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신분을 밝혔더니 아내가 후회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211 - 챕터 220

576 챕터

제211화

“쟤요?”장문호는 너무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정신을 차린 후에도 그는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조 중령님, 그런 농담 하지 마세요.”“그러니까요, 저 녀석일 리 없잖아요!”허유나도 딱 잘라 부정했다. 말투에는 강한 경멸이 녹아있었다.“설사 S시 사람들이 모두 죽는다 해도, 쟤한테는 차례가 돌아가지 않을 거예요.”“아, 그래?”조명주는 의미심장하게 웃었다.[보아하니, 임유환 전처도 별로 사람 보는 눈이 없네.]“조 중령님, 중령님께서 안목이 있고 능력이 뛰어나시다는 거 인정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틀리신 것 같습니다.”이때, 허유나가 다시 입을 열었다.방금 있은 일 때문에 그녀는 마음속에 억눌려 있던 나쁜 감정들을 분출하고 싶었다.조명주가 그녀 앞에서 안 좋은 꼴을 당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그럼, 우리 조금 있다가 확인 해보죠.”조명주는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임유환을 쳐다봤다.“임유환 씨 설마 그때 가서 날 실망하게 하지는 않겠죠?”임유환은 대답이 없었다.“보아하니 내 추측이 맞았나 보네.”조명주 입가의 미소가 더 깊어졌다.“찌질이 주제에 잘난 척 하기는, 이따가 괜히 망신당하지 않게 조심해!”허유나는 임유환을 보니 갑자기 울화가 치밀어 올랐다.“됐어, 유나야. 저런 사람이랑 똑같이 굴지 마. 축제가 곧 시작될 텐데, 결과는 자연스럽게 알게 되겠지. 쟤는 자기가 매번 운 좋게 자리에 오를 줄 아나 봐?”장문호가 자신만만해하며 말했다.그는 이번 대표 자리는 그와 허유나가 떼놓은 당상이라고 생각했다.왜냐하면 서인아가 얼마 전에 그들한테 며칠 뒤에 큰 서프라이즈 선물을 줄 것이라고 했기 때문이다.서인아가 그 말을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이 S시에 퍼졌다.그리고 그들도 예상대로 축제의 초대장을 받았다.서인아가 그들에게 주겠다는 서프라이즈가 이게 아니고 뭐겠는가?바로 그때, 사람들 사이에서 이런 소리가 들려왔다.“수 비서예요, 수 비서가 왔어요!”모든 사람의 눈이 연회장의 백스테이지로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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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화

“딸, 장 서방, 왜 그렇게 신난 거야?”허미숙은 흥분해 있는 두 사람을 보며 의아했다.“엄마, 우리야 당연히 신나지. 엄만 아마 모를 거야. 서인아 아가씨는 나랑 문호 씨가 사람들의 의심을 받으니까 빨리 대표를 선포하려는 거지!”허유나는 심장이 두근거려 주먹을 꽉 쥐었다.“어? 진짜야!”허미숙도 흥분되어 어찌할 바를 몰랐다.“당연하지, 엄마. 안 그러면 왜 갑자기 서인아 아가씨가 축제를 앞당기겠어!”허유나는 흥분하며 대답했다.“서인아 아가씨가 참 마음씨가 곱네.”“이제 드디어 저 찌질이한테 본때를 보여줄 수 있겠네!”허미숙은 이를 악물고 임유환을 노려봤다.“그러니까, 엄마.”허유나도 이를 악물며 말했다. 중간중간 그녀는 의기양양하게 임유환을 쳐다봤다.이 말을 들은 임유환은 그저 웃음만 났다.[이 여자, 지난 5년 동안 연기하느라 아주 힘들었겠네.]하지만 이는 그의 관심사가 아니었다.그의 관심은 서인아가 왜 축제를 앞당겼는지였다.임유환이 궁금해하는 그때, 현장이 갑자기 다시 조용해졌다.그리고 무대에는 스포트라이트가 켜졌다.하얀 롱드레스를 입은 서인아가 천천히 무대로 걸어왔다.그녀는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우아함이 흘러나왔다.그녀가 나타나자, 삽시간에 모든 시선이 그녀에게 집중되었다.눈부시게 반짝이던 조명은 그녀로 인해 빛을 잃었고 그녀의 미모와 기품 아래 더 이상 빛나지 않았다.“서인아 아가씨다, 서인아 아가씨야!”“와...너무 예쁘다...”그 시각, 모든 사람은 서인아의 미모에 넋을 잃었다.하지만 그 누구도 그녀를 탐내지 못했다.서인아의 신분 때문만이 아니라, 영혼을 얼어붙게 만드는 그녀의 차가운 분위기 때문이었다.그녀와 눈을 마주친 사람은 저도 모르게 자괴감이 들고 그녀의 분위기에 저도 모르게 주눅이 들었다.하지만 이는 서인아에 대한 열광과 존경을 막지는 못했다.“우선, 축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축제 시간을 앞당긴 이유는 방금 저의 비서가 여러분께 충분히 설명을 해드렸으니, 저는 더 이상 말씀드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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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화

서인아의 말이 끝나고 정적만이 감돌았다.서인아의 말 속에 상황에 맞지 않는 농담이 섞여 있다는 건 다들 어렵지 않게 들어낼 수 있었다.하지만 그런 말을 굳이 지금 하는 저의가 무엇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었다. 일부러 장문호를 곤란하게 만들기 위함일까?그리고 임유환이라는 이름은 이상하게 귀에 익었다.아! 그때 베네치아 유람선에서 열린 장문호와 허유나 결혼식에서 허유나에게 모함당했던 사람이었지!그때 화가 난 흑제 어르신이 허유나 일가를 유람선에서 내리게 만든 일의 주인공이 바로 임유환이었다.그랬던 사람이 이번엔 어쩌다 서인아에게 선택된 건지,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운 하나는 좋다고 다들 입을 모아 얘기했다."저 사람 운은 진짜 좋은 것 같아.""그러게 말이야. 전에 흑제 어르신을 치료해주고 어르신 도움을 받더니 이번엔 서인아 아가씨 눈에 다 들고...""아가씨는 저런 놈 뭘 보고 S 시 홍보대사로 내세우신 거지?""누가 알겠어...""쉿, 조용히 얘기하자. 아가씨 들으시겠어."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임유환을 향했고 그들의 수군거림도 당연히 귀에 들려왔지만 임유환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하지만 임유환이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해서 서인아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었다. 서인아는 뭣도 모르는 사람들이 임유환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을 참을 수가 없어 마이크를 들고 한마디 덧붙였다."여기 계신 분들 중엔 임유환 씨를 모르는 분들도 있을 거고 이미 아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물론 제가 사회적 지명도가 없는 임유환 씨를 선택한 것에 대해 임유환 씨 자격 운운하시면서 아직 납득 못하시는 분들도 있을 거고요.""그런 분들에게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임유환 씨는 저 서인아가 고른 사람입니다. 제 눈에 그 어떤 사람 보다 뛰어나 보이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앞으로 임유환 씨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저 서인아를 향한 불만이라고 받아들일 생각입니다."언성을 높이진 않아도 마이크를 뚫고 나오는 서인아의 기세에 임유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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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화

"저희랑 거래를 안 하신다고요?"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은 허유나가 눈을 크게 뜨고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되물었다."서... 서인아 씨... 장난 그만 하세요...""이게 장난으로 보여요?"허유나를 보는 서인아의 미간이 잔뜩 찌푸려진 것이 지금 이 상황에 대한 짜증을 숨길 마음조차 없어 보였다.허유나의 작은 몸이 파르르 떨리며 낯빛이 창백해졌다."인아 씨... 갑자기 왜 이러세요..."허유나는 갑자기 변한 서인아의 태도에 목소리까지 떨어가며 물었다."당신 눈앞에 있는 이 남자 때문에요."서인아는 말을 하면서 임유환을 바라보았다."임유환이요?"허유나는 오늘따라 이해할 수 없는 말만 하는 서인아에 벙찐 표정을 지었다."그래요."서인아는 여전히 차가운 눈을 한 채 허유나를 향해 비꼬듯 말했다."사실 허유나 씨한테 조금은 고마워요 이 남자랑 이혼해줘서. 허유나 씨 같은 여자는 임유환 씨한테 너무 못 미치잖아요. 유환 씨 힘들게만 하지.""제... 제가 못 미친다고요? 임유환이 아니라요?"허유나는 흔들리는 눈으로 말을 이었다."뭘 착각하셨나 본데 임유환은 그냥 쓰레기예요. 5년 동안 저한테 빌붙기만 했다고요!""그만!"갑자기 높아진 서인아의 언성에 허유나는 딸꾹질이 튀어나올 뻔한 걸 간신히 참아냈다.옆에서 보고 있던 장문호와 허미숙도 그 기세에 놀라 다리에 힘이 풀릴뻔했다."서인아 씨... 저는..."허유나가 뭐라 말을 꺼내려 했지만 서인아가 그녀의 말을 잘랐다."그만 해요. 허유나 씨한테 더 들을 말도 없고 듣고 싶은 말도 없어요. 더 이상의 해명은 필요 없습니다.""임유환이 아니었으면 당신 지금 S 시에 있지도 못해요."임유환을 바라보며 얘기를 하는 서인아의 눈에 잠시 차가움과 따뜻함이 공존했다.하지만 이내 그 따뜻함은 사라진 채 허유나를 보며 말했다."그런데 당신이 지금 누가 기회를 준 건지도 모르고 임유환을 모욕하고 있어요.""임유환이 신경 쓰지 않는다고 제가 가만있는 건 아니잖아요."자신의 입장과 태도를 명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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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화

"인정을 못 해요?"서인아의 차가운 시선이 허유나를 향했다."그래요, 난 인정 못 해요!"허유나는 그 눈빛에도 굴하지 않고 제 말을 이어나갔다."내가 뭘 잘못했다고 이렇게 다들 우리만 의도적으로 고립시키는 거예요?"한쪽에서 그 모습을 보던 장문호는 다급히 허유나의 입을 틀어막으며 조용히 하라고 했다."네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아?! 조용히 해!""내가 왜 조용히 해요!"곧 있으면 모든 걸 잃게 될 텐데 그럴 바엔 차라리 한 번이라도 반항해보는 게 덜 억울할 것 같았던 허유나는 장문호를 밀어내며 계속 말했다."서인아 씨는 임유환 씨와 어떤 사이죠? 저희 집에 5년이나 빌붙었던 쓸모없는 인간 때문에 저희 집안을 이렇게 적대하는 게 이해가 안 돼서 그래요.""요즘 시대에 힘 조금 있다고 이렇게 다른 사람 짓밟아도 되는 거예요? 사실을 말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게 말이 되냐고요?""서인아 씨, 제가 인아 씨 늘 존경했지만 이번엔 너무 하세요 진짜.""저 여잔 누군데 서인아 아가씨한테 저렇게 말하는 거야?""그러니까, 저러다가 인아 아가씨가 우리한테까지 등 돌리면 어떡해.""야 그때 베네치아 유람선에 그 년이야. 이번에 또 난리야 저건!"주위에서는 허유나에 대해 수군대기 시작했고 허유나도 그 말들을 들은 건지 낯빛이 어두워졌지만 시선만은 서인아에게 고정하고 있었다.서인아는 그런 허유나를 보더니 차가운 눈을 하고 입꼬리만 올린 채 말했다."지금 그래서 나한테 따지겠다는 거예요?""네. 서인아 씨가 그 정도 도리도 모르는 사람은 아닐 텐데요."허유나도 물론 잔뜩 긴장했지만 그래도 태연한 척 말을 했다.아무것도 안 해보고 이렇게 모든 걸 빼앗길 수는 없었다.그리고 자기가 버렸던 임유환이 잘되는 꼴은 더 보기가 싫었다."좋아요 그럼. 허유나 씨가 좋아하는 도리 한번 따져보죠."서인아는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그녀의 눈은 마치 경멸하는 상대를 내려다보는 듯한 눈이었다."5년 전, 허유나 씨가 아무것도 없었을 때 임유환이 창업 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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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화

"내가 일러바쳐?"어이없는 질문에 임유환의 눈썹이 일그러졌다."허유나, 대체 언제까지 착각할 거야?""착각? 네가 말한 게 아니면 서인아 씨가 어떻게 알아."허유나는 임유환을 노려보며 말했다."내가 직접 알아봤어요."허유나의 앙칼진 목소리에 대한 대답은 서인아 했다."서인아 씨가 직접요?""네. 그래서 뭐 더 할 말 있어요?"서인아는 여전히 굳은 표정으로 떨고 있는 허유나를 내려다보았다."할 말은 없어요. 근데 그냥 지금보다 더 잘 살고 싶은 것뿐이었어요. 그게 잘못인가요?"허유나는 아직도 제 잘못을 깨우치지 못하고 고개를 들어 서인아를 바라보았다.'저렇게 찌질한 인간이 내 남편이라니 말이 안 되잖아 그건.'"그래요. 허유나 씨는 잘못한 게 없어요. 근데 그게 지금 내가 허유나 씨 버리는 거랑 무슨 상관이죠?"허유나도 저를 철저히 버린다는 말을 하고있는 서인아의 카리스마에 두려워하고 있었지만 계속해서 발악했다."이건 서인아 씨가 일부러 작정하고 저 이 바닥에 발 못 붙이게 하려는 거잖아요. S그룹 대표면 이래도 돼요? 전 못 받아들이겠어요.""못 받아들이면 어쩔건데요? 그래요. 제 신분 이용해서 이러는 거 맞아요. 그러면 안 돼요?"서인아의 흔들림 없는 눈에서 전에 본 적 없던 단호함과 차가움이 보였다."서인아 씨..."아직 더 할 말이 남았는지 입을 벌리는 허유나를 보고 참다못한 장문호가 소리를 지르며 그녀의 뺨을 때렸다."야 이 미친년아! 입 안 다물어?!"허유나는 잃을 게 없다고 막 나갔지만 장문호는 아니었다. 허유나와 함께 이대로 죽을 순 없었다."자기야, 지금 나... 때린 거예요?"허유나는 화끈거리는 볼을 감싸고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장문호를 쳐다봤다."그래, 너 때린 거야. 미친년! 너 때문에 나까지 죽게 됐잖아!"장문호는 소리치던 걸 멈추고 서인아를 향해 무릎을 꿇고는 빌기 시작했다."아가씨 이 일은 저와는 상관없는 일입니다. 저는 아무 말도 안 했고 아무 짓도 안 했어요. 그니까 제발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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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화

임유환은 도대체 서인아와 무슨 사이일까?사람들은 임유환이 서인아의 애인은 아닐까 생각했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도도하다고 S 시에 소문이 자자한 서인아가, S그룹 대표인 서인아가 이름을 들어본 적도 없는 남자를 애인으로 삼을 리가 없었다.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이 편애를 설명할 수도 없었다.다들 머리를 빠르게 굴리고 있는 가운데 서인아가 다시 마이크에 대고 말을 했다."S그룹이 선택한 사람이 다른 사람 입에 오르내리는 걸 싫어해요 제가. 허유나는 본인이 퍼뜨린 헛소문에 대한 책임을 진겁니다."그래, 그냥 S그룹 눈에 든 사람이 무시당하는 게 싫었을 뿐이지. 서인아가 임유환 같은 사람을 만날 리가 없었다.하지만 그래도 임유환의 운이 좋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서인아 아가씨 같은 사람의 그늘 아래 있다는 것만 해도 어딘가."오늘은 제 개인적인 일도 있고 파티는 이만 하죠.""그래도 오늘 다들 헛걸음 하시는 일 없게 제가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을 위해 선물을 하나 준비했어요. 일주일이면 도착할 겁니다.""기회가 된다면 연경에서 다시 뵙죠.""감사합니다 아가씨!"다들 서인아의 선물을 받게 된다는 것에 들떠 아까의 일은 잊은 채 웃으며 자리를 떴다.결국 파티장에는 조명주, 임유환 그리고 윤서린 만이 남았다.그리고 아직 떠나지 않은 서인아도 남아 있었다.이것이 임유환과의 마지막 만남이니만큼 단둘이서 얘기라도 해보고 싶어서 섰다."서린아, 조 중령님,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저 서인아 씨랑 얘기 좀 하고 올게요."임유환도 이내 서인아를 따라 자리를 비웠다.말은 하지 않아도 이게 마지막 만남임을 알고 있었기에 가슴속에 늘 남아 있던 의문에 대한 해답을 듣고 싶었다."서인아 씨."서인아 앞에서자 임유환 마음에 파동이 일기 시작했다."임유환."서인아의 평온하던 눈동자도 흔들렸다.오늘이 지나면 서인아와 임유환은 다시는 서로를 보지 못할 것이다.보름 뒤면 서인아도 정우빈과 연경 킹더베이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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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화

그 남자를 보고 서인아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역시 정우빈이 저를 찾으러 여기까지 기어코 온 것이다."당신은 누굽니까?"임유환은 이상하게 견제되는 남자를 향해 눈썹까지 꿈틀거리며 질문했다."정우빈이라고 합니다. 연경 제일 작전지역 대장이자 서인아 씨 약혼자죠."정우빈은 자기소개를 마치고 만족스러운 듯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약혼자요?"약혼자라는 말을 들은 임유환의 눈동자가 갈 곳을 잃고 흔들리기 시작했다."네. 보름 뒤에 결혼해요. 인아 씨가 얘기 안 했나 봐요?"정우빈은 임유환의 신경을 살살 긁으며 말했다."서인아 씨, 저 말이 다 사실이야?"임유환이 놀라운 표정으로 서인아를 쳐다보며 묻자 서인아는 그의 시선을 피하려 고개를 떨구고는 대답했다."응.""그래서... 약혼자가 있었다고?"처음 듣는 약혼자 소리에 임유환은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 같았다. 이 사실을 믿기 어려운지 그의 눈빛도 계속해서 흔들리고 있었다."유환아 그게..."뭐라 해명을 하려고 입을 떼는 서인아를 정우빈이 가로막았다."인아 씨, 저런 사람한테 뭘 일일이 해명해요.""그리고 당신 얘기 나도 다 들었어요. 인아 씨한테 뭐라도 되는 것처럼 착각하지 마요. 당신은 그냥 7년 전 인아 씨가 제일 힘들 때 운 좋게 거기 있었던 것뿐이니까.""뭐 고작 그런걸로 인아 씨가 당신을 못 잊고 평생 고마워할 줄 알았어요?""서인아 씨가 정말 필요한 건 인아 씨한테 어울리는 남자예요. 인아 씨랑 같은 세상을 사는 사람이라고요. 그리고 그 사람이 바로 저 정우빈이고요.""아니면 7년 전 당신을 왜 버렸겠어요.""우빈 씨, 이제 그만 해요."서인아는 낮게 그만하라고 말하며 정우빈을 말렸다.정우빈의 말대로 그는 서인아의 약혼자가 맞았고 S그룹도 그의 작전지역에서의 세력이 꼭 필요했기에 서인아도 정우빈에게는 함부로 하지 못했다.서인아가 제 앞에서 다른 남자를 두둔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던 정우빈의 한쪽 눈꼬리가 미세하게 떨려왔다.서인아가 이 남자를 위해 S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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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9화

단호하게 하는 말에 서인아도 굳은 채로 임유환을 바라보았다. 서인아 앞에서 이런 말을 하다니, 임유환은 정말로 7년 전에도 지금에도 고집만 센 바보였다.7년 전 서인아가 임유환을 속인 이유도 임유환이 이렇게 바보같이 저만 보다가 정말 저 대신 죽겠다고 나설까 봐서였는데 오늘도 역시 달라진 게 없었다.임유환이 한 말들은 정우빈의 심기를 건드리기에 충분했다."야 네가 죽고 싶어서 환장했지."정우빈은 온몸의 힘을 주먹으로 모으고는 다시 임유환의 태양혈을 겨냥했다."우빈 씨 하지 마요!"정신을 차린 서인아가 말려보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정우빈은 정말 임유환을 죽일 생각으로 주먹을 들어 올렸다.하지만 임유환은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분노에 찬 눈길로 정우빈의 주먹만 바라보고 있었다.정우빈의 주먹이 닿으려던 그때, 누군가 그를 향해 소리쳤다."정우빈 씨! 그만둬요!"목소리의 주인공은 조명주였다.조명주가 나서서 임유환의 앞을 가로막자 정우빈도 눈빛이 흔들리더니 팔을 내려놓았다."정우빈 씨, 대장이시니 작전지역 규칙은 알고 계시겠죠?"조명주는 정우빈을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하하, 알고 있죠 당연히. 그냥 알아서 입 다물라고 겁만 주려던 거였어요."정우빈은 조명주의 말에 애써 치밀어오르는 화를 억누르며 말했다.함부로 무력을 휘둘러 사람들을 다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작전지역의 규칙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그리고 조명주가 이 자리에 있다는 것도 알았으나 조명주가 임유환을 위해 나설 거라는 건 미처 알지 못했다.정우빈은 질투와 불만이 가득 찬 눈을 하고 임유환을 죽일 듯 노려봤다.이런 놈이 도대체 저보다 나은 게 뭐라고 서인아도 조명주도 그렇게 싸고도는 거야."유환 씨, 괜찮아요?"그때 조명주와 함께 온 윤서린이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고 임유환이 어디 다치진 않았는지 살피고 있었다."나 괜찮아 서린아. 미안해..."윤서린을 보자 또다시 드는 죄책감에 눈을 제대로 마주칠 수가 없었다.윤서린은 그런 임유환을 위로하듯 말했다."괜찮아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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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화

"들었지? 이게 인아 씨 선택이야."정우빈은 마치 자신이 이기기라도 한 듯이 어깨를 쫙 피고는 임유환을 보고 있었다.서인아의 선택은 자신이었다. 이런 여자 뒤에 숨어 입만 놀리는 애송이가 아니라 정우빈이란 말이다.임유환은 정우빈의 비아냥엔 눈길조차 주지 않고 계속 서인아만을 바라보고 있었다.하지만 그 눈길에서 더 이상의 걱정과 따스함은 찾을 수 없었고 그저 냉정하고 차갑기만 했다."고마워 서인아. 이제라도 얘기해줘서 고마워. 갈게."두 번이나 무시당한 정우빈은 화가 머리끝까지 나 눈꼬리가 또다시 떨렸다.미안해 임유환...서인아는 하고 싶은 말을 삼켜내며 마음에도 없는 매정한 말만 했다."그래 이제라도 알았다니 다행이야. 이번에 S 시 홍보대사 된 게 너한테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 그럼 나도 빚 갚은 걸로 생각할게.""빚?"임유환은 어이없다는 듯 웃고서는 다시 표정을 굳히고 물었다."내가 그딴 게 필요할 것 같아?""필요 없어?"서인아도 똑같이 감정 없는 눈으로 임유환을 보고 있었다.그 눈빛과 정말 어울리는 말에 임유환은 다시 웃었다. 이번엔 그동안 멋모르고 착각해왔던 저를 향한 비웃음이었다.지금까지 서인아 눈에 저는 그냥 서인아의 인맥과 힘을 필요로 하는 사람일 뿐이었던가."서인아 씨, 당신이 임유환을 싫어한다고 해도 목숨을 구해준 사람인데 말을 이렇게까지 하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은데요."그때 그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던 조명주가 임유환을 대변해주었다.서인아는 그런 조명주를 곁눈질로 한번 보고는 말했다."조 중령님, 이게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죠? 임유환이 제멋대로 구한 거예요. 전 구해달라고 한 적 없어요.""그래요. 정말 괜히 구했네요 당신 같은 사람."조명주는 헛웃음을 치며 임유환에게 말했다."유환 씨, 이제 가요. 이런 사람이랑 무슨 얘길 더 해요. 세상에 저렇게 매정한 여자는 없을 거예요."마지막 말은 서인아 들으라고 일부러 하는 말이었다.임유환이 저를 구하다가 목숨까지 잃을 뻔했는데 그걸 아무것도 아닌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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