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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4화

윤혜인은 이준혁의 진지한 태도에 놀랐다.

다른 사람이 전화를 받았다고 해서 온전히 이준혁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이준혁이 덧붙였다.

“근데 내가 뒤에 해명했잖아. 그때는 왜 아무 말도 안 했어?”

만약 원지민의 마음을 하루라도 빨리 알았다면 진작에 원지민을 치워버렸을 텐데 말이다.

굳이 탓하려면 이준혁이 만나본 여자가 적어 원지민의 위선을 꿰뚫어 보지 못한 것을 탓해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원지민의 연기는 10년 동안 흠잡을 데 없었고 선을 넘은 적도 없었다.

그리고 이준혁이 선을 넘는 여자를 싫어한다는 걸 알고 일부러 그와 거리를 유지하며 룰을 잘 지켰다.

윤혜인이 해명했다.

“오빠가 나한테 둘이 나란히 찍힌 사진과 기사를 많이 보여줬거든요.”

이준혁은 웃을 수도 그렇다고 울 수도 없었다. 하필 밉보여도 처남에게 밉보였으니 말이다. 그것도 지나간 기사를 전부 모아 윤혜인에게 보여줄 만큼 말이다.

“그건 다 네가 떠나고 나서 내가 회사 일은 뒷전일 때 엄마랑 다른 사람들이 한 짓이야. 내가 회사로 나온 후로 다 취소했는데?”

이준혁이 윤혜인의 입술을 꼬집더니 말했다.

“기다려. 3일 후면 법무팀에 공지 올리라고 할 거야. 원씨 가문과 이씨 가문은 파트너일 뿐 다른 오해할 만한 관계는 없다고.”

윤혜인은 이준혁이 진지하게 설명하자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다.

하지만 이내 이러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곽경천이 했던 말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쉽게 빠져들어서도, 쉽게 흔들려서도 안 된다고 말이다.

윤혜인은 얼굴을 굳히더니 딱딱한 말투로 말했다.

“내가 왜 기다려요? 이건 원지민 씨와 준혁 씨가 해결해야 할 일이지 나랑은 아무 상관이 없는데.”

이준혁은 윤혜인이 자기와 거리를 두는 게 내키지 않아 얼른 그녀를 품속에 꼭 끌어안았다.

“왜 상관이 없어?”

그렇게 윤혜인과 몸을 바짝 붙인 이준혁이 덧붙였다.

“너는 내 와이프잖아. 우린 세상에서 제일 가까운 사이라고.”

이준혁의 중저음은 매우 듣기 좋았다. 뭔가 사람을 점점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

윤혜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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