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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1화

소원은 육경한이 그런 말을 할 줄은 몰랐는지라 잠시 멍해졌다.

진지하고 엄숙한 표정으로 보아 농담을 하는 것 같지 않았다.

그러자 소원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대표님, 요즘 여자들은 일편단심인 남자를 좋아해요. 당신처럼 몇 번이나 다른 여자와 관계를 가진 남자는 무릎을 꿇고 빌어도...”

그녀는 육경한의 넥타이를 가볍게 정리하며 조롱하듯 말했다.

“절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요.”

육경한은 자신이 한 여자로부터 이런 모욕을 당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진즉 서울에서 내쫓아 다시는 이곳에 발도 못 붙이게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소원이었기에 육경한은 말문이 막혀 화를 억누르려고 애썼다.

여자의 푸른 눈동자에는 비웃음이 담겨 있었다.

그녀는 그가 예전에 자신에게 주었던 모욕을 그대로 되돌려주고 있었다.

“소원, 네가 하는 말이 전부 사실이 아니라는 걸 알아.”

차가운 눈빛으로 육경한은 아무런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 했다.

“복수하려면 다른 방법을 써. 이런 식으로는 날 화나게 할 수는 없어.”

“대표님, 왜 그렇게 확신해요? 내가 복수하려는 거라고?”

소원은 남자가 말을 잇지 못하는 순간, 그의 손에서 핸드폰을 빼앗아 비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정말 그 영상이 보고 싶다면 지금 보내드릴게요. 육 대표님도 예전에 찍었던 적 있으시잖아요? 친구들한테 보여줬던 거 아니예요?”

그녀는 남자의 눈빛이 점점 차가워지는 것을 보며 무심하게 물었다.

“내 몸매가 좋다고 칭찬하던가요?”

소원의 말 하나하나가 육경한의 마음을 할퀴며 상기시켰다.

그가 예전에 했던 일들이 얼마나 터무니없고 철저히 비열했는지 말이다.

“띵-”

엘리베이터가 다시 내려왔다.

소원은 말을 더할 필요 없다는 듯이 남자의 손을 힘껏 밀어내고 나가려 했다.

그러나 육경한은 그녀의 손목을 덥석 잡더니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말했다.

“예전에는 내가 잘못했어. 내가 보상할게.”

그러자 소원은 마치 엄청 재미난 농담이라도 들은 듯 크게 웃었다.

“보상이라니... 어떻게 보상할 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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