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혜인은 처음에는 거절하려고 했지만 이준혁의 핏기 없이 창백한 얼굴을 보고 아무 말도 없이 그녀에게 물었다.“비서한테 오라고 했어요?”지금 이준혁의 상태로는 운전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이준혁은 멈칫하더니 이내 입가에 미소를 띠며 부드럽게 말했다.“말했어.”윤혜인은 이준혁의 아름다운 미소를 보고 얼음물을 부은 듯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오해하지 말아요. 난 그냥 준혁 씨가 우리 집에 왔다가 돌아가는 길에 사고가 생기면 내가 책임을 져야 할 것 같아서 데려다주는 거예요.”이준혁은 웃음을 참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잠깐 기다려요.”윤혜인은 몸을 돌려 잠옷을 아름이에게 가져다주었다.아름이는 욕실을 나와 문 앞을 지나가며 이준혁이 여전히 있는 것을 보고 기뻐했다.아름이는 바로 도우미의 손을 뿌리치고서는 이준혁을 향해 달려갔다. 아름이는 작은 입을 삐죽 내밀며 귀여운 목소리로 말했다.“아빠. 아름이 재워주면 안 돼요?”“아름아 아저씨는.”윤혜인이 다 말하기도 전에 이준혁은 이미 아름이를 품에 안았다.그는 고개를 들고서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조금만 더 아름이하고 있으면 안 돼?”윤혜인은 멈칫했지만 아름이를 실망하게 할 수 없어 고개를 끄덕였다.아름이는 기뻐하며 작은 손으로 손뼉을 쳤다.“고마워 엄마. 아빠 내 방으로 가요.” 두 사람은 방으로 들어갔고 아름이는 동화책을 잔뜩 들고 와서 이준혁에게 건네주며 읽어달라고 했다.이준혁은 침대 옆에 앉아서 동화책을 펴 아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아름이는 너무 행복하고 잔뜩 신이 났는지 눈을 감은 채 여전히 속눈썹을 파르르 떨고 있었다.이준혁은 아름이의 귀여운 움직임에 마음이 녹아버릴 것 같았다.그는 입가에 미소를 지은 채 이야기를 들려주었다.아름이는 오늘 울다 지쳤는지 졸음을 참아 보려고 해도 무겁게 내려오는 눈꺼풀의 무게를 견딜 수 없었다.‘너무 졸려. 너무 졸려.’아름이는 이미 잠에 들었지만 잊지 않고 한 마디를 중얼거렸다.“아빠 사랑해요.”순간 이준혁은 가슴에 갓
이준혁의 깊은 눈빛에 윤혜인은 깜짝 놀라며 정신을 차리고서는 황급히 몸을 돌려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이준혁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잘생긴 얼굴에 순간 외로움이 깃들었다.그들이 문밖에 도착했을 때 주훈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윤혜인은 문 앞에 서서 함께 기다렸고 먼저 집으로 들어가지 않았다.그녀는 주위를 둘러보며 아무도 없는 것을 보고 조금 다급해하며 말했다.“아니면 주 비서님한테 다시 전화해 봐요.”이준혁은 법을 아주 잘 지키는 시민인 것처럼 담담하게 말했다.“운전할 때 전화 받으면 위험해. 곧 도착할 거야.”윤혜인이 조금 의심스러워 그에게 물으려는 데 이준혁이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성훈이가 유능한 심리 선생님을 알고 있어. 이제 내가 만나게 해줄 테니까 네가 먼저 만나보고 괜찮으면 우리 같이 아람이 데리고 만나보는 건 어때? 괜찮아?”윤혜인은 조금 머뭇거렸지만 그의 제안을 거절하진 않았다.아람이는 한 번 발작하면 자폐증이 나타났다. 비록 자주 이러는 건 아니었지만 만약 완전히 치료될 수 있다면 분명 더 좋을 것이다.그리고 그녀는 김성훈을 꽤 믿는 편이었기에 그가 소개해 주는 의사라면 분명 믿음직한 사람일 것이다.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겠어요. 우리 이제 시간 맞춰서 가 봐요.”이준혁은 갑자기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어두운 불빛이 그의 잘생긴 옆모습을 비췄고 웃는 모습이 더욱 매력적으로 보였다.윤혜인은 아직도 의심스러워하고 있는데 이준혁이 말했다.“그래. 우리.”그녀는 그제야 이준혁의 뜻을 이해하고서는 순간 얼굴이 화끈거려 대꾸하지 않았다.“혼자 기다려요.”아직 그녀의 말이 끝나지 않았는데 이준혁은 갑자기 손을 뻗어 그녀를 꽉 껴안았다.윤혜인은 눈을 크게 뜨며 고슴도치같이 화를 냈다.“이 봐요. 뭐 하는 거예요?”이준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그녀의 목덜미에 깊이 파묻었다. 뜨겁고 간질거리는 숨결이 그녀의 목덜미에 닿았다.윤혜인은 몸부림을 치기 시작했다.“이준혁 씨 이거 놔요.”“윤혜인.”
소원은 지난번 병원에서 헤어진 이후로 며칠 동안 육경한을 보지 못했다.그녀도 육경한이 쉽게 포기할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진짜로 그녀를 찾아올 줄은 몰랐다.설마 육경한은 이렇게 쉽게 화를 낼 수 있는 걸까?그렇다면 정말 너무 재미없고 지루하게 느껴졌다.그녀는 아직 육경한이 필요했기에 그녀에 대한 그의 관심이 너무 빨리 사라지도록 하면 안 됐다.소원은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난 집에 가려고.”육경한의 왼쪽 입가에 작은 보조개가 웃을 때 살짝 오목하게 들어갔지만 자세히 봐야 알 수 있었다.소원은 예전에 자기가 그가 웃는 모습을 보는 걸 좋아했던 것이 떠올라 조금 당황스러웠다.입꼬리가 올라갈수록 선명해지는 보조개 덕분에 그는 더욱 수줍어 보이면서도 잘생겨 보였다.하지만 이제는 수줍음을 상징하던 보조개가 육경한에 의해 사악해 보일 때도 있었다.그가 미소를 지으면 잘생긴 외모 뒤에 치명적인 위험이 숨어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육경한은 그녀가 자신을 넋을 놓고 쳐다보는 것을 보고 가볍게 웃었다.“나한테 반했어? 며칠 못 봤다고 그렇게 내가 보고 싶었나?”소원은 순간 파리를 삼킨 것 같았다.얼굴이 굳어지더니 그녀는 바로 자신의 차에 오르려고 했다.그녀가 차 손잡이를 잡기도 전에 누군가 뒤에서 그녀를 세게 잡아당겼다.육경한이 이미 차에서 내려 그녀의 목덜미를 잡으며 잘생긴 얼굴로 담담하게 말했다.“차에 타지 않으면 내가 널 안아서 차에 태워주길 원하는 거야?”소원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정말 왜 이렇게 뻔뻔하지?”그녀는 눈살을 찌푸리며 짜증스럽게 말했다.“어디로 갈 건데?”육경한은 기분이 좋은지 눈썹을 들썩거리며 말했다.“야식 먹으러 가자.”소원이 그에게 욕을 퍼부으려는데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그녀는 핸드폰을 확인하고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육경한의 손을 밀어내며 말했다.“나 먼저 전화 좀 받을게.”그녀의 동작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육경한도 그녀를 놓아주었다.소원은 두 걸음 앞으로
이윽고 감동받은 듯한 표정으로 변하며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응, 나는 이것밖에 못 해.”이를 본 육경한은 더는 묻지 않고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죽 사줄게. 아주 맛있는 집이 있거든.”소원은 자신이 착각을 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육경한의 마지막 말은 일부러 목소리를 낮춘 듯했다.그리고 그의 얼굴에 때때로 번지는 미소는 소원의 마음을 불안하게 했다.소원은 더 생각하지 말자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살짝 눈을 감고 그를 더 이상 보지 않았다.육경한은 백미러의 위치를 조정하고 그녀를 한 번 쳐다보았다.입가에 있는 미소는 차갑고 어두웠다.곧 검은색 스포츠카가 고급 죽집에 멈췄다.육경한은 차에서 내려 소원의 손을 잡아끌며 안으로 들어갔다.소원은 매우 불편했다. 비록 그를 이용하려 했지만 그에게 손을 잡힌 피부가 오염된 것 같아 너무나 싫었다.정말이지 아예 떼어버리고 싶은 정도였다.소원은 그를 이용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녀는 육경한에게 꽉 잡힌 손을 힘껏 뿌리치려 했지만 오히려 그에게 몸을 기댈 정도로 가까워졌다.그러자 육경한이 이를 악문 듯 차갑게 경고하며 말했다.“더 움직이면 안고 들어갈 거야.”소원은 순순히 따라갔다. 그가 손을 잡는 것보다 안기는 것이 더 참기 힘들었으니 말이다.두 사람은 손을 잡고 죽집에 들어갔고 대충 보면 연인 같았다.하지만 얼굴을 보면 한 사람은 깊은 생각에 잠겨 있고 다른 한 사람은 마지못해 따르는 듯했다.육경한은 홀에 앉아 직원에게 말했다.“버섯 닭죽 하나 주세요.”그 말을 들은 소원의 눈이 잠시 반짝였다.‘버섯 닭죽...’그녀가 처음으로 육경한에게 만들어준 음식이었다.두 사람이 대학 시절, 저녁에 식당에 가지 않고 그녀가 육경한에게 가져다주었던 유일한 음식이 바로 이것이었다.그리고 육경한은 매일 그것을 맛있게 먹었다. 무려 석 달 동안이나 말이다.나중에 육경한이 사라진 후, 소원은 그를 잊지 못해 매일 자신에게 버섯 닭죽을 만들었고 일주일 동안 매일 먹다 결
이 말을 들은 육경한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더니 눈빛에 차가운 기운이 스쳐 지나갔다.육연주는 소원을 한참 동안 주의 깊게 바라보았다. 육경한이 마음에 두고 있는 여자가 정말 예쁘다는 생각을 하며 말이다.소원은 표준적인 여우상의 눈을 가지고 있었고 눈꼬리가 길며 은은한 직장인 화장을 하고 있었다. 평범한 직장인의 차림이었지만 어딘가 사람을 유혹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육연주는 웃으며 말했다.“삼촌, 여자한테는 관심이 없는 줄 알았더니 숙모 같은 스타일을 좋아하셨네요.”여자가 ‘숙모’라고 부르며 웃는 소리가 소원의 귀에 매우 거슬렸다.그녀는 육경한이 미소를 짓기 전에 반박했다.“그런 거 아닙니다.”그러자 육경한의 표정이 순간 얼어붙었다. 육연주는 자연스럽게 웃으며 말했다.“언니, 화내지 마세요. 삼촌이랑 농담한 것뿐이에요.”곧이어 그녀는 의자를 당기며 말했다.“삼촌, 우연히 만났는데 같이 앉아요.”육경한은 아무 말 없이 동의했고 소원은 테이블 아래에서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자리에 앉은 후, 육연주는 옆의 의자를 서현재에게 내밀며 말했다.“현재 씨, 앉아요.”서현재까지 앉자 네 명이 한 테이블에 앉게 되었다.육연주는 육경한과 마주해 앉았고 소원은 서현재와 마주 앉았다.이때, 향긋한 버섯 닭죽이 나왔다.그 냄새를 맡은 육연주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정말 맛있겠다. 현재 씨, 우리도 이거 먹어요.”그러자 서현재는 냉담하게 말했다.“연주 씨 먹어요. 난 괜찮으니까.”“정말 안 먹어요? 현재 씨 저녁도 별로 안 먹었잖아요.”서현재는 냉정하게 말했다.“안 먹어요.”육연주는 서현재의 차가운 옆모습을 보며 좋아하는 마음과 약간의 수줍음을 느끼며 말했다.“그럼 우리 같이 한 그릇 먹을까요?”이 말은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아주 친밀해 보인다는 느낌을 주었다.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오늘 처음 만난 사이라는 것을 믿지 않을 것이다.소원은 빠르게 서현재의 얼굴을 한 번 스캔했지만 죽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김이 서현재의 냉정하고 섬세한
“너 예전에 나한테 매일 만들어주던 거 기억하지? 이 집 죽은 네가 만든 것만큼 맛있진 않지만 내가 찾을 수 있는 최고의 맛이야. 네가 없을 때 나 자주 여기 와서 먹었어.”그 얇은 입술 사이로 나오는 말은 소원을 향한 육경한의 깊은 애정을 담고 있었다.한 여자를 매우 사랑하는 남자의 모습이 순간 드러난 것이다.육경한은 원래 말이 없었기에 육연주는 오늘 많은 비밀을 듣게 되었다고 생각하며 놀라서 물었다.“삼촌, 언니랑 오랫동안 알고 지냈어요?”육경한은 차분하게 지시했다.“소원 언니라고 불러.”“소원 언니.”육연주는 입을 가리며 말했다.“이분이 바로 소원 언니셨구나...”‘삼촌이 10년 동안 사랑했다던 그 사람이잖아!’온 얼굴에 놀라움을 드러낸 채 육연주가 말했다.“드디어 삼촌을 이렇게 홀린 여성분을 보게 되었네요.”이 말에 현장에 있던 두 사람은 모두 심장이 흠칫했다.소원은 육연주가 내막을 모르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다고 생각했다.만약 육경한이 그녀를 사랑해서 이런 행동을 한 것이라면 그는 정말로 미친 사람이었다.죽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김이 모든 사람의 시야를 흐리게 했다.때문에 아무도 서현재가 주먹을 하도 꽉 쥔 탓에 손끝이 하얗게 변한 것을 보지 못했다.맑은 눈은 연기 속에서 흐려졌고 한 테이블의 거리가 그를 다른 사람들과 완전히 나누는 것 같았다.버섯 닭죽 냄새를 맡은 소원은 또다시 역겨워졌다.안색이 점점 나빠지고 손도 힘껏 뿌리치려 했다.그리고 그녀의 이 본능적인 거부 반응은 육경한의 검은 눈빛을 더욱 차갑게 만들었다.육경한의 얼굴이 차가워질수록 그가 가진 치명적인 매력은 더욱 뚜렷해졌다.그런 사람들은 웃지 않을 때 더 매력적인 법이다.이 매력이 위험한 눈빛과 결합되면 서울 절반 이상의 여자를 매혹시킬 수 있다.지나가는 종업원들은 얼굴을 붉히며 이곳과 어울리지 않는 잘생긴 남자를 힐끔힐끔 쳐다보았다.육연주는 이런 시선에 익숙했다.육경한은 항상 매우 잘생겼다. 하지만 그 잘생김은 차가운 색이었다.너무 차가
솔직히 육경한 같은 잘생긴 삼촌을 두고 있다면 일반 남자들은 육연주의 눈에 들기가 어렵다.많은 재벌가 남자들이 그녀에게 관심을 보였지만 그녀는 아무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오직 서씨 가문에 막 돌아온 사생아 서현재에게만 마음을 빼앗겼다.모두가 서현재의 신분이 그녀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서씨 가문은 명문가이지만 서현재는 서진태의 혼외 자식으로 신분이 매우 애매했다.서씨 가문의 현재 후계자, 즉 서현재의 형은 이미 마흔이 넘었는데 갑자기 스무 살 차이 나는 동생이 나타났으니 이는 별로 좋은 일이 아니었다.비록 그 형이 강하게 반대했지만 서진태는 서현재를 집으로 데려오라고 했다.그렇게 한 연회에서 육연주는 서현재와 우연히 만났고 그 이후로 그녀는 마음을 억제할 수 없었다.그녀는 육경한에게 이 이야기를 했고 서씨 가문에서는 바로 사람을 보내 두 사람의 만남을 제안했다.육연주는 서현재의 맑고 반짝이는 눈빛을 보며 좋아하는 마음이 솟구쳐올라 용기를 내어 숟가락을 들어 서현재에게 건넸다.“현재 씨, 한 번 먹어봐요.”서현재는 눈이 멍한 상태로 어디를 보는지 알 수 없었다.얼굴이 빨개진 채 육연주는 수줍게 숟가락을 그의 입가에 가져가며 말했다.“현재 씨, 먹어보...”그러나 다음 순간.“팍!”숟가락이 바닥에 떨어졌다!육연주는 손가락에 뭔가 맞은 느낌이 분명히 들었지만 믿기지 않는 눈으로 서현재를 바라보았다.‘현재 씨가 정말 내가 준 숟가락을 내친 거야?’그러나 여전히 육연주에게는 시선을 주지 않고 서현재는 목젖을 살짝 움직이며 말했다.“미안해요. 못 봤어요.”그제야 당황한 표정을 잠시 진정시키며 육연주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가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었으니 말이다.이 소란스러운 광경이 육경한의 주의를 끌었다.“연주야, 무슨 일이야?”그는 육연주에게 물었지만 그 차가운 눈빛은 서현재를 바라보고 있었다.육연주는 웃으며 말했다.“아무 일도 아니에요. 제가 숟가락을 제대로 못 잡아서 옷에 쏟았어요. 옷 갈아입고 올게요.”아름다움을
소원의 손은 점점 더 강하게 쥐어졌고 가슴속의 불쾌함도 점점 더 강해졌다. 육경한에게 역겨움을 느꼈기 때문이다.육경한은 소원의 창백해진 손을 보며 한 마디씩 뱉었다.“사생아 주제에 우리 육씨 가문에 엮이려 하다니... 저 사람이 운이 좋은 거야.”“삼촌, 제발 작은 소리로 말해요!”육연주는 서현재가 다가오는 것을 눈치채고 있었다.“저 사람이 네 손발이 되어주는 게 넌 좋아?”육경한은 소원에게 갑작스레 물었다. 눈빛과 고개를 돌리는 동작, 말투 모두 소원에게 묻는 것이었다.좀 이상하다고 생각한 육연주가 곧 말을 하려는데 갑작스러운 기침 소리에 멈추고 말았다.“콜록콜록...”소원의 얼굴은 새빨개졌고 기침은 멈추지 않았다.육경한은 그녀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등을 토닥이며 차갑게 말했다.“그러게 왜 서둘러. 게임은 천천히 즐겨야지...”그는 이 말을 무슨 의미로 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우웩...”소원이 갑자기 구역질을 하자 육경한의 무표정한 얼굴이 순간적으로 변했다.다음 순간, 소원은 토해버렸다. 그리고 그것은 전부 육경한에게로 쏟아지고 말았다!버섯 조각과 닭고기가 전혀 소화되지 않은 채로 완벽하게 토해 내지자 육경한의 얼굴에는 극도로 불쾌한 감이 드러났다.위가 매우 불편했는지라 소원은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미안...”하지만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그녀는 또 한 번 구역질을 하고 말았다.“우웩...”그녀는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입을 가리고 화장실로 달려갔다.육경한은 자신에게 묻은 죽 냄새를 맡으며 얼굴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그때, 종업원이 다가와 말했다.“손님, 저희 가게에 응급처치실이 있는데 그곳에서 샤워하실 수 있습니다. 들어가셔서 옷을 갈아입으시겠어요?”그러자 육경한은 차가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종업원이 차에서 옷을 가져오는 동안 육경한은 심기가 불편한 얼굴로 옷을 갈아입으러 갔다.육연주도 함께 처치실로 옷을 갈아입으러 갔다.한편 소원은 화장실에서 그 한 그릇의 버섯 닭고기 죽을 전부 토해냈다.그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