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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2화

소원의 머리가 지끈거리고 시야가 흐릿해졌다.

조금 전, 육경한의 앞에서 분노와 원망을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 같아 후회스러웠다.

충동적인 성격이라 그녀는 때로 그 증오를 제어할 수가 없었다.

몸 안에 언제든지 튀어나올 것 같은 원령이 살고 있는 듯, 그것은 소원을 조여오며 과거를 떠올리게 했다.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고 고통 속에서 몸부림쳤다.

그 모든 고통의 근원은 바로 육경한 때문이었다.

5년, 무려 5년이었다.

처음에는 절망감에 휩싸여 수없이 죽고 싶어 했지만 이후에는 서서히 일상으로 돌아와 일하고 생활했다.

5년이라는 시간 동안 많은 것들이 변했고 그녀도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달라 보였다.

그러나 그녀만큼은 알고 있었다. 자신의 심장은 결코 치유되지 않았고 이미 썩어 냄새가 나고 있다는 것을.

살아있지만 마치 시체처럼 살아가는 기분이었다.

그녀는 대량의 항우울제를 복용하며 자신을 치료하려 했으나 그 이유는 단지 살아남기 위해서가 아닌 언젠가 후회 없이 죽을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었다.

코너를 도니 앞의 밝은 불빛이 눈부시게 비쳤다.

소원은 쓸데없는 눈물을 삼키고 다시 무장하며 무너지지 않게 자신을 다잡았다.

‘나만 이렇게 밤새 잠 못 이루고 고통받을 수는 없어...’

회의가 끝난 후, 소원은 아인 그룹의 임원들과 함께 뷔페식 저녁 식사에 참석했다.

소원의 아인 그룹 상사는 권력 있는 반지음이라는 여성이었는데 그녀는 출세하기 위해 노력하며 온화한 성격으로 소원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사실 소원은 귀국하기 전 이미 사직했지만 반지음은 그녀가 귀국 후 회사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아인 그룹의 한 프로젝트에 협력자로 참여하도록 초대했다.

반지음은 소원을 배려하여 아인 그룹의 큰 나무 아래에서 인맥을 넓히는 것이 그녀가 혼자서 고군분투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소원은 흔쾌히 받아들였다.

어쨌든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걸지 않고 회사 운영을 계획했기에 이렇게 하면 육경한의 의심도 피하기 쉬워지니 말이다.

게다가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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