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호하게 하는 말에 서인아도 굳은 채로 임유환을 바라보았다. 서인아 앞에서 이런 말을 하다니, 임유환은 정말로 7년 전에도 지금에도 고집만 센 바보였다.7년 전 서인아가 임유환을 속인 이유도 임유환이 이렇게 바보같이 저만 보다가 정말 저 대신 죽겠다고 나설까 봐서였는데 오늘도 역시 달라진 게 없었다.임유환이 한 말들은 정우빈의 심기를 건드리기에 충분했다."야 네가 죽고 싶어서 환장했지."정우빈은 온몸의 힘을 주먹으로 모으고는 다시 임유환의 태양혈을 겨냥했다."우빈 씨 하지 마요!"정신을 차린 서인아가 말려보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정우빈은 정말 임유환을 죽일 생각으로 주먹을 들어 올렸다.하지만 임유환은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분노에 찬 눈길로 정우빈의 주먹만 바라보고 있었다.정우빈의 주먹이 닿으려던 그때, 누군가 그를 향해 소리쳤다."정우빈 씨! 그만둬요!"목소리의 주인공은 조명주였다.조명주가 나서서 임유환의 앞을 가로막자 정우빈도 눈빛이 흔들리더니 팔을 내려놓았다."정우빈 씨, 대장이시니 작전지역 규칙은 알고 계시겠죠?"조명주는 정우빈을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하하, 알고 있죠 당연히. 그냥 알아서 입 다물라고 겁만 주려던 거였어요."정우빈은 조명주의 말에 애써 치밀어오르는 화를 억누르며 말했다.함부로 무력을 휘둘러 사람들을 다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작전지역의 규칙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그리고 조명주가 이 자리에 있다는 것도 알았으나 조명주가 임유환을 위해 나설 거라는 건 미처 알지 못했다.정우빈은 질투와 불만이 가득 찬 눈을 하고 임유환을 죽일 듯 노려봤다.이런 놈이 도대체 저보다 나은 게 뭐라고 서인아도 조명주도 그렇게 싸고도는 거야."유환 씨, 괜찮아요?"그때 조명주와 함께 온 윤서린이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고 임유환이 어디 다치진 않았는지 살피고 있었다."나 괜찮아 서린아. 미안해..."윤서린을 보자 또다시 드는 죄책감에 눈을 제대로 마주칠 수가 없었다.윤서린은 그런 임유환을 위로하듯 말했다."괜찮아요. 나
"들었지? 이게 인아 씨 선택이야."정우빈은 마치 자신이 이기기라도 한 듯이 어깨를 쫙 피고는 임유환을 보고 있었다.서인아의 선택은 자신이었다. 이런 여자 뒤에 숨어 입만 놀리는 애송이가 아니라 정우빈이란 말이다.임유환은 정우빈의 비아냥엔 눈길조차 주지 않고 계속 서인아만을 바라보고 있었다.하지만 그 눈길에서 더 이상의 걱정과 따스함은 찾을 수 없었고 그저 냉정하고 차갑기만 했다."고마워 서인아. 이제라도 얘기해줘서 고마워. 갈게."두 번이나 무시당한 정우빈은 화가 머리끝까지 나 눈꼬리가 또다시 떨렸다.미안해 임유환...서인아는 하고 싶은 말을 삼켜내며 마음에도 없는 매정한 말만 했다."그래 이제라도 알았다니 다행이야. 이번에 S 시 홍보대사 된 게 너한테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 그럼 나도 빚 갚은 걸로 생각할게.""빚?"임유환은 어이없다는 듯 웃고서는 다시 표정을 굳히고 물었다."내가 그딴 게 필요할 것 같아?""필요 없어?"서인아도 똑같이 감정 없는 눈으로 임유환을 보고 있었다.그 눈빛과 정말 어울리는 말에 임유환은 다시 웃었다. 이번엔 그동안 멋모르고 착각해왔던 저를 향한 비웃음이었다.지금까지 서인아 눈에 저는 그냥 서인아의 인맥과 힘을 필요로 하는 사람일 뿐이었던가."서인아 씨, 당신이 임유환을 싫어한다고 해도 목숨을 구해준 사람인데 말을 이렇게까지 하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은데요."그때 그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던 조명주가 임유환을 대변해주었다.서인아는 그런 조명주를 곁눈질로 한번 보고는 말했다."조 중령님, 이게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죠? 임유환이 제멋대로 구한 거예요. 전 구해달라고 한 적 없어요.""그래요. 정말 괜히 구했네요 당신 같은 사람."조명주는 헛웃음을 치며 임유환에게 말했다."유환 씨, 이제 가요. 이런 사람이랑 무슨 얘길 더 해요. 세상에 저렇게 매정한 여자는 없을 거예요."마지막 말은 서인아 들으라고 일부러 하는 말이었다.임유환이 저를 구하다가 목숨까지 잃을 뻔했는데 그걸 아무것도 아닌 일
“서인아, 진짜 피도 눈물도 없네.”조명주는 멀어져가는 서인아와 정우빈의 뒷모습을 보며 혼잣말로 말했다.그리고 그녀는 깜짝 놀란 얼굴을 하고 임유환을 보며 말했다.“임유환 씨, 몰라봤어요, 서인아씨와 그런 사이였군요!”“조 중령님, 저 놀리지 마세요.”임유환이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아이, 유환 씨도 참, 그렇다고 정우빈 씨 앞에서 대놓고 그런 소리를 하면 어떡해요. 그 녀석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는 해요?”조명주가 탄식하며 말했다.정우빈과 비교했을 때, 임유환의 배경은 너무 보잘것없었다.“어떤 사람인데요?”임유환은 정우빈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그 녀석, 연경 제1작전 구역 대장이에요. 그 사람 뒤에는 정씨 집안이 있어요.”“정씨 집안은 알죠?”“몰라도 괜찮아요. 그냥 이것만 알면 돼요. 그 사람 할아버지 정철은 현 연경 작전지역 사령관이에요.”“연경 작전지역 사람이었구나.”그 말을 들은 임유환의 눈빛이 조금 흔들렸다.어쩐지, 그러니까 서인아가 그 사람을 선택했겠지. “그러니까 임유환 씨, 너무 속상해하지 마요. 정우빈한테 졌다고 해서 쪽팔리는 일은 아니에요. 그 사람의 연줄은 아무나 건드리지 못해요.”조명주가 임유환의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했다.“조 중령님, 이렇게 위로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임유환이 씁쓸하게 웃었다.“어...”조명주도 그제야 자기가 너무 직설적으로 얘기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건 상처에 소금 뿌리는 격이 아닌가.“됐어요. 우리 이 얘기 그만하고 당신 얘기부터 합시다.”조명주가 손을 내젓고는 갑자기 표정이 진지해졌다.“제 얘기요?”조명주가 갑자기 진지한 표정을 짓자, 임유환은 뜨끔했다.“네.”조명주가 진지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이번에 유환 씨가 우빈 씨를 화나게 했으니, 그 사람 성격에 쉽게 넘어가지 않을 거에요.”“그 사람이 저한테 복수라도 한다는 말씀이세요?”“네.”“그럼 그러라고 하세요.”임유환이 담담하게 대답했다.[마침 잘 됐지. 방금 일까지 같이 결판을 내면
“서린아.”임유환이 윤서린을 바라봤다.그의 눈에는 미안한 기색이 가득했다.“유환 씨, 괜찮아요?”윤서린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임유환을 바라봤다.그녀는 임유환이 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방금 있었던 일은 그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다.“난 괜찮아.”임유환이 고개를 저으며 눈앞의 따뜻하고 착한 여인을 바라봤다. 그의 눈에는 죄책감이 더 짙어졌다.“서인아 아가씨한테 가고 싶어요? 제가 같이 가줄까요?”임유환 눈에 비친 죄책감을 본 윤서린은 입술을 꽉 깨물고는 말했다.무슨 일이 있든지, 임유환이 어떤 선택을 하든지, 그녀는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임유환 편에 설 것이다!“이런 바보.”임유환의 눈이 빨개졌다.“유환 씨, 도대체 왜 그래요. 나 놀라게 하지 마요...”평소와 다른 임유환을 보며 윤서린은 긴장했다.“나 진짜 괜찮아.”임유환은 깊이 숨을 들이쉬고는 진지한 눈빛으로 대답했다.“난 서인아를 찾아가려는 게 아니라, 그저...”“그저 뭐요?”윤서린이 가슴을 졸이며 물었다.그녀는 임유환이 혹시 나쁜 마음을 먹을까 봐서 걱정이었다.“난 그저, 너한테 미안해서...”임유환이 잠시 멈칫하더니 결국 속마음을 털어놓았다.그가 여기에 남아있는 것은, 서인아에 대한 미련 때문에 그녀를 찾아가려는 게 아니었다.그는 그저... 윤서린에게 너무 미안했다. 윤서린이 그와 함께 이런 일을 겪게 해서...“그런 거였구나.”이 말을 들은 윤서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녀는 임유환이 나쁜 마음을 먹은 줄 알았다.“나한테 화 안 나?”임유환은 마음이 편안해 보이는 윤서린을 보며 의아해하며 물었다.“당신이 지금 이 지경인데 화를 낸다니요. 그리고 예전에 저한테 서인아 아가씨와의 관계에 대해 다 설명해 줬었잖아요. 저는 그저...”“그저 뭐?”“그저, 아직 그 여자 많이 사랑하죠?”윤서린이 임유환의 눈을 보며 물었다.그녀는 이번에는 도망치지 않았다.“난...”윤서린의 순수하고 솔직한 눈빛을 보자,
이건 임유환의 진짜 속마음이었다.그가 하고 싶은 말의 전부이기도 했다.한 치의 속임수나 숨기는 것도 없는 솔직한 마음이었다.7년 전의 오해가 오해가 아니었으니, 서인아에 대한 어떠한 미련이나 기대도 없어졌다.“유환 씨, 이런 얘기 해줘서 고마워요.”윤서린이 임유환의 해탈한 눈빛을 보며 입술을 꽉 깨물며 말했다.그녀는 임유환이 마음속 이야기를 솔직하게 말해줘서 아주 기뻤다.“서린아. 고맙다는 말은 내가 해야지. 방금 아랑곳 하지 않고 날 위해 정우빈을 막아줘서 고마워.”임유환의 눈빛이 더 부드러워졌다.방금 그는 윤서린의 정의를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았다.윤서린은 부끄러워하며 나직이 말했다.“사실 저는 유환 씨가 말한 것처럼 그렇게 용감하지 못해요...그리고 아까는, 조 중령님이 보호한 거지, 저는 아무것도 한 게 없어요.”“바보 같기는, 넌 분명 날 위해 많은 걸 했어.”임유환이 따뜻하게 미소 지었다.그가 서인아를 보호하려다 다친 이후로 윤서린이 계속 옆에서 보살펴줬었다.이번에는 그를 위해 물불 가리지 않았다.“흥, 바보라니요. 전 아주 똑똑하거든요.”윤서린이 임유환을 향해 코를 찡긋했다.“하하, 그래. 우리 서린이가 제일 똑똑해!”임유환이 환하게 웃었다.윤서린과 함께 있으니, 저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다.“그럼요!”윤서린이 가볍게 코웃음쳤다.오랜만에 보는 임유환의 미소에 그녀도 마음속으로 같이 웃었다.“가자, 서린아. 우리 그만 돌아가자.”“네, 좋아요.”“아, 참, 유환...”“응? 왜?”“아니...”그녀는 임유환에게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그의 옆에 있겠다고 말하고 싶었다.말이 목 끝까지 차올랐지만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다.그녀는 임유환이 거절할까 봐 두려웠다...“왜 그래, 서린아. 할 말 있으면 그냥 해. 마음속에 두지 말고.”할 말이 있어 보이는 그녀를 보며 임유환이 부드럽게 말했다.“아...아무것도 아니에요...”윤서린은 혹여나 임유환이 눈치챌까 봐 그의 눈을 피했다
장대한 기세의 부대가 호텔 입구에 멈춰 섰다.모든 사병이 실탄을 장착하였고 눈빛은 살벌했다.사병들 앞에는 정우빈이 두 손은 뒷짐을 진 채로 계단 맨 위층에 있는 임유환을 쳐다봤다. 그의 눈에는 비웃음이 가득했다.“녀석, 우리 또 만났네.”정우빈은 임유환을 향해 씩 웃었고, 드러낸 치아는 햇빛 아래에서 으스스한 냉기를 뿜어냈다.“그러게요, 정 장군님.”임유환도 똑같이 웃었지만, 눈에서는 냉기가 뿜어져 나왔다.“이제 와서 날 장군이라 부르는 건 좀 늦은 감이 있지 않나?”정우빈이 의미심장하게 웃었다.그의 눈에는 임유환이 그저 겁을 먹은 것뿐이었다.애송이 주제에, 어떻게 정우빈과 싸울 수 있겠는가!“하하, 정 장군님, 평소에도 이렇게 자존감이 하늘을 찌르시나요?”임유환이 냉소를 지었다.“너!”정우빈의 순간 화가 치밀었지만, 곧바로 평정심을 되찾았다. 임유환을 보는 그의 두 눈이 점차 날카로워지더니 말했다.“녀석, 난 네 광기가 아주 마음에 들어, 조금 뒤에도 계속 유지하기를 바랄게. 내 앞에 무릎 꿇고 빌지 말고.”“정 장군님, 말씀이 좀 과하신 거 아닌가요?”임유환이 시큰둥해하며 입꼬리를 씰룩거렸다.“너 이 녀석!”정우빈의 주먹에 힘이 들어가고, 눈에는 냉기가 흘러넘쳤다.“유환 씨, 절대 흥분하지 마요!”옆에서 지켜보던 윤서린이 급히 나지막이 말렸다.“걱정하지 마, 서린아, 나도 다 생각이 있어. 먼저 해수욕장 입구에 가서 기다리고 있어. 여긴 너무 위험해.”임유환이 나지막이 말했다.그는 혹여 일이 커져서 윤서린이 다칠까 봐 걱정되었다.“저...”윤서린은 남고 싶었다.하지만 그녀가 만약 지금 남는다면, 임유환에게 짐만 될 뿐, 아무 도움도 되지 않았다. 차라리 빨리 조명주를 찾아가서 도움을 청하는 게 나았다.조 중령이 아마 멀리 가지 않았을 테니, 늦지 않았다!“네!”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주차장 방향으로 뛰어갔다.정우빈은 굳이 막지 않았다.그가 손 보려는 사람은 임유환뿐이었다.더욱이 그가 여자를 건드렸
“뭐라고!”정우빈의 동공이 확 줄어들었다.그의 체내에서 놀라운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임유환은 정우빈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았다.차갑고 서늘한 한 쌍의 검은 눈동자가 상대를 지켜보고 있었다. [묵은 원한은 여기서 청산하지.]“죽으려고 작정했구나!”아무런 재주도 없으면서 담담한척하는 임유환을 보는 정우빈의 두 눈에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둥!그의 체내에서 강한 진기가 폭발했다.찍!그의 발밑에 있던 땅은 진기의 폭발로 인해 미세한 균열들이 생기고 있었다.“녀석, 너랑 나 사이의 차이를 오늘 이 장군님이 똑똑히 알게 해줄게.”외마디 비명과 함께 정우빈이 밟고 있던 땅을 산산조각 내며 공격을 시작했다.임유환은 주먹을 살짝 쥐고는 눈앞의 이 건방진 놈을 영원히 이곳에 남겨둘 생각이었다.“정우빈, 그만하지 못해!”그때, 날카로운 호통 소리가 천둥처럼 울려 퍼졌다.조명주가 재빨리 현장에 나타나 임유환과 정우빈 사이에 서서 싸움을 가로막았다.“하하, 조 중령님이시구나.”정우빈의 눈꼬리가 급격히 떨리더니 표정도 부자연스러워졌다.“정우빈, 너 지금 뭐 하는 거야!”조명주가 정우빈을 노려보았다. 그녀의 날카로운 눈에는 살기가 가득했다.그녀는 정우빈이 갑자기 반격할 줄은 생각지 못했다.“하하, 아무것도 아닙니다. 저는 그저 임유환 동생과 무예를 겨루려던 것뿐입니다.”정우빈이 담담히 웃었다. 몸의 기운도 점차 사라졌다.“겨뤄? 겨루는 것뿐인데 굳이 전력을 다할 필요가 있나요? 굳이 이렇게 많은 사람을 데려올 필요가 있나요?”조명주가 차갑게 정우빈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그의 말도 안 되는 말을 믿지 않았다.“정우빈, 작전 구역의 규율을 잊지 마요!”“군인은 시민을 보호하려고 있는 거지 사적인 싸움을 위해서 있는 게 아닙니다. 당신이 깡패예요? 이 사실을 위에 보고하기를 바라는 겁니까?”조명주의 호통에 정우빈 이마의 핏줄이 뛰어올랐다.하지만 그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화를 가라앉혔다.첫째는 조명주가 이 일을 진짜로 위에 보고할까 봐
“차이를 눈으로 확인했어?”임유환이 중얼거렸다.그의 눈빛 깊은 곳에는 냉기가 스쳐 지나갔다.“저 녀석, 진짜 얄미워.”조명주는 떠나가는 정우빈의 뒷모습을 보며 중얼거렸다.하지만 그녀도 정우빈을 어찌하지는 못했다.필경 상대의 신분도 만만치 않으니까.“방금 다치지 않았죠?”그녀는 뒤돌아서서 임유환에게 물었다.“아니요.”임유환의 눈가에 냉기가 사라지더니 대답했다.“그런데 정우빈 저 녀석, 목숨 하나 건졌네요.”“정우빈이 목숨을 건졌다고?”조명주가 멈칫하더니 의아한 눈길로 임유환을 쳐다봤다.“조 중령님, 만약 조 중령님께서 안 오셨으면, 저 녀석 이미 죽었을 거예요.”임유환의 말투는 이야기를 서술하듯 평온했다.“큰 소리 치기는, 만약 이 중령이 제때 오지 않았으면 정우빈한테 엄청나게 두들겨 맞았을 거예요.”조명주가 입술을 삐죽거리며 대답했다.“근데 간도 크지, 어떻게 감히 정우빈과 맞짱 뜰 생각을 했대요.”설사 정우빈 그 녀석이 사람 됨됨이가 덜되긴 했어도, 그럴만한 힘이 있다는 건 조명주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지금의 정우빈은 아마 모르긴 몰라도 이미 상위 50위 안에 드는 존재였다.이런 재능은 어느 나라에서든지 귀신같은 존재였다.그에 비해 임유환은 비록 실력은 나쁘지 않지만, 기껏해야 그녀와 막상막하이고 100위권 안에 들지도 못하기에 정우빈과는 비할 바가 되지 못했다.그녀는 임유환이 분을 못 이겨 이런 말을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임유환은 믿지 못하겠다는 조명주의 표정에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았다.“유환 씨, 괜찮아요? 정우빈은요?”그때, 그제야 도착한 윤서린이 숨을 헐떡이며 임유환에게로 달려왔다.방금 상황이 긴박하기에 조명주가 먼저 달려왔었다.그저 일반인에 불과한 윤서린은 그리 빨리 뛰지 못했다.“난 괜찮아. 정우빈은 이미 갔어.”임유환이 웃으며 대답했다.“당신만 괜찮으면 돼요.”윤서린이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감격에 겨워 조명주를 바라봤다.“조 중령님, 방금 일은 너무 감사드려요!”그녀는 분명