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의 모든 챕터: 챕터 681 - 챕터 690

1138 챕터

제681화

원지민은 병실에서 나오자마자 병문안하러 온 문현미와 마주쳤다.원래 이준혁이 다친 사실은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그러다 원지민이 병원에서 주훈을 마주쳤고 주훈도 더는 둘러대기가 힘들어 양아치한테 당한 거라고 했다.원지민은 이 사실을 문현미에게 알려주었고 문현미는 이를 듣자마자 바로 달려왔다. 문현미의 손에도 도시락이 들려 있었다. 원지민을 본 문현미가 잽싸게 물었다.“지민아, 우리 준혁이 어때?”원지민은 아무렇지 않은 듯 문현미의 팔에 살포시 손을 얹으며 다독였다.“아주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준혁이 괜찮아요.”문현미가 손에 든 도시락을 흔들어 보이며 말했다.“나도 준혁이 보러 왔어.”문현미는 원지민의 의견을 물어보고 있었다.5년 전 이준혁이 하마터면 강에 빠져서 죽을 뻔한 뒤로 문현미는 이준혁에 대한 걱정이 전보다 더 심해졌다.이준혁과 같이 있는 시간 외에는 부처님께 불경을 드리면서 아들의 건장과 안전을 빌었다. 그러면서 성격도 점점 예민해지고 작은 일에도 깜짝깜짝 놀라기 시작했다.몇 년간 문현미가 이렇게 불안해할 때마다 원지민이 옆에서 그녀를 위로해 주곤 했다.같이 경전을 옮겨적기도 하고 여러 스님을 만나러 가보기도 했다.문현미가 제일 믿는 사람이 원지민이었고 원지민의 말을 한 번도 의심해 본 적이 없었다.게다가 윤혜인이 죽고 문현미가 이준혁에게 내려놓으라고 타이르며 듣기 싫은 말을 하는 바람에 모자지간이 많이 멀어지고 말았다. 그럴수록 문현미는 원지민을 통해 아들을 관심하는 수밖에 없었다.원지민이 웃으며 도시락을 받더니 이렇게 말했다.“준혁이 이미 제가 가져온 도시락 먹었어요. 그래서 이 도시락은 못 먹을 것 같아요. 근데 저는 아직 아무것도 못 먹어서 배고파요. 이 도시락은 저 주세요.”문현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속으로 난감한 상황을 잘 풀어준 원지민에게 감격했다. 아니면 가져갔다가 이준혁이 먹지 않으면 상처받을 것 같았다.원지민이 덧붙였다.“아주머니, 내일은 도시락 가져다 저에게 주시면 돼요. 제가 준혁이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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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2화

“미쳤어요?”아직 상처가 낫기 전이라 이렇게 막 움직이면 안 되는데 말이다.다행히 침대랑 가까워 얼마 지나지 않아 윤혜인을 침대에 내려줄 수 있었다.윤혜인은 가슴을 움켜쥔 채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준혁 씨, 도대체 뭐 하자는 거예요?”이준혁은 아무 말 없이 바로 윤혜인의 신발을 벗겼다.쪼그리는 자세는 아직 무리라 침대에 앉은 채 윤혜인의 두 다리를 번쩍 들어 자기 다리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자 윤혜인은 그대로 침대에 나동그라졌다. 윤혜인은 이준혁에게 잘못 걸려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화들짝 놀란 윤혜인이 이준혁에게 발길질을 날리려 했다.“이렇게 나오면 사람 부르는 수밖에 없...”“움직이지 마.”이준혁의 윤혜인의 발목을 꽉 움켜쥐었다.“어...”윤혜인은 말이 끝나기도 전에 퉁퉁 부어올라 따갑기까지 하던 발이 시원해지는 걸 느꼈다. 이에 억양이 살짝 올라갔다.이준혁은 어디서 얼음을 가져왔는지 윤혜인의 발에 올려놓고 살살 마사지했다.윤혜인의 발은 관리를 잘해서 그런지 하얗고 보들보들한 게 달빛 아래 은은히 빛나는 백옥 같았다.발가락 부분이 탕에 데어 빨갛게 부어올라 있었다.이준혁은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머리를 숙이고 열심히 얼음찜질해 주었다. 이준혁에게 발을 잡힌 윤혜인은 자기도 모르게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윤혜인은 어색함을 달래기 위해 화젯거리를 찾았다.“어떻게 알았어요?”“내가 그렇게 무심한 줄 알았어?”이준혁은 사실 아까부터 발견했다. 그래서 원지민에게 들어오라는 말을 하지 않은 것이다.마침 병실에 연고와 얼음도 준비되어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마사지하던 이준혁은 연고를 발라주기 전 화풀이로 윤혜인의 발을 꾹 누르기까지 했다.“이렇게 심하게 뎄는데 아프다는 말도 안 하고. 아직 덜 아파봤어.”사실 윤혜인은 아까 양말을 신은 상태로 데었다. 하지만 발등의 살이 너무 연해 상처가 심각해 보일 뿐이었다. 이준혁이 얼음찜질을 해주고 나니 훨씬 편해졌다.하지만 이준혁이 누른 곳은 마침 제일 민감한 곳이었다. 윤혜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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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3화

“...”윤혜인은 넋을 잃었다. 입을 반쯤 벌린 채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변태라는 말을 듣고 이렇게 자랑스러워할 사람은 이준혁밖에 없을 것이다.이준혁의 표정은 마치 ‘나는 변태여서 자랑스럽습니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윤혜인이 다른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얼굴의 열기를 식혔다.“별로요. 점 떨어져서 앉아요!”“진짜 별로야?”이준혁의 입꼬리에 미소가 걸렸다.“전에는 엄청나게 좋아했는데...”윤혜인은 이러다 정말 발끝까지 빨개질 것 같았다.이 남자, 정말 이상한 남자다.“떨어지라니까요.”윤혜인이 그런 이준혁을 째려보며 말했다.“약혼녀까지 있는 사람이 이렇게 경솔해서야.”이준혁이 팔에 힘을 주어 그녀를 잡아당겼다.“무슨 헛소리야. 몇 번을 말해. 약혼녀 없다고. 넌 내 처음이자 마지막 여자야.”이준혁이 하늘을 향해 맹세했다.“하늘에 맹세해.”이준혁의 눈빛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거짓말을 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았다.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거짓말하는 원지민이야말로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었다.윤혜인이 입술을 앙다문 채 대꾸하지 않았다.하지만 이준혁에게 약혼녀가 없다 해도 그녀와는 아무 관계가 없는 것 같았다.이준혁은 생각에 잠긴 윤혜인의 모습에 예리한 눈빛으로 말했다.“내 첫날밤은 네가 가져갔잖아. 먹튀할 생각하지 마.”순간 윤혜인의 얼굴은 잘 익은 사과처럼 빨개졌다.“너무 파렴치한 거 아니에요?”이준혁은 딱히 반박하지 않았고 그저 덤덤하게 웃었다.그는 와이프를 쫓아다니는데 체면은 필요없다고 생각했다. 체면을 차린다고 와이프를 한 번 더 안을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윤혜인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그럼 설마 준혁 씨 만날 때 나는 처음이 아니었던 건가?”윤혜인은 자신이 매우 보수적인 편이라고 생각했다. 이준혁과 결혼했을 때 나이도 어린 편이라 다른 남자가 있을 리가 없다고 말이다.“처음 맞아.”이준혁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뭐 똑같네요. 먹튀는 무슨 먹튀.”이준혁이 머릿속에 첫날밤을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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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4화

윤혜인은 이준혁의 진지한 태도에 놀랐다.다른 사람이 전화를 받았다고 해서 온전히 이준혁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이준혁이 덧붙였다.“근데 내가 뒤에 해명했잖아. 그때는 왜 아무 말도 안 했어?”만약 원지민의 마음을 하루라도 빨리 알았다면 진작에 원지민을 치워버렸을 텐데 말이다.굳이 탓하려면 이준혁이 만나본 여자가 적어 원지민의 위선을 꿰뚫어 보지 못한 것을 탓해야 했다.그도 그럴 것이 원지민의 연기는 10년 동안 흠잡을 데 없었고 선을 넘은 적도 없었다.그리고 이준혁이 선을 넘는 여자를 싫어한다는 걸 알고 일부러 그와 거리를 유지하며 룰을 잘 지켰다.윤혜인이 해명했다.“오빠가 나한테 둘이 나란히 찍힌 사진과 기사를 많이 보여줬거든요.”이준혁은 웃을 수도 그렇다고 울 수도 없었다. 하필 밉보여도 처남에게 밉보였으니 말이다. 그것도 지나간 기사를 전부 모아 윤혜인에게 보여줄 만큼 말이다.“그건 다 네가 떠나고 나서 내가 회사 일은 뒷전일 때 엄마랑 다른 사람들이 한 짓이야. 내가 회사로 나온 후로 다 취소했는데?”이준혁이 윤혜인의 입술을 꼬집더니 말했다.“기다려. 3일 후면 법무팀에 공지 올리라고 할 거야. 원씨 가문과 이씨 가문은 파트너일 뿐 다른 오해할 만한 관계는 없다고.”윤혜인은 이준혁이 진지하게 설명하자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다.하지만 이내 이러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곽경천이 했던 말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쉽게 빠져들어서도, 쉽게 흔들려서도 안 된다고 말이다.윤혜인은 얼굴을 굳히더니 딱딱한 말투로 말했다.“내가 왜 기다려요? 이건 원지민 씨와 준혁 씨가 해결해야 할 일이지 나랑은 아무 상관이 없는데.”이준혁은 윤혜인이 자기와 거리를 두는 게 내키지 않아 얼른 그녀를 품속에 꼭 끌어안았다.“왜 상관이 없어?”그렇게 윤혜인과 몸을 바짝 붙인 이준혁이 덧붙였다.“너는 내 와이프잖아. 우린 세상에서 제일 가까운 사이라고.”이준혁의 중저음은 매우 듣기 좋았다. 뭔가 사람을 점점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윤혜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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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5화

들어온 사람은 주훈이었다.들어오자마자 이준혁이 세컨드로 있어도 좋다는 말을 듣고는 참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 채 몰래 웃었다.아까 탕을 끓일 때부터 주훈은 간호사로 위장한 사람이 윤혜인이라는 걸 발견했기에 그렇게 놀라지 않았다.순간 이준혁은 체면이 바닥에 떨어졌다. 그동안 유지해 왔던 이미지가 산산조각 나버렸다.이준혁이 언짢은 표정으로 물었다.“왜?”주훈이 얼른 대답했다.“탕. 제가 탕을 들고 왔습니다.”조금 전 윤혜인이 탕을 가지고 오다가 흘린 걸 보고 남은 탕을 보온병에 담아 들고 들어온 것이었다. 이준혁이 탕을 마시겠다고 졸랐는데 아직 많이 남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들어오자마자 이렇게 재미있는 대화를 듣게 될 줄은 몰랐다.주훈은 묵묵히 탕을 담아 이준혁 앞으로 가져가더니 잘 놓아두었다.고개를 돌리자 양말을 신지 않은 윤혜인의 발이 보였다. 이렇게 예쁜 여자의 발은 처음이었다. 발가락은 마치 조개 안의 진주처럼 뽀얗고 동그란 게 참으로 귀여웠다. 주훈은 넋을 잃고 몇 번 더 힐끔거렸다.에헴.불쾌함이 섞인 기침 소리에 주훈이 정신을 차렸다.이준혁이 차가운 눈빛으로 마치 주훈의 눈알을 빼버리겠다는 듯이 노려봤다.주훈이 깜짝 놀라 몸을 움츠리더니 얼른 고개를 숙이고 밖으로 나가려 했다.하지만 이준혁이 사발을 들었다 다시 놓더니 주훈에게 말했다.“남은 거 너 다 마셔.”“...”주훈은 이준혁이 참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아까 옆에서 윤혜인이 탕을 만드는 걸 지켜볼 때부터 주훈은 마셔보고 싶었다.전에 윤혜인의 솜씨를 맛본 적이 있는데 요리 실력이 일품이었다.윤혜인이 뭔가 말하려다 말았다. 주훈이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보온병을 들고 물러갔다.윤혜인은 마음속으로 주훈이 그 탕을 마시지 말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이준혁이 뽀얗게 우러난 탕을 보며 물었다.“네가 직접 만든 거야?”“네.”윤혜인은 켕기는 게 있는 듯한 눈빛으로 중얼거렸다.“고생해서 만든 거예요. 손가락도 하마터면 델 뻔했다고요.”이준혁이 웃음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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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6화

이준혁은 꿈에도 그리던 입술에 마음껏 키스했다. 익숙하면서도 향긋한 냄새가 이준혁의 코끝을 가득 메웠다.“읍...”정신을 차린 윤혜인이 소리를 내며 반항했지만 그 소리는 마치 신음처럼 사람의 마음을 더 간질거리게 했다.이준혁의 손은 마치 수갑처럼 그녀를 꽁꽁 묶고 있어 윤혜인은 도망은커녕 꼼짝달싹할 수가 없었다.처음엔 이준혁도 그저 꼼수를 쓴 윤혜인을 응징하기 위해서 키스한 것이었다. 이준혁은 코가 영민한 편이었고 후추에 유난히 민감했다. 어지간히 넣은 게 아니라 한 통은 넣은 것 같았다.하지만 그녀에게 키스한 순간 파도처럼 밀려드는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이준혁은 그냥 이렇게 끝도 없이 그녀와 키스하고 싶었다.드르륵.문이 다시 열렸다. 탕을 마시고 목이 나가버린 주훈이 이준혁에게 탕을 마시지 말라고 귀띔하려고 들어온 것이었다. 주훈은 윤혜인이 아마 부주의로 후추를 너무 많이 뿌린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크게 한 모금 들이킨 주훈은 이게 후추를 많이 넣은 상태가 아니라 아예 한 통을 다 들이부은 게 아닌지 의심할 정도였다.그런데 들어오자마자 두 사람이 열정적으로 키스하는 장면을 목격할 줄은 몰랐다.주훈의 입이 떡 벌어졌다. 입을 뻐끔거리던 주훈은 마치 말하는 능력을 잃은 사람처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이준혁의 눈빛이 차가워지더니 침대맡에 놓아둔 외투를 집어들어 바깥으로 드러난 윤혜인의 어깨를 꽁꽁 감싸주었다.“거기 서서 뭐 해?”이준혁이 미간을 찌푸리고는 오늘따라 어리바리한 주훈을 노려봤다.주훈은 마치 그 자리에 얼어붙은 것처럼 나가고 싶었지만 나갈 수가 없었다.“대표님, 목이...”주훈이 소리 내 귀띔했다.그제야 윤혜인은 이준혁의 목이 이상하리만치 빨개져 있다는 걸 발견했다. 급성 알레르기로 인한 증상 같았다.윤혜인이 화들짝 놀라더니 다급하게 물었다.“혹시 후추 알레르기 있어요?”이준혁도 그제야 불편함을 느꼈다. 목이 점점 간지러웠다.주훈이 잽싸게 대답했다.“대표님은 후추 알레르기 외에 산초류 알레르기도 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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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7화

윤혜인은 이준혁이 마음을 그렇게 곱게 먹었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준혁이 보상을 요구했다.윤혜인이 입을 삐쭉거리더니 어색하게 허리를 꿈틀거리며 물었다.“뭘 원하는데요?”이준혁이 웃으며 말했다.“내가 원하는 거 다 만족해 줄 거야?”“그런 일이라면...”수줍음이 많은 윤혜인은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하여 콕 집어 말하지 못하고 흐릿하게 말했다.“절대 안 되죠.”이준혁이 고개를 돌려 그녀와 시선을 맞추더니 웃음을 터트렸다.“그런 일이 어떤 일인데?”“...”윤혜인은 귀까지 빨개졌다.“너무하네요. 정말.”이준혁은 뻔히 알면서도 일부러 계속 묻고 있었다.그는 장난을 멈추고 윤혜인의 귓불을 만지작거렸다.“나 잘 챙겨줘야지.”이준혁은 일초라도 더 윤혜인과 함께 있고 싶었다.“그게 다예요?”윤혜인은 믿을 수가 없었다.이준혁이 이 기회를 빌려 과분한 요구를 제시하지 않은 게 신기했다. 그의 일관적인 스타일과는 조금 다른 행보였다.“왜? 별로야?”이준혁은 최대한 윤혜인을 핍박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오히려 윤혜인이 이를 불편해했다. 이준혁이 입을 앙다문 채 웃었다.“뭐 네가 몸으로 때우는 걸 좋아한다면 나도 기꺼이 받아들일게.”이준혁은 일부러 몸으로 때운다는 말에 힘을 주었다. 윤혜인은 얼굴이 하얘졌다가 빨개지기를 반복했다.“꿈도 꾸지 마요.”윤혜인이 손사래를 치며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이준혁이 그녀의 팔목을 잡고는 얇은 허리를 꽉 끌어안았다.“이렇게 가면 안 되지.”이준혁은 습관적으로 명령조로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사실 이준혁은 그냥 윤혜인의 발이 걱정될 뿐이었다.겉보기엔 큰 문제 없어 보였지만 계속 신발을 신고 있으면 안 좋았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여기서 하룻밤 자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싫어요.”윤혜인이 이를 거부했다. 아까 두 사람이 엉겨 붙어 나눈 키스가 떠올라 다시 얼굴이 빨개졌다.이준혁이 입꼬리를 당기며 말했다.“내가 이런 몰골로 설마 무슨 짓 하겠어? 응?”이준혁이 다친 것도 윤혜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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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8화

윤혜인의 얼굴이 터질 것처럼 빨개졌다. 무력함과 수치심에 휩싸여 어떡해야 할지 몰랐다.윤혜인은 참지 못하고 내뱉은 신음에 마음이 복잡했지만 그래도 얼굴을 붉히며 반박했다.“아니요...”수줍어하는 윤혜인의 모습에 이준혁이 가볍게 웃었다.“안 미덩.”이준혁은 윤혜인의 귀를 깨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어때? 만족해?”애정 행각을 수도 없이 해온 터라 이준혁은 윤혜인이 느낄 때 어떤 모습인지 알고 있었다. 아까도 곧 절정에 다다를 만큼 느끼고 있었다.윤혜인은 이제 목까지 빨개졌지만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다.“헛소리하지 마요.”“헛소리인지 아닌지는 다시 깨물어보면 알겠네.”“싫어요!”윤혜인이 목을 최대한 움츠리며 얼굴을 감추려 했다.하지만 침대는 전부 이준혁의 영역이었기에 도망갈 곳이 없었다.이준혁은 모든 면이 정상인 건강한 남자였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5년 동안 금욕했다.전에는 이준혁도 마음이 호수처럼 고요했기에 다른 쪽으로 새 나가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매번 윤혜인의 행방이 묘연해질 때마다 이준혁은 너무 마음이 아팠다.그때 이준혁에게 남은 건 칠흑 같은 어둠과 인고의 시간이었다.하지만 지금은 달랐다.윤혜인은 이토록 생기 넘치게 이준혁의 앞에 서 있다.욕망의 문은 한번 열리면 잘 닫히지 않았다.특히 두 사람이 뜨겁게 사랑을 나누던 그때를 회상하면 뼈까지 사르르 녹아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빠져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욕구가 밀려올 때마다 이준혁은 정말 너무 힘들었다.지금 이 순간, 키스 한 번에 5년간 참아왔던 그의 욕구가 터져버린 것이다.윤혜인을 온전히 소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이렇게 강렬했던 적은 업었다.이준혁이 바짝 다가와 낮은 소리로 유혹했다.“혜인아, 우리... 하면 안 될까... 하면 되게 편안해질 것 같아...”노골적인 멘트에 윤혜인은 순간 얼굴이 빨개졌다.윤혜인이 이준혁을 밀어내며 긴장한 말투로 말했다.“준혁 씨, 나는, 음, 안 돼요...”“혜인아, 나 5년이나 참았는데... 정말 안 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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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9화

특히 눈살을 찌푸리고 그녀를 바라볼 때마다 그 장면이 너무 예뻐 미칠 것 같았다.남자의 숨소리가 이렇게 섹시할 수 있다는 걸 윤혜인은 오늘 알았다.들숨 날숨을 쉴 때마다 아주 규칙적인 게 색기가 가득 묻어났다.윤혜인은 재미난 공연을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발끝까지 빨개졌다.더더욱 어려웠던 건 이준혁을 부축해 욕실로 가서 씻어줘야 한다는 뜻이다.이렇게 생각한 윤혜인은 화가 치밀어올랐다.“어떻게 보면 지금 내가 준혁 씨 도와준 거잖아요... 그러니 지난번 그 녹음은 제발 지워요.”이준혁이 섹시하게 휘파람을 불었다.“시간 선택이 참 탁월하다니까?”이준혁의 기분이 좋아졌으니 목숨을 내줘도 아깝지 않을 타이밍이었다.녹음을 지우고 나서야 윤혜인은 시름을 놓을 수 있었다. 침대에 기댄 자세도 전보다 많이 편안해진 것 같았다.윤혜인은 머리를 쓸어 넘겼다. 그러자 뽀얗고 부드러운 여자의 목이 드러났다. 이준혁은 침을 꿀꺽 삼키더니 윤혜인에게 바짝 다가가 누웠다. 이준혁이 가까워지는 걸 느낀 윤혜인이 순간 멈칫했다.“또 뭐 하려고 그래요...”윤혜인이 안으로 조금 비키더니 기세등등하게 경고했다.“자꾸 이러면 나 진짜 가요.”윤혜인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이준혁이 키스했다. 가벼우면서도 부드러운 키스였다.윤혜인이 마침 이를 피하려는데 남자가 먼저 그녀를 풀어주었다.그는 깊은 눈동자로 윤혜인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이준혁은 목소리가 세게 잠겨 있었다.“내가 도와줄까? 응?”이준혁은 윤혜인의 민감한 부분이 어딘지 알고 있다. 전에 이미 수도 없이 사랑을 나누었기에 윤혜인의 몸은 어느덧 탐색이 끝난 상태였다.길게 기다릴 필요 없이 몇분이면 바로 쾌감을 절정까지 치닫게 할 수 있었다.윤혜인은 얼굴이 너무 뜨거웠다.“싫어요. 안 할래요. 잘 거예요.”윤혜인이 이렇게 말하며 이불로 두 사람 사이에 38선을 만들었다.이준혁이 웃으며 그녀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놔두었다.옆에 잠들어 있는 튼실한 남자를 보자 윤혜인은 갑자기 잠이 오지 않았다. 이준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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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0화

육경한의 차가운 눈빛에서 강력한 소유욕이 느껴졌다. 몇 초간 눈빛을 주고받다가 소원은 티 나지 않게 시선을 다른 쪽으로 돌렸다.육경한의 보디가드가 그녀를 막아서며 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이쪽은 탑승 불가입니다. 다른 엘리베이터 기다리세요.”소원이 이를 듣더니 파일을 들고 가만히 서 있었다.엘리베이터 문이 거의 닫히려는데 육경한이 기다란 손으로 문을 막으며 음침한 목소리로 말했다.“들어와.”육경한의 지인이라는 걸 알고 보디가드도 잽싸게 물러났다.소원은 별로 들어가고 싶지 않아 덤덤하게 말했다.“됐어. 고맙지만 사양할게.”육경한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한쪽 발로 엘리베이터가 닫히지 않게 버텼다. 누가 이기나 보자 하는 도발 같았다.주위에는 이미 구경꾼이 모이기 시작했다. 멀지 않은 곳에 소원의 동료도 보였다.결국 보고만 있기 민망했던 소원이 엘리베이터를 타며 차갑게 말했다.“고마워.”소원이 안으로 들어갔지만 육경한은 물러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여전히 엘리베이터 문을 발로 막은 채 서 있었다.하마터면 소원은 육경한의 가슴에 부딪힐 뻔했다. 다행히 그 전에 아슬아슬하게 멈춰섰다.육경한과 눈이 마주친 소원은 그 눈빛을 피하지는 않았다. 육경한은 앞으로 가까이 다가와 고개를 숙인 채 소원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그러더니 몸을 옆으로 살짝 비켰다.원래도 크지 않은 엘리베이터에 육경한의 보디가드 네 명까지 더해지자 소원은 육경한의 뒤에 설 수밖에 없었다.엘리베이터 문이 닫히자 육경한이 뒤로 한걸음 물러섰다. 순간 육경한의 향기가 코끝을 맴돌았다. 이에 소원은 한걸음 뒤로 물러서서 거리를 유지했다.중요한 손님을 만나러 가는 길이었기에 소원은 한쪽이 찢어진 정장 치마를 입고 있었다. 육경한은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은 채 시선을 살짝 아래로 늘어트리고 거울로 그녀의 옷차림을 훑었다.소원의 몸매는 한결같이 쭉쭉빵빵했다.똑같이 하얀 셔츠를 입어도 다른 사람이 입으면 작업복, 그녀가 입으면 묘하게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멋이 있었다.아무리 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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