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의 모든 챕터: 챕터 771 - 챕터 780

1138 챕터

제771화

사실 5년간 원지민은 문현미와 보낸 시간이 더 많았다.이준혁의 마음은 여전히 차갑기 그지없었고 누구에게도 열어주지 않았다.하지만 원지민은 맹목적이었다.‘난 다른 여자랑은 달라. 지금 나를 이렇게 대하는 것도 다 윤혜인 그 빌어먹을 년 때문이야.’이준혁의 잘생긴 얼굴은 차갑기 그지없었다. 말하는 말투에서도 전혀 온도가 느껴지지 않았다.“협박은 아니지만 한 번만 더 그러면 이 말을 현실로 만들어줄게.”원지민의 안색은 하얗다 못해 파리해졌다. 이 말에서 살기를 느꼈기 때문이다. 그녀는 눈물이 글썽해서는 침통한 표정으로 말했다.“준혁아, 내가 너를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내가 뭘 하든 무슨 말을 하든 다 죄가 되는 거지…”이준혁이 단칼에 그 말을 잘라버렸다“누군가를 좋아하는 건 잘못된 게 아니지. 단지 속이 훤히 보이는 너의 속내와 수단이 나는 역겨울 뿐이야.”순간 원지민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오랫동안 사랑한 남자가 지금 그녀를 역겹다고 말하고 있다. 역겹다니, 어떻게 그런 말까지 내뱉을 수 있단 말인가.원지민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준혁아, 우리 원씨 집안은 늘 변함없이 너를 선택했어. 한 번도…”그때 문이 열렸다.주훈이 밖에서 들어왔다.이준혁이 차가운 목소리로 명령했다.“지민이 내보내. 그리고 앞으로 병실 출입 제한해. 아무나 들여보내지 말고.”이준혁의 차갑고 매정한 말은 마치 철퇴처럼 원지민의 따귀를 후려쳤다. 원지민은 볼살이 찢긴 것처럼 너무 아팠다.원지민이 뭔가 덧붙이려는데 주훈이 손짓하며 기계적인 말투로 말했다.“원지민 씨, 이쪽입니다.”원지민은 조각상처럼 정교한 이준혁의 얼굴을 보며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눈빛은 어딘가 원망스러워 보이기도 했다.결국 원지민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준혁, 내가 뭘 했든지 다 너를 좋아해서 그런 거야…”‘나를 이렇게 대한 거 꼭 후회하게 해줄게.’병실에서 나오자마자 원지민의 눈빛은 매서워졌다.순간 원지민은 미친 것처럼 웃기 시작했다.‘내가 가질 수 없다면 부숴버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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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2화

뒤를 따르던 남자도 호텔 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경비한테 제지당했다.경비는 남자를 보고는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손님, 죄송합니다. 저희 호텔의 손님이 아니시면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경비가 사람을 가려서 대우하는 것이 아니라, 경비 앞에 서 있는 남자는 정말 도시 면모를 손상하는 정도였다.남자는 아마도 흰 티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오랫동안 세탁하지 않아 굳은 흑갈색으로 변해버렸으며 멀리서도 남자의 몸에서 나는 퀴퀴한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남자의 턱수염은 길게 자랐으며 떡처럼 지저분하게 뭉쳐 있었다.손톱 사이에는 새까만 먼지가 가득했고 온몸에서 깨끗한 구석을 한 곳도 찾아볼 수 없었다.딱 봐도 오랫동안 길거리에서 방랑하던 방랑객 같아 보였다.경비에게 제지당하자, 방랑객은 불평을 늘어놓았다.“누가 나더러 손님이 아니라는 거예요? 저 손님 맞아요!”경비가 말했다.“손님이 맞으신다면 이름과 주민등록증을 보여주세요. 제가 조회해 드리겠습니다.”“제 이름은 주산응이에요. 저의 조카딸이 방금 호텔 안으로 들어갔어요. 조카딸을 찾게 들여보내 주세요.”주산응은 저번에 인하마음의 돈을 사기 친 후, 이튿날에 바로 외국의 카지노에 가서 하루도 안 되는 사이에 5억을 전부 날려 먹었다.그 5억이란 돈은 주산응이 힘들게 사기 쳐서 얻은 돈이었다.이제 와서 한 푼도 남지 않자, 주산응은 귀신에게 홀리기라도 한 듯 다른 사람이 환전하려는 돈을 움켜쥐고 냅다 도망쳤다.카지노의 경비는 하나같이 싸움 잘하는 놈들이라 주산응이 도망가게 놓아둘 리가 없었다.주산응이 잡힌 후, 카지노 사장은 그가 5억을 소비한 걸 봐서 그의 세 손가락만 잘랐다.그리고 주산응더러 차용증에 서명하게 해놓고 카지노에서 일을 시키면서 제대로 일하지 않으면 두들겨 패기까지 했다.주산응은 카지노에서 3년 가까이 사람답지 못한 생활을 하면서 마침내 어느 날 카지노 사장이 방심한 틈을 타서 그곳에서 도망쳤다.도망쳐 나온 후 주산응은 어선을 따라 바다 위에서 1년 동안 일했다.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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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3화

“…”윤혜인은 성실하게 사람들에게 허리를 굽혀 절했다.“우선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여러분의 시간을 점용한 점 죄송합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안심하셔도 됩니다. 달밤의 모든 작품은 제가 직접 디자인한 것이지 다른 사람의 손을 빌려 설계한 적 없기에 절대로 표절 작품이 아닙니다.”윤혜인은 당당한 표정으로 대범하게 대응했으며 전혀 소심하고 감추는 기색을 보이지 않아 이미 대부분 사람의 생각을 바뀌게 했다.그러고 나서 윤혜인은 또 디자인 원고와 마지막 집필 시간을 증거로 삼아 일일이 보여주었다.“계승이라는 시리즈는 제가 연수할 때부터 초안을 작성했던 작품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저에게 이런 기회를 주신 북성 엔터 대표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이 분 덕분에 제가 과감하게 ‘계승’ 시리즈를 북성 축제에 올릴 수 있었습니다. 저의 디자인 원고가 왜 드림 작업실의 의상과 겹치는 지는--”윤혜인의 말이 끝나지 않았는데 갑자기 모자와 선글라스를 쓴 여자가 앞줄로 튀어나와서 큰 소리로 말했다.“당신 왜 아직도 인정하지 않는 건가요! 당신 표절한 거 맞잖아요. 저에게 표절했다는 증거가 있어요!”구지윤이 무대 위로 올라오려고 했는데 윤혜인은 그녀를 막았다.윤혜인은 밑에 있는 여자를 매서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물었다.“무슨 증거가 있습니까?”그 여자는 득의양양하며 말했다.“저는 드림 작업실의 직원인데 당신 작업실의 직원이 사적으로 저희를 찾아와서 아무리 비싼 돈을 주더라도 그 옷을 사 가겠다고 했는데 증거를 인멸하려고 그런 짓을 한 거 맞잖아요!”이렇게 말하면서 그 여자는 구지윤이 드림 작업실의 직원과 그 옷을 사겠다고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꺼냈다. 심지어 그들의 계좌 이체 명세를 큰 종이에 프린트한 것도 꺼내 보였다.현장에 있는 기자들이 촬영하는데 편리하도록 말이다.순식간에 기자들은 난리가 났고 너도나도 질문을 제기했다.“곽혜인 씨, 이 일이 사실입니까?”“곽혜인 씨, 왜 5배 되는 가격으로 낡은 디자인을 사드린 겁니까? 증거를 인멸하려던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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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4화

윤혜인이 이 말을 할 때 원지민은 바로 직전에 현장에 들어왔다.이 이름을 듣자, 원지민은 낯 색이 확 변했다!‘이 보잘것없는 여자가 윤아름의 딸이라고?’예전에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던 때부터, 윤아름은 상류 사회의 사람들 사이에서 명성이 자자했다.상류 사회에서 윤아름이라는 이름은 전설과 같았다.윤아름은 아주 복잡한 옛 그림을 짧디짧은 반달 만에 자신의 작품에 수놓은 적이 있었다!그런데 다가 관건은 윤아름의 정교한 솜씨는 아무도 뛰어넘을 수 없었다.어린 나이에 윤아름은 이미 천재 디자이너라는 칭호를 얻었고 심지어 다른 나라의 여왕도 러브콜을 보내서 윤아름더러 자신의 스페셜 드레스를 주문 제작해 달라고 요청했었다.윤아름은 한때 성행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윤아름은 은퇴 선언을 발표한 뒤 쥐도 새도 모르게 대중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이에 국내외에서 놀라움과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근 20년 가까이 아무도 윤아름을 본 적이 없었고 심지어 그녀가 절에 숙녀로 들어갔다는 소문, 그녀가 이미 세상을 떠났다는 소문도 있었다...그러나 이런 소문들은 다 인증되지 않았다!원지민이 윤아름에 대해 이렇게 잘 알고 있는 것은 윤아름이 자신의 작은 삼촌인 원진우와 남모르는 인연이 있었기 때문이었다.현장에 있는 기자들은 더 야단법석이었다.기자들 중에 윤아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지금 갑자기 윤아름의 딸이라고 자칭하는 사람이 나타나자,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라워했다!그들은 오늘 자기들이 헛되이 오지 않았으며 빅뉴스 하나를 건졌다고 생각했다.‘유명 디자이너의 딸, 얼마나 좋은 화젯거리가 되겠어!’기자들이 너도나도 질문 방향을 전환하는 걸 들은 원지민의 눈빛은 순간 차가워졌고 입술 색도 조금 창백해졌다.‘이 여자, 왜 하필 윤아름의 딸이야!’윤씨 가문은 남청에 뿌리박고 살았으며 원씨 가문 못지않게 대단한 가문이었지만 내부에서 싸움이 잦았다.윤아름은 윤씨 가문의 큰댁이었지만 안타깝게도 큰댁은 번창하지 못했고 윤아름의 부모님도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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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5화

임세희는 이제 쓸모가 없어졌으니, 원지민은 다른 사람을 찾아봐야 했다.원지민은 방민아를 눈여겨보며 그녀를 괜찮은 후보로 여겼다.“방씨 가문과 육씨 가문이 이렇게 긴밀하게 협력하니, 민아 씨와 경한 씨의 일은 이미 결정된 일이나 마찬가지죠...”방민아는 이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았다.그녀는 원지민의 팔짱을 끼며 수줍게 웃었다.“그럼, 지민 씨가 이씨 가문 사모님이 되는 것도 시간문제죠.”원지민은 태연하게 방민아의 말장난을 흔쾌히 받아들였다.발표회를 열지 않는다면 원지민은 이준혁의 약혼녀라는 타이틀을 하루라도 더 유지할 수 있었다.게다가, 원지민이 갖고 있는 카드는 이것뿐이 아니었다.‘준혁 씨가 나와 관계를 정리하려 한다니, 꿈도 꾸지 마!’방민아는 계속 미래를 꿈꾸며 원지민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는 기뻐하며 말했다.“너무 좋아요. 이제 결혼하면 저희 남편들이 서로 친구일 뿐만 아니라 우리도 절친잖아요. 같이 신혼여행을 가도 되겠네요.”원지민이 줄곧 답이 없자 방민아는 고개를 들어보았다. 원지민의 눈가에 눈물이 맺혀 있는 걸 보고 방민아는 놀라서 물었다.“지민 씨, 왜 울어요?”원지민은 다른 사람이 눈치챌까 봐 겁난 듯 다급하게 눈물을 닦아내면서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우리 나가요...”원지민은 말을 마치고 밖으로 걸어 나갔다.방민아는 원지민의 팔을 잡고 걱정스럽게 물었다.“도대체 무슨 일이에요? 지민 씨가 저에게 알려주지 않는 건 저를 친구로 생각하지 않았다는 거예요!”“민아 씨, 제가 민아 씨를 친구로 생각하지 않는 게 아니라, 그냥...”원지민은 말을 잇지 못하고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민아 씨, 그만 물어봐요...”“안 돼요!”방민아는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누가 지민 씨를 괴롭혔어요? 말해봐요. 제가 대신 혼내 줄게요!”원지민은 입술이 창백하게 변하며, 몹시 불쌍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제가 방금 만난 그 여자는 사실 준혁 씨의 전 와이프예요.”“이준혁 씨의 전 와이프라고요?”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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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6화

방민아는 의문스러웠다.“저랑 관련이 있어요? 무슨 일인데요?”원지민은 유유히 말했다.“곽윤혜 씨는 경한 씨의 첫사랑과 절친이에요.”방민아는 눈이 동그래져서 물었다,“진아연 씨... 말하는 거죠?”육경한이 대외로 밝혔던 여자는 진아연뿐이었다. 그래서 방민아는 무의식적으로 진아연이 곧 육경한의 첫사랑이라고 생각했다.원지민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진아연 씨는 아니에요. 사실 경한 씨의 첫사랑은 예전 소씨 집안의 따님인데, 경한 씨와 그의 첫사랑 두 사람은 동창이기도 하고 소꿉친구이기도 해요...”“소씨 집안?”방민아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몰락하면서 대표가 건물에서 뛰어내렸다는 그 소씨 집안 말인가요?”“맞아요. 그 소씨 집안 아가씨도 지금 서울로 돌아왔어요. 그리고 경한 씨와 아직 연락하는 것 같아요...”원지민은 마음이 놓이지 않은 듯 방민아에게 당부했다.“민아 씨도 조심하세요. 절친인 이 두 여자는 보통이 아니에요. 부리는 수가 정말 대단해요...”방민아는 그제야 육경한이 왜 얼굴 한번 보기 힘들 정도로 바쁜지 알았다.순간, 방민아는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구르며 매섭게 얘기했다.“이 천한 년들, 너무 재수 없네요. 제가 사람을 찾아서 한바탕 혼내 줘야겠어요!”원지민은 방민아의 분노를 눈여겨보면서 아랫입술을 살짝 올리더니 바로 방민아를 위로하는 척했다.“민아 씨, 흥분하지 말아요. 제가 민아 씨에게 얘기했다는 걸 경한 씨가 알면, 저도 준혁 씨 앞에서 곤란해져요...”방민아는 시원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말아요. 전 어리석지 않아요. 지민 씨가 알려줬다는 걸 말하지 않을 거예요.”방민아는 기자회견 현장 쪽을 바라보며 분분하게 말했다.“남의 남자를 꼬시는 천한 년을 절대로 가만두어서는 안 돼요...”한편, 기자회견 현장에서, 그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쓴 여자는 여전히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있었다.기자들이 질문하는 동안, 아무도 표절에 대해 묻지 않자 그녀는 선 자리에서 불만스럽게 몇 마디 외쳤다.그러나 아무도 그 여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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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7화

순간 현장은 적막에 잠겼다.행패를 부리는 건 보고 싶지 않았지만 그녀가 한 말에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싶었다.윤아름이 은퇴한 이상 윤혜인의 말 몇마디로 그녀가 윤아름의 딸이라는 걸 단정할 수 없었으니 말이다.역시나 기자들이 한마디씩 거들었다.“그러게요. 일방적인 주장만 듣는 건 좀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그럼 윤 선생님이 만드신 윤씨 자수법을 시켜보는 건 어떨까요? 그 자수법은 따님만 전수받았다고 들었어요.”“그러게요.”한편, 여자가 온전히 깽판을 치기 위해 온 것이라는 걸 눈치챈 윤혜인은 매니저 도지훈의 귓가에 뭔가를 속삭인 뒤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럼 한 번 보여드리죠.”곧이어 스태프들이 도구를 챙겨오고 그 위에 천을 펼쳐놓은 다음 옆에 실과 바늘을 내려놓았다.그러자 모두가 흥분하기 시작했다.윤씨 자수법이 유명한 이유는 바늘과 실을 끊지 않고 단 번에 수를 놓는 것 때문이었다.베이스로 쓰는 실을 정한 뒤 다른 컬러의 실을 사용할 때는 특별한 묘한 기법을 사용해 실을 끊지 않고 수를 사용하는 기묘한 수법인 윤씨 자수법은 한때 윤아름이 자수를 하는 모습을 다큐멘터리로 찍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도 그 비법을 알아내지 못했었다.태연하게 의자에 앉은 윤혜인이 드디어 바늘을 들었다. 가는 손가락이 자유롭게 움직이며 자수의 밑그림이 순식간에 만들어졌다.정교한 스킬에 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른 스피드가 더해져 보는 이들의 눈을 어지럽게 만들었다.자수는 재미없는 취미라는 선입견과 달리 모두가 숨을 죽이고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았지만 그 누구도 자수에 담긴 비법을 보아내지 못했다.그리고 30분도 되지 않아 아름다운 새끼 봉황이 천 위에 담겼다. 전체적인 모습부터 표정까지 말 그대로 예술 작품이었다.특히 그 빛이 담긴 그 눈은 어느 쪽에서 보든 확실한 걸작이었다.20년만에 다시 보는 윤씨 자수법 작품에 다들 말을 잃은 채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그리고 윤혜인의 하얗고 가는 손을 바라보는 순간, 다들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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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8화

순간 당황한 여자가 바로 도망치려 했지만 다른 형사가 그녀의 앞을 마아섰다.“뭐야. 난 아무 짓도 안 했다고! 난 억울해.”난리통에 여자의 선글라스와 마스크가 벗겨지자 도지훈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정말 북성 엔터에서 혜인이 누나 험담을 하다 해고된 그 여자잖아?”“누나, 저 여자인 걸 어떻게 아셨어요?”도지훈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방금 전 윤혜인이 그의 귓가에 한 말이 바로 경찰에 신고하라는 말이었다.성준이 확보한 CCTV 영상에 의하면 바로 저 여자가 축제 드레스를 보관하는 탈의실에 몰라 들어가 다른 스튜디오에 판매했고 그 과정에 드림 작업실에 들켜 표절 논란까지 일어났었다.‘아마 해고된 걸로 앙심을 품고 여기까지 와서 난리를 피운 거겠지. 엄마의 작품을 고가에 매입했다는 걸 어떻게 알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누군가의 사주를 받은 걸 거야. 뭐, 경찰 조사에서 밝혀지겠지.’“입가에 점이 있거든.”평소 관찰력이 뛰어난 윤혜인은 한 번 스쳐지난 사람이라도 그 특징을 정확하게 잡아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천재적인 스킬에 그녀를 바라보는 도지훈의 눈동자가 존경심으로 반짝였다.‘정말 볼 때마다 놀랍다니까.’보디가드들의 경호를 받아 무대에서 내려온 윤혜인은 배남준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현장을 나섰다. 무례한 질문과 촬영을 막기 위해 내내 윤혜인의 앞을 지키는 모습에 다들 그가 윤혜인의 남자친구가 아닐까 추측하기도 했다.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을 피해 윤혜인은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호텔 밖, 검은색 벤이 길가에 멈춰 있다.그리고 그 차에는 그림과 같은 옆모습을 자랑하는 남자가 앉아있다. 태블릿으로 라이브 방송을 지켜보던 이준혁은 실시간 댓글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선남선녀가 따로 없네. 진짜 너무 잘 어울려요!”“너무 젠틀하잖아. 저 손 좀 봐.”“딸이 진짜 미인이네. 윤 선생님도 미인이시긴 했지. 역시 유전자의 힘이란!”사람들 앞에서 반짝이는 윤혜인의 모습은 5년 전과 같은 사람이라 보기 힘들 정도였다.‘윤혜인의 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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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9화

‘그러니까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야.’한편, 윤혜인과 배남준은 지하 주차장에 도착했다.차에 타려던 순간, 어디선가 훅 나타난 누군가가 윤혜인의 손을 잡으려 하자 배남준이 바로 남자의 팔을 가로막았다.“왜 막고 난리야. 나 쟤 삼촌이라고!”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든 윤혜인은 역시나 남자의 정체가 주산응인 걸 확인하곤 표정이 순간 어두워졌다.“혜인아, 오랜만이네.”주산응이 히죽거리며 말했다.외할머니 장례식에도 얼굴 한 번 보이지 않았단 그의 만행에 윤혜인은 차갑게 대꾸했다.“안 죽고 살아있었네.”“퉷.”한참을 침을 뱉던 주산응이 불쾌하다는 얼굴로 말했다.“어디서 저주야. 난 오래오래 살 거다.”이 꼴이 나고서도 반성 하나 하지 않는 모습에 윤혜인은 미간을 찌푸렸다.“네, 그러세요. 가요.”윤혜인이 돌아서려던 순간, 주산응이 그녀의 손목을 낚아챘다.“야, 이 건방진 계집애가. 거기 안 서?”배남준이 그를 제압하려던 찰나, 윤혜인이 먼저 깔끔한 킥으로 주산응의 무릎을 가격했다.“으악!!”바닥에 주저앉은 주산응이 비명과 함께 욕설을 내뱉었다.“감히 날 차? 나 네 삼촌이야! 이런 예의없는 계집애. 이제 좀 잘 나간다고 가족은 나 몰라라 한다 이거야?”“당신이 무슨 삼촌이야. 외할머니 장례식에 얼굴 한 번 안 비춘 주제에. 그 동안 성묘 한 번 가본 적 있어?”비록 진짜 외할머니는 아니었지만 우연히 주운 그녀를 진짜 손녀처럼 아껴주었던 사람이기에 지금까지도 감사한 마음은 그대로였다.그랬기에 친아들인 주산응이 이렇게까지 매정할 수 있나 싶었다.“큼, 삼촌이 워낙 바빠서 말이지. 너 그 동안 우리 집에서 먹고 자고 했는데 이 삼촌 용돈 정도는 챙겨줄 수 있는 거 아니야?”“하.”윤혜인이 코웃음을 쳤다.“저번에 준 돈은 벌써 다 쓴 거야?”“그게 벌써 언제쩍 일인데.”주산응은 괜히 눈물을 훔치는 척하며 말했다.“삼촌이 또 사기를 당했지 뭐냐...”‘웃기시네. 또 도박에 전부 박았겠지.’“빚 갚아준 걸로 난 은혜는 갚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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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0화

“비밀?”발걸음을 멈춘 윤혜인이 돌아섰다.절뚝거리며 일어난 주산응이 입맛을 다셨다.“돈 내놔. 그럼 알려줄게.”“그럼 됐어. 비밀이고 뭐고 상관없어.”윤혜인이 또다시 돌아서려 하자 주산응은 또 목소리를 높였다.“네가 어떻게 우리 집으로 오게 되었는지에 대한 일이야. 정말 알고 싶지 않아?”“뭐?”‘아빠 말로는 6살 때 날 잃어버렸다고 했어. 엄마는 슬픔에 매일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하며 눈물로 밤을 지새웠고... 그러다 어느 날 쪽지 한 장 남겨놓고 실종되었다고 했었지... 그냥 단순히 길을 잃은 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 거야?’윤혜인의 검은 눈동자가 주산응을 응시했다.“주산응, 지금 나한테 사기치려는 거지?”어린 주제에 이름을 대놓고 부르는 윤혜인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일단 돈을 받으려면 장단을 맞춰주는 수밖에 없었다.“거짓말 아니야. 맹세해.”“그럼 말해 봐든가.”“이게 어디서 맨입으로 들으려고. 일단 돈부터 내놔. 안 그럼 한 마디도 안 할 거야.”“얼마나 필요한데?”이에 주산응이 손가락 하나를 내밀었다.“10억이면 돼.”“하, 그냥 그 비밀 평생 품고 있어.”솔직히 궁금한 건 사실이었지만 주산응의 인성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윤혜인은 그 돈을 주고 싶지 않았다.지금 10억을 준다면 앞으로 50억, 100억 평생 그녀의 등골만 빨아먹을 게 분명했다.“참나... 10억도 없어?”그리고 그녀의 옆에 서 있는 배남준을 훑어보았다.“남자가 또 바뀌었네. 하여간 재주도 좋아...”윤혜인이 매서운 눈동자로 그녀를 노려보았다.“닥쳐.”‘호오, 켕기는 게 있긴 하나 보지? 새 남자친구 앞에서 내숭이라도 떨고 싶은 거야?’“내 입 막고 싶으면 돈으로 막아. 안 그럼 저 남자 앞에서 네가 어떤 짓까지 했는지 다 밝힐 테니까.”‘그 동안 반반한 얼굴 하나 믿고 까불었지? 돈 많은 사장님들이 널 진짜 사랑해서 만나는 줄 알아? 그냥 대충 가지고 노는 것뿐이야.’“할 말 없으면 그냥 가.”“왜 지금 남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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