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85화

들어온 사람은 주훈이었다.

들어오자마자 이준혁이 세컨드로 있어도 좋다는 말을 듣고는 참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 채 몰래 웃었다.

아까 탕을 끓일 때부터 주훈은 간호사로 위장한 사람이 윤혜인이라는 걸 발견했기에 그렇게 놀라지 않았다.

순간 이준혁은 체면이 바닥에 떨어졌다. 그동안 유지해 왔던 이미지가 산산조각 나버렸다.

이준혁이 언짢은 표정으로 물었다.

“왜?”

주훈이 얼른 대답했다.

“탕. 제가 탕을 들고 왔습니다.”

조금 전 윤혜인이 탕을 가지고 오다가 흘린 걸 보고 남은 탕을 보온병에 담아 들고 들어온 것이었다. 이준혁이 탕을 마시겠다고 졸랐는데 아직 많이 남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들어오자마자 이렇게 재미있는 대화를 듣게 될 줄은 몰랐다.

주훈은 묵묵히 탕을 담아 이준혁 앞으로 가져가더니 잘 놓아두었다.

고개를 돌리자 양말을 신지 않은 윤혜인의 발이 보였다. 이렇게 예쁜 여자의 발은 처음이었다. 발가락은 마치 조개 안의 진주처럼 뽀얗고 동그란 게 참으로 귀여웠다. 주훈은 넋을 잃고 몇 번 더 힐끔거렸다.

에헴.

불쾌함이 섞인 기침 소리에 주훈이 정신을 차렸다.

이준혁이 차가운 눈빛으로 마치 주훈의 눈알을 빼버리겠다는 듯이 노려봤다.

주훈이 깜짝 놀라 몸을 움츠리더니 얼른 고개를 숙이고 밖으로 나가려 했다.

하지만 이준혁이 사발을 들었다 다시 놓더니 주훈에게 말했다.

“남은 거 너 다 마셔.”

“...”

주훈은 이준혁이 참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아까 옆에서 윤혜인이 탕을 만드는 걸 지켜볼 때부터 주훈은 마셔보고 싶었다.

전에 윤혜인의 솜씨를 맛본 적이 있는데 요리 실력이 일품이었다.

윤혜인이 뭔가 말하려다 말았다. 주훈이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보온병을 들고 물러갔다.

윤혜인은 마음속으로 주훈이 그 탕을 마시지 말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이준혁이 뽀얗게 우러난 탕을 보며 물었다.

“네가 직접 만든 거야?”

“네.”

윤혜인은 켕기는 게 있는 듯한 눈빛으로 중얼거렸다.

“고생해서 만든 거예요. 손가락도 하마터면 델 뻔했다고요.”

이준혁이 웃음을 터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