한의 무표정한 얼굴이 순간적으로 변했다.다음 순간, 소원은 토해버렸다. 그리고 그것은 전부 육경한에게로 쏟아지고 말았다!버섯 조각과 닭고기가 전혀 소화되지 않은 채로 완벽하게 토해 내지자 육경한의 얼굴에는 극도로 불쾌한 감이 드러났다.위가 매우 불편했는지라 소원은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미안...”하지만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그녀는 또 한 번 구역질을 하고 말았다.“우웩...”그녀는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입을 가리고 화장실로 달려갔다.육경한은 자신에게 묻은 죽 냄새를 맡으며 얼굴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그때, 종업원이 다가와 말했다.“손님, 저희 가게에 응급처치실이 있는데 그곳에서 샤워하실 수 있습니다. 들어가셔서 옷을 갈아입으시겠어요?”그러자 육경한은 차가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종업원이 차에서 옷을 가져오는 동안 육경한은 심기가 불편한 얼굴로 옷을 갈아입으러 갔다.육연주도 함께 처치실로 옷을 갈아입으러 갔다.한편 소원은 화장실에서 그 한 그릇의 버섯 닭고기 죽을 전부 토해냈다.그러나
이 말을 끝내자 주변 공기가 마치 죽은 듯이 정적에 휩싸였다.그러나 서현재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으며 말했다.“날 신경쓰지 않는다고요? 누나가 그러지 못할 것이라는 거 나 다 알고 있어요.”그녀는 자신이 진심이 아닌 말을 할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엄지손가락으로 검지의 손톱을 누르는 버릇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이 무의식적인 행동은 서현재의 미소가 더욱 환해지게 했다.그녀가 자신을 일부러 자극하고 있다는 것을 확신한 후, 서현재는 기쁨과 행복으로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소원은 깜짝 놀라며 서현재가 자신의 말을 전혀 믿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래서 약간 붉어진 눈가로, 그녀는 마음을 독하게 먹고 말했다.“쓸데없는 짓 하지 마, 알겠니? 나는 네 도움이 필요 없어!”그녀는 서현재가 왜 훌륭한 의사라는 직업을 그만두고 서씨 가문이라는 복잡한 곳으로 돌아왔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서현재의 신분에 대해 그녀도 전에 추측한 적이 있었다.그가 해외에 있을 때 항상 보디가드가 따라다녔기 때문이다.그 보디가드들은 고액의 페이를 받는 보디가드였지만 서현재가 고용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그래서 누군가가 그를 보호하려고 했다는 것밖에 설명이 가능하지 않았다.그녀는 서씨 가문의 복잡한 상황을 항상 주시하고 있었다.육연주가 최근 서씨 가문에 돌아온 사생아를 좋아한다고 듣긴 했지만 그 사람이 서현재일 줄은 몰랐다.서씨 가문은 명성이 나빴고 내부는 거의 혼란 그 자체였다.그녀는 서현재처럼 맑은 사람은 오염되기를 바라지 않았다.“쓸모없는 짓 같은 거 안 해요!”서현재는 이곳이 얘기를 나눌 장소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일 밤 12시, 예전 장소에서 기다릴게요.”그러자 소원은 고개를 저으며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난 안 가.”하지만 서현재는 그녀의 거절과 상처에 익숙해진 듯 했다.“그럼 매일 밤 갈 거예요.”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해하는 소원을 뒤로하고 서현재가 또 입을 열었다.“방금 그 죽 안에 생
소원의 머릿속이 마치 청천벽력에 맞은 것처럼 멍해졌다.‘뭘 알고 있는 건가... 아니면...’혼란스러운 생각들 때문에 그녀는 육경한이 강하게 키스하는 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붉고 촉촉한 입술은 치명적인 향기를 발산하고 있었다.소원이 나무토막처럼 굳어 있어도 그 매력은 육경한에게 있어서 여전히 100%였다.그는 그녀를 그리워하고 갈망했다. 수많은 긴 밤, 그는 그녀와 함께하는 상상 속에서 살아왔다.나중에 그녀가 자신을 농락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그는 기꺼이 그녀를 용서했다.소원이 자신을 미워한다면 그는 그녀가 화를 풀게 두었고 소원이 상처를 주고자 하면 그는 심지어 칼을 건넬 수도 있었다.그러나 그가 절대로 허락할 수 없는 것이 하나 있었다.그녀가 다른 남자를 사랑하는 것을 절대 허락할 수 없었다.그녀의 전반 생애의 마음은 자신을 사랑하는 데 썼고 후반 생애는 자신을 미워하는 데 쓴다고 해도 그는 기꺼이 받아들였다.그러나 그녀가 다른 남자와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다.그는 L 국에 갔었다. 그녀가 한때 살았던 곳, 그녀가 새 삶을 시작한 곳이었다.그리고 그녀가 ‘SU'라는 가명으로 젊은 교수와 함께 소소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주말에는 헤븐 비치를 산책하고 광장에서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고 함께 장을 보기도 했다.게다가 그들에게는 아이도 있었다.그녀는 그 남자와 아이를 낳은 것이었다.이웃들의 말에 따르면 그들은 아이를 거의 밖에 데리고 나오지 않았고 멀리서 한 번 본 적이 있는데 그 아이는 매우 작고 여려서 세 살도 안 되어 보였다고 한다.그가 고통 속에서 밤을 지새울 때, 소원은 다른 남자와 행복하게 지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함께 육경한을 속인 것이다.이 모든 것을 생각하니, 육경한은 자기 머릿속의 고층 빌딩이 빠르게 무너지는 것 같았다.모든 것을 파괴하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차가운 입술이 그녀를 강하게 침범할 때 소원은 마침내 정신이 들었다.그녀는 힘껏 밀쳐내며 소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