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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3화

“...”

윤혜인은 넋을 잃었다. 입을 반쯤 벌린 채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변태라는 말을 듣고 이렇게 자랑스러워할 사람은 이준혁밖에 없을 것이다.

이준혁의 표정은 마치 ‘나는 변태여서 자랑스럽습니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윤혜인이 다른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얼굴의 열기를 식혔다.

“별로요. 점 떨어져서 앉아요!”

“진짜 별로야?”

이준혁의 입꼬리에 미소가 걸렸다.

“전에는 엄청나게 좋아했는데...”

윤혜인은 이러다 정말 발끝까지 빨개질 것 같았다.

이 남자, 정말 이상한 남자다.

“떨어지라니까요.”

윤혜인이 그런 이준혁을 째려보며 말했다.

“약혼녀까지 있는 사람이 이렇게 경솔해서야.”

이준혁이 팔에 힘을 주어 그녀를 잡아당겼다.

“무슨 헛소리야. 몇 번을 말해. 약혼녀 없다고. 넌 내 처음이자 마지막 여자야.”

이준혁이 하늘을 향해 맹세했다.

“하늘에 맹세해.”

이준혁의 눈빛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거짓말을 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았다.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거짓말하는 원지민이야말로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었다.

윤혜인이 입술을 앙다문 채 대꾸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준혁에게 약혼녀가 없다 해도 그녀와는 아무 관계가 없는 것 같았다.

이준혁은 생각에 잠긴 윤혜인의 모습에 예리한 눈빛으로 말했다.

“내 첫날밤은 네가 가져갔잖아. 먹튀할 생각하지 마.”

순간 윤혜인의 얼굴은 잘 익은 사과처럼 빨개졌다.

“너무 파렴치한 거 아니에요?”

이준혁은 딱히 반박하지 않았고 그저 덤덤하게 웃었다.

그는 와이프를 쫓아다니는데 체면은 필요없다고 생각했다. 체면을 차린다고 와이프를 한 번 더 안을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윤혜인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럼 설마 준혁 씨 만날 때 나는 처음이 아니었던 건가?”

윤혜인은 자신이 매우 보수적인 편이라고 생각했다. 이준혁과 결혼했을 때 나이도 어린 편이라 다른 남자가 있을 리가 없다고 말이다.

“처음 맞아.”

이준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뭐 똑같네요. 먹튀는 무슨 먹튀.”

이준혁이 머릿속에 첫날밤을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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